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delivery by drone is just part of daily life in Shenzhen

드론 음식 배달, 중국 선전시의 일상이 되다

중국의 대형 음식 배달 플랫폼 메이투안은 고층 빌딩 사이로 드론을 날려 보내 키오스크로 음식을 배달한다.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 현장을 방문했다.

필자가 주문한 아이스티가 하늘에서 배달됐다. 

고층 빌딩이 겹겹이 들어선 중국 선전(深圳, Shenzhen)의 중심가. 검은색 날개에 노란색 몸체를 가진 드론이 길가의 픽업 키오스크로 내려오고 있었다. 드론이 착륙할 수 있도록 자판기 크기의 키오스크 윗부분이 열렸고, 키오스크 안에는 음료가 담긴 흰색 종이상자가 놓여 있었다. 필자가 30분 전 앱으로 주문했을 때 안내받은 도착 예정 시간인 오후 2시 3분에 정확히 음료가 도착했다. 

주문한 아이스티가 드론으로 배달됐다
ZEYI YANG


필자가 테스트한 드론 배달 서비스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 배달 플랫폼인 메이투안(Meituan)에서 운영한다. 메이투안은 2022년에 약 600만 명의 배달 기사를 고용해 수십억 건의 주문을 처리했다. 이 회사는 2017년부터 드론 배달 서비스도 추진하고 있다. 메이투안은 드론 공급망이 발전한 중국의 남부 도시 선전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드론 배달 서비스를 정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많은 대기업이 드론 배달에 주목하고 있다. 아마존은 2013년 드론 배달을 최초로 추진했지만, 규제 및 수요 부족으로 한계에 부딪혔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Alphabet) 산하의 윙(Wing)은 3개 대륙에서 드론 배달을 운영하며 좋은 성과를 거뒀다. 월마트는 몇몇 드론 스타트업들이 자사 제품을 배달하는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메이투안은 미국의 경쟁사들과 달리 드론 배달이 쉽지 않은 밀집된 도시를 선택했다. 중국에서는 더 적합한 방식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인구가 밀집된 도시의 고층 아파트에 살고 있고 그중 많은 사람이 매일 배달 음식을 주문하기 때문이다. 

밀집된 도시에서 드론 배달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메이투안의 드론은 집 앞으로 바로 음식을 배달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주거용 또는 사무용 빌딩 근처에 픽업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이 키오스크는 한 번에 여러 건의 배달을 수용할 수 있다. 고객들에게는 조금 불편하지만, 모든 드론이 하나의 발사대에서 하나의 키오스크로 정해진 경로를 비행하기 때문에 도시에서의 배달이 훨씬 쉬워진다. 

2022년 메이투안은 선전에서 10만 건 이상의 드론 배달을 수행했다. 사실 개인적인 주문 경험은 완벽하지 않았다. 첫 번째 테스트는 실수로 너무 먼 식당에서 주문했다. 두 번째 테스트는 너무 늦은 시간에 주문해서 취소됐다. (드론 배달은 오후 7시에 종료된다.) 

하지만 선전의 일부 주민들과 식당에 있어 드론 배달은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는 일상이 됐다. 메이투안의 서비스는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완벽하지 않지만, 도시에서 정규적인 드론 배달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그러면 어떻게 이러한 마법 같은 일이 가능한 걸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메이투안의 드론 발사대 중 한 곳을 방문해 과정을 살펴보았다. 

옥상의 드론 공항

메이투안은 선전의 5개 배달 허브에서 드론을 내보낸다. 아이스티는 그리 멀지 않은 대형 쇼핑몰의 옥상에서 출발했다. 이곳은 이제 드론과 지원하는 직원들이 작업하는 일종의 드론 공항으로 바뀌었다. 

