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 사고 방식에서 탈출하려면
나는 가끔 딸에게 미래에 대해서 물어본다. 딸아이가 세 살 때는 시계나 달력에 대해서 거의 모르고 기본적인 시간 개념만 알고 있었다. 아이는 일주일 넘게 먹이를 먹는 생명체를 소재로 한 고전 동화 ‘배고픈 애벌레’를 이해하기는 했지만, 나한테 얘기를 들려줄 때는 날짜를 헷갈리곤 했다. 아이에게 시간은 뒤죽박죽이었다. 그러나 다섯 살이 되었을 때, 딸은 어제가 어떻게 자기 뒤를 따라왔고, 내일은 어떻게 앞으로 펼쳐 있는지 이해했다. 어느 날 아침을 먹으면서 딸에게 얼마나 먼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더니 “10살까지”라고 대답했다. 아이의 머리에 내일이라는 시간은 있었지만, 5년 뒤의 일은 앞이 캄캄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 애가 이제 일곱 살이다. 최근, 내가 아이에게 미래에 대해 얼마나 자주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자주는 안해. 그런데 무슨 일이 생길지 가끔은 걱정돼”라고 말했다.
“무슨 걱정?”
“다친다거나 체포된다거나 뭐 그런 거”
“아빠 엄마 나이가 똑같은 거 알아?”
“아니”
“십대가 되는 거 생각해 본 적 있어?”
“응”
“네 아이가 있다는 거 상상해 본 적 있어?”
“소름 돋아”
한살 한살 나이를 먹을수록 딸은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상상 속에 채워 넣는다. 자라면서 겪을 문화는 아이가 그려갈 도화지의 많은 부분을 채울 것이며, 어디서 무엇을 선택할 지 나는 알 수가 없다.
아이가 최근 나에게 이랬다. “싱귤레이션(Singulation)은 미래에 사람들이 비참하게 사는 곳이야. 그리고 누군가 “그래서 어쩌라고?” 묻겠지. 로봇이 온 세상을 점령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