Russia-Ukraine war is accelerating the splinternet phenomenon

스플린터넷: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갈라지는 인터넷

지구에서 작동하는 하나의 인터넷은 지정학적 갈등이 터지면서 국경에 따라서 분할될 위기에 처해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서방이 내놓은 강력한 제재 조치와 러시아의 반발은 인터넷의 파편화 또는 스플린터넷(splinternet)을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미국 인터넷 백본 제공업체는 러시아 서비스를 중단하고 IP주소를 회수하기로 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러시아 관영 매체를 제한하자 러시아 당국은 러시아 내에서 서비스를 차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분열되는 인터넷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면서 불거진 서방과 러시아의 대결은 인터넷이 민주국가들과 권위주의 국가들로 나뉘는 스플린터넷(splinternet)  또는 사이버 발칸화(cyberbalkanization) 현상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방은 경제 제재의 일부로서 러시아의 인터넷을 고립시키기 원하고, 러시아는 글로벌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러시아 내에서 차단하고 강력한 허위 정보법을 시행 중이다. 서방과 러시아 두 진영이 취하는 공격적 조치들은 ‘인터넷의 파편화’라는 하나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그 결과 러시아의 인터넷은 점차 글로벌 인터넷망에서 분리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인터넷을 자유주의 진영의 개방형 모델과 비자유주의 국가들(러시아, 이란, 중국) 등 폐쇄형 모델로 고착화 시킬 수 있다. 글로벌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는 로컬 인터넷은 다양한 정보, 의견의 교환, 넓은 세계와의 소통을 어렵게 만들지만 권위주의 국가가 온라인 콘텐츠를 통제하거나 관영 매체의 뉴스를 대중에게 주입하기는 쉬워진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러시아의 인터넷은 비교적 자유로웠고 모스크바 시민들은 전 세계인이 보는 것과 동일한 온라인 세계를 서핑할 수 있었다. 러시아 야당 정치인들과 시민들은 소셜 미디어로 업데이트 되는 서방 미디어의 우크라이나 전쟁 뉴스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쟁은 하나로 연결된 글로벌 인터넷의 모습을 순식간에 바꾸어 버렸다. 러시아 사용자들이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는 제한되었고, 인터넷 접속 여건은 빠르게 악화되었다. 마치 1960~80년대의 냉전체제를 떠올리게 만드는 거대한 철의 장막이 온라인 세계에 드리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글로벌 인터넷의 접근성(accessibility), 개방성(openness), 상호성(interactivity), 초국가성(globality)을 사라지게 만든다.

서방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 차원에서 미국계 IT 기업들을 압박하여 러시아 정부 조직들의 인터넷 접속을 어렵게 만들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글로벌 IT 기업들을 상대로 러시아 내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로비를 펼쳤다. 한편, 러시아는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러시아 관영 매체의 콘텐츠를 막는 조치에 반감을 보였다.

러시아의 인터넷 백본망. (출처: https://www.company.rt.ru/en/about/net/mpls)

러시아의 인터넷 백본망

미국의 인터넷 회사 코젠트 커뮤니케이션(Cogent Communications)은 러시아에 인터넷 접속을 제공해 왔다. 러시아는 여러 백본망(backbone) 업체들을 통해 전 세계와 연결되어 있지만 코젠트는 그 가운데 가장 큰 업체이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코젠트는 러시아 내 인터넷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코젠트가 러시아 고객들에게 제공하던 인터넷 프로토콜 포트(port)와 IP 주소는 회수될 예정이다.

코젠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러시아 침공의 결과로 시행된 경제 제재와 점차 더 불확실해지는 안보 상황” 때문에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로스텔레콤(Rostelecom), 러시아 검색 엔진 얀덱스(Yandex), 최대 이동통신사 메가폰(MegaFon) 등이 코젠트의 고객들이었다. 많은 러시아 정부 웹사이트들은 로스텔레콤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접속이 끊기게 된다.

코젠트가  빠져나가더라도 러시아 내부의 인터넷 연결망이 완전히 멈추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트래픽은 다른 백본을 통해서 흐르게 되므로 네트워크 혼잡이 생기거나 속도가 느려질 수는 있다.

다른 한편, 러시아 내의 인터넷 접속을 어렵게 만드는 시도들이 이어진다면 푸틴에 반대하는 독립 미디어의 활동과 반전 시위를 조직하려는 시민들 간의 소통마저도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코젠트는 “일반 시민들이 아닌 러시아 관공서들의 인터넷 접속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가 도메인 .Ru는 차단될까? 

