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xt pandemic is already here. Covid can teach us how to fight it.

다가오는 새로운 팬데믹,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항생제 내성의 위험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얻은 교훈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

2017년 8월, 마다가스카르산 중턱에는 쾌적한 산들바람이 불었다. 고지대의 작은 마을인 앙카조베(Ankazobe)를 출발한 미니버스에 짐을 실은 승객들은 상쾌한 아침을 즐겼다. 남쪽으로 100킬로미터 떨어진 섬의 수도 안타나나리보(Antananarivo), 그리고 그곳으로부터 다시 350킬로미터 떨어진 해안 마을 토아마시나(Toamasina)까지 가는 여행은 무덥고 끈적일 예정이었다. 일행 중 31세 남성 승객 한 명은 좀 전부터 영 편치 않아 보였다. 나흘 전 방문차 이곳에 온 그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선 현재 열과 오한에 떨며 고통스러워 했다.

그는 결국 이겨내지 못했다. 미니버스가 수도를 지난 직후 그는 버스 안에서 숨졌다. 당황한 운전자는 그의 시신을 병원에 내려놓고 계속해서 해안으로 향했다.

며칠 만에 이 승객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31명이 병에 걸렸고 4명이 사망했다. 병원에도 병이 퍼졌다. 2주 뒤, 인구 밀도가 높은 수도에서 한 여성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녀는 여행과 어떠한 접점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들은 사람들의 사망 원인을 밝혀냈다. 바로 페스트였다. 10월 초까지 169건의 감염 사례가 섬나라 전역에 걸쳐 보고되었다. 그달 말에는 1,500건을 넘겼다.

마다가스카르에는 매년 페스트가 몇 건씩 발생하곤 했는데 보통은 추수 후 쥐가 들끓을 때 쥐에 기생하는 벼룩을 통해 전염되었다. 하지만 이번은 전과 달랐다. 이번에는 수확이 끝나기 전에 시작된 것이다. 주로 시골이 아닌 도시로 퍼져 나갔다는 점도 특징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병이 림프절페스트(bubonic plague, 선페스트)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림프절페스트는 역사적으로 몹시 무서운 병이지만 실제로 전염성이 그리 강한 편은 아니다. 이와 달리 이번 유행은 폐페스트였다. 폐페스트는 기침과 호흡에 의해 전염되어 전염성이 매우 강하게 나타났으며, 감염 시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24시간 이내에 치명적인 상황에 이를 수 있었다.

WHO가 긴급 원조 150만 달러(약 17억 원)와 항생제 120만 도스를 지원한 덕에 마다가스카르는 가까스로 이 팬데믹을 막아냈다. 결과적으로 유행이 다소 가라앉은 시점인 11월 말까지의 통계에서, 이번 페스트 팬데믹은 환자 2,348명과 희생자 202명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전염병학자들은 최악의 재앙을 피한 것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치명적이면서도 빠르게 전파되는 이 병이 자칫 전 세계로 퍼질 수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20년 전, 소규모 계절병이 도는 동안에 프랑스령 말라가시와 프랑스의 연구자들은 페스트에 사용되는 거의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페스트 변종을 발견했다. 그 변종이 2017년 발병의 원인이었다면 병을 치료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과거 페스트 유행 때처럼 암울한 결과가 닥쳤을 수도 있다. 1910년 중국에서 6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만주 페스트, 540년 비잔틴 제국을 뒤흔든 유스티아누스 페스트, 과거 유럽 인구의 절반 정도인 약 5,000만 명을 사망케 한 흑사병처럼 말이다.

Madagascar Fighting Plague
2017년 10월, 적십자 봉사자들이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에서 서쪽으로 30마일(약 48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의 주민들과 페스트 발병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의 수도에서 페스트가 발생하자 많은 도시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AP PHOTO/ALEXANDER JOE

설사 이러한 재앙이 닥쳤다 해도 과학자들은 별로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인류가 세균을 억제하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는 한편, 그에 대항해 미생물 세계에서 끊임없는 투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전 세계 과학자들은 관찰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세간의 이목이 ‘바이러스로부터의 위협’에 집중되고 있지만, 미생물학계는 우리가 ‘세균으로부터의 위협’을 망각한 지 오래라고 걱정한다. 그들은 세균성 전염병, 그리고 인류가 현재 의존하는 약물에 세균이 내성을 갖게 됨으로써 닥치는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드로스 아다놈 게브레이서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사무총장은 지난 11월 “항생제 내성은 팬데믹처럼 긴급해 보이지는 않지만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건강상의 위협 중 하나”라고 말했다.

