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remote learning can work for preschoolers

난민 어린이들에게 원격학습 시켰더니 나타난 놀라운 결과

내전으로 사실상 무정부 사태에 빠져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기회를 잃어버린 시리아 아이들을 상대로 1년 동안 대규모 원격학습을 실시한 결과 이것이 대면학습만큼이나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얼마 전 몇 명의 미취학 아동들이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의 동그란 물체를 좋아하는 아기 염소 캐릭터인 마주자(Ma’zooza) 흉내를 내며 놀고 있었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캐릭터 흉내를 내면서 토마토를 가지고 숫자를 다섯까지 셌다가 토마토 하나를 숨겼다가 다시 꺼내며 놀았다.

이러한 놀이는 아이들이 물체의 모양을 탐구하고 숫자를 배우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매우 자연스러운 방법이다. 하지만 ‘아흘란 심심(Ahlan Simsim, ‘환영해 세서미’라는 의미)’이라는 제목의 이 세서미 스트리트는 레바논 난민캠프에 살면서 유치원에 가지 못하고 때로는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시리아 난민과 같은 아동들을 위해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2020년부터 지구상의 거의 모든 아동들은 팬데믹, 기후 재난, 전쟁 등과 같은 이유로 교육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유니세프(UNICEF)에 따르면 분쟁과 재난으로 인해 고향을 떠나게 된 아동의 수는 무려 4,330만 명에 이르며, 이는 지난 10년간 두 배로 늘어난 기록적인 수치이다.

그러나 세서미 스트리트를 제작하는 비영리단체 세서미 워크숍(Sesame Workshop)의 대표인 셰리 웨스틴(Sherrie Westin)은 “전 세계적으로 제공되는 인도적 지원의 현황을 보면 식량과 의료 지원 외에 아동의 돌봄과 교육을 위한 지원은 2% 미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two children sitting close together holding a tablet
세서미 워크숍은 고향을 잃거나 분쟁을 경험한 아동을 위해 TV 프로그램인 아흘란 심심(화면 속)을 제작했다.
RYAN HEFFERNAN/SESAME WORKSHOP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곧 바뀔지도 모른다. 아흘란 심심 프로그램은 유아 발달을 위한 인도주의적 개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다. 세서미 워크숍은 인도적 지원을 위한 비영리단체인 국제구조위원회(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와 협력하여 맥아더재단(MacArthur Foundation)이 주관하는 1억 달러 규모의 지원금 공모전에서 우승했다. 2023년 5월에는 아흘란 심심 프로그램을 활용한 아동 교육 지원에 대한 결과가 발표됐다. 아직 동료 검토를 거치지 않은 해당 결과는 매우 놀라웠다. 발표 결과는 100% 원격학습이 위기 상황에 처한 아동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증거를 최초로 제시했다. 아흘란 심심 프로그램에서 도입한 원격학습 형식은 이미 다른 위기 상황에서도 성공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아흘란 심심 프로그램은 세서미 워크숍에서 제작한 영상 콘텐츠와 피해 지역사회 현지에서 자원봉사자, 전문 교사, 학부모 교육자를 통해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는 국제구조위원회의 교육 지원 서비스를 결합한 것이다. 지난 몇 년간 200만 명에 달하는 아동과 보호자가 아흘란 심심 영상을 시청하고 교육 지원 서비스를 제공받았으며, 이러한 교육 지원 서비스 중 일부는 전적으로 휴대전화를 통해 제공됐다. 또 다른 2,500만 명은 교육 지원 서비스 없이 아흘란 심심 방송 영상만 시청했다.

2023년 뉴욕 대학교(New York University)의 요시카와 히로카즈 교수와 연구팀은 아흘란 심심 프로그램의 학습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11주에 걸쳐 시리아 난민 아동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 대조군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결과에 따르면 11주 동안 휴대전화를 통해 현지 유치원 교사들의 실시간 지원을 받으며 아흘란 심심 영상으로 학습하는 완전 원격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한 난민 아동들은 1년간 일반적인 유치원에서 대면학습을 했을 때와 유사한 수준의 학습 진전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학업 외에도 다양한 측면에서 학습 진전도를 측정했다. 아동들은 전반적인 발달, 문해력, 수리력, 운동 능력, 사회정서적 기술, 심지어 염소 마주자 흉내 내기 같은 놀이의 질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진전을 보였다.

