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s car companies are turning into tech companies

테크 기업으로 변신 나선 중국의 자동차 회사들

중국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이제 중국은 더 많은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기능 향상과 서비스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NOA’라는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이 중국 도시에 도입될 것이라는 광고를 말 그대로 쏟아붓고 있다.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을 뜻하는 Navigation on Autopilot의 약자인 NOA는 아직 완전 자율주행은 아니다.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차가 도로 위에서 스스로 조향하거나 정지하고 가속할 수 있다.

전기차 제조사와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중국 전역에서 도시형 NOA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한 공격적인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머지않아 중국 운전자들이 좁은 도시 도로를 주행하는 자율주행차를 타고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주장한다.

최근 필자는 올해 전기차 업계가 주목하는 도시형 NOA의 실제 성능과 운전자들이 이 시스템을 책임감 있게 사용하도록 교육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 등을 자세히 다뤘다. 

그런데 자동차 산업 분석가인 장 시앙(Zhang Xiang) 황허 공과대학교 초빙 교수와의 인터뷰 도중에 한 가지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현재 자동차 산업은 치열한 경쟁에 빠져있다”면서 “소비자들은 자동차가 스마트폰과 같은 기술 상품이 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브랜드가 이러한 니즈에 맞춰 제품을 광고하지 않으면 앞으로 차를 팔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장 교수의 발언은 2023년 4월 상하이에서 열린 대형 모터쇼에서 필자가 본 광경과 일맥상통한다. 모터쇼에서 모든 회사가 자사 브랜드의 자율주행 기능을 뽐내는 건 물론이고, 온갖 첨단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보였다.

예를 들자면 이랬다. AI 회사 센스타임(SenseTime)은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의 피로도를 모니터링하고 차 안에 하차하지 않고 남은 어린이가 있는지 식별한다. 상하이자동차-폭스바겐(SAIC Volkswagen)은 증강현실을 이용해 앞 유리에 지도 정보를 표시하는 윈드실드 HUD 기능을 소개했다. 바이두는 차량 내 오디오 챗봇에다 생성형 AI 모델을 통합해 운전자가 차량의 이동 경로를 계획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중국 내 전기차 업계의 선두 주자 중 하나인 NIO는 구독 모델을 도입했다. 한 달에 380위안(약 6만 9,000원)을 내면 고속도로와 주요 도시의 도로에서 작동하는 기본 NOA 시스템을 차량에서 쓸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이보다 두 배 비싼 고급 NOA 시스템이 향후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NIO는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차량의 가격과 유지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에 착안해 중국에서는 월간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유럽에서는 배터리 월간 렌 구독 서비스를 각각 출시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모두 중국 자동차 회사가 점점 더 테크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자동차 회사들은 마력이나 외관 및 실내 디자인을 넘어 누가 먼저 최신 기술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전 세계적으로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고,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은 서서히 따라잡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이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빠르다.

교통사업 컨설팅 회사 시노 오토 인사이츠(Sino Auto Insights)의 투 레(Tu Le) CEO는 현재 진행 중인 자동차 산업의 진화를 전기화, 스마트화, 서비스화, 자율화란 네 단계로 분류한다. (첫 두 단계는 단어 뜻 그대로를 의미하고, 세 번째는 자동차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서비스 판매 위주로 바뀌는 것, 네 번째는 로보택시의 확산을 뜻한다.)

필자가 2023년 초 한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중국은 정부 보조금 및 배터리 기술 혁신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덕분에 전기차 개발과 보급 부문에서 상당히 앞서 있다. 이를 통해 중국 자동차 산업은 다른 누구보다 빨리 다음 단계로 도약했다. 투 CEO는 “미국과 유럽은 1단계인 전기화 단계에 있지만, 중국은 이미 2단계인 스마트화 단계에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세 번째 단계 역시 임박했다고 믿는다. 그는 “중국 전기차에 무료, 프리미엄 유료 ADAS(advanced driver-assistance systems,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탑재가 더 늘어나면 서비스화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면서 “그러면 이 시스템을 통해 더 많은 기능을 추가되고 기업들이 이용자들에게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기술 회사로 변모하는 만큼 중국의 테크 기업들 역시 자동차 회사로 바뀌고 있다. 일례로 자율주행 기술은 검색 엔진에서 AI 회사로 전환한 바이두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중국의 스마트폰 대기업 중 하나인 샤오미는 전기차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10억 달러(약 1조 3,26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미국의 무역 제재로 인해 혁신이 요구되는 화웨이도 현재 스마트 자동차를 다음 전략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테크 거물들이 경쟁에 합류하면서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이들과 견주기 위해 기술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결국은 이것이 좋은 일일까? 확실히는 모르겠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더 많은 첨단 기술 제품을 염가에 제공할 것이고, 소비자는 그 혜택을 누릴 것이다. 동시에 데이터 보안, 개인정보 침해, AI의 편향성 및 결함 등 기술 산업이 해결하지 못한 까다로운 문제들이 새롭게 엮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다른 나라의 자동차 업계에도 귀중한 교훈이 될 것이다.