2014년 영국 정부가 주관하는 항생제 내성 대책위원회(Review on Antimicrobial Resistance)는 항생제 내성 문제 때문에 매년 전 세계에서 7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가공할 수치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급증한 희생자 수에 비하면 적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이 또한 손쓰지 않으면 사망률이 2050년까지 연간 1,0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한다. 현재까지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수의 약 3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숫자다.

다시 말해 코로나가 우리를 놀라게 했지만, 우리는 이미 또 다른 보건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알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전 지구적 대처는 집중, 결단, 그리고 막대한 자금이 모두 하나의 목표로 향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성과를 여실히 보여준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과학의 일상적 관행, 임상 시험의 속도, 그리고 그 일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모두 재편했다. 마찬가지로 항생제 내성 문제에 이와 같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어떨까? 우리는 임상 시험 체계를 재편하고, 내성 병원균 출현 시 이를 감지하기 위한 새로운 보안 감시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신약 개발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단언하건대 우리는 항생제 내성 문제도 비상사태로 취급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미 시작을 넘어 현재 진행 중인 사태이기 때문이다.

항생제의 셈법

지금으로부터 18개월 전, 코로나19가 목격된 적도 없고 당연히 백신도 없었던 때. 코로나19 팬데믹의 시작을 되돌아보면 정신이 아찔하다. 이미 승인된 8종의 백신, 임상 시험 중인 100여 종의 백신,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백신 27억 도스 이상을 접종한 것 등, 우리가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것들은 오로지 엄청난 자금 할당과 약품을 생산하기 쉽도록 규칙이 변경된 덕에 가능했다.

미국 정부는 백신과 치료제 연구 및 생산을 위한 초고속 개발 작전(Operation Warp Speed)에 180억 달러(약 20조 원)를 지원했다. 이 작전으로 인해 임상 시험과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승인 절차가 간소화되었다. 그리고 미정부는 백신이 FDA의 검증 절차를 통과할 경우 6개 업체로부터 최대 9억 회분을 구입하기로 합의했다.

“항생제 내성은 팬데믹처럼 긴급해 보이지는 않지만, 이 또한 위험한 문제다.”

테드로스 아다놈 게브레이서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이러한 연구보조금과 서약은 백신 제조사들에 수입을 보장하여 신약 개발 중에 제조사들이 겪는 거의 모든 재정적 위험을 덜어주었다. 제약회사들은 종종 유망한 발견으로부터 임상 시험의 종결에 이르는 과정에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의미하는 ‘죽음의 골짜기(valley of death)’에 대해 말한다. 초고속 개발 작전은 이 골짜기를 점령했을 뿐 아니라 그 위에 6차선짜리 현수교까지 놓았다.

항생제 제조사들은 이러한 보장을 그저 부러운 눈길로 바라본다. 세균성 팬데믹을 해결할 수 있는 항생제라도 새로운 항생제만으로는 제약사가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항생제는 미국에서 팔리는 다른 약품보다 저렴하지만, 병원과 의사들은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이를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이 두 가지 영향이 합쳐져서 수익이 너무 낮아지는 바람에 20세기에 항생제를 만들었던 거의 모든 회사가 이 분야를 떠났다. 가장 최근에 개발되었던 새로운 항생제 제품군은 이러한 대기업 연구 프로그램의 산물이었다. 그게 2003년의 일이다.

기존의 항생제 제조사들이 남긴 공백은 소수의 직원과 제품을 운영하는 소규모 생명공학회사들로 채워졌다. 때때로 이 회사들은 승인된 약물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두 번째 골짜기에 방치되곤 했다. 바로 라이선스 획득과 지속 가능할 정도의 충분한 이익을 얻는 것 사이에서 생기는 간극이었다. 대부분의 업체가 성공하지 못한다. 2018년부터 아카오젠(Achaogen), 아라다임(Aradigm), 멜린타 테라퓨틱스(Melinta Therapeutics), 그리고 테트라파 제약(Tetraphase Pharmaceuticals) 등 새로운 항생제를 제조하는 여러 소규모 기업들은 파산하거나 자산을 매각했다.

이렇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셈법은 전혀 복잡하지 않다. 허가를 받는 과정 내내 항생제를 개발하는 데에는 15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가 들지만, 신약으로 얻는 평균 수입은 연간 4,600만 달러(약 520억 원)에 불과하다. 항생제 내성 대책위원회는 새로운 항생제가 개발된 지 23년이 지나야 사업이 수익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출시된 지 13년, 제네릭 약품과 경쟁하기 불과 2년 전인 시점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그렇게 오래 기다릴 여유가 없다.

