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d the coronavirus leak from a lab? These scientists say we shouldn’t rule it out.

코로나바이러스, 실험실 유출 가능성은 없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자연발생설에 도전하는 것은 과학계에서 커리어를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무시되거나 단순 음모론으로 취급될 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소수의 과학자들이 있다.

스키장에서 하루를 보낸 후 소셜미디어를 스크롤 하던 니콜라이 페트로브스키(Nikoli Petrovsky)에게 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의문의 폐렴 환자군에 관한 것이었다. 2020년 1월 초, 면역학자인 페트로브스키는 콜로라도 키스톤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호주 남부의 무더운 여름을 피해 그의 가족이 휴가 때마다 찾는 곳이었다. 그는 폐렴이 묘사되는 모습에 이상한 괴리감을 느꼈다. 중국 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는 걱정할 것이 없다고 말했지만, 현지 주민들은 “우한의 집에서 시신이 실려 나오고 경찰이 아파트 문을 폐쇄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고 그는 말했다.

페트로브스키는 호주 애들레이드 근처에 있는 플린더스대학(Flinders University)의 교수이며 감염성 질환에 대한 면역제를 개발하는 백신(Vaxine)이라는 회사의 창업자이자 회장이기도 하다. 2005년부터 그는 백신과 백신 효과를 높이는 면역증강제의 개발을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수천만 달러(수백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중국 과학자들이 우한 감염병의 원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SARS-CoV-2의 유전체 초안을 공개한 후, 그는 콜로라도 집에 마련한 집무실에 돌아와 동료들에게 바이러스 유전체 서열의 컴퓨터 모델링을 돌리도록 지시했다. 이것은 백신 디자인을 위한 첫 단계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 SARS-CoV-2에 박힌 스파이크 단백질은 그동안 알려진 다른 어떤 종의 표적 수용체보다도 ‘ACE2’라는 인간 세포 수용체에 더 단단히 결합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SARS-CoV-2는 새로이 등장한 병원체면서도 인간 공략에 놀랍도록 잘 적응했다. 이는 새로 나타난 병원체에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페트로브스키는 “이런 젠장,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한다.

페트로브스키가 SARS-CoV-2가 실험실에서 인간 세포 혹은 인간 ACE2 단백질을 발현하도록 만들어진 세포를 배양하는 과정에서 나타났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을 때, 권위 있는 의학 저널 ‘더 랜싯(The Lancet)’에 27명의 과학자가 쓴 공개 서한이 실렸다. 그들은 SARS-CoV-2가 자연적으로 기원했다고 주장했으며, 대안적 가설은 “두려움, 소문, 편견”만을 만드는 음모론이라고 비난했다.

페트로브스키는 그 서한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음모론자야말로 우리가 결코 되고 싶지 않았던 것”임에도 그 서한이 “우리 같은 사람들을 겨냥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사진) AP 사진/아만 샤마(AMAN SHARMA)

지난달, SARS-CoV-2의 기원을 조사하기 위한 국제 연구팀이 한 달 간의 우한 방문을 마무리했다. WHO에 의해 소집되고 중국 당국의 면밀히 감시를 받은 그 팀은 처음에는 실험실 유출 가능성이 너무 낮아 추가 조사조차 불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WHO 사무총장은 나중에 “모든 가설이 열려 있으며 추가 분석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해당 발언을 철회했다. 페트로브스키를 포함한 26명의 과학자, 사회과학자 및 과학 커뮤니케이터 그룹은 이제 WHO 조사관이 SARS-CoV-2가 실험실 사고의 결과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권한, 독립성 또는 필요한 접근 권한”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공개 서한에 서명했다.

WHO 조사는 1년 동안 SARS-CoV-2의 기원에 대한 논쟁이 점점 더 가열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었다. 중국 당국은 바이러스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오랜 질문을 해결할 수 있는 정보를 당시에도, 그리고 현재도 제공하기를 꺼렸다. 핵심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전문가의 견해는 두 가지 경쟁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결집하였다. 즉 실험실 유출이 타당하고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과, SARS-CoV-2가 야생에서 유입된 것이 거의 확실하며 실험실 유출 가능성은 희박해서 아예 논의 대상에서 제외되어도 무방하다는 것이었다. 자연기원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의도적으로 조작되었음을 보이는 유전적 특징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SARS-CoV-2가 야생에서 자연적으로 진화하긴 했지만, 연구를 위해 실험실로 옮겨진 후 외부로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많은 이들이 그러한 유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보고 있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는 세계 최대의 코로나바이러스 컬렉션 중 하나가 있다.