템플 대학교(Temple University)의 유아 발달 전문가인 캐시 허시-파섹(Kathy Hirsh-Pasek)은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결과를 보며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허시-파섹은 유치원 대면학습과 비교하면 “영양가가 완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하지만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동들에게 어느 정도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감탄했다.

세서미 워크숍과 국제구조위원회는 총체적인 개입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상태에 놓인 아동들이 해로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해로운 스트레스는 방치할 경우 발달 중인 아동의 뇌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 국제구조위원회의 유아 발달 및 전략 이니셔티브 책임자이며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케이티 머피(Katie Murphy)는 “위기나 갈등 상황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할 가능성이 줄어드는 아이들을 너무나 많이 목격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피와 동료들은 보호자와 지역사회의 적절한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전 세계의 더 많은 아동들이 위기 상황이나 전쟁, 고향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도 회복력을 기르며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차별, 분쟁, 굶주림에 대처하기

레바논 동부 농경 지역인 베카계곡(Beqaa Valley)의 난민캠프에서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세 명의 시리아 난민 어머니 아말(Amal), 하나(Hana), 마리암(Mariam)은 머리에 히잡을 쓰고 무늬가 있는 로브를 입은 채 거의 비어 있는 텐트 안 카펫에 앉아 있었다. 하나의 무릎에는 네 살배기 아들이 기대앉아 있었다. 이들이 거주하는 캠프에서 최근에 보안사고가 발생해서 우리는 인근의 다른 캠프에서 줌(Zoom)으로 소통했다.

필자와 이야기를 나눈 어머니들은 레바논의 경제위기가 악화되면서 레바논 사람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때로는 차별이 심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사기 위해 난민이라고 표시된 유엔난민기구(UNHCR) 지원 카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불안하며, 자녀들도 때때로 괴롭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7세 미만의 자녀 네 명을 둔 난민이자 국제구조위원회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수아드(Sou’ad)는 별도의 인터뷰에서 통역사를 통해 “난민 아동들을 보면 ‘너 시리아 사람이구나’라고 말하며 싸움을 걸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있다”며 “아동들에게 소속감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레바논 사람인지 시리아 사람인지 잘 모른 채로 ‘이곳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나라니까 저 아이들이 우리에게 싸움을 거는 거야’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시리아인은 전 세계 난민 중에서 가장 수가 많다. 2011년 내전이 발발하면서 시리아인 10명 중 7명이 자발적으로든 강제로든 집을 떠나야 했다. 필자와 이야기를 나눈 여성들은 이곳에서 약 10년간 머물고 있었고, 아이들은 레바논에서 태어났지만 영주권이 없기 때문에 시민권을 취득할 방법이 없다.

2020년 8월 베이루트(Beirut) 항구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하면서, 이미 심각한 수준이었던 레바논의 경제 및 정치 위기가 더욱 복잡해지고 악화되었다. 레바논은 현재 대통령이 없는 상황이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2023년 10월 기준으로 레바논 인구의 4분의 1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그중 36%가 시리아 난민이다.

최근에 난민캠프의 어머니들은 돈이 부족해서 아이들에게 우유나 현지 요구르트인 라브네(labne)도 주지 못하고 밥이나 피타(pita) 빵 위에 향신료인 자타르(za’atar)를 뿌려줄 뿐이라고 말했다. 고작 여덟 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아이들마저도 식량을 구하기 위해 밭에서 일을 해야 한다.

