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this the most energy-efficient way to build homes?

기밀성과 단열성 추구하는 에너지 절약 주택 패시브 하우스란?

주택의 기밀성과 단열성을 높여 에너지 사용량을 대폭 낮추는 ‘패시브 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다.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서방 정부를 상대로 석유 금수 조치를 취했던 70년대 후반 캐나다 엔지니어 해롤드 오르(Harold Orr)와 그의 동료들은 주정부의 에너지 절약 명령에 따라 서스캐처원주에 초효율 주택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당시 친환경적 방법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기보다 에너지를 덜 사용하는 것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를테면 더 저렴한 커피 메이커가 아니라 더 나은 보온병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 고성능 창문
표준 창문을 통한 열 손실과 이득은 주거용 에너지 사용의 25~30%를 차지한다
 
2. 밀폐 건물 외피: 공기와 열이 새어나가거나 들어오는 것을 막으면 난방과 냉방의 필요성을 더욱 줄일 수 있다.
 
3. 기후에 적합한 단열 수준
일부 주택은 에너지 공급의 필요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열재로만 지어진다.
 
4. 열교 없는 설계
건물 외피의 열이 집 밖으로 빠져나가는 취약 지점을 제거한다.
 
5. 꾸준한 환기(열회수 포함)
열회수 환기(HRV) 시스템을 통해 여과된 신선한 공기가 집안으로 들어온다.
 

그 결과 그들이 1978년 서스캐처원에서 삼나무로 덮어 만든 사다리꼴 모양의 에너지 보존 주택은 에너지 사용량을 85% 절감해줬다. 그리고 이것은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패시브 하우스 건물 설계 표준의 모태가 됐다.

현재 수만 채의 주택으로 이루어진 수천 동의 건물에서 채택한 이 개념은 남향으로 집을 짓는 것과 같은 전통적인 건축 기술과 최첨단 단열 및 공기 순환 시스템을 결합한 것이다. 독일의 물리학자 볼프강 파이스트(Wolfgang Feist)와 스웨덴의 구조 엔지니어 보 아담슨(Bo Adamson)이 1988년부터 표준화한 뒤 공유한 이 효율적인 주택 건축 공식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지은 주택은 외관을 밀폐한 상태에서 공기 순환을 개선해 실내 공기질을 개선해주는 반면 소음은 크게 줄여주기 때문이다.

패시브 하우스의 선구자이자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에 소재한 건축 회사 대표인 브론윈 배리(Bronwyn Barry)는 패시브 하우스를 “효율성과 엄격하게 적용된 물리학의 결합”이라고 말했다. 주택이 생활에 필요한 기계라면 패시브 하우스 설계 원칙은 더 나은 기계를 만들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교외의 대규모 주택이 얼마나 부실하게 건설되었는지를 확인시켜 줬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패시브 하우스는 열이 빠져나가거나 원치 않는 열이 들어오지 않도록 외벽 단열에 특히 신경을 쓰고 설계한다. 이때 두꺼운 단열재와 고품질의 삼중창 등을 사용해 태양의 빛과 온기는 들어오더라도 열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일반 창문을 통한 열 손실(따뜻한 날씨에는 반대로 열 증가)은 주거용 에너지 사용량의 25~30%를 차지한다. 또한 열교(thermal bridge·건축물에서 실내·외의 온도차 발생 시 어느 한 부분의 단열이 약화되거나 끊김으로 인해 열흐름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때 열흐름 통로)나 단열재에 틈이 생겨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패시브 하우스는 배리가 말한 대로 “박스형이지만 아름다운” 주택이다. 지붕선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캔틸레버(cantilever·한쪽 끝이 고정되고 다른 끝은 받쳐지지 않은 상태로 되어 있는 보), 모서리, 지붕창 등을 최소화하면서 단열층이 연결되게 만든다. 이러한 설계 요건 덕분에 집이 얼마나 밀폐되어 있는지, 즉 기밀성을 측정하는 블로어 도어 테스트(blower door test) 시 점수가 높은 건물이 탄생한다. 블로어 도어 테스트는 특수하게 보정된 문에 장착된 팬이 집 밖의 공기를 빨아들여 내부의 기압을 낮춘 후 기술자가 외부의 고압 공기가 유입되는 틈새와 균열을 찾는 테스트다.

효율성에 주로 초점을 맞춘 패시브 하우스는 냉난방 수요를 최대 90%까지 절감해주는 등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지만 기존 건물처럼 공기를 순환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열회수형 환기장치나 에너지 회수형 환기장치를 통해 실내 열을 유지하면서 공기를 순환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패시브 하우스가 흔히 추운 기후에 더 적합하다고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계절과 상관없이 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온난한 기후에서는 창문과 외관을 달리하고 과도한 열 증가를 막기 위해 추가적인 차양을 설치하면 된다.

패시브 하우스 운동은 단독주택과 패시브 하우스가 가장 인기 있는 독일과 북유럽 지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만 코넬 대학교 기숙사, 뉴욕시 전역의 여러 저렴한 주택 프로젝트, 보스턴 시내에 새로 문을 연 53층짜리 고층 빌딩인 윈스롭 센터(Winthrop Center)를 포함해 275개 이상의 다세대 주택 프로젝트가 완공됐다.

그러나 건축 산업을 위한 교육 기관인 패시브 하우스 네트워크(Passive House Network)는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비용 경쟁력이 있고,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도입한 인센티브 덕에 짓는 데 드는 비용을 더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지만, 패시브 하우스는 여전히 지난 10년간 미국 전체 다가구 건축의 1% 미만을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 이 글을 쓴 패트릭 시슨(Patrick Sisson)은 기술과 도시 생활을 취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