지난 4월 필자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 약 10대의 드론이 대기 중이었고 두세 대의 드론이 이륙하거나 착륙하고 있었다. 메이투안 직원이 바쁜 점심시간은 이미 지났다고 했다. 드론과 직원들은 다시 바빠지는 저녁 시간을 대비해 충전 및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작업의 흐름은 인력과 자동화가 섞여 있었다. 드론 배달 시스템이 주문을 받으면(고객이 메이투안 앱에서 드론 배달이 표시된 특정 상품을 선택), 포장 담당 직원이 쇼핑몰 내부의 식당으로 이동해 음식을 받아 발사대로 가져온다. 포장 담당 직원은 음식 및 음료를 표준화된 종이상자에 넣고 무게가 너무 무겁지 않은지 확인한 후 밀봉해 드론 담당 직원에게 넘긴다. 그러면 드론 담당 직원은 상자를 드론 아래에 놓고 잠금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린다. 

한 직원이 상자를 밀봉하고 다른 직원이 이 상자를 드론으로 가져갔다
ZEYI YANG

메이투안의 드론 배달 서비스 책임자인 마오 이니안(Mao Yinian)은 이후 모든 절차는 고도로 자동화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중앙 알고리즘이 드론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경로는 사전에 설정되어 있다. 마오는 “매초마다 드론의 정확한 위치와 속도를 확인할 수 있어 고객들은 기존 배달처럼 3분이나 10분이 아닌 불과 2초의 편차로 도착 시간을 예상할 수 있다”라고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말했다. 

메이투안은 선전에 직원들이 비상시 드론을 제어할 수 있는 중앙 통제실을 마련했다. 현재 선전의 배달용 드론의 수는 100대를 넘어섰다. 한 명의 관리자가 평균 10대의 드론을 감시하고 있다. 

마오는 모든 인간의 노동이 기계로 대체될 수 없으며 대체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메이투안은 배달 과정의 더 많은 부분을 자동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예를 들어 마오는 로봇이 드론에 상자를 싣고 배터리를 교체하는 작업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 “우리 직원들은 이 작업을 하면서 하루에 백 번 이상 허리를 굽혀야 한다. 인간의 몸은 이런 움직임을 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라고 그는 말했다. 

마오는 “메이투안의 비전은 드론 발사대를 완전히 자동화된 공장 조립 라인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인간의 유일한 작업은 표준화되지 않은 음식 및 음료를 표준화된 상자에 넣는 것뿐, 더 이상은 필요하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규정 및 경제적 제약

1999년부터 드론을 연구해 온 호주 퀸즈랜드 공과대학교의 로봇공학과 교수 조나단 로버츠(Jonathan Roberts)에 의하면 오늘날 드론이 음식이나 상품을 배달하는 데 기술적인 장애물은 거의 없다. 그는 “드론 배달은 확실히 신뢰할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방법인지는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규정에 의해 종종 기업이 사업을 시작할 장소가 결정된다. 2002년 호주는 기술적 용어로 드론이라 불리는 무인 항공기 관련법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 법을 통해 공식적인 허가를 받은 대학과 기업은 드론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로버츠는 “호주는 당시 드론 테스트를 진행하기에 완벽한 곳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알파벳의 윙이 다른 나라보다 먼저 호주에서 드론 배달 테스트를 진행하고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그러한 이유다.  

메이투안과 선전도 비슷한 경우다. 선전은 강력한 드론 제조 공급망을 갖추고 있고 드론 산업에 우호적이다. 국가 정책 차원에서도 중국 중앙정부는 지정된 경제특구 중 하나인 선전이 상업용 드론 법안에 유연성을 갖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것이 메이투안이 드론 배달 테스트로 선전을 선택한 이유다. 메이투안은 최근 상하이에 새로운 드론 경로를 개발했고 다른 도시에도 드론을 배치하고 있지만, 선전은 여전히 드론 서비스의 중심지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규정은 드론 배달이 허용되는지 여부만 결정할 뿐이다. 드론 배달이 실제로 가능한지, 그리고 지속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경제학이다. 