스탠포드대학의 미생물학자 데이비드 렐먼(David Relman)은 실험실 유출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한 공정하고 냉정한 토론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실험실 기원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거짓 정보를 퍼뜨리는 음모론자들로 일축되면서 분노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당시 대선을 앞둔 정치 지형과 증가하는 중국 혐오 정서는 긴장을 가중할 뿐이었다. 워싱턴DC에 있는 국제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Atlantic Council)의 제이미 메츨(Jamie Metzl) 선임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공격이 확대되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바이러스”에 대해 분노하면서, 많은 과학자와 기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정당화할 가능성이 있는 어떤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게 됐다”고 말한다.

메츨은 특히 자연에서 흘러나온 바이러스성 질병의 오랜 역사가 이미 있는 상황에서 과학자들이 실험실 유출 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표명하는 것은 ‘직업적 자살행위’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브로드연구소(Broad Institute)의 유전자 치료 및 세포 공학 전문 박사후연구원 앨리나 챈(Alina Chan)은 이러한 견해를 반영한다. 챈은 연구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책임져야 할 구성원이 있는 감염병 분야 주류 과학자로서는 이러한 정통적 견해에 도전하기에는 너무 큰 위험이 따른다고 말한다. 그는 SARS-CoV-2가 자연에서 기원했다는 주장 역시 전적으로 타당성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아직 박사후연구원이라 잃을 것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실험실 유출 가능성에 대한 더 많은 조사를 요구하는 데 지난해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실험실 유출설에 대한 이 같은 신랄한 비난은 바이러스의 기원을 밝혀 다음 팬데믹에 더 잘 대응하려는 노력을 억누를 수 있다고 렐먼은 말한다. 인간이 야생 영역으로 꾸준히 영역을 넓히고, 세계적으로 바이러스를 다루는 바이오 연구소가 늘어나면서 실험실 사고와 자연 유출의 위협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랠먼은 “이 점이 기원 문제가 매우 중요한 이유”라고 지적한다.

그는 “우리는 자원과 노력을 어디에 분배해야 할지에 대해 훨씬 더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그리고 SARS-CoV-2의 실험실 유출설이 타당해 보인다면 “그럴 경우 훨씬 더 큰 관심을 기울일 가치가 있다”고 랠먼은 말한다.

만약 SARS-CoV-2가 야생에서 인간에게 퍼졌다면 어떻게, 그리고 어디서 일어났을까? 팬데믹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해답은 명확하지 않다. 과학자들은 아직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박쥐에서 인간으로 직접 전달되었는지 (박쥐는 수백 개의 서로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의 보관소로 알려져 있다), 아니면 중간 동물 종을 거쳐 전달되었는지 추측하고 있다. 처음에는 우한의 화난(华南) 해산물 도매시장이 이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는 질병인 코로나19의 첫번째 군집이 발견된 곳이라는 이유로 유출이 발생한 곳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이후 나온 증거들은 동물 또는 인간 감염이 이미 몇 달 전에 다른 곳을 돌며 퍼졌을 가능성을 암시했고, 이후 도시의 다른 시장, 중국 남부의 야생 동물 농장 및 다른 지방으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냉동육류가 유통되었을 가능성 등의 기타 가능한 시나리오로 관심이 확대되었다.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의 직접 조상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알려진 것 중 가장 가까운 친척인 RaTG13이라는 코로나바이러스는 SARS-CoV-2와 유전적으로 96% 유사하다.

만역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되었다면, 아마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연구원이나 기술자에 의해 세계에 퍼져 나갔을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실험실 유출은 이전에도 일어났으며, 2000년대 초 SARS 발병 당시 몇몇 지역사회 전염 사례도 이런 원인 때문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2017년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는 중국 본토에서 연구 공간의 최고 보안 수준인 BSL-4(Biosafety Level 4) 지정을 받은 최초의 실험실이 되었다. 그러나 이 연구소는 또한 안전 관리가 미흡하다는 의심을 살 만한 이유도 있다. 이 연구소 과학자들은 적절하게 훈련된 기술자와 조사관이 부족하다고 보고했으며, 이에 따라 2017년과 2018년 방문했던 미국 과학자들은 이를 미 국무부에 경고한 바 있다.  많은 과학자는 특히 최근 ‘뉴욕’ 매거진의 실험실 유출 가설에 대한 논쟁 과정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일반적으로 BSL-2 또는 BSL-3의 낮은 보안 수준에서 처리되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경고는 차치하고라도, 실험실 유출설 지지자들 사이에서 지배적인 가설은 SARS-CoV-2가 우한 실험실에 단순 유입된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건 그곳에서 엔지니어링 되었다는 것이다. 우한 연구소의 많은 과학자가 일상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유전학 연구를 수행했다는 점, 트럼프 행정부의 마지막 주에 발표되었던 미 국무부 자료에 “중국군과 함께 논문 출판 및 비밀 프로젝트에 협력했을 수도 있다”는 문구가 있었던 점이 근거다.