중국 소식 따라잡기

1. 중국 내 디지털 위안화 도입이 지연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국제 무역 결제에 디지털 위안화 사용을 더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2. 바이든 미 행정부는 중국의 AI, 양자 컴퓨팅, 반도체 기업에 대한 미국 사모펀드 및 벤처캐피털 투자를 금지하는 새로운 규제를 발표했다. (CNN)

  • 이후 중국은 지식재산권 집행 강화를 포함해 더 많은 외국인의 투자를 유치하는 방안과 관련한 24가지 정책을 발표했다. (Reuters $)
  • 이미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수십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Bloomberg $)

3. 테슬라를 제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나라는 수 차례의 가격 인하 끝에 유럽이나 미국의 반값이 된 중국이다. (Financial Times $)

4. 미국 스탠퍼드 연구진의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AI 작문 탐지기가 영어가 모국어인 학생에 비해 외국인 유학생이 쓴 글을 부정행위로 판단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he Markup)

5. 최근 중국의 인터넷 규제 당국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안면 인식 기술의 사용을 제한하는 규정과(Wall Street Journal $) 중국에서 이용 가능한 모든 모바일 앱에 대해 정부에 사업정보를 등록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Reuters $).

6. 지방 출신 아마추어 선수들을 위한 전국 리그인 ‘마을 농구 협회’가 최근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Wall Street Journal $)

7. 대만의 주요 반도체 제조사 TSMC가 독일에 새로운 공장을 짓기 위해 38억 달러(약 5조 388억 원)를 투자하고 있다. (New York Times $)

8. 대만 법무부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도 대마초 흡연 모습을 촬영해 게시하면 기소 가능한 범죄라고 발표한 후, 한 활동가가 규제의 과도함을 주장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 대마초를 피운 일론 머스크를 고발했다. (Radio Taiwan International)

중국 신문에서 다뤄진 소식

중국의 반부패 운동이 의료 및 제약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중국 매체 란징재경에 따르면, 중국 최고 반부패 규제 당국은 최근 몇 달 동안 의료 분야 뇌물 수수 사례를 공개하고 있다. 대부분의 병원들이 공립으로 운영되는 가운데, 규제 당국은 제약회사가 연구 후원, 학회 주최, 리베이트 지급 등을 통해 병원 경영진에 뇌물을 주고 계약을 따낸 혐의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러한 관행이 새로운 것은 아니나 올해 반부패 운동은 특히 심각해 보인다. 현재까지 중국에서는 최소 160명의 병원 최고경영진이 조사받았으며, 이는 이미 2022년 전체 대비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같은 뇌물은 기업 회계 장부에 마케팅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특히 마케팅 부문에서 지출이 큰 기업들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재무 공시에 의하면 2022년 중국 내 상위 66개 제약회사 중 약 40곳이 연간 매출의 절반을 마케팅에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가지 더

실내 자전거를 타고 운동할 때 VR을 활용한 선전 교육을 받고 싶지 않은가? 최근 한 중국 기업이 페달을 밟으며 중국 공산당의 역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교육용 기기인 ‘레드 VR 라이드(Red VR Rides)’의 영상을 게시했다. 사실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제품을 출시한 중국 VR 기업이 꽤 많다. 이 틈새 산업은 분명 번창하고 있다.

Three people riding on different VR stationary bikes designed for Chinese Community Party history education.

미리보기 2회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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