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inese surveillance state proves that the idea of privacy is more “malleable” than you’d expect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들, 초고도 감시사회 중국을 진단하다

최근 감시국가 중국을 다룬 책을 낸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들이 중국의 국가 통제에 대해 서방이 어떤 점을 오해하고 있고, 중국 내에서 감시 기술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을 지금이라도 뒤집을 수 있다고 보는지 등을 이야기한다.

10월 첫 주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예상대로 미국 기술에 대한 접근이 금지된 중국 방산업체 목록을 갱신하면서 다후아(Dahua)를 추가했다. 하이크비전(Hikvision)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감시카메라 업체인 다후아는 180여 개 국가에 감시카메라를 판매하는, 하이크비전과 더불어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감시 기술을 이끄는 쌍두마차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는 중국이 영상감시 분야 세계 1위 국가로 부상하는 과정을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봐야 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하드웨어 제조 분야의 최첨단 연구를 대국민 감시에 적극 활용해왔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자행하는 감시와 수많은 인권 침해로 국제사회의 비난도 받았다.

물론 중국은 감시 기술을 좋은 목적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괴된 아이들을 찾아내거나 인구가 많은 도시의 교통량 통제와 쓰레기 관리를 개선하는 데도 감시 기술을 활용해왔다. 이와 관련해 조시 친(Josh Chin)과 리자 린(Liza Lin)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들은 지난달 출간한 공저 《감시 국가(Surveillance State)》에서 중국 정부는 시민들과 새로운 사회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흥미로운 주장이다. 두 기자는 “중국 시민들은 (물론 현실에서는 항상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지만) 적어도 이상적으로는 중국 정부가 자신들이 더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살게 더 정확한 통치를 할 수 있도록 개인 데이터를 내준다”고 말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두 저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중국에서는 프라이버시가 중시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잘못됐는지를 살펴봤다. 《감시 국가》는 두 저자가 지난 5년 동안 한 취재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친은 “다수의 외국 언론들은 ‘중국인들에게는 프라이버시란 개념이 없고, 그들은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받아들이도록 세뇌됐다’고 할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보기엔 그것이 지나치게 성급한 결론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이 문제를 깊이 파헤쳐보고 싶었다”며 책의 저술 동기를 전했다. 두 사람은 취재 과정에서 프라이버시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이 겉보기보다 훨씬 더 유연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저자들과 팬데믹 이후 중국의 감시 기술 사용이 가속화됐는지, 감시 기술 자체가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다른 국가들이 중국의 선례를 따르고 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친은 “감시 국가의 부상에 대응할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현재 세계 정치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감시 기술에는 실제로 정부가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을 통제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책의 두 저자인 조시 친, 리자 린과 나눈 대화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국은 새로운 사회계약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프라이버시의 정의를 다시 써왔다

수십 년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온 중국 경제는 지난 3년간 둔화됐고, 앞으로 더 큰 역풍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2.8%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권위주의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를 통해 더 나은 보상을 약속했던 기존의 사회계약은 한계에 이르렀으며, 중국에는 이제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

친과 린이 관찰한 바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현재 모든 중국 시민의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하여 시민들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고도 시민들이 원하는 바를 파악해서 요구를 충족하는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을 점점 더 강하게 인식하고 있는 중국 시민들에게 이러한 주장을 납득시키기 위해 중국은 ‘프라이버시’의 개념을 개인적인 이해에서 집단적인 이해로 전환하며 교묘한 방식으로 다시 정의해야 했다.