3월 9일, 워싱턴포스트의 한 칼럼니스트는 익명의 국무부 관리를 인용하며 바이든 행정부가 바이러스의 기원에 관한 특정 이론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자료에 언급된 여러 논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았음을 거론했다.

그러나 연구실 유출 가설을 의심하는 회의론자들은 SARS-CoV-2가 유전공학적으로 만들어진 바이러스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RaTg13과의 차이가 유전적 엔지니어링으로 만들어진 미생물에서 예상되는 것처럼 개별적인 덩어리로 나타나는 대신, 바이러스 유전체 전체에 무작위로 분포하며 나타나기 때문이다. 시카고대학의 바이러스학 명예 교수인 버나드 로이즈먼(Bernard Roizman)은 온라인 과학 매체 언다크(Undark)에 보낸 이메일에서 “치명적 바이러스를 (인공적으로) 만들려면 바이러스의 유전자 기능과 조절에 대해 완전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썼다.

이 바이러스는 확실히 설명하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SARS-CoV-2가 인간 세포로 침투하도록 돕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있는 소위 ‘퓨린 절단 부위(furin cleavage site)’가 그렇다. 이러한 부위는 일부 코로나바이러스에 존재하지만 SARS-CoV-2의 가장 가까운 친척 계통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펜실베이니아대학 페렐만의과대학(Perelman School of Medicine)의 코로나바이러스 및 기타 신종 병원체 연구를 위한 펜 센터(Penn Center) 공동소장인 미생물학자 수잔 와이즈(Susan Weiss)는 “퓨린 부위가 어디에서 왔는지 모른다. 미스터리다”라고 말한다. 와이즈는 SARS-CoV-2가 설계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실험실에서 유출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스탠포드대학의 미생물학자 데이비드 렐먼은 실험실 유출 가설이 정당한 토론의 대상이 된스탠포드대학의 미생물학자 데이비드 렐먼은 실험실 유출 가설이 정당한 토론의 대상이 된 적이 없다고 믿는다 .
알베르토 E. 로드리게즈(ALBERTO E. RODRIGUEZ)/게티 이미지

렐먼은 또한 비공개로 훨씬 더 밀접하게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어쩌면 SARS-CoV-2 유전자 뼈대에 퓨린 절단 부위를 가진 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하여) 바이러스의 특성을 연구하기 위해 재조합 바이러스를 만들려는 유혹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의 연구원들은 RaTG13이 발견된 동일한 광산 동굴에서 채취한 샘플로부터 8개의 다른 사스 유사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는 사실을 초반에 공개하지 않았다. 라오스 접경 윈난성에 위치한 동굴에서 박쥐의 배설물을 청소하던 근로자들이 심각한 호흡기 질환에 걸렸으며 그중 적어도 한 명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사례다.