“투자자들은 이를 보고 말한다. ‘내가 왜 투자 수익을 볼 수 없는 회사에 돈을 투자해야 하는가?’“ 지난 4월 연구프로그램을 중단하기 전까지 X-바이오틱스 테라퓨틱스(X-Biotix Therapeutics)사의 대표 겸 CEO였던 라마니 바라나시(Ramani Varanasi)의 말이다.

초고속 개발 작전은 소박하게 살아남아 온 연구팀들에 돈을 뿌림으로써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를 해결했다. 문제는 차세대 항생제를 위한 초고속 개발에서도 이와 같은 성과를 얻기 위한 지원책을 찾을 수 있는가이다.

“터널 유지보수에 대한 투자는 언제든 미룰 수 있다. 터널이 무너질 때까지 말이다.” 비영리 단체인 CARB-X를 설립하여 이끄는 케빈 아웃터슨(Kevin Outterson) 보스턴대 법학 교수는 말한다. CARB-X는 초기 단계 항생제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약 5억 달러(약 5,600억 원)의 자선 및 정부 기금을 모았다. “항생제의 효과는 사회 전체에 의미 있는 것이며, 우리 사회가 이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국 후회할 것이다.”

강해지는 내성

항생제는 배양접시에 곰팡이가 배출한 물질이 박테리아를 죽인다는 알렉산더 플레밍 경의 우연한 발견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곰팡이는 10년의 후속 연구 끝에 최초의 현대식 항생제로 변모한 페니실린의 원시 버전을 만들고 있었다.

항생제는 다양한 방식으로 세포 번식을 방해하는 복잡한 분자이며, 다른 유기체와 경쟁하기 위해 유기체에 의해 만들어지는 합성물이다. 인류의 이기를 위해 항생제 사용을 채택함으로써 의학은 박테리아가 무기와 방어책을 개발하는 끝없는 진화전의 한가운데에 발을 들여놓았다. 플레밍은 이 원리를 이해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에서 페니실린이 처음으로 군대에 보급된 지 3년 후, 그는 항생제 내성이라는 박테리아 진화가 결국 신약을 훼손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당시 내성 발생을 늦추기 위해서는 박테리아 세계가 적응하는 속도가 한층 느려질 수 있도록 항생제를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페니실린 도입 이후 처음 몇 십 년 동안은, 박테리아 적응과 신약 발견이 서로 충돌했다. 그래도 병원균이 항생제를 피하는 기술보다 감염을 치료하는 항생제의 능력이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그 세기의 혁신이 빛을 잃고 말았다. 새로운 항생제를 만들기는 어렵다. 이 약은 인간에게 독성이 없으면서도 박테리아에게는 치명적이어야 하며, 위험한 박테리아가 아직 이를 방어하기 위해 진화하지 않은 메커니즘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자연에서 생성된 항생제를 실험실로 옮겨 화합물로 합성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웠다.

Worker inspecting pills on blisterpack conveyer belt

한편, 내성은 갑작스럽게 닥쳤다. 의학, 농업, 양식업에서의 항생제 남용은 주변 환경에 퍼져 미생물이 항생제에 적응하도록 두는 결과를 낳았다. 2000년과 2015년 사이, 가장 치명적인 감염을 막도록 규정된 항생제 사용량은 전 세계적으로 약 두 배 증가했다. 내성 수준은 유기체, 약물 및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지금까지 WHO가 2021년 6월에 발표한 종합 보고서에 따르면, 상황이 얼마나 급변하는지 알 수 있다. 지구상에 흔한 건강 문제 중 하나인 요로감염을 일으키는 박테리아 종류 중 일부는 특정 국가에서 90%까지 공통 항생제에 내성을 띤다. 혈류감염을 유발하는 박테리아의 65% 이상, 폐렴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의 30% 이상은 1개 이상의 치료법에 내성을 갖는다. 한때 치료하기 쉬웠으며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불임을 야기하는 감염인 임질은 이에 대해 사용되는 모든 약물에 대한 내성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동시에 내성 요인들, 즉 박테리아가 저 자신들을 보호하는 능력을 조절하는 유전자들은 전 세계를 떠돌고 있다. 2008년 스웨덴의 한 병원에서, 인도 태생의 남성이 현존하는 거의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유전자 클러스터를 보유한 박테리아 변종에 감염된 것으로 진단된 사례가 있었다. 2015년 영국과 중국 연구진은 돼지, 시장 내 유통되는 돼지고기, 중국 내 병원 환자에서 최악의 슈퍼박테리아를 퇴치하기 위한 최후의 항생제로 알려진 콜리스틴이라는 약물을 박테리아가 스스로 제거할 수 있게 하는 유전적 요소를 찾아냈다. 이 두 가지 유전적 요소는 박테리아 간의 히치하이킹을 통해 이후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약물 개발의 취약한 경제성 때문에 항생제 연구는 시류를 따라가지 못했다. 3월에 퓨 자선 신탁(Pew Charitable Trusts)은 전 세계에 걸쳐 차세대 항생제 화합물 개발의 현황을 평가했다. 비록 이 그룹은 임상 전 또는 임상 연구 단계에서 43개를 발견했지만, 그중 13개 후보물질만이 3상 임상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그중 3분의 2만이 라이선스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미 치료하기 가장 어려운 감염원에 대해 연구할 분자 구조를 보유한 경우는 아무도 없었다.

