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ptops alone can’t bridge the digital divide

노트북 보급만으로 정보격차 메울 수 없다

정보격차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어린이 한 명당 노트북 하나씩 지급하겠다는 프로젝트는 실패하고 말았다. 이 프로젝트의 실패 원인과 한계를 살펴보면, 단순히 기기를 지급하는 것만으로는 불평등 문제를 해소할 수는 없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정보격차 해소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학교가 문을 닫고 두 달이 지난 2020년 5월, 트위터(Twitter)의 CEO 잭 도시(Jack Dorsey)가 2만 5,000대의 크롬북(Chromebook)을 구매할 수 있도록 캘리포니아의 오클랜드 통합교육구(Oakland Unified School District)에 1,0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잭 도시는 “오클랜드의 ‘모든’ 아이들이 가정에서 노트북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부의 의도라고 트위터 글을 통해 밝혔다. 그의 기부 발표는 오클랜드 시장 리비 샤프(Libby Schaaf)가 오클랜드의 ‘정보격차(digital divide)를 영원히 해소’하기 위해 1,250만 달러를 모금하는 ‘오클랜드평등(#OaklandUndivided) 캠페인’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세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오클랜드 교육구에는 분명 도움이 필요했다. 오클랜드는 실리콘밸리의 권력과 부의 중심지들과 근거리에 있는 도시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해에 오클랜드 어린이의 71.2%가 학교 무상 급식 또는 급식 할인 대상자였다. 팬데믹으로 갑자기 학교 수업이 원격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수업 참여를 위해 필요해진 컴퓨터와 인터넷 접속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어린이도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 이러한 비율은 미국 내의 전체적인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저소득 가구는 집에 인터넷이 설치되어 있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 저소득층의 1/4 이상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만 가능하며, 많은 이들이 낡은 컴퓨터 하나를 함께 사용한다. 2020년 8월에 오클랜드에서 남쪽으로 16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살리나스의 더러운 길거리에 앉아 있는 두 명의 여자아이 사진이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학교에서 나눠준 노트북으로 원격 수업에 참석하기 위해 타코벨의 공용 인터넷을 사용하려고 가게 앞 더러운 길거리에 앉아 있는 두 명의 여자아이를 담은 이 사진은 많은 학생들에게 원격 수업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정보격차가 계속해서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상징으로 유명해졌다.

잭 도시의 기부에 대한 언론 보도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의 발표를 보면서 15년도 훨씬 전에 극빈층 어린이에 대해 비슷한 약속을 했던 어떤 캠페인이 떠올랐다. 2005년 11월에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서 열렸던 ‘정보사회 세계정상회의(World Summit on the Information Society)’에서 MIT 미디어랩(MIT Media Lab)의 공동 설립자 니콜라스 네그로폰테(Nicholas Negroponte)가 검은색 고무로 테두리를 두른 밝은 녹색의 노트북 모형을 공개했다. 그 노트북에는 노트북 충전을 위한 수동 발전기의 노란색 L모양 손잡이가 키보드와 화면을 연결하는 부분에서부터 튀어나와 있었다. 장난감 같은 외형에도 불구하고 네그로폰테는 그 노트북이 교육용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학습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갖춘 컴퓨터가 될 것이고, 가격도 고작 100달러에 불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7년 말이면 전 세계 수억 명의 어린이들이 손에 그 노트북을 들고 있을 것이고, 2010년쯤이면 남반구의 모든 어린이들이 그 노트북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통해 수많은 국가에서 정보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습에 필요한 모든 것을 아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유엔 사무총장 코피 아난(Kofi Annan)이 노트북 충전기 손잡이를 돌렸고, 상징적이게도 바로 그 순간에 뜻하지 않게 그 손잡이가 부러졌다.