페트로브스키는 또 다른 잠재적 시나리오, 즉 SARS-CoV-2가 실험실 배양 환경에 스며들어 있던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진화했을 수 있다는 가설도 지지한다. 그는 인간 ACE2 결합에 최적화된 바이러스와 그렇지 않은 바이러스가 동일한 배양 장소에서 유전물질을 서로 교환하여 새로운 변종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우리 실험실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말한다. 그는 “언젠가 당신은 독감 바이러스를 배양한 뒤 그 염기서열을 해독하면서, ‘젠장, 이 바이러스가 우리 배양소 어디에서 나온 거지?’라고 말할 수도 있다. 바이러스는 계속 진화하며 실험자가 모르는 사이에 배양소에 침투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페트로브스키와 여러 공동 저자는 작년 5월 피어 리뷰를 거치지 않은 사전 출판 논문에서 바이러스가 “완전히 자연적”인지 또는 “실험실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다루던 중 우연히 혹은 의도적으로 발생한 재조합 사건으로 인해 비롯된 것인지” 검토했다. 페트로브스키는 “이것이 실험실 바이러스라고 단정 짓는 것”이 아니라 “단지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2020년 4월 말 페트로브스키의 그룹이 연구를 어디에 발표할지 고민할 때 “트럼프가 중국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나왔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불쑥 말했다”고 페트로브스키는 말한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그는 많은 ‘좌파 미디어’가 “트럼프를 무너뜨리기 위해 연구실 전체를 음모론으로 색칠할 작정이었다”고 덧붙였다. 페트로브스키는 사전 출판 서버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게재를 요청했지만 거부되었다. 바이오아카이브는 피어 리뷰 후에 더 적절하게 배포될 것이라고 답했다. 페트로브스키는 “우리는 놀랐다. 사전 출판의 핵심은 중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이 논문은 이후 코넬대학에 기반을 둔 다른 사전출판 서버인 아카이브(arXiv.org)에 게시되었다. 곧 기자들이 전화를 걸어왔지만, 대부분은 페트로브스키가 일명 ‘머독 언론’(호주의 보수 성향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을 빗대어 하는 말)이라 칭하는 우익 언론 매체에서 온 것이었다. 페트로브스키는 SARS-CoV-2가 제조된 것이 분명하다는 내러티브를 만들기 위해 논문 결과를 왜곡하는 몇몇 편향적 기자들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어떤 매체의 경우 “이 실험실의 모든 가능성을 조롱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페트로브스키는 자신을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라고 묘사한다. 그리고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백신 분야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휴스턴에 있는 베일러의과대학(Baylor College of Medicine)의 미생물학자 마리아 엘레나 보타치(Maria Elena Bottazzi)는 페트로브스키가 증거에 의해 완전히 뒷받침되지 않는 과학적 주장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페트로브스키 교수는 단순히 과학을 따랐다는 이유로 너무 큰 정치적 고초를 겪었다고 토로한다. 그는 “그들은 과학에 기반해 이야기하려는 과학자 한 명이 상대하기에는 너무 강한 전 지구적 권력을 다루고 있었다”라고 말한다.

실험실 기원설을 주장하며 이 분야에 뛰어든 기회주의적 과학자들의 논문 때문에 페트로브스의 연구는 역풍에 휘말렸다. 캘리포니아주립 버클리대학의 진화생물학자이자 코로나바이러스 전문가인 라스무스 닐슨(Rasmus Nielsen)은 이들 과학자 중 상당수는 관련 경험이 거의 없었고, “분자 수준에서의 진화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이해가 전무했다고 말한다.

닐슨은 뉴델리에 있는 인도공과대학교(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의 연구원들이 바이오아카이브에 1월 31일 게시한 논문을 예로 들었다. 이 논문은 SARS-CoV-2와 HIV 간에 “묘한 유사성(uncanny similarity)이 있음”을 시사했다. 비판이 쇄도하자 저자들은 며칠 만에 논문을 철회했다. 닐슨은 HIV 논문을 비롯해 기타 저질 사전출판물로 인해 실험실 유출설이 “이런 종류의 엉터리 가설이나 매우, 매우, 매우 조악한 과학에 엮였다”고 말한다.

바이오아카이브 공동 설립자 존 잉글리스(John Inglis)는 언다크에 보낸 이메일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인위적 기원에 관한 이론에 대한 관심을 악용하려는 광범위한 비주류 과학 웹사이트에서의 유입”이 HIV 논문의 영향을 증폭시켰음을 인정했다. 그때부터 SARS-CoV-2의 인간 기원을 주장하는 모든 논문은 바이오아카이브에서 거절되었다. 잉글리스는 “그들의 연구나 해석이 잘못되었다는 판단 때문”이 아니라 “이러한 논문은 정식 저널만이 할 수 있는 피어 리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늦은 봄까지 자연 기원설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이 우위를 점했다. 소수의 연구자만이 SARS-CoV-2의 기원을 심도 있게 조사했으며, 브로드연구소의 챈에 따르면 이 질문거리를 알아보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은 단순히 자신이 받아들인 견해를 우세한 것으로 여겼다. 과학자들이 결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정통성에 도전하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메츨은 “특히 증거가 없는 경우 저널리스트들이 이 바이러스의 출처에 대해 신뢰할 만한 기사를 작성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뉴욕에 기반을 둔 환경보건 비영리단체 에코헬스얼라이언스(EcoHealth Alliance)의 회장 피터 다스작(Peter Daszak)만큼 자연 기원설을 지지하는 과학적 견해에 힘을 싣는 데 더 큰 역할을 한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오랜 협력자이자 올해 초 중국을 방문한 WHO 주도 팀의 일원으로서, 다스작은 중국 연구소와의 연구 협력을 위해 미국 국립 보건원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았다. 그의 행동은 이해관계 충돌이라는 비판도 들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4월 자금지원을 돌연 중단했지만, 나중에 새로운 틀 안에서 복원했다.) 다스작은 자연 기원 외의 다른 가설을 음모론으로 비난하는 랜싯 성명서의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듭된 인터뷰 요청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기사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다.

