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vative new cell therapies could finally get at tough-to-target cancers

혁신적인 세포 치료법, 표적화 힘든 암 치료 길 열어주나

연구원들이 면역 세포를 조작해 고형 종양에 대한 표적화 능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환자 자신의 면역 체계를 활용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조작된 T세포 기반의 치료법을 통해 치료가 어려웠던 일부 혈액암 치료 효과가 극적으로 향상됐다. 하지만 최근까지 연구원들은 암 진단 사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형 종양에 대한 T세포 치료법(이하 CAR T)’의 개발에는 큰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이처럼 치료법 개발이 답보 상태에 빠지자 의료계는 큰 실망에 빠졌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암센터의 세포면역요법 책임자인 마르셀라 마우스(Marcela Maus)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CAR T가 모든 고형 종양 환자를 치료하지 못한다는 사실로 인해 약간 비관적인 분위기도 형성되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 발표된 시험 결과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마침내 차세대 CAR T 치료법을 어느 정도 개선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말 바이온텍(BioNTech)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 콘퍼런스에서 BNT211이라는 임상 연구의 초기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고형 종양(주로 난소암과 생식세포암)을 앓고 있는 환자 44명을 CAR T세포의 용량을 달리하여 치료를 시도했다. 일부 경우에는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백신도 사용했다.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에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된 환자 38명 중 45%에서 반응이 나타났는데, 이들의 종양이 작아지거나 완전히 사라졌다. 발표에서는 더 높은 용량의 T세포로 치료를 받은 참가자 27명으로 구성된 다른 그룹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연구원들은 이 그룹의 반응률이 약 60%로 치료 효과가 훨씬 더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더 심각한 부작용도 함께 나타났다.

이 사례는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수백 가지 CAR T 치료법 중 하나일 뿐이다. 연구원들은 CAR T를 더욱 강력하고 정확하며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마우스는 “우리는 학습하고 발전하고 있으며 곧 고형 종양에서도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이 기술이 매우 효과가 뛰어난 치료법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표적 시스템

T세포는 질병에 걸린 세포를 파괴하거나 이를 공격할 다른 면역 세포를 모아 신체가 감염을 극복하도록 돕는 면역 세포다. 하지만 아쉽게도 T세포는 암세포를 인식하지 못한다. CAR T 치료는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치료법 개발을 위해 기술자들은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채취한다. 그런 다음 이 세포를 조작해 암세포 표면의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라는 수용체를 운반하도록 만든다. 이어 실험실에서 조작된 T세포를 수백만 개가 될 때까지 배양하고, 이를 다시 신체에 주입한다. 이렇게 조작된 세포는 그것이 인식하도록 설계된 단백질을 만나면 활성화되어 암세포를 파괴하기 시작한다. 밴더빌트 대학교(Vanderbilt University)의 혈액학자 겸 종양학자인 앤드루 잘룩(Andrew Jallouk)에 따르면 T세포는 생명력 있는 약물이나 마찬가지다.

고형 종양에 이 치료법을 적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주요 문제 중 하나는 올바른 표적 단백질을 찾는 것이었다. 시크립스 리서치(Scripps Research) 소속 신약 발견 및 개발 중심 연구소인 캘리포니아 의과학연구소(California Institute for Biomedical Research, 이하 Calibr)의 생물의약품 담당 부사장인 트래비스 영(Travis Young)은 “사실상 의료계 전체가 표적 단백질을 찾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올바른 항원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문제”라고 말했다.

표적으로 가장 적합한 단백질 중 일부는 필수 조직에서도 발견된다. 따라서 T세포가 종양을 표적으로 삼는 과정에서 건강한 세포를 공격할 위험도 있다. 15년 전 진행된 한 시험에서는 이런 우려가 그대로 현실화됐다. 연구원들은 많은 유방암에서 흔히 나타나는 표면 단백질인 HER-2를 표적으로 삼도록 T세포를 조작했다. 하지만 환자 한 명이 치료가 시작된 지 몇 분 만에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고 결국 5일 후에 사망했다. T세포가 폐 세포에서 미세한 수준의 HER-2를 인식하고 폐 세포 조직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바이온텍은 태아의 조직과 일부 유형의 암에 존재하지만 건강한 성인 조직에는 존재하지 않는 클라우딘-6(Claudin-6)라는 독특한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아 이 문제를 해결했다.

또 다른 대안은 T세포를 더욱 정교하게 조작하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수용체가 여러 개인 T세포를 조작하여 일종의 생물학적 논리 게이트처럼 특정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에만 표적 활동을 시작하도록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연구원들은 두 개의 항원(“and” 게이트)이 있어야 공격하는 세포를 만들거나 수용체 두 개 중 하나(“or” 게이트)가 있을 때 활성화되는 세포를 만들 수 있다. 영은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처럼 세포에 여러 가지 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T세포는 해당 논리에 따라 특정 세포가 종양 세포인지 정상 세포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조작되지 않은 T세포의 당초 기능 방식과 더 유사하다. T세포는 여러 가지 정보와 음성 및 양성 피드백 루프에 따라 활동한다.

아스널 바이오(Arsenal Bio)는 이러한 ‘논리 게이트’ 접근 방식을 개발하는 회사 중 하나다. 지난 1월 이 회사는 난소암에 대한 CAR T 치료법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개시했다.