그런데도, ‘어린이 한 명당 노트북 한 대씩(One Laptop per Child, 이하 ‘OLPC’)’이라는 명칭으로 알려진 이 캠페인에 관한 보도는 그 후 몇 년 동안 대체로 호의적이었고, 기술 기업들은 수백만 달러와 수천 시간에 달하는 개발자의 노동 시간을 그 캠페인에 기부했다. 2006년과 2007년에 유명한 10여 개의 장소에서 네그로폰테는 노트북으로 영어 공부를 하거나 부모에게 읽기를 가르치는 어린이들, 나무 아래에서 노트북을 이용해 즉흥적으로 열린 원격 교실, 노트북 화면이 유일한 광원인 마을 등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네그로폰테는 이러한 이야기에 관한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그는 2007년에 OLPC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인터뷰 발췌 영상에서 “OLPC를 너무 강조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빈곤을 없애고, 평화를 가져오고,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면, OLPC보다 나은 방법을 떠올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혼란을 일으키는’ 기술

이렇게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OLPC 캠페인은 네그로폰테가 처음 이 캠페인을 언급하며 했던 약속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우선 수동 발전기의 손잡이를 돌려서 컴퓨터에 전원을 공급하겠다는 생각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고, 전기 인프라와 ‘수십 년이 걸리는 발전’이 없어도 노트북을 구동할 수 있다고 했던 OLPC 캠페인의 주장과 달리 노트북에는 기본적인 표준 AC 어댑터가 포함됐다. 게다가 노트북의 가장 인상적인 기능 가운데 두 가지가 작동이 잘되지 않으면서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두 가지 기능이란 우선 노트북이 무선 인터넷 증폭기 역할을 하게 도와주는 ‘메시 네트워크(mesh network)’ 기능과, 현재 실행 중인 프로그램의 소스 코드를 보여주는 ‘소스 보기(view source)’ 버튼이었다. 이 가운데 메시 네트워크는 노트북 소프트웨어의 나중 버전에서 아예 삭제됐다. 노트북 판매량도 네그로폰테가 처음 예상했던 수준에 절대 이르지 못했다. 그가 예상했던 수억 대의 판매량을 달성하기는커녕 고작 300만 대 정도가 판매됐을 뿐이었다. 그중에서 백만 대는 우루과이, 다른 백만 대는 페루에서 판매됐다. 게다가 이러한 판매의 거의 대부분도 프로젝트 개시 초반 몇 년 동안 이루어진 것이었다. 2014년에 원래 OLPC 재단은 해체됐고, 현재는 마이애미 기반의 OLPC 협회(OLPC Association)가 프로젝트 이름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OLPC 캠페인의 노트북 가격은 100달러를 훌쩍 넘었다. 노트북은 최저가도 200달러 근처였고, 이 가격에는 인프라, 지원, 유지, 수리 등에 필요한 상당한 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필요한 이러한 유지보수 비용으로 인해 결국 파라과이의 OLPC 프로젝트처럼 야심 차게 시작된 프로젝트도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총 1만 대의 노트북으로 시작한 파라과이의 OLPC 프로젝트는 가장 대규모 프로젝트는 아니었지만, 프로젝트를 이끄는 팀의 뛰어난 수준과 정부 및 언론과의 협력, 유연한 접근 방식 등을 이유로 다른 국가의 프로젝트와 비교해 가장 성공적인 OLPC 프로젝트로 여겨졌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소규모 NGO ‘파라과이 에듀카(Paraguay Educa)’는 벽면 콘센트를 설치하고, 와이맥스(WiMax) 타워를 세우고, 학교마다 와이파이 증폭기를 설치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다. 다른 일대일 노트북 보급 프로그램의 우수 사례를 바탕으로 이들은 학교마다 교사 트레이너를 고용하고, 매주 학교를 돌며 순환 근무할 풀타임 수리팀도 고용했다. OLPC가 수리를 위한 부품을 공급하지 못하면 그들은 제조업체에서 바로 부품을 공수할 수 있는 우루과이에서 부품을 구매했다.

학교 인터넷이 과부하 되면서 디지털 기반 학습은 중단되었고, 성능이 떨어지기 시작한 배터리는 수업 중간에 방전됐다.

