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가 온라인상에 퍼진 가짜 정보에 잘 속는 이유
10대 여학생 한 명이 진지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그녀가 얼굴에 맞춰 휴대폰을 움직일 때마다 화면이 불안정하게 흔들린다. 영상 속 그녀의 후드티 위로 불길한 경고 문구가 떠오른다.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트럼프 추종자들이 성 소수자와 유색 인종을 대량 학살할 것이다.” 이어 두 번째 문구가 뜬다. “이건 제3차 세계 대전이나 마찬가지다.” 2020년 11월 2일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올라온 이 영상은 2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수십 명의 10대와 20대가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비슷한 경고 내용을 공유하자 게시물을 본 수십 만 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았다.
경고문은 당연히 거짓이었다. 그렇다면 어릴 때부터 인터넷을 접하며 자랐기 때문에 이전 세대보다 훨씬 디지털에 능숙해야 할 ‘Z세대(1990년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가 이렇게 명백한 가짜 정보에 속아 넘어갔던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필자는 작년 여름부터 스탠퍼드 인터넷 관측소(Stanford Internet Observatory)에서 연구 조교로 일하며 온라인상의 가짜 정보 확산을 분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로 소셜미디어에서 외국 세력이 벌이는 조직적인 여론 조작 행위를 연구하면서 2020년 미국 대선과 코로나19 백신에 관한 가짜 정보가 확산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 젊은 세대는 애초에 가짜 정보를 공유했던 사람과 동질감을 느낄 때 다른 세대보다 가짜 정보를 믿고 퍼뜨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