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표적으로 삼을 고유한 단백질이나 단백질 세트가 존재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 경우 구체적인 종양 표적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이를 표적으로 추가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 지난 10월 컬럼비아 대학교 연구진은 <사이언스(Science)>에 박테리아를 이용해 종양에 표식을 추가하는 CAR T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대장균(E. coli) 종을 녹색 형광 단백질을 운반하도록 조작한 후 이 박테리아를 쥐에 주입했다. 그 결과 동물의 종양에 박테리아가 축적되었다. 그런 다음 연구진은 이 녹색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T세포를 쥐에 주사했다. 이 연구의 제1저자이자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공부 중인 합성 생물학자 로사 빈센트(Rosa Vincent)는 “우리는 종양을 녹색으로 칠하고 있고, T세포는 녹색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테리아가 종양에만 축적되는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빈센트는 이러한 특징이 종양의 미세환경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녀는 “면역 활동이 너무 억제되어 있기 때문에 박테리아가 자랄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이 조성된다”며 “박테리아를 하나만 투여해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반면 건강한 조직에 박테리아가 축적되면 면역 체계가 즉시 이를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략은 아직 임상 시험을 진행할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이미 연구를 더욱 발전시킬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인간은 대장균 표면에서 발견되는 독소에 생쥐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연구진은 “가장 큰 위험은 패혈증과 독성 쇼크의 발생 가능성”이라고 예측하면서도 “균주의 독성을 줄이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조작 전략은 매우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자동 “비활성화” 스위치

암을 치료하기 위해 면역 체계를 활용하는 방법은 양날의 검과 같은 면이 있다. T세포는 악성 세포를 파괴할 만큼 강력해야 한다. 하지만 T세포가 너무 강하면 지나치게 많은 염증 분자가 분비되어 전신 염증 반응을 일으키며 이는 환자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이라고 불리는 이 문제는 검증된 CAR T 치료법에서도 발생한다. 이 증후군은 경미한 경우 근육통, 몸살, 발열을 동반하여 독감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심한 경우에는 염증이 전신으로 급격히 확산되어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효능과 독성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은 CAR T 치료법의 숙원 과제였지만 바이온텍은 아직 올바른 조합을 찾지 못했다. 10월 말 진행된 연구에서도 절반이 넘는 참가자에서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이 나타났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증상이 경미했지만, 급성 호흡곤란을 보여 집중 치료를 받은 한 환자를 포함해 심각한 부작용을 보인 사례도 두 건이나 있었다. 하지만 마우스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이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현상을 역설적으로 ‘좋은 징조’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치료법이 의도대로 작동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T세포가 암세포만을 표적으로 삼도록 하면 CAR T 치료법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지만 의사들은 T세포가 손상을 일으키기 시작하면 이를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Calibr의 영과 그의 동료들은 항체가 있어야 T세포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전환형 CAR T 치료법을 개발했다. 먼저, 연구원들은 암세포에 결합하는 항체를 투여한다. 다음으로 그들은 항체와 결합할 경우 활성화되는 T세포를 주입한다. 영은 “CAR T세포는 항체가 없으면 아무것도 표적으로 삼지 않고 항체는 며칠 이상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CAR T세포는 자연스럽게 ‘비활성화’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연구들은 부작용이 있을 경우 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라는 시험대

바이온텍의 연구원들은 CAR T 치료법의 또 다른 숙원 과제인 지속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조작된 T세포가 항상 신체에서 암을 완전히 제거할 정도로 오래 유지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CAR T세포와 mRNA 백신을 결합해 T세포의 지속성을 높이려 한다. 바이온텍의 mRNA 백신은 T세포가 표적으로 삼는 항원과 동일한 클라우딘-6을 만드는 지침을 제공한다. 주변에 항원이 많아지면 T세포는 더욱 활성화된다. 물론 암세포에도 클라우딘-6이 포함되어 있지만 고형 종양의 미세 환경에서는 T세포 활동이 약화될 수 있다. 잘룩은 “CAR T세포가 고형 종양에 투입되어 면역억제 반응을 일으키기 전까지는 T세포가 잘 확장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은 T세포가 클라우딘-6를 만나 활성화되고 즉시 활발하게 복제되도록 한다.

마드리드에서 발표된 임상 시험 초기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접근 방식은 효과적일 수 있다. 결과를 발표한 네덜란드 암 연구소(Netherlands Cancer Institute)의 암 연구원 존 하넨(John Haanen)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그룹에서는 50일이 경과하면 T세포가 대부분 사라진다”고 말했다. CAR T세포는 백신을 접종 받은 환자에서 더 오래 지속됐다. 환자 중 상당수에서는 90일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CAR T세포가 발견되었다. 잘룩은 “백신을 접종한 경우에도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T 세포의 효능이 더 뛰어날지를 확인하려면 좀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확장성과 지속성을 강화하는 것은 합리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바이온텍은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법을 테스트하는 2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잘룩은 “많은 회사들이 이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 중이고 테스트 중인 신기술도 다양하다”면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시험이라도 값진 교훈을 줄 수 있으므로 결국 고형 종양에 효과가 있는 제제를 얻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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