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bathing” might work in virtual reality too

이제 VR에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상 숲이 실제 숲과 같은 생리적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삼림욕(森林浴)은 과거부터 건강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삼림욕과 관련한 수백 건의 연구가 있으며 이 연구들은 삼림욕이 정신 건강과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고, 혈압을 낮추며, 우울증과 불안감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고 2030년에는 약 50억 명이 도시 환경에 거주할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는 숲에 가는 것이 어려워지거나 일부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VR(가상현실)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오늘날 VR은 치료를 받는 아이들의 주의를 분산시키거나 화상 환자에게 얼음으로 뒤덮인 가상 풍경을 제공해 고통을 줄이는 등 다방면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가상 숲도 실제 숲과 같은 생리적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체코 생명과학 대학교는 삼림부 연구원들과 심리학자로 팀을 구성해 이 가설을 실험했다. 그들은 15명의 참가자를 프라하 근방의 로스토키 하이(Roztocký háj) 자연보호구역으로 데려가 30분 동안 삼림욕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레이저 스캐너를 사용해 해당 숲의 가상 버전을 개발했고 오디오 녹음으로 생생함을 더했다. 가상 숲의 실험에는 실제 숲을 방문한 10명을 포함해 20명이 참가했다. 그들은 실제 숲에서와 마찬가지로 30분 동안 가상 삼림욕을 했다. 이후 참가자들의 감정 상태를 평가하는 문답을 진행한 결과 두 숲에서의 경험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지난해 11월 <프론티어즈 인 VR(Frontiers in Virtual Reality)> 학술지에 게재됐다. 이 연구에 참여한 삼림부 연구원 마틴 훌라(Martin Hůla)는 “실제 숲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깊게 몰입했고 실험실에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렸다”라고 말했다. 

최근 <포레스트(Forests)> 학술지에도 또 다른 가상 삼림욕 연구가 게재됐다. 이 연구팀은 실제 있는 숲 치료법을 기반으로 참가자들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했다. 가상 카메라로 사진 찍기, 다양한 물건 수집하기, 모험하는 기분을 위해 고안된 간단한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8명의 참가자는 게임 플레이 이후 전반적인 우울감, 분노, 피로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는 여전히 삼림욕의 원리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그중 일부는 1980년대 에드워드 O. 윌슨(Edward O. Wilson)에 의해 대중화된 ‘녹색갈증(biophilia)’ 이론을 지지한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연과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주의 회복 이론(attention restoration theory)’도 있다. 숲과 같은 자연환경이 사람을 지치고 힘든 일상에서 회복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두 가지 이론은 가상의 숲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 모른다. 

물론 한계도 있다. 컴퓨터의 처리 능력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가상 숲에는 물리적인 경계가 있다. 체코의 연구 참가자 중 일부는 보이지 않는 숲의 경계에 마주했을 때 갇힌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컴퓨터의 전력도 제약이 있기 때문에 버섯이나 곤충과 같은 세부적인 부분까지 완벽하게 구현하기 어렵다. 그리고 가상 환경은 실제 숲의 촉촉한 나뭇잎 향기와 같은 모든 감각적 경험을 모방할 수 없다. 어떤 연구에서는 이 해결책으로 참가자들이 있는 공간에 나뭇잎을 깔아 두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람이 피부에 닿는 느낌처럼 다양한 감각을 모방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가상 환경은 사이버 멀미(cyber-sickness)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눈이 움직임을 인식하고 있지만, 몸이 그렇지 않을 때 발생한다. 심리학자, 산림 전문가, 그리고 컴퓨터 과학자들은 더 많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를 통해 현재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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