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your brain a computer?

인간의 두뇌는 컴퓨터인가?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의 정보처리 방식이 같다고 말할 수 있을까? 컴퓨터 시대가 시작된 이래로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한 이 논쟁에 대해 전문가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뇌와 컴퓨터의 유사점에 관한 논쟁은 컴퓨터 시대의 여명기부터 존재해왔다. 기계가 기호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래로 우리는 뇌도 그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수학자이자 논리학자인 앨런 튜링(Alan Turing, 1912~1954)은 기계가 ‘사고’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물었고, 1950년 쓴 글에서는 “2000년에는 기계가 사고한다고 말해도 아무도 반박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기계가 인간의 뇌처럼 사고할 수 있다면, 뇌도 기계처럼 작동하는지 궁금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물론 우리 뇌 내부를 채우고 있는 부드럽고 끈적끈적한 물질을 노트북에 들어 있는 CPU와 착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달라 보인다고 해도 인간의 뇌와 기계 사이에 어떤 중요한 유사점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늘 존재했다.

그 이후로 오랜 시간이 흘렀고,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나뉜다. 우리의 생물학적 뇌가 의식적인 마음을 만들어낸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뇌와 컴퓨터의 중요한 유사점으로 여겨지는 ‘정보 처리(information processing)’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라진다.

이러한 논쟁이 다소 이론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 이 논쟁은 실제 세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간과 유사한 지능을 가진 기계를 개발하려면, 우리 뇌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우리 뇌가 기계와 얼마나 유사하거나 다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인간의 뇌가 컴퓨터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기능한다고 밝혀지면, 인공지능에 대한 기존의 접근방식들에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이 문제는 또한 인간의 정체성 형성과도 관련이 깊다. 뇌와 뇌가 만들어내는 마음이 인간만이 가지는 고유한 것으로 여겨지는 한, 인간은 자신을 매우 특별한 존재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뇌를 그저 정교한 컴퓨터 장치와 비슷한 것으로 바라보게 되면 인간이 특별한 존재라는 믿음이 깨질 수도 있다.

우리는 전문가들에게 뇌가 ‘컴퓨터 같다’고 생각하는지, 그렇게 생각하거나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의견을 물었다.

그렇지 않다: 뇌는 생물학적 기관이므로 컴퓨터가 될 수 없다.

수십억 년 이상의 진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뇌의 내부 구조가 IBM이나 구글이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 집어넣은 장치와 상당히 다르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일단 뇌는 ‘아날로그’다. 뇌에 존재하는 수십억 개의 뉴런은 디지털 컴퓨터의 디지털 스위치나 논리 회로와는 상당히 다르게 움직인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의 생물학자 매튜 코브(Matthew Cobb)는 “1920년대부터 우리는 뉴런이 활성화되는 원리가 간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자극이 늘어나면 신호도 증가한다. 자극을 받을 때 뉴런이 반응하는 방식은 인간이 지금까지 만들어낸 어떤 컴퓨터와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맥길 대학교의 신경과학자 겸 컴퓨터과학자 블레이크 리처즈(Blake Richards)도 그런 생각에 동의한다. 리처즈에 따르면, 뇌는 “모든 것을 병렬로, 연속적인 시간에 처리”한다. 반면 오늘날의 디지털 컴퓨터는 폰 노이만 구조(von Neumann architecture)를 바탕으로 매우 특수한 방식을 사용한다. 디지털 컴퓨터는 개별 메모리 슬롯에 저장된 정보에 접근하면서, 동시에 메모리 뱅크(memory bank)에 인코딩된 명령어들을 순차적으로 실행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리처즈는 “컴퓨터의 이러한 정보 처리 방식은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과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뇌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놀라움을 선사한다. 최근 일부 신경과학자들은 심지어 개별 뉴런들조차도 컴퓨터과학자들이 말하는 ‘배타적 논리합(XOR)’에 견줄만한 연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 당연히 컴퓨터가 될 수 있다! 뇌와 기계의 실제 구조상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구조가 다르다고 해도 뇌와 컴퓨터가 하는 일 자체는 근본적으로 같을지도 모른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의 인지과학자 메건 피터스(Megan Peters)는 “뇌가 수행하고 있는 작업이야말로 ‘정보 처리’라고 할 수 있다. 뇌는 극파, 즉 뇌파에 나타나는 첨예한 파형과 음파, 광자를 취해서 뉴런 활동으로 전환한다. 그리고 그런 뉴런 활동이 정보를 표현한다”고 말했다.

리처즈는 뇌가 오늘날의 디지털 컴퓨터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코브의 생각에 동의하지만, 그러면서도 뇌가 ‘실제로는’ 컴퓨터라고 생각한다. 그는 “컴퓨터과학에서 말하는 ‘컴퓨터’라는 단어의 용법에 따르면, 컴퓨터란 ‘다양한 연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모든 장치’를 의미한다”며 “그러한 정의에 따르면, 뇌는 단순히 컴퓨터와 비슷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컴퓨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신경과학자 마이클 그라치아노(Michael Graziano)도 그런 정서에 공감한다. 그는 “더 넓은 의미로 볼 때, 컴퓨터란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며, 그것을 기반으로 출력할 내용을 선택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일반적인 관점에서 말하는 ‘컴퓨터’는 뇌에 대한 정의와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시내티 대학교의 인지과학자 겸 철학자 앤서니 케메로(Anthony Chemero)는 이 생각에 반대한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연산(computation)’이라는 개념을 희석시켜서 아무 의미도 없는 말로 만든 것 같다. 물론 우리 뇌는 어떤 활동을 하고, 우리가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도와주지만, 사실 뇌의 그런 기능은 ‘연산’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 기존의 컴퓨터는 뇌와 달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인공신경망’은 다르다.