그러나 이러한 자원이 확보되었는데도 학생들과 교사들은 노트북 충전, 소프트웨어 관리, 파손 등의 문제와 씨름해야 했다. 이 모든 문제들은 코로나19로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집에서 갑자기 자녀들의 원격 수업을 도와야 했던 부모나 양육책임자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일일 것이다. OLPC의 노트북은 튼튼하고 수리할 수 있게 만들어졌지만, 학생들의 15% 정도는 파라과이 에듀카의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1년 만에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노트북을 망가뜨렸다. 다른 많은 학생들은 노트북 자판의 버튼 몇 개를 분실하거나 스크린을 일부 망가뜨리는 바람에 노트북 사용이 어려워졌다. 멀쩡한 노트북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도 수업 전에 충전하는 것을 깜빡하거나 교사가 요구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기도 했다. 학교 인터넷이 과부하 되면서 디지털 기반 학습은 중단되었고, 성능이 떨어지기 시작한 배터리는 수업 중간에 방전됐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수업에서 노트북 활용을 포기했고, 학생들의 2/3는 학교 밖에서도 노트북 사용에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3년이 지난 후에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노트북 비율은 절반을 훌쩍 넘어섰고, 이때쯤엔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파라과이 에듀카는 수많은 NGO들이 겪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OLPC의 ‘혁신적’인 새 노트북에 자금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온 자금 제공자들을 설득하여 지속적인 유지보수 및 교육 비용을 조달하는 것이 더는 불가능해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와 반대로, 근처 우루과이에서 진행된 OLPC 프로젝트는 꾸준히 정부 지원을 받았고, 그 결과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는 유일한 프로젝트가 되었다. 그러나 우루과이의 프로젝트 역시 인프라를 유지하고, 오지에서 노트북 수리를 진행하는 것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에 넣지 못하면서, 그리고 ‘이번’ 기술에는 그런 걸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실리콘밸리식 화법으로 인해 ‘어린이 한 명당 노트북 한 대씩(OLPC)’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은 점점 더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의 기술 격차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이와 비슷한 문제로 다른 학교 컴퓨터 관련 프로젝트가 실패하기도 했다. 이러한 프로젝트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Los Angeles Unified School District)에서 2013년에 총 4만 3,261대의 아이패드를 47개 학교 학생들에게 나누어 준 프로젝트이다. OLPC 프로젝트의 생각을 모방하여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의 대표들은 온갖 비싼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이러한 태블릿PC가 로스앤젤레스의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저소득층 학생들이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기를 원했다. 그러나 OLPC 프로젝트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이 아이패드들도 장기적인 지원 대책은 거의 없이 배포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기기들은 사용할 수 없거나 수리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잠재적인 기부자들에게는 흥미롭게 들리지 않을 듯한 인프라, 지원, 유지, 수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없이는 그런 프로젝트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계속해서 실패할 것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오클랜드평등(#OklandUndivided)’ 캠페인은 학생들에게 그저 노트북과 인터넷 핫스팟을 제공하자고 말하는 대신에, 지속적인 유지 및 지원을 위해 1년에 4백만 달러를 모금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클랜드평등 캠페인의 보도자료도 거의 전적으로 배포한 기기 숫자에만 집중해왔다. 물론 이 숫자가 인상적이기는 하다. 캠페인 개시 후 14개월이 지난 2021년 7월까지 이 캠페인에서는 오클랜드 학생들에게 2만 9,000개의 노트북과 1만 개의 무선 핫스팟을 제공했다. 그리고 캠페인의 뉴스 페이지에는 이 캠페인이 오클랜드의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는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전한 성명에서 오클랜드 통합교육구의 교육감 보좌관 커티스 사리키(Curtiss Sarikey)는 이 프로젝트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여전히 기금을 조성하며 지속 가능성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OLPC로부터 얻은 교훈을 생각해보면, 이것이 이러한 프로젝트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될 수도 있다.

개인주의적 접근법

‘오클랜드평등’ 캠페인은 ‘기기가 교육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OLPC 프로젝트의 또 다른 사례가 되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할 것이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는 ‘기기가 교육의 핵심’이라는 생각을 2006년의 넷이벤츠 글로벌 프레스 서밋(NetEvents Global Press Summit)에서 키노트로 분명하게 표현했다. 그는 OLPC의 노트북이 ‘한정적인 교육만 제공할 수 있는’ 교사들을 어떻게 대체할 것인지 설명했다.