우크라이나 정부는 인터넷 도메인 네임을 관리하는 비영리단체 ICANN에게 러시아 국가 도메인 .ru를 일시 중단하도록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ru 도메인이 사라지면 다른 출처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으므로 허위 정보의 차단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ICANN은 특정 국가의 도메인을 차단하는 일은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지도 않고 ICANN의 임무도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인터넷 소사이어티(ISOC)의 CEO 앤드류 설리번(Andrew Sullivan)은 만일 ICANN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을 수락한다면 개방적 인터넷은 지리적, 정치적, 상업적 또는 기술적 경계를 따라서 분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설리번은 하나의 글로벌 인터넷을 지켜야 하며 인터넷을 분열시키는 스플린터넷에 전 세계가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트위터를 통해 일론 머스크에게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도시들의 인터넷 인프라가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처참히 파괴되어 인터넷 접속이 끊겼기 때문이었다. 스페이스 엑스(Space X)는 저궤도 통신 위성들을 이용하여 인터넷 접속을 제공한다. 위성 방송 안테나처럼 생긴 스타링크(Starlink) 인터넷 터미널로 빠른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하다.  머스크는 그 즉시 스타링크 터미널을 우크라이나 정부에게 보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정부가 아닌) 몇몇 유럽 국가들이 머스크에게 러시아 관영 매체들의 접속을 스타링크 터미널에서 차단해 달라고 머스크에게 요청했다. 그러나 그는 표현의 자유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그 요청을 거절했다.

루넷(RuNet)을 준비해 온 러시아

러시아는 개방된 하나의 글로벌 인터넷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019년에 러시아는 글로벌 인터넷을 대체할 수 있는 러시아 전용 인터넷(RuNet, Рунет)의 테스트를 마쳤다. 러시아 연방의회 두마(Duma)는 ‘주권 인터넷법’을 통과시켜 러시아만의 독자적 인터넷을 구축하도록 했다. 러시아의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는 글로벌 인터넷망 접속이 끊길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자체 DNS(도메인 네임 서버)를 구축해야 한다.

웹 트래픽의 출처를 알아내고 금지된 콘텐츠를 차단할 수 있는 심층패킷 검사(DPI, Deep Packet Inspection) 도구도 설치해야 한다. 인터넷 트래픽을 관리하고 차단하는 심층 패킷 검사는 인터넷의 개방성을 크게 감소시킨다. 예컨대, 외국 인터넷 콘텐츠와 웹사이트를 차단하는 만리장성 방화벽(Great Firewall)은 중국만의 인터넷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중국은 2009년부터 유튜브를 포함한 구글의 모든 서비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트위터에 접근을 차단했다.

글로벌 인터넷과의 연결이 끊긴 채로 자국 내에서만 작동하는 인터넷은 마치 거대한 ‘내부 통신망(intranet)’과 같다. 글로벌 인터넷과의 연결이 차단된다면 자국 전용 서비스가 필요해 진다. 중국에서는 바이두(Baidu,百度)가 구글 검색엔진을 대신하고, 위챗(WeChat, 微信)은 왓츠앱을 대신한다. 시나 웨이보(新浪微博)는 중국의 트위터로 통한다.  

러시아에서는 검색엔진 얀덱스(Yandex)가 구글보다 훨씬 많이 사용된다. 또한 러시아의 소셜 미디어 브콘탁테(VKontakte)와 아드노클라스니키(Odnoklassniki)의 인기는 페이스북을 넘어선다. 많은 국가들에서 페이스북의 사용자 규모는 압도적으로 많지만 러시아에서는 브콘탁테가 1위를 기록 중이다. 브콘탁테는 86개의 언어로 사용가능하고 사용자 수는 7,200만 명이 넘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러시아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디지털 고립’ 상황이 되더라도 정보의 단절감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

러시아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순위 (2021년 10월 기준), 출처: Statista

서방의 제재와 러시아의 반격

유럽집행위는 허위정보를 막는다는 이유로 유럽에서 러시아의 관영 매체 스푸트니크(Sputnik), 러시아 투데이(Russia Today)를 금지했다. 미국의 정치 전문 신문인 폴리티코(Politico)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되자 글로벌 소셜 미디어들은 표현의 자유를 포기하고 러시아의 전쟁 프로파간다를 막겠다는 유럽의 결정에 따르기로 선택했다. 크렘린은 페이스북, 유튜브, 틱톡에게 RT와 스푸트니크의 콘텐츠를 차단한 조치를 해제하라고 요구했지만 원하는 답변을 듣지는 못했다.

그러자 러시아의 미디어 규제기관 로스콤나드조르(Roskomnadzor)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접속을 막아 버렸다. 로스콤나드조르가 웹사이트 목록을 작성하여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에 전달하면, 업체는 러시아 사용자들이 그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 지난해 12월에 푸틴은 러시아 언론 매체를 ‘검열’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러시아 정부가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하여 법적 근거를 마련했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러시아 관영 매체들의 콘텐츠를 유럽 지역에서 제한하자 크렘린은 분노했고 앙갚음을 했던 것이다. 이 조치의 구체적 사유는 페이스북이 러시아 언론과 뉴스 정보를 차별했다는 것이었다. 페이스북은 즈베즈다(Zvezda) TV, 리아 노보스티(RIA Novosti) 통신, 스푸트니크, 러시아 투데이(RT), 렌타(Lenta.ru), 가제타(Gazeta.ru) 뉴스 등 관영 매체를 제한했었다. 지난 2월에도 로스콤나드조르는즈베즈다 TV 채널을 제한한 이유를 설명하라고 페이스북에게 서한을 보냈다.

