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끝난 2023년 최악의 기술들
올해도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최악의 기술 7가지를 엄선했다. 특히 지난 6월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탐사하기 위해 출항한 타이탄(Titan) 잠수정의 폭발 사고는 기술이 불러오는 재앙에 대한 교훈을 남긴 대표적 사례였다.
출항 전 모두가 잠수정 개발자 스톡턴 러시(Stockton Rush)에게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러나 그는 진정한 혁신이란 규칙을 무시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믿었고 희망적인 생각에 도취돼 올바른 설계는 뒷전으로 미뤘다. 그 결과 그와 4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타이탄의 폭발 사고는 혁신적인 정신이 현실의 범주에서 벗어나 때로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올해 여러 번 목격했다. 제너럴 모터스(GM)의 자율주행 사업부인 크루즈(Cruise)는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로보택시 운영을 시작했다. GM이 이토록 서둘렀던 이유는 매년 20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희망을 유지하기 위해 복잡한 수를 쓴 경우도 있었다. 산업용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자랑했지만 실제로는 실험실에서 수작업으로 배양육을 제작한 사실이 드러난 회사 업사이드 푸즈(Upside Foods)처럼 말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이러한 기술의 신봉자들이 뻔히 다가오는 재앙을 전혀 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을 대체하기 위해 수천만 달러를 투자해 개발된 옷에 부착해 사용 가능한 AI 단말기 ‘Ai 핀(Ai Pin)’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기술은 타이탄 잠수정급의 실패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