아이오와대학의 미생물학자이자 교수인 스탠리 펄먼(Stanley Perlman)은 이 성명서의 공동 저자로 등재되어 있다. 언다크에 보낸 이메일에서 그는 실험실 유출 아이디어에는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설계되었다는 주장부터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되었지만 조작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여러 면면이 있다”고 썼다. 랜싯의 성명서는 엔지니어링 주장에 더 중점을 두었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바이러스 엔지니어링은 아마도 사악한 이유로 시도되겠지만, 다행히 현재의 지식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랜싯 성명서의 실제 문구는 결코 이러한 구분을 짓지 않고 있다.

콜로라도주립대 미생물학, 면역학 및 병리학과 명예교수인 찰스 칼리셔(Charles Calisher)도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음모론이라는 문구가 과장됐다고 평했다. 그는 “난감하게도 [다스작이] 참여자 이름을 알파벳순으로 올려 내 이름이 맨 위에 있었다”고 말한다. 그의 휴대전화가 끊임없이 울려댔지만, 그는 더 많은 정보가 주어질 때까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렐먼은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 출처에 대해 가능한 결론이 “우리는 모른다” 정도라는 데에 동의한다. 랜싯 성명이 나오고, 이어 나온 SARS-CoV-2의 기원에 대한 후속 논문이 “우리는 어떤 유형의 실험실 기반 시나리오도 타당하지 않다고 믿는다”는 결론을 내리는 가운데, 그는 “놀라울 정도의 데이터 부재”에도 불구하고 유출설에 대한 지지에 참여했던 사람들에 대해 낙담을 느꼈다. 렐먼은 반격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국립과학 아카데미 회보에 실험실 기원설이 여러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주장하는 기고문을 섰다. 그는 이 문제에 관련 있는 사람들의 이해상충 여부가 밝혀지고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 SARS-CoV-2의 진정한 기원을 밝히는 것은 또 다른 팬데믹을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것 등을 주장했다. 바이러스의 기원을 조사하려는 노력은 “정치,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는 가정과 주장, 불완전한 정보에 휩싸여 있다”고 그는 썼다.

이 기고가 실린 후 최초로 그에게 연락한 언론인은 폭스뉴스의 로라 잉그램(Laura Ingraham)이었다. 그는 그 인터뷰도 거절했다.

다스작을 비롯한 사람들이 실험실 유출 가능성에 대해 거칠게 대응한 이유가 무엇일지 물었을 때, 렐먼은 그들이 연구가 인류를 위험에 빠뜨렸다는 인식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예를 들어, 과학자들은 소위 ‘기능 확보(gain of function)’ 실험을 통해 바이러스를 유전적으로 조작하여 바이러스의 진화를 조사한다. 때로는 독성이나 전염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개조한다. 이러한 종류의 연구는 코로나19를 포함한 바이러스성 질병에 대한 백신 및 약물 표적을 밝힐 수 있다. 이 방법은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특정 박쥐 코로나바이러스가 몇번의 돌연변이만 더 거치면 인간 ACE2에 결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에 사용되었다. 2015년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실린 논문은 “미래의 발병에 대비하고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은 더 위험한 병원체를 생성할 위험과 비교하여 평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렐먼은 실험실 유출 가설을 억압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정말 중요한 질문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자신과 동료에 대한 과보호가 있었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중국 연구자들과 공동 연구를 하는 어떤 과학자들은 “‘이 위협이 자연에서 비롯된다’는 말 외에 다른 말을 하면 비즈니스 관계의 악화를 걱정해야 했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과학자들은 실험실 유출 가설에 대한 반대가 SARS-CoV-2가 의도적으로 설계되었을 수 있다는 일반적 불신에 더 근거를 두고 있다고 말한다. 펄먼은 “이것이 정치화되었다”며,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진화한 후 탈출했는지 여부는 “받아들이거나 배제하기 더 어렵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사진) 피처 차이나(FEATURE CHINA) (AP 이미지 제공)