초고속 개발로부터 얻은 교훈

그럼 항생제 내성을 위한 초고속 개발 작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차세대 항생제 개발 체계는 기초 연구, 시험 설계 및 승인 후 인센티브와 같은 몇 가지 핵심 영역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다행히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세계적인 대응은 이 세 가지 모두에 대한 선례를 만들었다.

첫 번째 단계는 장기적으로 기초 연구를 지원하는 것이다. 모더나(Moderna)와 화이자-바이오엔텍(Pfizer-BioNTech) 백신은 인체 감염을 처음 인지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준비가 완료되었다. 그러나 그 준비는 특별한 질병을 염두에 두지 않은 10년간의 기초 연구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일단 코로나바이러스가 등장했을 때 초고속 개발 작전은 추가 연구 자금으로 모더나 백신을 결승선에 내놓았다. (화이자는 초고속 개발 작전의 연구 지원을 받지 못했지만, 두 회사 모두 제조 및 생산 자금을 받았다.)

현재 항생제에 대한 초기 연구 자금 대부분은 투자와 자선활동의 모음에서 나온다. 따라서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의 첫 번째 교훈은, 항생제 화합물에 대한 기초 연구에 더 많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며, 지원이 더 광범위하게 분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연구팀이 차세대 모더나 혹은 바이오엔텍이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규제 당국은 신속한 결과를 얻기 위해 기업들과 대화하고 임상 시험 절차를 수정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수정된 사항에는 예컨대 임상 시험에서 위약 성분을 빼도록 허용하거나 참가자들이 어떤 성분을 받았는지 알려주는 것이 포함되었다. 항생제 임상 시험은 충분한 환자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희소 질환 치료제에 대해 승인되는 절차와 같이 단순하거나 더 작은 임상 시험이 이루어진다면 연구 프로그램의 자금 조달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항생제 개발자들은 ‘밀어내기’와 ‘당기기’ 유인책에 관해 이야기한다. 밀어내기는 항생제 연구 프로그램에 승인 시점까지 추진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제공하는 것이다. 당기기는 신약의 승인 후 마케팅, 관리·감독 비용, 수익성에 도달할 때까지의 수익 부족을 감당하기 위한 이차적 자금 조달에 힘을 싣는다. 현재 항생제 연구에 투입된 자금의 대부분은 연구 개시 단계에 필요한 밀어내기 인센티브로 쓰이고 있다.

한편 초고속 개발 작전은 단지 연구 지원뿐 아니라 제조 증대를 위한 자금과 백신 구매를 보장하는 것 둘 다로 이루어졌다. 자금 구조를 이렇게 두 층으로 나누면, 새로운 항생제가 스스로 기반을 찾을 수 있을 때까지 충분히 오랫동안 지원받는 패턴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은 상업용 제품이지만, 우리의 생존을 위한 공공 의료 상품이기도 하다”라고 업계 단체 BIO(Biotechnology Innovation Organization)의 전염병 및 진단 정책 담당 부사장인 필리스 아서(Philis Arthur)는 말한다. “그들은 일종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는 투자수익률(ROI)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상업용 시장에 내맡겨지지 않고도 그 가치를 포착할 수 있는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사실 항생제 제조사들에는 더 많은 자금을 조달 받을 수 있는 기존 제안들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처럼 사건이 시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제안들은 아직 시작하기에 충분한 대중적 또는 정치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 여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몇몇 법안들이 의회의 검토를 기다리고 있다. ‘DISARM 법(Developing an Innovative Strategy for Antimicrobial Resistant Microorganisms Act)’이라고 불리는 이 법은 병원이 새롭게 생산된 항생제를 구입하고 사용하도록 재정적 인센티브를 지원하여 시장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병원 진료에 대한 정부 환급금은 의료 기관으로 하여금 저렴한 약물을 먼저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첫 번째 약품이 효과가 없을 경우 점차 더 비싸고 새로운 약품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결과적으로 제조업체가 필요한 판매 수익을 얻지 못하게 되는 가격 저항을 조장한다.