                              러시아 규제기관 로스콤나드조르의 트위터

인터넷 파편화와 통제

러시아 영토에서 트위터 접속을 막은 로스콤나드조르가 트위터 계정으로 구글과 페이스북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모습은 모순적으로 느껴진다. 이란도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자 트위터 계정으로 축하 메시지를 내놓았었다. 그런데 러시아, 이란, 중국 등이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이 아닌 엄격한 규제 위주의 인터넷 정책을 채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2011년 리비아, 튀니지, 이집트에서의 민주화 시위를 목격한 크렘린은 서방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연결된 행동과 서방의 자유주의 선전공세가 국가의 통제를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점을 깨달았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조지프 나이(Joseph Nye) 교수는 권위주의적 국가들은 강력한 규제로 인터넷을 통제하기 원하며 어떠한 외부 간섭도 바라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트위터는 중국,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미얀마에서 금지되어 있고, 페이스북은 중국, 이란, 미얀마, 베트남, 시리아, 이집트, 쿠바에서 금지되어 있다.

이제 러시아도 그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그 결과 전 세계 어디에서나 접근이 가능한 글로벌(global) 인터넷은 파편화되어 작은 호수처럼 지역적(regional) 네트워크로 변해가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러시아 영토에서 차단하자 젠 사키(Jen Psaki)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의 페이스북 차단은 “정보를 질식시키고 시민들이 다양한 정보를 접하지 못하게 차단하려는 활동의 일부”라고 평가하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위협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스탠포드대 로스쿨의 마크 램리(Mark Lemley) 교수에 의하면 인터넷이 쪼개지면 억압적인 정부들이 외부 접근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도 쉬워진다. 예컨대 인도 정부가 카슈미르 지역에서 소수 집단을 진압할 때 인터넷은 셧다운(shut-down) 상태였다. 중국과 러시아에서는 인터넷이 국가에 의해 효과적으로 통제되며, 국가 기관들은 불만과 선동적 발언을 감시하고 있다. 이런 국가들은 온라인 정보 유통을 강력히 통제하고 표현의 자유를 무시하지만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은 이런 위험을 어느 정도 완화시킨다.

러시아 규제기관의 페이스북 차단 조치를 알리는 루넷 뉴스

소셜 미디어와 크렘린의 대결

페이스북에서는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광고 타기팅의 판매가 중단됐고, 러시아 광고주들도 페이스북 플랫폼에서 광고를 게재할 수 없다. 메타(Meta)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페이스북 광고 시장과 사용자들을 전쟁통에 순식간에 잃은 셈이다. 러시아 사용자가 페이스북에 로그인하면 “이 페이지는 사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만이 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실리콘 밸리의 IT기업들이 피하고 싶었던 악몽이 분명하다. 러시아에서 페이스북 서비스가 언제 복구될지는 기약이 없다. 오히려 전쟁이 수렁으로 빠져들면서 러시아의 규제는 강화되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 권위주의 국가의 대결은 스플린터넷 현상을 악화시킨다.

메타는 혐오표현을 금하는 커뮤니티 기준을 유지하지만 전쟁이 터지자 일시적 예외를 두기로 했다. ‘폭력 및 선동 기준’을 변경하여 푸틴과 러시아군을 향한 분노와 과격한 표현(예컨대 “러시아의 침략자들에게 죽음을!”)을 인스타그램에서 허용했던 것이다. 러시아의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6,000만 명이나 된다. 이에 반발한 크렘린은 “러시아군과 러시아 시민에 대한 폭력적 행동을 저지르도록 부추긴다”는 이유로 러시아 영토에서 인스타그램의 접속을 막았고 메타를 상대로 형사처벌 절차를 시작했다. 러시아의 규제로 인하여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서비스가 차단된 메타는 거의 20억 달러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유튜브는 러시아 관영 매체들이 비디오를 올리지 못하도록 채널을 막아 버렸다. 특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을 공격하는 비디오들을 찾아 삭제하고 있다. 이 조치는 러시아 영토뿐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적용된다. 그렇지만 러시아 당국은 유튜브 서비스를 러시아 내에서 아직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유튜브 역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비극적 운명을 맞을 수 있다. 러시아는 글로벌 인터넷에서 빠르게 떨어져 나가고 있으며 ‘디지털 고립’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 이 글의 필자 최은창  MIT 테크놀로지리뷰 편집위원은 영국 옥스퍼드대 사회법 연구센터(Socio-Legal Studies)의 방문학자,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펠로우, 예일대 로스쿨 정보사회프로젝트의 펠로우로 연구했다.  저서로는 『레이어 모델』,『가짜뉴스의 고고학』 공저로 『인공지능 권력변환과 세계정치』 ,『인공지능 윤리와 거버넌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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