윙을 비롯한 많은 회사가 주민들이 부유하고 기존 배달의 효율성이 낮은 교외에서 드론 배달 테스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구가 도시에 거주하는 중국의 경우, 이들의 모델을 채택하기 어렵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JD, 물류회사 SF 익스프레스(SF Express)와 같은 몇몇 중국 기업은 교통 인프라가 낙후돼 있고 드론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시골 마을부터 먼저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만약 드론 배달로 최대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싶다면 이 접근법은 효율적이지 않다. “도시와 교외의 전체 배달 건수를 비교해 보면 거의 두 자릿수 차이가 난다”라고 마오는 설명했다. 그러나 교외는 드론 운영이 좀 더 안전한 장점이 있다. 

마오는 “과거에는 드론 기술이 안전성을 보장할 만큼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시를 선호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마오는 다른 기업이 교외에서 드론 배달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한 지 약 6년이 되는 2019년에 메이투안에 드론 배달 부문 팀장으로 합류했다. 그리고 그는 드론 기술이 도시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해졌다고 판단했다. 

메이투안의 드론이 일으킨 안전사고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전 세계적으로 배달용 드론이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 사례는 없지만, 가끔 충돌로 인해 산불과 정전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메이투안은 드론이 도시에서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몇 가지 기술적 조정을 거쳤다. 강풍에 안정적인 날개 디자인을 적용하고 건물 사이의 약한 GPS 신호를 보완하기 위해 컴퓨터 비전 기반의 자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리고 지난 2월 메이투안은 중국의 항공청으로부터 도시에서 상업용 드론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주민들의 완전한 신뢰를 얻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마오는 말한다. 그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교육이나 드론의 비행 시연을 진행하여 드론이 확실히 안전하다는 사실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드론 vs. 인간

일부 식당과 고객들은 이미 메이투안의 드론에 익숙해졌다. 

필자는 쇼핑몰에서 드론 배달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했다는 식당의 종업원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언론에 발언하는 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익명을 요청했다.) 예전에는 비가 오면 드론 배달이 불가능했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그 문제가 해결됐다. 요즘 그녀가 일하는 식당은 매일 수십 건의 주문을 드론 배달로 처리한다. 

이 종업원이 드론 배달을 좋아하는 이유는 배달 기사와 달리 드론 배달은 예측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그녀는 “배달 기사가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훔치는 문제가 심각하다”라고 말했다. 고객들이 주문한 음식을 받지 못했다고 항의하면 식당은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짐을 지게 된다. 

그녀는 “기술이 더 발전하면 드론 배달의 효율성은 향상되겠지만, 동시에 전국의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고객들도 배달 기사보다 드론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필자가 드론으로 아이스티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번째 드론이 같은 픽업 장소에 도착했다. 근처 사무실에서 일하는 왕 씨는(그녀는 성만 밝히길 원했다)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주문한 과일을 찾으러 왔는데  거의 매일 드론 배달을 이용하고 있으며 꽤 편리하다고 밝혔다. 

“기존 배달보다 더 빠르고 종이상자는 재활용이 가능하므로 지속 가능하다. 게다가 배달 기사와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라고 왕 씨는 말했다. 그녀의 태도는 도시 거주자들과 주로 교외 출신의 임시직 노동자들 사이에 만연한 긴장감을 반영한다. 

마오는 메이투안이 모든 배달 기사를 드론으로 대체할 계획은 없으며, 인간을 보완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고 설명했다. 드론은 입장표가 필요한 관광 명소처럼 배달 기사가 갈 수 없는 곳으로 물건을 배달하거나 인간이 하기 어려운 긴급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상적인 미래는 드론이 전체 배달 주문의 5% 또는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그의 관심사가 아니다. 마오는 드론 배달이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더하고 편리한 배달 수단으로 자리 잡는 데 더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메이투안의 드론 배달이 완벽해지려면 여전히 몇 가지 진전이 필요하다. 선전에는 현재 드론 배달이 가능한 식당이 많지 않고 픽업 키오스크도 12개에 불과하다. 마오는 선전에서 향후 3년에서 5년 내 드론 배달 서비스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면 공상과학 영화처럼 드론이 창문으로 상품을 배달하는 것도 가능할까? 마오는 “장기적으로 보면 가능하겠지만, 향후  20년에서 30년 후가 될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도시 기반 시설을 개선하는데, 특히 주거용 건물의 경우 20년에서 30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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