지난 주 이메일에서 렐먼은 질문이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연적으로 유출되었다는 관점을 입증하려면, 자연적으로 감염된 것으로 입증된 숙주 종(예: 박쥐)과 인간 사이의 접촉이 있었음이 확인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감염자는 숙주를 접촉한 결과 언제 어디서 감염되었는지 확인되어야 하며, 인간 감염 사례 중 처음이란 점도 입증해야 한다. 이후 사람 간 감염이 일어났음도 보여야 한다”고 말한다. 실험실 유출 시나리오의 경우, “첫 번째 발생 사례에 앞서 연구소가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와 인간으로의 유출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이 모든 증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흐려지게 마련이다. 그는 “SARS-CoV-2의 가능한 직계 조상을 찾는 것은 바이러스의 최근 유전체 및 진화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지만 “그 역사가 어떻게, 그리고 어디서 발생했는지는 반드시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팬데믹 대비가 동시에 두 가지 전선에 직면해 있다. 한편으로 세계는 지난 20년 동안 사스, 치쿤군야바이러스, H1N1, 메르스, 여러 번의 에볼라 발병, 3번의 노로바이러스 발생, 지카 및 현재 SARS-CoV-2 등 수많은 팬데믹 및 전염병 발생을 경험했다. 채플 힐에 위치한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의 역학자인 랠프 배릭(Ralph Baric)은 코로나바이러스를 두고, 사망률이 메르스와 같은 수준인 30%에 육박하는데 박쥐에 “변이가 없을 것으로 상상하기는 어렵다”며 이 역시 “훨씬 더 효율적인 전염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무섭다”고 덧붙였다. 배릭은 바이러스를 이용한 유전학 연구가 위협에 대비하는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러트거스대학(Rutgers University)의 분자생물학자 리처드 에브라이트(Richard Ebright)에 따르면 실험실 유출 위험성도 증가하고 있다. 위험은 생물 무기와 잠재적인 유행성 병원체를 취급하는 실험실의 수(2010년에 전 세계적으로 1,500개 이상)에 비례하여 증가한다고 그는 말한다. 그중 상당수는 우한 실험실처럼 국제 공항과 가까운 도시 지역에 위치한다. “가장 극적인 확장은 지난 4년 동안 중국에서 일어났다. 미국, 유럽, 일본의 바이오 국방력(biodefense) 확장에 군비 경쟁 스타일로 반응한데 따른 것이다.” 에브라이트는 언다크에 보낸 이메일에서, “중국은 지난 4년 동안 우한과 하얼빈에 두 개의 새로운 BSL-4 시설을 열었으며, 수백 개의 새로운 BSL-3 및 BSL-4 실험실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을 발표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SARS-CoV-2의 기원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격렬하다. 최근 트위터에서의 설전에서 챈은 큐어넌(QAnon: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으로 유명한 정치적, 종교적 음모론 집단) 지지자와 반란군에 비교되었다. 몇 달 전에 그녀는 연구진실성 문제에 대해 트윗을 올렸고 과학자와 저널 편집자의 행동이 바이러스의 기원을 모호하게 한다면 그 개인은 결과적으로 수백만 명의 죽음에 연루될 것이라고 말했다. (챈은 그 트윗을 삭제했고 게시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닐슨은 자격을 갖춘 과학자들이 “성미가 급한 탓에” 진지한 논의를 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호주에서 페트로브스키는 분쟁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모델 연구 결과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을 피하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우리에게 ‘아무리 좋은 과학이라 해도 그것에 관해 이야기하지 마라. 백신 개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당신은 공격받을 것이고, 그들은 당신의 신용을 떨어뜨리려고 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작년,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논쟁이 진행되는 동안 그의 팀은 남반구에서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의 인간 임상 시험에 돌입했다.

그는 “모든 과학이 정치화되고 진실에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정치적 올바름에만 관심을 갖는다면, 차라리 포기하고 과학을 그만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한다.

찰스 슈미트는 미국 과학 작가 협회 저널리즘 상의 수상자이다. 그의 글은 사이언스,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디스커버리 매거진, 워싱턴 포스트 등에 실렸다.

이 기사의 원문은 언다크(Undark)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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