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orst technology of 2021

2021년 최악의 기술

매년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2021년에는 실패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뷰티 필터, 억만장자들을 위한 우주 관광, 주택 가격 예측에 실패한 알고리즘 등 최악의 기술로 꼽을 수 있는 사례들도 적지 않게 등장했다.

우리가 문제 해결을 위해 지금처럼 기술에 의존했던 적은 없었다. 때때로 기술은 우리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백신 덕분에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감소했고, 바이러스 검사법과 치료제도 나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2021년에 주효했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이번 기사를 통해 2021년 등장한 잘못된 혁신 사례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메타버스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까지 다양한 기술들이 등장했지만, 이 중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거나 지나치게 효과가 좋았던 기술도 있었고,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기를 바라며 내놓은 새로운 발견도 있었고, 인간 지성의 ‘어두운 면’에 의해 탄생한 발명품도 있었다.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최고의 약은 저렴하고,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골절 부위에 깁스를 하거나, 충치 구멍을 때우거나, 2달러짜리 소아마비 백신을 접종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최악의 약은 정확히 그 반대다. 2021년 최악의 약 이름은 ‘애듀헬름(Aduhelm)’이다. 6월부터 미국에서 시판되기 시작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말한다. 애듀헬름의 1년 치 가격은 5만 6,400달러(약 6,700만 원)로 상당한 고가이지만 이 치료제가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부족한 반면에 심각한 뇌부종이란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은 크다.

바이오젠(Biogen)이 판매한 애듀헬름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뇌 플라크(brain plague)’에 작용하는 항체이다. 애듀헬름은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어떤 구체적인 효능도 보여주지 못한 채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실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이오젠과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전문가 자문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6월에 이 약에 대한 승인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FDA 자문직에서 사퇴한 애런 케셀하임(Aaron Kesselheim)은 이 일을 가리켜 “최근 미국 역사상 최악의 신약 승인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우리에게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애듀헬름에 대한 FDA 승인은 ‘대리 표지(surrogate marker)’라고 알려진 약한 유형의 증거를 기반으로 약물을 승인하는 우려스러운 추세를 보여준다. 애듀헬름은 치매의 표지로 여겨지는 ‘뇌 플라크’를 눈의 띄게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FDA는 이 약이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타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짐작’으로 인한 한 가지 문제는 뇌 플라크들이 정말 알츠하이머의 원인인지 아니면 알츠하이머의 증상 가운데 하나일 뿐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20년 만에 처음 개발된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 애듀헬름은 이미 완전한 실패로 드러났다. 이 약을 사용하고 있는 환자도 거의 없으며, 바이오젠의 매출도 미미하고, 이미 환자 한 명이 약의 부작용인 뇌부종으로 사망하는 일까지 있었다. FDA 승인 이후 바이오젠은 약값을 절반으로 내렸고, 바이오젠의 연구 책임자는 갑자기 회사를 사퇴했다.

참고 기사: How an Unproven Alzheimer’s Drug Got Approved – New York Times

‘질로’의 부동산 알고리즘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취하지 말라(Don’t get high on your own supply)’는 익숙한 비즈니스 격언이다. 부동산 플랫폼 기업 질로(Zillow)는 정확히 그 격언대로 행동했고, 그로 인해 비극적인 결과를 마주하게 됐다.

질로의 부동산 사이트는 인기가 많다. 따라서 AI로 주택 가격을 예측하는 질로의 ‘제스티메이트(Zestimate)’라는 서비스 역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질로의 실수는 회사가 저가에 집을 구매해 리모델링한 후 고가에 되파는 ‘플리핑(flipping) 사업’에 진출하면서 제스티메이트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질로는 사업을 진행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스티메이트의 알고리즘이 주택 가격 변동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질로는 ‘아이바이어(iBuyer)’라고 알려진 다른 디지털 투자자들과도 경쟁하고 있었다. 따라서 원하는 집을 확보하기 위해 지나치게 높은 금액으로 집을 매입하게 되었다. 2021년에 질로는 회사가 매입한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수백 채에 달하는 집들을 내놓았다. 11월에 질로는 아이바잉을 위해 신설했던 ‘질로 오퍼(Zillow Offers)’ 사업부를 정리하고, 2,000명을 해고했으며, 사업 철수로 인해 5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질로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에게 광고를 판매하는 원래 사업을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제스티메이트도 여전히 사이트에서 이용 가능하다.

참고 기사: What Went Wrong with Zillow? A Real-Estate Algorithm Derailed Its Big Bet – Wall Street Journal

랜섬웨어

랜섬웨어(Ransomware)는 악성 소프트웨어로, 회사의 컴퓨터 파일을 탈취해 암호화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런 이후 범죄자들은 파일을 되찾으려는 피해자들에게 돈을 요구한다. 랜섬웨어는 매우 호황을 누리고 있는 사업이다. 사이버보안 기업 소닉월(SonicWall)에 따르면, 2021년에는 무려 5억 건 이상의 랜섬웨어 공격이 발생하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랜섬웨어 문제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021년 5월 7일에 있었던 사건 때문이었다. 그날 랜섬웨어 단체 다크사이드(DarkSide)가 휴스턴에서 뉴욕까지 약 8,850km에 달하는 송유관을 운영하는 기업 ‘콜로니얼 파이프라인(Colonial Pipeline)’을 공격했다. 회사는 신속하게 비트코인으로 400만 달러 이상을 지불했으나, 미국 동부 해안 지역의 주유소들에는 한동안 혼란이 이어졌다.