압박 속에서 중심 잡기

레바논의 원격교육 개입 방안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처음부터 다시 설계되어야 했다. 원래 계획은 국제구조위원회가 유치원 대면교육을 제공하고 세서미 워크숍이 대면교육을 보충할 수 있도록 염소 마주자와 노란색 몬스터 자드(Jad), 보라색 친구 바스마(Basma)가 나오는 TV 프로그램과 짧은 동영상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2020년 초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학교가 원격수업에 돌입하면서 이 프로젝트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재난이나 전쟁 중 원격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BBC 스쿨 라디오(BBC School Radio)가 방송을 통해 영국 학생의 거의 절반에게 수업을 제공했다. 하지만 전 세계에 모바일 4G 및 5G 네트워크가 등장하면서 위기 상황에서 완전히 새로운 학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대규모의 난민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는 2주간 방학을 선포한 후 온라인으로 공교육을 재개했고, 그 덕분에 우크라이나 국내 전역과 전 세계에 흩어진 많은 자국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two children entering a door next to a mural of Elmo with ABC blocks
SESAME WORKSHOP
a teacher sitting at a table to help a preschool age girl with her coloring
SESAME WORKSHOP
a classroom of children seated on a rug to listen to a story being read by a teacher
SESAME WORKSHOP

코로나로 인한 봉쇄령이 종료된 후에 국제구조위원회와 세서미 워크숍은 레바논 아동과 시리아 난민 아동들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대면 유치원 교육 프로그램을 재개했다.

그러나 경제 상황과 함께 통신 인프라와 전력망도 악화된 레바논에서는 우크라이나와 같은 방법을 실행하기 어렵다. 데이터리포털(Datareportal)에 따르면 2023년 1월 기준으로 레바논 인구의 약 3분의 2가 이동통신에 연결되어 있으며 78%가 인터넷을 사용한다. 국제구조위원회의 교육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리아 난민들은 보통 가구당 선불 휴대전화를 한 대씩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충전 카드를 제공했다.

연구를 진행한 요시카와 교수는 이처럼 원격교육을 위한 환경을 제공하는 접근방식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요시카와는 이번 원격교육 연구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온 데에는 가족 구성원, 그중에서도 특히 어머니들이 이례적인 수준으로 헌신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어머니들은 집안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귀중한 시간을 할애하여 자녀들의 학습을 돕는 데 집중했다. 요시카와는 “보호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이들은 우리 연구를 시리아 난민 가정에서는 일반적으로 누릴 수 없는 온전한 유치원 교육을 받을 기회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유치원 교사들은 기본적인 필기자료와 미술용품을 전달했다. 이들은 5~6가구를 한 팀으로 묶어서 일주일에 세 번씩 각 가정에 전화를 걸었다. 교사들은 전화를 걸면 5분 정도는 아이들과 직접 인사하고 대화를 나눴으며 나머지 시간은 보호자에게 수업 내용을 전달하고 아이들과 활동을 이끌어나갈 방법을 알려주는 데 사용했다. 가족들은 교사들뿐 아니라 서로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 또한 왓츠앱(WhatsApp)을 통해 아이들이 공부하는 내용을 기록한 영상을 교사에게 전달했다.

보호자들은 휴대전화 신호를 잘 잡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가기도 했다. 정전이 되면 이웃집에 가서 스마트폰을 충전했고 데이터가 부족하면 다른 친척들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서 아이들이 지정된 동영상을 계속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어머니 중 3분의 1 이상이 문맹이었기 때문에 교사들은 자주 이들에게 자녀를 가르치기 위한 기본적인 글자 쓰는 법을 보여주어야 했고 이들이 문자메시지를 읽을 수 없는 경우에는 음성 메모를 보내야 했다. 교사 중 한 명인 아와다(Awada)는 이에 대해 “우리는 부모와 아동 모두의 발전을 돕고 있었다”고 말했다.

웨스틴은 “어머니와 아동 간의 이러한 상호작용이 이번 연구에서 매우 강력한 결과를 얻을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난민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디마(Dima)는 국제구조위원회의 현지 봉사자로 일하면서 아흘란 심심 프로그램에 참여할 가족을 모집하고 지원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디마는 대부분의 아동이 이전에 가위, 테이프, 크레용과 같은 교육 자료를 접해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국제구조위원회는 각 가정에 비누, 이 잡는 약, 칫솔 같은 생필품도 전달했다.

