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ghans are being evacuated via WhatsApp, Google Forms, or by any means possible

혼돈의 아프간…온라인에서 활발해진 구호 활동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자 혼란에 빠진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에서 이들을 돕기 위한 자발적 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구호활동에 나선 사람들의 신원을 파악하기 힘들어 도움을 받기를 원하는 아프간인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갑작스럽게 붕괴된 직후 온라인상에서 아프간인들의 구조와 탈출을 돕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런 지원 활동은 주로 구글폼, 왓츠앱, 소셜 미디어 그룹들을 통해 추진되고 있으며, 탈레반에 넘어간 아프간 민간인들의 안전을 지키는 게 목적이다. 현재로서는 이런 활동이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에게 유일한 생명줄이 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위험도 만만치 않다. 아프간을 점령한 탈레반이 이렇게 크라우드 소스를 통해 모은 정보를 구조가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내는 데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이어진 아프간 전쟁으로 최소 17만 4,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수도 카불은 주말 함락됐다. 탈레반이 카불로 접근하자 8월 14일 토요일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은 아프간을 탈출했다. 탈레반은 23일 아프간 대통령궁 무혈입성에 성공했다.

카불 거주민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이번 사태가 미칠 파장을 두려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탈출에 나선 사람도 있었다. 그러자 아프간의 유일한 피난통로인 카불 공항에는 아프간을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혼란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한편,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탈출을 돕기 위한 자원봉사 활동도 열정적으로 펼쳐졌다.

바빠진 도움의 손길

아프간인과 그들을 돕는 우군들은 함락 몇 주 전부터 대비를 해왔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주요 도시들은 종종 저항하지도 못한 채 불과 일주일 만에 탈레반에 함락되자 그들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졌다. 언론인, 비영리단체, 대학, 심지어 공무원까지 포함한 국내외 인사들이 모인 비공식 온라인 네트워크들이 주로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재정착(resettlement) 프로그램에 참여할 아프간인 목록을 작성하거나 심지어 행정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려고 애썼다.

몇몇 단체들은 민간 항공기를 전세 낼 계획도 세우고 있었다. 일부는 도로 사정에 대한 정보를 크라우드 소싱하고, 지방에 고립된 아프간인들의 신원을 파악해서 그들이 카불로 이동할 수 있게 도와줄 계획도 세웠다. 다른 한편에서는 언론인, 여성 지도자, 특정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프간인처럼 특정 집단을 정해 도움의 손길을 뻗친 사람들도 있었다.

가령 이미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아프간인들을 도우려는 국가안보 관련 단체 연합이 만든 한 구글폼 상단에는 “주말까지 카불 공항에 도착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항공 대피 회사 및 미국 국무부와 공유할 수 있게 이곳에 정보를 입력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른 양식들과 마찬가지로 이 구글폼도 연락처와 재정착 상세 계획안 외에도 신분증, 여권번호 등 개인 식별번호와 스캔 문서를 요청했다. 트위터를 통해 퍼진 또 다른 구글폼에는 아프간인들의 탈출을 돕기 위한 비행기 전세 자금을 모으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외에도 피츠버그 대학은 학생 자원봉사자들을 동원해서 여전히 아프간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이전 고용주들을 연결하는 재정착 지원 과정에 착수했다.

미 국무부 사무실이 출처로 보이는 한 메시지는 새로 설립된 재정착 프로그램 이용 자격이 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왓츠앱을 통해 주최 측에 여러 서류와 개인정보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다만 이 메시지의 출처와 신뢰성을 묻는 질문에 국무부 대표들은 답변을 피했다.

이런 노력들은 혼란스럽긴 하나 지금으로썬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카 인권정책센터(Car Center for Human Rights Policy) 연구원인 마크 라토네로는 “왓츠앱 같은 실시간 메시징 플랫폼을 통해 신속한 비자 발급 결정을 내리고 있다”면서 ”지금 카불을 벗어나려는 사람들의 상황이 너무나 위험하고 절박한 탓에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

복잡한 난민 지원 프로그램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8월 2일 미국 내 난민 재정착 자격을 확대하는 새로운 난민 지원 지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군과 함께 일한 적 있는 사람들로까지 난민 자격 부여했고, 미군과 아프간에 기반을 둔 비영리단체나 미국 언론을 위해 일했던 사람들도 처음으로 난민 자격을 받았다. 그러나 망명 희망자들에 대한 미국의 요구는 상당히 복잡했다. 가령 망명 희망자들이 직접 망명을 신청할 수는 없고, 미국 대표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 식이었다. 이어 일단 추천되더라도 제3국에 12개월에서 14개월 동안 머물면서 망명 처리가 끝나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이때 드는 비용은 자비로 충당해야 한다.

가까운 시일 내에 위험에 빠진 아프간인들을 도와줄 확실한 전략이 부재한 상황에서 아프간인들과 접촉해온 개인과 단체들은 미군의 철수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력해 왔다. 매일 다른 조직이 올린 새로운 망명 후보자 명단을 올리고, 이 명단이 개인에 의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사람들의 중요한 개인정보의 안전과 보안에 대한 위험 등 새로운 위험을 야기할 수도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왓츠앱이나 구글폼을 해킹할 능력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위기가 닥쳤을 때 잠재적 우군을 신뢰하기 쉬울 수 있더라도 당신 편에 서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항상 확인할 수는 없는 게 문제”라고 경고한다.

아프간을 비롯한 개발도상국 기자들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인 인터뉴스(Internews)의 디지털 보안 트레이너인 루카츠 크롤은 “무엇보다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는 게 문제”라고 경고했다. 탈레반이나 다른 악당들이 우호적 단체인 것처럼 가장하고 구글폼을 만들어 나중에 트집을 잡을 수 있는 정보를 아프간인들이 공유하도록 함정을 팔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페이스북에서는 아프간인들에게 친구 목록 설정을 제한하고 디지털 기록마저 삭제할 것을 촉구하는 게시물들이 널리 공유되고 있다. 과거 아프간에 머문 적이 있던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아일린 궈 기자는 친구들과 전직 동료들의 아프간 탈출을 돕기 위해 이러한 문제들 해결에 앞장서 왔다. 아일린은 몇 시간을 들여 민주주의와 여성 인권 보호를 주장하거나 폭력적인 극단주의를 비난하는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얼굴이 나온 예전 소셜 미디어 계정을 폐쇄했다.

그러나 크롤은 “이러한 양식을 공유하려다 사람들이 기본적인 ‘보안 위생(security hygiene)’을 취하지 않고,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서둘러 데이터를 제공하게 되는 게 정말로 걱정스럽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러한 위협을 의식하는 아프간인들이 늘어나면서 몇몇 단체들은 일부는 이름을 알려달라는 새로운 요청 등에 대한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페이스북 그룹에서 공유된 한 구글폼에 대해 “탈레반이 아닌 미국 정부가 만든 양식이면 좋겠다”는 댓글이 달리자, 다른 누리꾼들은 이 문서의 출처를 신속히 확인해주었다. 그러나 그 일이 있고 나서 불과 몇 시간 뒤 또 다른 누군가가 인신매매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의심스러운 이메일을 한 통 공유하기도 했다.

이처럼 위협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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