그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일부 국가에서는 교사의 무려 1/3이 학교에 전혀 출근하지 않는다. 그리고 일부는 술에 취한 채 수업을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2005년 10월에 네그로폰테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기술이야말로 개발도상국에서 어린이를 교육할 유일한 수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말들은 학교가 제공하는 많은 서비스와 기회, 사회적 경험을 단순히 학습자와 학습 자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개인주의적 경험으로 축소시키며, 심지어 교사는 그 과정에서 배제한다. 게다가 이러한 그의 발언에는 정보격차에 관해 논의할 때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는 대중지와 많은 교수들의 태도도 반영되어 있다. 이러한 기기와 네트워크가 제대로 관리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아이들의 교육과 행복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것의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어린이들의 손에 노트북을 쥐여주는 데 집중하다가 놓친 것은 사회적 구성 요소로서 ‘학습’의 역할이다. 이는 너무 자주 당연하게 여겨지거나 심지어 폄하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아이들이 스스로를 가르치고 깨우친다는 영웅 같은 생각이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영화나 소설에서는 계속해서 젊은 청년이 스스로 깨우치고 성공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러한 잘못된 믿음은 특히 기술 분야에 흔히 퍼져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중에는 고학력자가 압도적으로 많고, 가장 성공한 사업가들도 대부분 중년인데도, 코딩 부트 캠프나 대학 중퇴자를 위한 틸 펠로십(Thiel Fellowship) 출신에 관한 이야기가 기술 업계에 널리 퍼져있는데, 이는 기술 업계 기업가에게는 대학 졸업장이나 심지어 고등학교 졸업장마저도 불필요하며, 그런 것들이 창업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믿음은 백신 회의주의자들이 갖고 있는 ‘자신만의 연구를 수행하라(do your own research)’는 생각에 힘을 실어주면서, 탄탄한 과학적 발견을 이룰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중요한 기관 인프라, 전문가가 되기 위한 실습, 동료평가(peer review) 등의 중요성을 약화시킨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올바른 도구만 있다면 무엇이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는 믿음은 강해진다.

이러한 개인주의적 이야기들은 사람들이 제대로 의식하지 못하고 있더라도 항상 학습의 중요한 요소였던 사회적 지원을 무시한다. 이상적으로 이러한 사회적 지원에는 주거나 식량 불안이 없는 안정적인 가정환경, 좋은 인프라를 갖춘 안전한 공동체, 그리고 남을 잘 보살피고, 자원이 풍부한 숙련된 교사들이 포함된다. 코로나19가 2020년에, 그리고 많은 지역에서는 2021년까지도 전 세계 학교의 문을 닫게 했을 때, 학생들을 위해 학교와 교사가 해왔던 일들이 갑자기 부모와 양육책임자의 손에 넘어갔다. 그러자 제대로 작동되는 노트북과 인터넷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저 학습을 하기 위한 한 걸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특히 가장 어린 학생들의 경우 원격 수업에 참여하게 하려면 옆에서 그 아이들을 계속 지켜보고 도와줘야 했다. 일하느라 바쁜 부모들은 자녀의 학습을 돕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수백만 부모들(특히 엄마들)이 아이를 돌보기 위해 노동인구에서 빠져나갔다. 사립학교, 가정교사, 소규모 학습 모임인 ‘학습 팟(learning pods)’ 같은 것들의 이점을 누릴 수 없던 저소득층 어린이들은 특권을 가진 어린이들보다 몇 달씩 뒤처졌다. 어린이 우울증과 자살 시도율이 치솟았다. 팬데믹의 스트레스와 팬데믹으로 확실하게 드러난 기존의 사회 불평등이 노트북 보유 여부와는 상관없이 학생들에게 분명한 타격을 주게 된 것이다.

사회적 지원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여가 시간에 노트북으로 무엇을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지원을 잘 받고 있을 때도 학생의 2/3가 노트북을 사용하지 않았던 파라과이 에듀카의 OLPC 프로젝트에서 노트북을 제대로 사용했던 학생들은 (OLPC가 노트북을 그런 식으로 사용하기 어렵게 설계해놨는데도) 미디어 소비에 가장 많은 흥미를 보였다. 로스앤젤레스의 아이패드 지급 같은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찾아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노트북을 자신들의 흥미에 맞춰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 좋은 일이기는 하다. 올바른 지도가 있다면 이러한 노트북 사용도 의미 있는 학습 경험으로 이어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노트북 지급 프로젝트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이 없을 때,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는 컴퓨터가 학습 도구가 아닌 학습을 방해하는 도구가 되면서 이들을 더 뒤처지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기기에만 집중하면 아이들이 표면적으로는 성공에 필요한 모든 도구를 가지고 있는데도 제대로 학습하지 못할 경우, 그것이 아이들 자체의 잘못이라는 인식을 갖게 될 수 있다.

