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플랫폼 활용법

플랫폼의 핵심은 모든 참여자에 공정히 부를 배분하는 것이 아니다. 실력 있는 소상공인이 디지털 기술로 가치를 더욱 키우게 하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음식점이나 치킨집 같은 배달 전문 음식점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배달 직원을 고용해서 배달 업무를 수행하였다. 매달 고정 급여로 계약된 직원들은 배달 업무가 많건 적건 다달이 월급제로 운영하는 것이 보편적인 방법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직접 고용 방식으로 인해 노동의 효율적 운영에는 많은 제약이 있었다. 어떤 치킨집은 장사가 잘되어 배달이 넘쳐나는데 그렇다고 배달원들을 고용하기는 쉽지 않다. 반대로 장사가 어려운 가게는 배달 업무가 없어도 이미 고용된 배달원들의 고용을 책임질 수 밖에 없다. 물론 대부분 음식점에서는 배달원을 아르바이트 파트타임 형태로 고용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날이 바뀌는 수요에 고용을 유연하게 대처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것이 배달의민족과 같은 배달 플랫폼이다. 배달 기사는 특정 음식점에 고용되거나 전속 계약을 맺는 것이 아니라 배달 건수 별로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누구나 오토바이 면허만 있으면 배달 업무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배달 업무가 필요한 동네 음식점 사장님들은 배달 업무 직원 선발과 관리를 신경 쓰지 않고 음식 조리에만 집중하면 된다.

사진. 배달의민족

디지털 전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경제와 플렛폼 경제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90년대 IT 혁신의 핵심이 인터넷 기술이었다면 현대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바로 데이터다. 90년대 IT혁신으로 데이터 인프라가 구축되어 각 산업군에서 다양한 데이터가 축적되기 시작하였다. 데이터는 그 자체로만 새로운 데이터 기반 산업을 형성하기 시작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기업과 기업을 연결하고 산업을 연결하는 링크 역할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바로 플랫폼 산업의 시작이다.

데이터, 플랫폼 경제 시대를 열다

기존 산업의 경우 제품 기획, 개발, 생산, 유통, 고객관리 등 제품/서비스 모든 부분을 기업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하였다. 협력업체들과의 협업도 주관 기업 내부의 규정과 관리 감독을 통해 이뤄지는 형식이었다. 제품 기획에서 제품 공급까지 주관 기업이 총괄하는 형식을 ‘파이프라인 (pipeline)’ 방식이라 정의한다. 수직계열화 형식의 협력업체 관리도 이러한 방식에 속한다.

그러나 플렛폼 산업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상호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이룬다. 기업이 다른 기업에 종속되는 형식이 아니라 특정 태스크포스나 프로젝트 별로 상호 협업이 이뤄지는 형식이다. 예를 들어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iOS 앱 개발에서 특정 업체가 애플이나 구글과 별도의 업체간 계약 관계를 유지하지는 않는다. 안드로이드나 iOS환경에서 앱 개발자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플랫폼 비즈니스란 수요와 공급이 서로 만날 수 있는 중간거래 지점을 구축하여 상호 연결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비즈니스다. 배달의 민족과 같은 배달 플랫폼은 배달 업무를 수행할 사람과 배달원이 필요한 음식점을 서로 연결하고 음식 배달 업무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프로세스 플랫폼이다.

물론 이러한 플랫폼 비즈니스에는 상호 거래를 통한 수익을 플랫폼 운영 업체가 독식하고 특정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소규모 동네 음식점과 배달원이 종속되는 폐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과 수익의 독점 문제를 일단 배제하자면 전체 배달 시장의 노동 생산성 효율을 증대한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플랫폼의 위력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그 효율이 더욱 더 증명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으로 함께 모여 식사나 회식이 어려워지자 많은 음식점들이 배달 주문 메뉴를 늘리며 코로나 시대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배달 플렛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소상공인에 날개 단 디지털 플랫폼

플랫폼에 많은 음식점이 등록하며 거래가 이뤄지자 동네 음식점 산업의 새로운 혁신이 이뤄지게 되었다. 바로 디지털 마케팅이다. 과거 동네 음식점의 마케팅은 전단지와 입소문 외에는 딱히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동네 작은 음식점이 자체적으로 웹페이지를 만들어 온라인 마케팅을 해봐야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배달 플랫폼이 규모의 경제를 이루며 많은 사람들이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하게 되면서 배달 플랫폼이 디지털 광고 플랫폼으로도 활용되게 되었다.

플렛폼 비즈니스란 사용자들 내 공급자와 수요자들을 연결해서 서비스나 상품을 교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생성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신선 식자재의 새벽 배송으로 유명한 마켓컬리도 과거 디지털 혜택을 받지 못한 농수산 생산자에 그 혜택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농산물을 재배해서 판매하는 생산자가 직접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직거례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영세한 수준이었다. 신선한 농산물과 식자재를 원하는 고객은 늘 존재했지만 기존 도매-소매로 이어지는 전통적 유통 구조에서는 신선한 식자재가 바로 고객에게 전달되기는 불가능했다.

