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ephanie Arnett/MIT Technology Review | Getty Images,
[OPINION] 속지 말자… AI 모델은 추론하지 않는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대결해 승리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오늘날의 AI는 여전히 당시 승리를 가능하게 했던 핵심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3월 어느 날 오후 서울에서 필자는 개발에 참여했던 프로그램이 바둑판 다섯 번째 줄에 돌을 놓는 모습을 지켜봤다. 마치 상대인 인간에게 선물을 주는 것처럼 보였다. 5판으로 진행된 대결의 두 번째 판 37수째가 너무나 터무니없어 보여 일부 해설자들은 프로그래밍 오류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알파고는 이 판에서 승리했고, 결국 역대 최고의 프로 바둑 기사 중 한 명인 이세돌 9단을 4승 1패로 꺾었다.
이 9단은 경기 후 “알파고는 확률 계산에 기반한 그저 기계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수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알파고는 분명 창의적이다”라고 말했다.
1997년 IBM이 개발한 슈퍼컴퓨터 딥 블루(Deep Blue)가 당시 체스 세계 챔피언이었던 게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를 꺾었을 때 딥 블루는 인간이 미리 입력한 규칙을 사용해 플레이어당 6~8수 앞을 내다보고 초당 2억 개의 체스 포지션을 평가했다. 바둑은 훨씬 더 복잡한 게임이다. 한 돌의 가치는 수십 수에 걸쳐 돌무리와 영토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가능한 결과의 극히 일부만 계산하는 데도 슈퍼컴퓨터로 수십억 년이 걸릴 것이다. 알파고는 승리하기 위해 한눈에 누가 앞서고 있는지 파악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생각해 보지 못한 수를 창안해 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