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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히트펌프 설치 전문 교육 확대…난방 전기화 확산 대비

히트펌프는 제품 효율만큼이나 설치 역량이 실제 성능을 좌우한다. 삼성전자가 설치·서비스 전문 교육장을 세워 전기 냉난방 시장 확산에 대비한다.

히트펌프는 제품 자체의 효율만큼이나 정교한 설치와 유지보수 역량이 실제 성능을 크게 좌우한다.

삼성전자는 EHS 히트펌프의 설치·서비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경기도 수원 CS 아카데미에 ‘EHS 히트펌프 전담 교육장’을 마련하고 국내 전기 냉난방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정부가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2035년까지 고효율 히트펌프 350만 대 보급을 추진하는 흐름에 맞춘 것이다.

화석연료 보일러를 전기 기반 히트펌프로 바꾸는 ‘난방 전기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아무리 효율 좋은 제품도 수배관 설비가 부실하게 시공되면 성능을 제대로 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설치 전문 인력 양성이 보급의 숨은 관건으로 떠올랐다.

히트펌프는 ‘설치가 절반’…왜 전문 교육인가

EHS 히트펌프는 자연 상태의 공기열과 전기를 활용해 난방·냉방·온수를 하나로 공급하는 통합 시스템이다. 연료를 태워 열을 만드는 기존 보일러와 달리, 공기 중에 있는 열을 끌어와 옮기는 방식이어서 투입한 에너지보다 많은 열을 낼 수 있다. 효율이 100% 미만인 화석연료 보일러와 근본적으로 다른 지점이다.

하지만 이 효율은 제품 사양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히트펌프는 물을 순환시켜 열을 전달하는 구조여서, 주거 환경에 맞춰 수배관 설비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치하느냐, 이후 유지보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실제 성능과 고객 경험이 크게 달라진다. 설치가 부실하면 좋은 제품도 제 성능을 내지 못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설치·서비스 전문성 확보가 히트펌프 보급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별도의 전담 교육장을 마련한 것도, 제품 공급과 함께 이를 제대로 설치할 인력을 길러내는 일이 병행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B2B 파트너사와 설치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체계화된 교육을 실시해 현장 대응 역량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EHS 히트펌프 전문 설치 교육 확대…국내 전기 냉난방 시장 공략 강화 | 삼성전자

실제 현장 그대로 옮긴 교육장…수배관부터 AI 진단까지

새 교육장의 특징은 실제 설치 현장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교육장에 교번식·축열식 물탱크와 온수 컨트롤 키트, 바닥난방 온수분배기, 수배관 설비, 팬코일유닛(FCU·물의 열을 공기로 바꿔 실내에 내보내는 장치) 등 실제 현장과 동일한 환경을 조성했다. 책상 위 이론이 아니라 실물 설비로 익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엔지니어들은 수배관 시공부터 제품 설치, 시운전과 서비스 점검까지 전 과정을 직접 실습한다. 특히 AI 기반 가전 스마트 진단 프로그램인 HASS(Home Appliances Smart Service)를 활용해 시운전과 점검을 익히도록 했다. 사람의 감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진단으로 설치 품질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강사진도 실무 중심으로 꾸렸다. 삼성전자 사내 EHS 전담 마스터와 함께, 보일러·수배관 분야에서 오랜 현장 경험을 쌓은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히트펌프 보급이 본격화되는 제주 지역에서 200여 명의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지역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태양광 발전 비중이 높은 제주 특성을 반영해, 남는 전력을 열에너지로 바꿔 저장하는 축열식 시스템 교육을 실시했다.

국내 생산라인에 글로벌 검증까지…난방 전기화 대비

교육 인프라와 함께 국내 생산 기반도 갖춰진다. 삼성전자는 광주사업장에 EHS 히트펌프 보일러 국내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9월 말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안정적인 제품 공급과 체계적인 설치·서비스 인프라를 함께 갖춰 국내 난방 전기화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술 개발과 검증은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네덜란드·미국·영국 등에서도 HVAC(냉난방공조)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에 ‘HVAC 테스트 랩’을 세워 혹한과 강설 환경에서의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하고 있다. 또 스웨덴 왕립공과대학·룰레오공과대학, 고려대학교 등과 산학협력을 통해 차세대 히트펌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실제 주거 환경에서의 실증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제주 애월읍 단독주택에 EHS 히트펌프 보일러 1호를 설치해 냉방·난방·온수를 하나로 제공하는 ‘EHS 올인원’을 검증하고 있고, 경기 용인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에서는 공동주택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임성택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히트펌프는 고효율 친환경 난방의 핵심 솔루션으로 전문적인 설치·시운전·서비스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 생산기반 마련에 이어 전문 교육과 서비스 인프라를 지속 확대해 난방 전기화 확산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