마켓컬리는 전통적 도매-소매의 유통 구조를 탈피해서 생산자와 계약을 맺고 재고를 매입해서 공급하는 구조다. 기존 생산자가 직접 수요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시장이 분할되어 각각의 생산자가 각자의 수요를 예측해서 농수산물을 수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어느 가게에서는 제품이 남아돌고 같은 제품이 길 건너 다른 가게는 없어서 못 파는 불균형이 발생하는 것도 가게마다 각자 수요를 예측해 판매하는 비효율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켓컬리는 작은 지역 단위가 아닌 전국 단위의 수요를 예측해서 예측된 수요를 기반으로 물량을 사전 발주한다. 이에 따라 예측의 정확도도 올라가고 마켓컬리와 거래하는 생산자는 주문 받은 양만 수확해서 배송만 하면 된다. 즉 마켓컬리가 구축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생산 효율을 증대할 수 있는 구조며, 전체 시장의 효율을 증대할 수 있다.

배달의 민족과 마켓컬리의 공통점은 디지털 기술에 소외된 소상공인들에게 디지털 전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소상공인들이 직접 자체 웹사이트와 엡을 개발하고 직접 온라인 마케팅을 수행하기는 쉽지 않다.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새로운 시장 환경에 대응할 디지털 전략을 자체적으로 수립하는 것도 쉽지 않다. 대신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경제의 혜택을 누릴 기회가 열리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플랫폼은 대형 기업 자본에 의해 무너져가는 소상공인 경제 생태계를 복원할 수단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각 지자체가 나서서 자체 배달 앱이나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느 정도 타당성은 있다. 그러나 정부가 직접 나서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과연 답일지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오히려 이러한 플랫폼 기업들이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다수 플랫폼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소상공인 디지털 성공 전략은 선택과 집중

소상공인들도 이러한 디지털 생태계에서 플랫폼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 비즈니스에서는 대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나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영업-마케팅-생산-고객관리와 같은 기본적인 프로세스는 갖춰야 사업을 할 수 있었다. 동네 어귀 작은 치킨집을 운영해도 전달지를 돌리며 영업 마케팅을 하고, 치킨을 튀기는 생산과, 단골 관리 및 배달업무와 같은 고객 서비스를 모두 담당해야 가게를 운영할 수 있었다. 치킨집 창업을 해도 새로운 가게를 오픈할 때 인테리어 비용과 기타 초기 상당한 자본을 요구한다.

사진. 위쿡

하지만 플랫폼 비즈니스를 적극 활용해서 전체 프로세스 중 선택과 집중을 통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최근 선보이는 공유주방은 큰 자본 투자 없이 음식점 창업이 가능한 플랫폼이다. 배달 음식 전문점은 별도 식사 공간이 필요 없고 주방만 있으면 창업 가능하다. 그러나 주방을 별도로 차리기 위해서도 공간이 필요하고 주방 조리 기구 등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공유 주방은 마치 공유 오피스와 같이 한 빌딩에 수 많은 주방을 제공하고 월 단위 계약으로 주방을 임대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배달 플렛폼과 연계하여 마케팅 및 배달 업무를 대행해서 큰 자본 투자 없이 배달 음식점을 창업할 수 있게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영업/마케팅-생산-고객관리 등과 같은 모든 프로세스를 담당할 필요 없이 제품 생산, 즉 요리에만 집중하는 구조다.

이 같은 트렌드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탈레스 테이셰이라 교수가 주장하는 디커플링 (Decoupling) 전략과 유사하다. 디커플링이란 ‘분절’이란 의미로 전통적 기업들에 존재하는 프로세스 연결고리 (제품설계-영업/마케팅-생산-고객관리 등)를 끊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방법이다.

디지털 경제는 과거 전통적 경제와 달리 비즈니스의 모든 부분을 직접 수행할 필요가 없다. 소상공인들의 생존 전략도 기존 전통적 전략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생존 전략일 것이다. 정부도 이러한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며 디지털 전환의 과실을 모두 함께 나눌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배달의민족이나 마켓컬리와 같이 소상공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성장함에 따라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과 소상공인 간 이윤 배분의 공정성 문제가 자주 언급된다.

그러나 이러한 플랫폼의 핵심은 모든 참여자들에게 공정히 부를 배분하는 것이 아니다. 플랫폼의 진정한 가치는 실력 있는 소상공인이 그 실력과 시장의 가치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실력이 없고 기술이 없는 소상공인들까지 함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동네 실력 있는 맛집이 마케팅이나 배달 업무 미숙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경우 플랫폼은 이러한 맛집의 성공을 도울 수 있다. 싱싱한 전복을 수확하는 전복 양식자가 플랫폼을 만나 단지 동네 시장만 아니라 전국을 대상으로 성장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쓰러져가는 소상공인을 위한 복지의 문제는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복지 문제와 디지털 산업 정책이 뒤죽박죽 섞여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오히려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 기회마저 박탈하는 정책적 오류를 피할 지식과 능력이 정부에 요구된다.

장영재 교수는 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카이스트 산업및시스템공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카이스트 공식 연구센터인 신성-카이스트 인공지능 물류 시스템 연구센터 등 3개 스마트제조센터장을 맡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와 지능형 물류 및 공급사슬망 시스템을 주로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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