우리는 항생제 내성 문제도 비상사태로 봐야 한다. 왜냐하면 이미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PASTEUR 법(The Pioneering Antimicrobial Subscriptions to End Upsurging Resistance Act)으로 알려진 두 번째 제안의 창안자들은 이를 ‘항생제를 위한 넷플릭스’라고 부른다. 이 법안에서는 해당 약품의 미래 가용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연방정부가 새로운 항생제를 내놓는 회사들에 대가를 지불하도록 한다. (이 법은 부분적으로는 영국 정부가 지난여름 도입한 항생제 구독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 모델에서는 항생제 연구 프로그램 시작 시 신약에 대한 접근이 보장되는 대가로 정부가 일괄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그러나 초고속 개발 작전이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세균 감염에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 훨씬 더 과감한 행동이 장려될 수 있다. 그 예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월 전염병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새로운 국가 기관에 5억 달러(약 5,600억 원)를 투입했다. 또한 정부 입장에서는 군대가 아직 현실에 없는 몇 년 후의 신무기를 계약하며 새로운 비행기와 탱크에 관한 계획을 세우는 것처럼, 새로운 항생제를 계획할 수 있다.

LAC+USC 메디컬 센터의 최고 의료 책임자인 브래드 스펠버그(Brad Spellberg)는 항생제 개발을 위한 또 다른 모델을 제안하기도 했다. 새로운 화합물을 지속해서 개발하되 임상 시험 비용은 들이지 않는 비영리 단체들을 허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요점은 이윤을 우선시하는 회사들이 허가를 통해 한 번에 한 가지 신약을 얻는 데에 집중해야만 하는 반면, 사회 차원에서 항생제 내성 문제에 맞서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약품과 새로운 약품의 예측 가능한 공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몇 년마다 적합한 새로운 분자가 안정적으로 천천히 감쇠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므로 새로운 병원균이 발생할 경우, 곧바로 불펜에서 후보를 꺼내 빠르게 임상 시험을 할 수 있다. 같은 방식이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에서 적용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영감을 받은 이 대담한 아이디어는 약을 만드는 투자에 관한 것이 아닐 수 있다. 대신, 이것은 약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투자하는 셈이 된다. 항생제를 만들던 거대 제약사들이 떠나고 소규모 회사들이 파산하면서, 그 업무를 하던 팀들은 해체되고 사라졌다. 오늘날 우리가 소비하는 거의 모든 항생제는 이미 은퇴한 이들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이제 이들을 대체할 경쟁자는 거의 없다.

“자금 지원을 전제로 큰 문제에 도전하고자 하는 전도유망한 젊은 과학자일지라도, 항생제 내성 연구를 진로로 선택하는 것은 거의 직업적 자살행위에 가깝다.” 맥마스터대 마이클 G. 디구르트 감염병 연구소의 책임자인 게리 라이트(Gerry Wright)의 말이다.

만약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의 첫 번째 교훈이 기초 연구를 위한 자금 조달에 관한 것이었다면, 마지막 교훈은 이 팬데믹과 다음 팬데믹을 위한 연구자 발굴의 가치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큰돈을 굴릴 수 있다면, 나는 사람에 투자할 것이다.” 라이트는 말한다. “대학원생, 박사후과정, 조교수, 부교수들. 그들에게 급여를 주겠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을 의미하기에, 그들이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도록 돈을 줘야 한다. 두뇌는 부족하지 않다. 다만 기회가 부족할 뿐이다.”

조용한 경고

지난주,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60만 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 사망자 수는 380만 명이었으며 확진자 수는 1억 7,800만 명을 넘겼다.

그 엄청난 숫자 사이에서 지난주 발행된 작은 소식지는 눈에 잘 띄지 않았을 것이다. 콩고민주공화국 북동쪽 한 귀퉁이에 있는 이투리(Ituri) 지방에서, 보건당국은 19명 감염, 11명 사망 소식을 전했다. 그들은 4년 전 마다가스카르에서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과 같은 폐페스트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표에 따르면 피해자들로부터 채취한 표본은 지역 연구소로 보내졌으나 이것으로 어떤 것을 알 수 있을지에 대한 즉각적인 통지는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포와 슬픔의 산사태 속에서, 이 뉴스는 굴러떨어진 조약돌 하나에 지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조약돌도 산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를 놀라게 한 팬데믹 사태였다. 우리가 방관한다면 항생제 내성 사태도 이처럼 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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