외부적인 힘도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OLPC 프로젝트에서는 니켈로디언(Nickelodeon)과 네슬레(Nestlé) 같은 다국적 기업들이 새 노트북을 통해 아이들에게 열정적으로 광고를 했다. 브랜드화된 교육 기술 플랫폼이나 자동화된 모니터링 도구도 오늘날에는 흔하다. 기업이 학교에 침투하는 것이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라고 해도 교육용 기계를 통한 감시와 어린이 대상 광고에는 매우 문제가 많다.

오클랜드 통합교육구의 사리키는 하드웨어가 “교육 평등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말하며, ‘오클랜드평등’ 캠페인 또한 “문화적으로 대응하는 기술 지원과 도시의 광대역 통신망 계획에 대한 투자 및 교육구 교사와의 협력”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드웨어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피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2020년 5월에 오클랜드평등 캠페인 기금을 운용하는 오클랜드 공공 교육 기금(Oakland Public Education Fund)의 신임 전무 알리 메디나(Ali Medina)는 “컴퓨터와 인터넷 접속 환경을 갖게 되면, 현재 팬데믹 상황과 그 이후에도 우리 아이들이 학습을 잘 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아이들의 가족을 위한 경제와 건강도 증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같은 맥락에서, 2012년에 네그로폰테는 보스턴 리뷰(Boston Review)에 “인터넷에 연결된 노트북을 소유하는 것은 교육을 통한 빈곤 퇴치에 도움을 줄 것이며, OLPC의 관점에서 아이들은 단순한 교육 대상이 아니라 변화의 주체”라는 글을 기고했다. 이러한 진술은 친구, 가족, 학교, 지역 사회 등 다양한 주체들이 어린이의 학습과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서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무시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가 실현되지 못했을 때 이런 개인주의적 태도는 그러한 실패가 학교나 경제적 상황, 사회 구조, 국가 정책, 인프라의 잘못이 아니라고 암시한다는 점이다. 기기에만 집중하면, 아이들이 표면적으로는 성공에 필요한 모든 도구를 가지고 있는데도 제대로 학습하지 못할 경우, 그것이 아이들 자체의 잘못이라는 인식을 갖게 될 수 있다.

트로이 목마

OLPC 프로젝트 초창기에 네그로폰테는 이 프로젝트를 아이들이 주변의 모든 것들로부터 독립해서 자유롭게 생각하는 사람이 될 기회를 제공하는 트로이 목마라고 설명하곤 했다. 2011년에 OLPC가 미션에 실패하고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을 때도 그는 아이들이 말 그대로 헬리콥터에서 떨어지는 태블릿PC로 읽고 코딩을 하면서 스스로 학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주장했다. 오클랜드평등 캠페인의 언론 보도에서와 마찬가지로 그의 발언은 기계를 나눠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이는 기기를 주기만 하면 학습, 성공, 변화 등 나머지 부분들이 자연스럽게 뒤따라올 것이라는 암시를 담고 있다.

그러나 트로이 목마 이야기가 트로이군의 입장에서는 좋게 끝나지 않았던 것처럼 OLPC의 노트북도 어떤 면에서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 프로젝트로 인해 화장실 보급이나 생활 임금 도입처럼 더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개혁에 투입될 수 있는 자원이 노트북에 투입됐고, 결과적으로는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데 필요한 것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강화시켰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는 ‘대면’ 수업을 위한 것이었다. 2020년에 전 세계에 필요해진 원격 수업은 OLPC가 직면했던 모든 문제를 악화시켰고, 정보격차를 해소하려면 노트북과 인터넷 연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너무나 분명하게 보여줬다. 정보격차 해소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다른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한 튼튼한 사회 안전망을 확보하는 것이다.

Morgan Ames는 <The Charisma Machine: The Life, Death, and Legacy of One Laptop per Child>의 저자이며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정보 대학원 조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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