친은 프라이버시라는 개념 자체가 “상당히 혼란스럽고 유연한 개념”이라고 지적하며 “미국 법에도 ‘프라이버시에 대한 정의가 10여 개에 달한다. 나는 중국 정부가 이 점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감시 국가를 약화시키지 않고 실제로 강화하는 방식으로 프라이버시를 정의할 기회를 감지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지금까지 해온 일은 정부와 시민을 민간 기업과의 프라이버 싸움에서 같은 편에 서게 한 것이다. ‘개인정보보호법(Personal Information Protection law, 2021년 11월 발효)’과 ‘데이터안전법(Data Security Law, 2021년 9월 발효)’ 같은 최근 중국의 법률들은 보안 침해를 허용하거나 데이터 수집과 관련하여 이용자 동의를 구하지 못한 민간 기업을 강력하게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국가 행위자들은 대체로 이러한 법의 처벌 대상이 아니다.

린은 “사이버보안 해킹과 데이터 유출은 기업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정부 기관에서도 일어난다”며 “하지만 정부 기관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서는 관영 언론이 목소리를 높이며 보도하는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자체적인 검열 시스템을 통해 중국 정부는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를 정부가 아니라 오로지 민간 기업으로만 향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팬데믹은 감시 기술을 확대하기 위한 완벽한 구실이 되었다

친과 린은 이번 책을 기획하면서 ‘만약 9/11 테러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한다면 감시 기술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의문에 대한 사고실험으로 책을 끝마치는 방식을 구상했다. 그때 팬데믹이 발생했다.

두 저자는 9/11 테러와 마찬가지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의 감시 산업 성장을 가속했다고 보았다. 특히 중국에서 감시 산업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

친과 린은 중국이 신장 자치구에 구축한 감시 체계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회 안보’를 이용했던 것과 과도하게 확장되는 팬데믹 통제 도구를 정당화하기 위해 ‘신체의 안전’을 이용한 것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린은 “과거에는 ‘누군가가 테러 사상에 감염되었다’고 하는 것처럼 은유적인 바이러스밖에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팬데믹 이전에 신장 자치구에서 ‘바이러스(virus)’라는 용어는 정부 내부 문서에서 중국이 ‘이슬람 극단주의(Islamic radicalism)’라고 지칭하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린은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중국은 모든 국가 감시 기구를 눈에 전혀 보이지 않지만 전염성이 있는 바이러스와 중국의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인식이 상황에 따라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생각으로 다시 돌아가면 팬데믹은 또한 평범한 시민들이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더 많은 프라이버시 포기하는 데 동의할 맥락을 제공하기도 했다. 친은 “공중보건 분야에서 ‘질병에 대한 감시’는 논란이 된 적이 없다. 질병이 확산되는 방식을 추적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모르면 질병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감시 기술을 이용해서 중국이 구한 생명은 아마도 수백만 명에 달할 것”이라며 “그 결과로 중국은 국가 감시의 필요성을 수많은 중국 사람들에게 납득시켰다”고 덧붙였다.

좋은’ 감시 기술이 존재할까?

일단 누군가(또는 어떤 주체)가 감시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기술을 악용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향할 가능성이 매우 커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감시 기술을 개발하고 사용하려는 본래의 동기가 아무리 숭고하다고 해도 감시 기술은 항상 더 악의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친과 린은 중국이 감시 기술의 ‘좋은’ 사용과 ‘나쁜’ 사용이 항상 어떤 식으로 얽혀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그들은 알리바바(Alibaba), 하이크비전, 다후아 등 각종 기술 기업이 모여 있는 항저우의 감시 체계가 도시 경영을 개선한다는 자애로운 전제 아래 어떤 식으로 구축되었는지에 관해 광범위하게 살펴본다. 항저우에서는 거리의 촘촘한 감시카메라망과 데이터를 처리하고 명령을 내리는 클라우드 기반 ‘시티브레인(city brain)’을 바탕으로 ‘스마트시티(smart city)’ 시스템이 재난을 모니터링하고 긴급 상황에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이에 관한 한 가지 주목할만한 사례로 저자들은 2019년에 익사할 뻔한 어머니와 함께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동행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스마트시티 시스템은 병원 도착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구급차가 지나는 길의 모든 신호등을 켤 수 있었다. 이러한 사례는 분명히 감시 기술의 ‘좋은’ 사용을 보여주는 사례에 해당할 것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스마트시티’ 기술은 경찰력을 강화해서 범죄자를 추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안전도시(safe city)’ 기술과 거의 구별할 수 없는 지점에 이르게 되었다. 예를 들어 감시 기술 기업으로 항저우의 인명구조 시스템 일부를 담당하는 하이크비전은 신장 자치구에서 이슬람 소수민족들을 대규모로 감금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던 기업이기도 하다.