오늘날 인공지능 분야에 있었던 가장 큰 발전은 모두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s)’과 관련이 있다. 인공신경망은 입력되는 정보를 평가하기 위해 여러 ‘층(layer)’으로 이루어진 수학적 처리 과정을 사용하며, 각 층 간의 연결에는 가중치가 부여된다(간단하게 설명해서 가중치란 각각의 연결이 가진 중요도에 따라 부여된 값을 말한다. 예를 들어, 교수가 퀴즈 성적을 합산해 최종 성적을 매길 때 마지막 퀴즈에 더 높은 배점을 부여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한 가중치는 마지막 층에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신경망이 데이터에 노출될 때마다 계속 조정된다. 최근에는 신경망을 이용해 얼굴을 인식하거나 언어를 번역하고, 심지어 인간의 글쓰기를 이상한 방식으로 모방할 수도 있었다.

리처즈는 “인공신경망은 사실 기본적으로 알고리즘 수준의 두뇌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뇌의 작동 원리에 관해 생물학적인 세부 사항을 참고하지 않은 채 뇌를 모델로 만들려는 방식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것이 프랭크 로젠블랫(Frank Rosenblatt), 데이비드 루멜하트(David Rumelhart), 제프리 힌턴(Geoffrey Hinton) 같은 신경망 분야 선구자들의 명백한 목표였다고 지적하면서, “그들은 뇌가 성공적인 연산 기능을 수행할 때 사용하는 알고리즘을 이해하는 데 특히 관심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최근 실제 인간 뇌의 작동 원리와 더 유사하다고 하는 신경망을 여럿 개발했다. 그중 하나인 ‘예측 코딩(predictive coding)’은 뇌가 다음에 들어올 감각 정보가 무엇일지 끊임없이 예측하려고 한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한다. 여기서 핵심은 이런 식으로 외부 세계를 계속 ‘따라잡는’ 것이 생존 확률을 높이는 방식이며, ‘자연선택’이 선호하는 방식이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은 그라치아노의 의견과 일치한다. 그라치아노는 “뇌를 가지고 있는 목적은 움직이기 위해서다. 물리적으로 외부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뇌의 역할이고, 우리에게 뇌가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뇌는 예측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다: 뇌가 신경망처럼 작동한다고 해도, 뇌는 정보 처리 장치가 아니다.

신경망이 우리 뇌가 컴퓨터 같다는 생각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는 주장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한 가지 문제는 신경망을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신경망이 어떤 문제를 해결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한 과정이나 방식을 확실히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따라서 신경망의 문제해결 방식이 어쨌든 뇌와 비슷하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케메로는 “힌턴 같은 사람들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인공신경망은 너무나 복잡해서, 어느 부분에서 무엇에 관한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지, 무엇이 그 정보의 처리로 간주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신경망을 분석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신경망이 복잡해질수록 그 신경망을 다루기는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뇌를 컴퓨터와 유사한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케메로가 지적한 부분이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라치아노는 “인공신경망에서 모든 결과값을 분석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입력값과 결과값은 모든 인공 뉴런들 사이에 학습된 연결 패턴 안에 분포되어 있다. 따라서 정확히 그게 어떤 정보인지, 어디에 저장되어 있는지, 어떻게 인코딩되었는지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신경망 안에 정보가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 뇌는 컴퓨터가 분명하다. 그게 아니라면 마법일 테니까.

리처즈는 “물리적인 뇌가 마음을 만든다는 생각을 굳게 믿고 있다면, 그 과정을 설명할 답은 ‘연산’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산은 단순히 물리학을 의미한다. 뇌가 연산을 통해 마음을 만들어낸다는 설명을 부정한다면, 어떤 마술적인 ‘영혼’이나 ‘정신’ 같은 것이 작동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에는 말 그대로 두 가지 선택지뿐이다. 우리가 알고리즘을 실행하고 있거나, 아니면 마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다: 뇌가 컴퓨터 같다는 생각으로는 우리가 어떻게 의미를 도출하는지 설명할 수 없다.

신경망이 아무리 정교하다고 해도 그곳으로 흘러 들어가는 정보는 실제로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프랑스 비전연구소(Vision Institute)의 이론 신경과학자 로맹 브레트(Romain Brette)는 주장한다. 예를 들어 얼굴인식 프로그램은 특정 얼굴을 누군가의 얼굴이라고 판단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얼굴을 알아본 것이 아니라 그저 두 개의 숫자 세트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연관성을 추적하고 있을 뿐이다. 그는 “프로그램의 판단을 이해하고, 생각하고, 인지하려면 여전히 인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것이 뇌가 정보를 처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마도 뇌는 정보를 처리할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철학자 리사 미라키(Lisa Miracchi)는 이에 대해 “연산은 아마도 마음과, 지능과, 의식을 설명할 때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뇌의 역할과 마음의 역할이 꼭 같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뇌가 컴퓨터 같다고 해도, 마음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면서, “정신 과정은 연산 과정이 아니다. 정신 과정은 본질적으로 의미가 있지만, 연산 과정에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결론은 무엇일까? 뇌가 컴퓨터 같은지 그렇지 않은지에 관한 질문의 답은 우리가 말하는 ‘컴퓨터’의 정의에 따라 어느 정도 달라질 듯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컴퓨터에 대한 한 가지 정의에 합의한다고 해도 문제가 빨리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이 문제가 소위 ‘심신문제(mind-body problem)’와 ‘의식의 수수께끼’ 같은 골치 아픈 철학 문제와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뇌가 컴퓨터와 유사한지에 관해 논쟁하는 이유는 마음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존재하고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근원을 이해하고 싶어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Dan Falk는 토론토에 거주하는 과학 기자이며, 대표적인 저서로 <The Science of Shakespeare and In search of Time>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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