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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옮겨 붙이지 않고 한 번에 만드는 2차원 반도체 LED 개발…양자광원 소자 길 열었다

2차원 반도체 발광층을 떼어내 옮겨 붙이는 기존 공정 없이도 세 가지 반도체를 결정 방향을 맞춰 차례로 자라게 해 균일한 LED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원자 몇 층 두께의 2차원 반도체로 LED를 만들려면 얇은 박막을 떼어내 기판에 옮겨 붙이는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야 했다. 앞으로는 그 공정 없이도 한 번에 만들 수 있는 제조 기술이 개발됐다.

2차원 반도체는 원자 몇 층 두께에서도 빛을 낼 수 있어 차세대 광소자와 양자광원 소재로 주목받지만, 얇은 박막을 떼어내 기판에 옮겨 붙이는 ‘전사 공정’의 불균일성 때문에 실용 소자로 키우기 어려웠다. UNIST는 물리학과 정건욱 교수팀이 2차원 반도체인 이황화몰리브덴(MoS₂)을 발광층으로 하는 LED 소자를 전사 과정 없이 기판 위에서 직접 자라게 하는 방식으로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p형 질화갈륨(GaN) 위에 이황화몰리브덴 발광층을 직접 성장시키고 그 위에 n형 산화아연(ZnO) 나노막대를 수직으로 자라게 한 구조로, 세 물질이 모두 육각형 결정 구조를 가져 결정 방향을 맞춘 단결정 적층이 가능했다. 박리·전사 공정에서 발생하던 오염·빈틈·불균일 문제 없이 균일한 2차원 LED를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차세대 광원 대량 생산과 양자광원 소자 개발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레터스(Nano Letters)’의 부표지(Supplementary Cover) 논문으로 선정돼 4월 21일 온라인 공개됐다.

전사 공정 없이 기판 위에서 직접 자라게…2차원 반도체 LED 균일 제작 길 열어

2차원 반도체는 원자 몇 층 두께의 얇은 막에서도 빛을 낼 수 있어 차세대 광소자와 양자광원(빛의 양자 상태를 활용하는 발광 소자) 소재로 주목받아왔다. 그중에서도 이황화몰리브덴(MoS₂)은 원자 몇 층 두께에서도 가시광 영역의 빛을 낼 수 있어 대표적인 후보 물질로 꼽힌다.

그러나 실용 소자로 키우는 길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제조 공정에 있었다. 기존 2차원 반도체 LED는 얇은 2차원 반도체 소재를 별도로 합성한 뒤 떼어내 기판에 옮겨 붙이는 ‘전사(transfer) 공정’을 거쳐야 했다. 이 과정에서 2차원 반도체 조각의 크기와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오염이나 기판과의 빈틈이 생기기 쉬워 여러 소자를 균일하게 대량으로 만들기 어려웠다.

UNIST 정건욱 교수 연구팀은 이황화몰리브덴을 기판 위에서 직접 자라게 해 LED 소자를 제조하는 방식을 구현했다. 박막을 떼어내 옮기는 공정 자체를 없애고, 기존 반도체 공정처럼 한 기판 위에서 모든 층을 차례로 자라게 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방식은 2차원 반도체 LED도 기존 반도체 공정처럼 균일한 적층 구조로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기판 위에서 직접 성장한 2차원 반도체 LED 소자의 구조

육각형 결정 구조의 세 반도체를 단결정 적층…공정 순서로 발광층 손상 막아

연구팀이 설계한 LED 소자 구조는 세 가지 반도체로 이뤄진다. 가장 아래에 p형 질화갈륨(GaN, p형은 양전하인 정공을 공급하는 반도체), 그 위에 이황화몰리브덴 발광층, 가장 위에 n형 산화아연(ZnO, n형은 음전하인 전자를 공급하는 반도체) 나노막대가 수직으로 자란다. LED는 보통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 사이에 발광층이 끼워지는 구조인데, 이황화몰리브덴이 그 발광층 자리에 들어간다.

직접 성장이 가능했던 이유는 세 물질의 결정 구조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질화갈륨, 이황화몰리브덴, 산화아연은 모두 육각형 결정 구조를 갖고 있고 격자 상수 차이도 작아, 결정 방향을 맞춘 단결정 적층(결정 방향이 일정하게 쌓인 구조)이 가능했다. 박막을 옮겨 붙일 때 생기는 어긋남이나 빈틈 없이, 위층 물질이 아래층 결정 배열에 맞춰 차례로 자라는 ‘에피택시(epitaxy)’ 방식으로 소자를 만들었다.

공정 순서도 중요했다. 이황화몰리브덴은 열에 민감해 고온 환경에 노출되면 손상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점을 고려해 가장 높은 온도가 필요한 질화갈륨을 가장 먼저 증착한 뒤, 그 위에 이황화몰리브덴과 산화아연을 순차적으로 자라게 했다. 이 순서 설계 덕분에 2차원 발광층의 손상 없이 세 층의 단결정 적층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또 질화갈륨과 산화아연이 가운데 이황화몰리브덴보다 밴드갭이 큰 반도체라, 발광층에 전자와 정공이 모이는 ‘양자우물’ 구조(전자와 정공을 얇은 발광층 안에 가두어 LED 효율을 높이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붉은빛 두 발광 신호로 확인한 양자광원 잠재력…차세대 광원 대량 생산 토대

제작된 소자는 2차원 반도체 LED에 필요한 구조적·광학적 조건을 모두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전류를 흘렸을 때 이황화몰리브덴 발광층에서 붉은빛이 나왔고, 630nm와 705nm의 두 발광 신호가 명확히 확인됐다. 이는 이황화몰리브덴 안에서 전자와 정공이 짝을 이룬 ‘엑시톤’이 사라지면서 빛으로 바뀌는 두 가지 다른 양자 상태에서 나오는 신호다.

두 발광 신호가 함께 나타난다는 점은 이 소자가 단순한 LED를 넘어, 빛의 양자 상태를 활용하는 양자광원 소자로 확장될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황화몰리브덴 특유의 ‘스핀-궤도 결합’이라는 양자 현상과 연결되는 발광 패턴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산화아연 나노막대 구조가 빛의 흡수와 방출을 돕고, 질화갈륨·산화아연의 자발분극이 이황화몰리브덴 발광층 내부에 전기장을 유도해 광 특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건욱 교수는 “2차원 반도체 LED가 연구실 단위 시연에 머물렀던 이유 중 하나는 얇은 박막을 옮겨 붙이는 공정의 불균일성”이라며 “이번 연구는 발광층을 기판 위에서 직접 자라게 해 2차원 반도체 LED도 기존 반도체 공정처럼 균일한 적층 구조로 만들 수 있음을 보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자 효율을 더 높여 질화갈륨 기반 LED 공정과 결합한다면 붉은색 화소나 양자광원 소자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논문명: Epitaxial n-ZnO/MoS₂/p-GaN Heterostructure Light-Emitting Diod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