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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당뇨발 상처 악화 즉시 감지하는 스마트 드레싱 패치 개발…채혈·병원 방문 없이 스마트폰으로 확인

상처 악화 시 색이 변하는 기능성 드레싱과 NFC 기반 무전원 광전자 센서를 결합해, 스마트폰으로 포도당·산성도·온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당뇨성 궤양 관리 패치가 개발됐다.

당뇨 환자의 발 상처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하지 절단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현재 상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현실적인 방법은 없다시피 했다. 병원 방문이나 반복 채혈 없이 환자가 스스로 상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패치가 이 공백을 메우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KAIST 기계공학과 박인규 석좌교수 연구팀은 국립한밭대학교·한국기계연구원·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tech)와 공동으로, 상처 환부의 포도당 농도·산성도(pH)·온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무선·무전원 기반 광전자 다중 모달 센서 패치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2026년 3월 26일 게재되었으며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색이 변하는 드레싱: 상처 악화 신호를 눈으로도 읽는다

당뇨성 궤양(diabetic ulcer)은 당뇨병 환자에게 발생하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말초 신경 손상으로 통증을 잘 못 느끼는 당뇨 환자에게서 발의 작은 상처가 만성 궤양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상처 부위의 산성도(pH), 포도당 농도, 온도 변화는 감염 여부와 악화 징후를 알려주는 핵심 생화학적 지표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현실적 수단은 부족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처 상태 변화에 직접 반응하는 두 종류의 기능성 나노섬유를 하나의 드레싱 시트에 통합했다. 전기방사(Electrospinning, 전기장을 이용해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는 나노 수준의 섬유를 만드는 공법) 기술로 제작된 이 드레싱 가운데, 커큐민(Curcumin)이 포함된 C-PCL 섬유는 감염으로 상처 부위가 알칼리화되면 노란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한다. TGP-PCL 섬유는 효소 반응을 통해 포도당 농도가 높아질수록 흰색에서 짙은 남색으로 뚜렷하게 변색된다. 상처가 나빠지면 드레싱 색이 바뀌어 위험 신호를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색 변화만으로는 정량적 판단이 어렵고, 외부 조명 환경에 따라 눈으로 보는 색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기존에도 색 변화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해 분석하는 방법이 연구됐지만, 주변 조도나 촬영 각도에 따라 진단 정확도가 크게 흔들리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한계를 광전자 센서 시스템으로 극복했다.

당뇨족 및 당뇨성 질환 진단을 위한 다중모달 비색 드레싱 및 광전자 센서의 개념도

LED와 포토다이오드의 결합: 색 변화를 정량적 전기 신호로 변환

연구팀은 드레싱 아래에 광전자(optoelectronic, 빛과 전기 신호를 함께 활용하는 기술) 센서 패치를 결합했다. 패치 하단에 내장된 적색 및 녹색 발광다이오드(LED,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반도체 소자)가 드레싱에 빛을 쏘고, 포토다이오드(Photodiode, 빛을 감지하는 반도체 센서)가 드레싱 색에 따라 달라지는 빛의 반사율을 측정해 전기 신호로 변환한다. 카메라 방식보다 주변 조명 변화의 영향을 덜 받아 더 안정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패치에는 서미스터(thermistor, 온도에 따라 저항이 변하는 소자)도 내장되어 염증 반응을 나타내는 상처 부위의 온도 변화를 독립적으로 정밀 측정한다.

이 패치는 배터리 없이 작동한다. 근거리무선통신(NFC, Near Field Communication, 짧은 거리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무선 통신 기술) 기반 유연 회로를 적용해, 스마트폰을 센서 가까이 갖다 대면 스마트폰의 무선 주파수에서 전력을 수확해 작동하고 측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구조다. 환자와 의료진은 별도 장비 없이 스마트폰 앱으로 상처 상태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구조적으로도 실용성을 높였다. 소모품인 나노섬유 드레싱과 재사용이 가능한 무선 전자 패치를 물리적으로 분리 설계해, 드레싱만 교체하고 전자 패치는 표면 소독 후 반복 사용할 수 있어 비용 부담을 낮췄다. 패치 외곽은 흑색 염료가 섞인 유연 소재로 패키징해 외부 빛의 간섭을 차단하고, 움직임이 많은 환부에서도 굴곡지게 밀착되도록 접착력과 기계적 내구성을 확보했다.

동물 실험 검증과 만성질환 진단으로의 확장 가능성

연구팀은 쥐(Rat)를 이용한 체내(in vivo) 상처 모델 실험으로 시스템 성능을 검증했다. 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한 상처의 알칼리화 과정을 안정적으로 감지했으며, 체내 포도당 농도 변화를 상용 혈당계와 일치하는 높은 정확도로 추적하는 것을 확인했다.

박인규 석좌교수는 “매일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야 하는 당뇨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한 연구가 합병증의 선제적 진단 기술로 이어졌다”며 “이번 기술은 향후 당뇨뿐 아니라 다양한 만성질환의 무채혈 진단 기술로 확장될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노섬유의 구성 물질을 바꾸면 다른 바이오마커나 특정 세균을 표적으로 하는 스마트 드레싱으로 확장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