중요한 인프라를 공격함으로써 다크사이드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관심을 끌게 되었다. 결국 미연방수사국(FBI)이 수사를 통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지불한 비트코인의 절반 정도를 추적하고 압류했으며, 다크사이드는 이후에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통해 랜섬웨어 사업을 그만두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는 한 범죄자들은 언제든 다시 돌아올 것이다.

참고 자료: The Extortion Economy –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 프로퍼블리카(ProPublica)가 제작한 랜섬웨어에 관한 5부작 팟캐스트 시리즈

우주 관광

파리에 있는 루브르박물관에 가봤다면 유명한 ‘모나리자’ 그림이 잘 보이지도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림을 찍으러 아이폰을 흔들고 있는 부유한 여행객 무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모나리자는 이제 그저 버킷리스트 항목 중 하나가 되었다. 모나리자를 보러 가서, 셀카를 찍고, 다음 ‘경험’을 위해 이동하는 것이다.

이제는 지구 바깥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일부 억만장자들과 그 친구들의 위시리스트에 올랐다. 이것을 ‘우주 관광(space tourism)’이라고 부른다고는 하지만, 도대체 목적이 뭔지가 궁금하다. 위키피디아는 이것을 ‘오락 목적의 인간 우주여행(human space travel for recreational purposes)’으로 정의하고 있다.

물론 이런 식의 관광이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이미 1984년에 돈을 내고 우주왕복선에 탑승한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2021년에는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의 설립자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 그 뒤를 이어 아마존(Amazon)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가 각각 우주선을 타고 우주의 가장자리로 올라갔다 오면서 이러한 우주 관광 트렌드가 더 확대되었다.

아직은 부자들만 즐길 수 있는 ‘독점적인 경험’이다. 그렇지만 다른 유명한 관광지들처럼 곧 이런 경험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베이조스가 만든 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은 지구 궤도를 도는 ‘오비탈 리프(orbital reef)’라는 일종의 다용도 비즈니스 공간을 개발할 예정이다. 사람들은 이 상업용 우주정거장 공간을 임대해 사업에 활용하거나 영화를 촬영할 수 있을 것이다. 버진 갤럭틱의 웹사이트에서 브랜슨은 2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을 들여 자신이 우주 관광에 나섰던 이유가 ‘언젠가 우주로 나갈 가능성’에 대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아이들’을 흥분시키기 위해서였다고 밝히고 있다. 우주 관광을 대비해 셀카봉을 준비해놓자.

참고 기사: Space Tourism Is a Waste – Gizmodo

뷰티 필터

2021년에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했다. 이는 마크 저커버그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가상 세계에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같은 디지털 현실(digital reality)의 매력적인 점은 그곳에서는 누구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증강현실의 초기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어떤 서비스를 경험해보면 다르다는 것이 항상 더 나은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바로 ‘뷰티 필터(beauty filter)’다. 뷰티 필터는 사람들, 그것도 주로 젊은 여성들이 디지털 이미지 속에서 자신들의 피부를 매끈하게 만들고, 코를 작고 예쁜 모양으로 줄이고, 눈을 키울 수 있게 해 주는 앱을 말한다. 이러한 앱들은 사진에 토끼 귀를 달아주는 앱처럼 단순한 장난 같은 것이 아니다. 이 앱들은 일부 젊은 여성들에게 그들이 부응할 수 없는 거짓 이미지를 강요한다. 아이들이 뷰티 필터를 통해 느끼는 메시지는 ‘너답게 살아라(Be yourself)’가 아니다.

뷰티 앱들은 스냅챗, 틱톡, 메타의 인스타그램 등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수백만 명이 그러한 뷰티 필터를 사용하고 있다. 메타는 이미 문제를 일부 인정하고, 지나친 다이어트나 성형 수술을 장려하는 앱들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2021년에 페이스북의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Frances Haugen)은 페이스북(메타)이 계속해서 이미지를 올리거나 ‘좋아요’를 원하고 남들과 비교를 하는 등 인스타그램을 중독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으며, ‘10대들에게 해로운 환경’을 조성한다는 내용이 담긴 추가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람들은 뷰티 필터를 사용하면서 괴로움을 느끼지만 사용을 멈추지는 못한다. 사람들의 겉모습을 더 좋아 보이게 만들면서 기분은 불행하게 만드는 뷰티 필터는 메타버스를 기대하고 있는 이들에게 걱정스러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참고 기사: Beauty filters are changing the way young girls see themselves – MIT 테크놀로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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