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정책
How one elite university is approaching ChatGPT this school year

대학교서 챗GPT 사용 막아야 하나…예일 대학교 방침을 듣는다

세계적 명문 대학교인 예일 대학교는 챗GPT 사용을 금지하는 대신 교수진이 이 기술을 학습하고 적절히 규제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STEPHANIE ARNETT/MITTR | GETTY, UNSPLASH

많은 사람들에게 9월의 시작은 진정한 한 해의 시작으로 느껴진다. 새해맞이 불꽃놀이가 열리거나 신년 계획을 세우지 않더라도 새 노트북, 빳빳한 새 운동화와 짐을 가득 실은 자동차는 이 특별한 시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다. 여러분도 필자처럼 이미 오래전에 캠퍼스를 떠났을지 모르지만 개학 시즌이 여전히 새로운 시작처럼 느껴진다는 점에는 동의할 것이다.

올해 대학가의 신학기 화두도 역시 지난해 말 등장해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챗GPT와 대형 언어모델일 것이다. 지난 겨울과 올해 봄에는 수많은 주요 매체들이 교육 분야에서의 인공지능(AI) 사용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 부작용을 우려한 일부 학교에서는 챗GPT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다. 필자의 동료인 윌 더글러스 헤븐(Will Douglas Heaven)은 이 기술이 교육 분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그는 생성형 AI가 교육을 파괴시키기보다는 교육을 혁신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몇몇 학교에서는 여름방학 동안 어느 정도 입장을 정리한 후 기존의 접근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현재 생성형 AI에 대한 고등 교육기관의 방침을 알아보기 위해 제니 프레더릭(Jenny Frederick)과 온라인으로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녀는 예일 대학교 부교장이자 교수진과 학생들에게 교육 자료를 제공하는 푸어부 교육 및 학습 센터(Poorvu Center for Teaching and Learning)의 창립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그녀는 챗GPT에 대한 예일 대학교의 방침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인터뷰에서 프레더릭은 예일 대학교에서는 한 번도 챗GPT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이 기술을 활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아래 기사 내용은 프레더릭과 나눈 대화의 핵심 내용과 가장 흥미로운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편집한 것이다. 편의상 필자가 게재한 의견은 Q)로 표시했다.

Q) 생성형 AI는 새로운 기술이지만 학생들이 기계가 수행할 수 있는 작업을 학습하도록 하는 활동은 오래 전부터 진행된 교육 과정의 일부이다.

A) 학생을 가르치는 관점에서는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기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을 되짚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로봇이 어떤 작업을 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다면 학생들이 무엇을 학습해야 할지 다시 검토해야 하는가, 아니면 이러한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한 이유를 더욱 강조해야 하는가? 우리는 학생들에게 문단을 짜임새있게 구성하는 작업, 또는 자신만의 연구를 한다는 것의 의미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가? 그러한 노동을 통해 [학생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계산기를 이용하면 복잡한 나눗셈을 쉽게 처리할 수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직접 손으로 나눗셈 문제를 푸는 법을 배우고 있다. 이러한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가?

내가 관리하는 푸어부 센터에는 교수진 자문위원회가 구성되어 있고 이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미적분학 교수 한 명은 웃으며 “모두가 이 문제를 두고 고심하는 모습을 보니 조금 흥미롭다. 나와 같은 수학자들은 예전부터 우리의 작업을 컴퓨터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기계는 꽤 오래 전부터, 약 수십 년 동안 우리들의 작업을 대신 수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을 가르칠 때 우리는 이러한 학습이 필요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해 봐야 한다.

Q) 학생들이 생성형 AI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규범적인 방침을 마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A) 예일 대학교에서는 단 한 번도 생성형 AI 기술을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았다. 우리의 고민은 대학교로서 제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학습과 실험을 중시하는 환경을 장려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생성형 AI는 새로운 기술이지만 기술적 변화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현재 사회 전반에서 인간에 대한 사고 방식, 지식에 대한 사고 방식, 학습에 대한 사고 방식과 그 의미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나는 직원들을 소집한 후 “우리는 현실에 맞는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우리가 모든 문제에 대한 정답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교수진이 참고할 수 있는 여러 자료들을 엄선해 제공해야 한다. 반드시 이용해야 할 대상이나 금지해야 할 대상, 또는 기본적인 사용 체계를 규정한 방침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학생들이 AI가 해당 수업과 어떤 관련이 있고, AI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으며, 또는 어떤 방식으로는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Q) 챗GPT를 사용하여 부정 행위를 한다는 사실보다는 부정 행위를 하게 된 경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A) 학생이 부정 행위를 저지르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사실 부정 행위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학생들은 많은 돈을 지불하고 교육을 받는다. 하지만 시간이 충분하지 않거나,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극심한 부담감에 시달리거나 매우 힘든 일이 생긴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학생들의 정신 건강 상태와 시간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훨씬 더 신경을 쓴다. 학생들이 원하는 일을 하기 힘든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는 것이다.

챗GPT가 또 다른 부정 행위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다. 하지만 부정 행위를 결심하게 되는 과정은 기존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을 살펴야 한다.

Q) 학생들의 개인 정보가 위험해질 수 있다.

학생들이 시스템에 개인 정보를 입력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조금 우려했던 것 같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반응이다. 여러분이 [챗GPT나 경쟁 기술 중 하나를] 사용할 때마다 해당 기술의 성능은 향상된다. 우리는 오픈AI(OpenAI)나 다른 기업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윤리적인 의문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고, 시간 경과에 따라 입력된 정보가 어떻게 유지되고, 관리되며, 모니터링 또는 감시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앞으로 우리가 학생들에게 정보를 입력하도록 요구한다면, 우리는 학생들의 안전과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이다. 예일 대학교는 정당한 이유를 위해 엄격한 데이터 관리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Q) 교사는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A) 일반적으로 학생은 교수진보다 크게 앞서 있다. 학생은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사라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성장했고, 스스로 다양한 것들을 시도한다. 물론 학생들이 챗GPT를 사용하는 이유도 이 기술이 가장 최근에 발명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 기술을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싶어한다. 학생들은 ‘허용되는 작업은 무엇인가? 이 기술로 할 수 있는 작업이 이렇게나 많은데, 모두 시도해 봐도 괜찮은 건가?’라는 궁금증을 갖고 있다.

나는 교수진에게 이 기술을 사용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소한 학생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정확히 이해해야 하며, 학생들에게 내는 과제와 이 도구를 통해 할 수 있는 작업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학생들이 챗GPT를 사용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어떤 방침이나 지침을 제공할 것인가?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도록 허용할 것인가?

이 모든 고민을 혼자 끌어안을 필요는 없다. 교수진은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교실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과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분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면 이제 AI라는 새로운 기술이 이 세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AI가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 산업에 통합될 새로운 세상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이러한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