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rcial AI in business

AI 기업들이 수익 창출에 실패하는 이유

AI 기술 도입에 성공한 많은 기업들이 수익 창출에는 실패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가? AI 도입과 관련하여 중요한 부분을 빠뜨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20년 AI 프로젝트를 추진한 기업 중 10%만이 수익화에 성공했다. 기업은 장기적이든 단기적이든 수익창출을 위해 혁신을 시도한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수준 높은 AI 기술을 개발하거나 비즈니스에 적용했음에도 수익실현을 하지 못하고 있다. AI 기반의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AI 제품이 잘 팔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고객이 이 첨단 제품을 통해 뚜렷한 가치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AI가 비즈니스에 스며들어 본격적 수익실현을 위해서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할 수 있다. 그러나 AI를 통한 미래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AI를 통한 가치창출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숙지할 필요가 있다.

우선, AI가 창출하는 가치가 여러 종류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AI 혁신을 통해 만들어지는 가치는 기술적 가치(Technological value), 기능적 가치(Functional value), 경험적 가치(Experimental value)로 구분할 수 있다. 기술적 가치는 적절한 데이터와 알고리즘 등 문제를 해결할 기술적 요건이 충족될 때 나타나는 가치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에 부합하면서 좀 더 효율적이고 월등한 성능을 지닌 알고리즘이나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기술적 가치는 높아진다. 정확성(Accuracy), 정밀도(Sensitivity), 특이도(Specificity), AUC(area under curve) 등 AI 기반 모델의 성능이 기준을 충족하는지 평가를 통해 기술적 가치를 확인하게 된다.

물론 사용자는 이 기술적 성능을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모델이 제품에 반영 되면 사용자는 제품을 통해 정확한 예측, 소통, 창작 등 구체적인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기존의 다른 제품에 비해 특별하고 차별화된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면 높은 기능적 가치를 느끼게 된다. 기술적 가치는 연구실 혹은 실험실에서 나타나는 데 반해, 기능적 가치는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할 때 나타난다. 그렇기에 사용자는 기술적 가치는 잘 인지하지 못하고 기능적 가치를 인지하는 것이다. 풍부한 데이터셋과 정교한 자연어처리 기술을 이용해 말을 이해하고 생성하는 기술적 구현을 했다 하더라도 이게 어떤 형태의 소통 방식으로 구현되느냐에 따라 기능적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기능적 가치가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제품이 갖고 있는 기능적 장점을 느끼는 것이라면, 경험적 가치는 이보다 더 확장된다. 제품의 영역에서 나와 사용자의 삶에 영향을 준다. 경험적 가치가 뛰어나면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바꿀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쓰기 전을 떠올려보자. 과거에 2G 휴대폰을 사용하던 사람들은 통화 용도로만 휴대용 전화기를 사용했다. 그러나 아이폰과 같은 3G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은 바뀌었다. 지하철에 앉아서 신문을 보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뉴스기사를 읽고, MP3 기기를 따로 준비해 미리 저장된 음악을 듣는 대신 스마트폰을 통해 스트리밍 방식으로 다양한 음악을 듣게 되었다. 이처럼 기술의 고도화된 기능으로 인해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나 습관이 긍정적으로 바뀔 때 경험적 가치를 지닌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림> 우는 아이
<출처: pixabay>

구체적인 예를 들어볼까? AI는 사람이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능력을 통해 기술적 가치를 제공한다. 풍부한 데이터와 적절한 알고리즘이 갖춰질수록 인식의 정확도는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 기술을 어느 용도에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따라 기능적 가치와 경험적 가치는 달라진다. 가령, 워싱턴대 연구진은 아이 울음소리를 듣고 왜 우는지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다. 초보 부모들은 아이가 이유 없이 울어 당황해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어플리케이션은 아이 부모에게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이가 우는 소리는 저마다 다르지만, 그 안에는 공통적인 패턴이 있다. 이 알고리즘은 음성인식을 통해 아이의 울음을 식별하고 울음소리의 특징을 분류해낸다. 정상 및 비정상적인 울음 신호의 의미를 구별하고, 우는 이유를 분석하여 알려준다. 울음 소리를 인식해 울음의 종류를 구분(Classification)하는 기술적 속성은 아이가 잠자는 침대에 놓여 아이의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기능을 만들어냈다. 새벽에 느닷없이 우는 아이로 인해 곤욕을 치르던 부모라면 이 어플리케이션으로 인해 편리함과 유용함의 경험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림> 스포츠 선수 부상예측 시스템을 제공하는 Zone 7
<출처: Zone 7>

AI의 또 다른 이점은 개인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개인화는 개별 사용자의 속성을 인식하여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스포츠 선수의 부상을 예측하는 Zone7를 보자. Zone7는 선수들의 부상 관리를 위해 개인화를 지향한다. 운동기록, 의료기록, 컨디션 등 중요한 이력을 학습하여 각 선수의 개별적 현재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예측해 부상을 막는다. 이를 토대로 각 선수의 적정 훈련량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정보는 체력관리와 실전에서의 목표 달성에 사용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과도한 훈련으로 야기되는 부상을 막고 훈련량의 최적화를 이뤄낼 수 있다. 이 회사의 창업자인 탈 브라운(Tal Brown)에 따르면 선수들의 부상률은 승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Zone7의 부상예측의 정확도는 95%이지만 이 시스템을 도입한 구단의 부상 발생을 75%가량 줄였고, 이를 통해 팀의 전력을 유지하여 경기에서 승리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경험을 얻게 되었다.

기술적 가치를 얻었다고 기능적 가치를 자동 확보할 수 없으며, 수준 높은 기능적 가치가 경험적 가치를 담보하지 않는다.

<그림> AI 혁신의 가치경로

이렇게 AI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다양하다. 이 세가지 가치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경험적 가치는 기능적 가치 없이는 이뤄내기 어렵고, 기능적 가치는 수준 높은 기술적 가치 없이는 구현해내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점은 기술적 가치를 얻었다고 해서 기능적 가치를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며, 수준 높은 기능적 가치가 경험적 가치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알고리즘과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해서 수준 높은 모델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품/서비스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모델이 지닌 기술적 가치는 의미를 상실한다. 제품에 고사양의 기능이 잔뜩 구현되었다 하더라도 정작 사람들의 삶 속에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그들의 경험속에 이 제품을 포함시켜주지 않을 것이다. AI 혁신을 통해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은 이러한 여러 가치가 선순환적으로 연결되는 가치경로를 만든다는 뜻이다. 이러한 가치의 선순환이 갖춰지지 않으면 수익 실현은 그림의 떡이 될 수도 있다.

※ 정두희 MIT 테크놀로지 리뷰 코리아 편집장이며, 한동대학교 ICT창업학부 교수다. LG그룹 AI 자문교수와 교육부 AI 인력양성 정책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한권으로 끝내는 AI 비즈니스 모델>, <3년후 AI 초격차 시대가 온다>, <TQ 기술지능> 등을 저술했다.

미리보기 3회1회

MIT Technology Review 구독을 시작하시면 모든 기사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