경찰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감시카메라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뿐만이 아니다. 친과 린은 뉴욕시의 경찰이 때로는 법적으로 의문의 여지가 있는 전략까지 이용해서 얼굴인식(facial recognition)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용의자를 식별하기 위해 감시카메라를 사용하고 악용해온 방식에 주목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도 올해 초 미네소타주 경찰이 시위대와 언론을 감시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던 방법에 관해 보도한 바 있다.)

친은 이러한 사례들을 고려할 때 이제 감시 기술 자체를 중립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주장한다. 그는 “특정 기술은 본질적으로 좋지 않은 용도에 적합하다”며 “특히 인공지능(AI)이 감시 기술에 적용되면서 감시 기술은 권위주의에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핵 연구자들처럼 감시 기술 분야의 과학자들과 공학자들도 기술의 잠재적인 해악에 관해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감시 기술의 글로벌 공급망을 무너뜨리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

감시 기술이 중국에서 어떻게 발전해나갈지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비관적인 전망이 따라온다. 이미 감시 기술이 국가 내부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어서 중국이 그 방향을 뒤집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포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친과 린은 상황에 개입할 수 있는 핵심 방법 중 하나가 ‘감시 기술의 글로벌 공급망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이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바로 지난달에 다뤘던 내용에도 등장한다).

감시 기술의 개발은 언제나 전 세계적인 노력을 통해 이루어졌고 여기에는 많은 기술 기업들의 참여도 빼놓을 수 없다. 저자들은 책에서 인텔(Intel)과 시스코(Cisco) 같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감시 체계의 토대를 구축하는 데 어떤 식으로 필수적인 역할을 했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그런 기업들은 자신들이 내놓은 제품이 어떤 식으로 사용될지 몰랐다고 말하며 책임을 부인할 수 있었다.

이제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책임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는 그런 변명이 쉽게 통하지 않을 것이다. 친은 “기업들은 이제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에 자신들이 기여했는지 걱정하고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계획해야 한다”며 “수십 년 동안 보지 못했던 매우 흥미로운 변화”라고 밝혔다.

이러한 기업 중 일부는 중국과 협력을 중단했고 비슷한 기술을 개발한 중국 기업들이 이들의 역할을 대체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감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감시 기술 공급망은 여전히 전 세계에 퍼져있으며 중국 기술 기업들은 미국이나 다른 서방 국가 기업에 제품을 계속 생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대표적인 예가 그래픽처리장치(Graphics Processing Unit, GPU)이다. GPU는 원래 더 나은 품질의 비디오 게임을 실행하기 위해 생산되었으나 이후 대규모 감시 시스템 구동에 사용되어온 일종의 처리장치이다. 중국은 여전히 캘리포니아에 본사가 있는 엔비디아(Nvidia) 같은 외국 회사의 GPU에 의존하고 있다.

린은 “지난 2년 동안 외국 기술을 중국 국내 기술로 대체하려는 엄청난 노력이 있었지만, GPU는 아직 중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없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는 서방 국가들이 업계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여전히 중국의 감시 국가 발전을 늦추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의 결과는 감시 기술 공급망의 핵심 연결 고리를 파악하고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에 달려있을 것이다.

린은 “이외에 정말 중요한 다른 한 가지는 언론의 자유와 강하고 활기찬 시민 사회 공간 같은 민주 제도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에도 감시 국가가 될 잠재력을 가진 국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민주주의 국가라고 해도 어떤 곳이든 감시 국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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