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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GIST, AI가 설계한 초음파 렌즈로 다중 뇌 자극 구현…비침습 치료 길 넓힌다

3D 프린팅 렌즈 하나의 두께 구조를 AI가 직접 설계해, 두개골 너머 뇌의 여러 영역을 단일 초음파 소자만으로 동시에 정밀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렌즈를 통해 음파의 위상과 진폭을 조절해 원하는 형태의 3차원 초음파 초점을 만들어내는 뇌 자극 기술이 나왔다.

DGIST는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황재윤 교수 연구팀이 GIST 의생명공학과 정의헌·권혁상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3D 프린팅 렌즈의 두께를 직접 최적화해 뇌의 여러 영역을 동시에 정밀 자극하는 ‘인공지능 기반 두께 전용 음향 홀로그램(TOAH)’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기존 초음파 뇌 자극은 여러 뇌 부위를 동시에 겨냥하려면 초음파 발생기를 여럿 단 복잡하고 값비싼 다채널 장비가 필요했다. 이번 성과는 얇은 렌즈 하나와 단일 초음파 소자만으로 다중 뇌 자극을 구현한 것으로, 고가 장비 없이도 정밀한 뇌 자극 연구에 접근할 길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두개골이 만드는 벽…초음파 뇌 자극의 오랜 숙제

초음파 뇌 자극은 머리를 열지 않고 뇌 깊은 곳을 자극할 수 있어 주목받아온 비침습(수술이나 절개 없이 몸 밖에서 자극을 전달하는 방식) 기술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오래된 숙제가 있었다. 초음파가 단단하고 불규칙한 두개골을 통과할 때 초점이 흐트러지고, 여러 표적에 전달되는 에너지가 불균일해지는 한계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지금까지는 초음파 발생기가 수없이 달린 복잡하고 값비싼 다채널 장비가 필요했다. 여러 뇌 영역을 동시에 겨냥하려면 그만큼 많은 발생기를 각각 제어해야 했기 때문이다. 장비가 비싸고 복잡할수록 이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연구실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더해, 기존 방식에는 설계와 실물 사이의 간극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도 있었다. 기존 홀로그램 설계는 2차원 위상지도(음파의 위상 정보를 평면에 펼쳐 나타낸 지도)로 먼저 최적화한 뒤 이를 3차원 두께 렌즈로 변환해 제작했는데, 이 변환 과정에서 왜곡이 생겼다. 그 결과 시뮬레이션에서는 완벽해 보여도 실제로는 초점이 표적을 벗어나는 문제가 반복됐다.

AI 기반 뇌 자극 홀로그램 기술 개발 연구성과 설명

AI가 렌즈 두께를 직접 설계하다

황재윤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AI)과 물리 기반 최적화 기술을 결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핵심은 실제 3D 프린터로 제작될 렌즈의 3차원 두께 구조를 AI가 직접 설계하도록 한 것이다. 초음파가 두개골의 굴절을 넘어 뇌의 여러 표적에 정확히 도달할 수 있도록, 렌즈의 두께를 처음부터 정교하게 최적화해 오차를 대폭 줄였다.

이 기술이 이전 방식과 갈리는 지점은 ‘설계와 제작을 분리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TOAH는 렌즈의 3차원 두께 구조뿐 아니라 두개골과 커플링 구조(초음파 소자와 대상 사이에서 음파를 전달하는 매개 구조)까지 포함한 실제 환경을 하나의 물리 시뮬레이션으로 묶어 최적화한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실물 제작 환경을 함께 계산에 넣음으로써, 설계와 실제로 만들어지는 음파 사이의 간극을 근본적으로 줄인 것이다.

그 결과 이 기술은 얇은 3D 프린팅 렌즈 단 하나와 단일 초음파 소자만으로 다중 뇌 자극을 가능하게 했다. 고가의 장비 없이도 초음파를 여러 뇌 영역에 동시에, 그리고 고르게 집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쥐 실험서 통증 개선 확인…”맞춤형 비침습 치료로 확장”

실제 검증은 쥐의 두개골 실험과 시뮬레이션으로 이뤄졌다. 새로 개발된 TOAH는 기존 방식보다 초점을 훨씬 정확하게 형성하고, 여러 표적에 에너지를 균일하게 전달했다. 또한 두개골에 불필요하게 집중되는 에너지를 줄여, 두개골이 뜨거워지는 발열 부작용을 억제하는 성능도 크게 높였다.

치료 효과도 확인됐다. 연구팀이 신경병증성 통증(신경 자체의 손상이나 이상으로 생기는 만성 통증)을 앓는 쥐의 뇌 양측 시상 부위를 이 기술로 동시에 자극한 결과, 과도한 신경 활동이 감소하며 통증 반응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사람의 두개골 데이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에서도 초점 정확도와 다중 표적 에너지 균형이 동일하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황재윤 교수는 “AI가 렌즈의 구조를 직접 설계해 두개골 너머 여러 뇌 영역에 초음파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 핵심”이라며 “단일 초음파 소자와 3D 프린팅 렌즈만으로 정밀한 다중 뇌 자극을 구현해, 향후 통증은 물론 퇴행성 뇌 질환과 정신·신경계 질환에 대해 수술이나 절개 없이 안전하게 에너지를 전달하는 환자 맞춤형 비침습 치료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