난민캠프의 어머니 중 한 명인 마리암은 각각 5살과 4살짜리 두 딸을 두고 있고, 아이들이 제대로 교육받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다. 마리암 자신은 6학년 때 학업을 중단했다. 마리암은 통역사를 통해 “읽고 쓰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회복력에 집중하기

세서미 스트리트는 1969년 미국의 민권운동과 린든 존슨(Lyndon Johnson) 대통령의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에서 비롯된 사회적 사명, 즉 가정에 무상 조기교육을 제공하여 가난한 아이들에게도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첫 방송을 시작했다.

3년 후 세서미 스트리트는 브라질과 멕시코에서 처음으로 외국어 공동제작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그 이후로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총 42개에 달하는 공동제작을 진행했다. 15개국에서 1만 명 이상의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한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세서미 스트리트는 아동들의 읽기와 기본 수학 개념 숙달, 사회정서적 기술, 다른 집단에 대한 태도 등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어 버전의 세서미 스트리트도 이전에 제작된 바 있다. 1979년부터 1989년까지 방영된 세서미 스트리트의 아랍어 버전 ‘이프타 야 심심(Iftah Ya Simsim)’은 열려라 참깨(Open Sesame)라는 의미이며 아랍 지역의 많은 부모들이 어릴 때 보고 자란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번 아흘란 심심은 위기와 분쟁의 영향으로 인해 특별히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아동들을 위해 의도적으로 제작된 최초의 작품이다.

세서미 워크숍의 국제교육 책임자 샤나 콘(Shanna Kohn)은 “이번 방송의 사회정서적 커리큘럼은 위기 상황에 놓인 아동들의 문화적 맥락과 필요에 맞춰 처음부터 다시 설계되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콘은 “우리는 처음에 서양에서 사랑받는 개념인 ‘회복력(resilience)’에 초점을 맞춘 방송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을 학자들과 아랍인 자문위원들에게 전달했을 때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사실 회복력을 나타낼 명확한 아랍어 번역어조차 존재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래서 제작팀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들은 어린 시청자들을 자극할 수 있는 상황이나 개념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향을 떠나 친구들과 다른 느낌을 받는 자드의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공감 가능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했다.

레바논 사이다(Saida)의 한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는 엘모(Elmo).
RYAN HEFFERNAN/SESAME WORKSHOP

세서미 워크숍과 25년간 함께해 온 스콧 캐머런(Scott Cameron)은 “예를 들어 보통 미취학 아동들은 작은 배(boat)를 좋아하지만, 우리는 난민 아동들을 자극할 수 있는 소재들을 모두 피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천둥번개와 같은 시끄러운 소음도 피했다. 또한 간신히 끼니를 때우는 아이들에게 과일과 채소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영양 수업도 생략했다.

트라우마가 있는 아이들은 겉으로 무감각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이러한 아동들이 감정을 표현할 때 행복, 슬픔, 분노 등 두세 가지 표현만 한정적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이들이 다양한 감정과 좌절감을 처리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방송에서는 배려, 두려움, 좌절, 불안, 희망 또는 결단, 질투, 외로움, 슬픔 등 9가지 감정을 아랍 단어로 정의한다. 자드와 바스마는 심호흡하기, 다섯까지 세기, 감정 표현하기, 도움 요청하기, 계획 세우기 등 다양한 감정 대처 전략을 직접 보여준다.

세서미 워크숍과 국제구조위원회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증거들이 다른 곳에서 더 널리 활용되기를 바라고 있다. 레고재단(Lego Foundation)은 방글라데시 로힝야(Rohingya) 난민들을 위한 아흘란 심심 버전을 지원했다. 세서미 워크숍과 국제구조위원회는 이라크에서도 원격 유치원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으며, 대면 유치원을 위한 자원이 없는 이라크에서 이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들은 또한 2023년 리비아에서 발생한 홍수와 모로코의 지진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일부 영상 콘텐츠를 이에 맞춰 수정하기도 했다. 웨스틴은 전 세계가 이러한 교육 지원 방식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인식하기를 바란다. 웨스틴은 “가장 많은 것을 잃은 사람들은 우리가 성장을 지원하고 보살피며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면 약간의 지원으로도 가장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 이 글을 쓴 안야 카메네츠(Anya Kamenetz)는 서브스택(Substack) 뉴스레터로 골든아워(The Golden Hour)를 집필하는 교육 전문 프리랜서 기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