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your brain makes your mind

뇌는 어떻게 ‘마음’을 만들어 내고 있을까?

인간의 마음은 뇌와 몸이 주변 세계와 상호작용하면서 지속적으로 생성된다. 우리 뇌는 몸을 통제하기 위해 진화해왔고, 생각과 감정, 감각, 정신력은 그러한 통제가 빚어낸 결과이다.

‘마음(mind)’이란 무엇일까? 이 질문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굳이 말하자면, 마음은 의식, 꿈, 감정, 기억 등 현재 자신을 있게 만드는 자신의 일부라고 말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마음의 그러한 측면이 공포에 반응하는 신경 회로와 기억 저장소처럼 뇌에서 특정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최근 우리는 인간의 뇌가 실은 ‘기만의 달인’이며, 우리의 경험과 행동을 보고서 뇌의 내부가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마음이 실제로는 뇌와 몸, 그리고 주변 세계에 의해 부단히 생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주변 세계를 돌아다닐 때마다 세 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인식한다. 

첫 번째는 주변 세계로부터 받은 신호다. 이를 ‘감지 데이터(sense data)’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안구 망막에 도달하는 광파(光波)를 통해 꽃이 만발한 정원과 별빛의 색을 해석할 수 있다. 귓속 달팽이관이나 피부에 가해지는 압력의 변화로는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와 포옹을 감지한다. 그리고 코와 입으로 들어오는 화학물질을 단맛과 매운맛으로 전환한다.

두 번째는 정맥과 동맥을 따라 흐르는 혈액, 팽창하고 수축하는 폐, 그리고 위장 소리 등 체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로부터 얻은 감지 데이터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일들이 대부분 조용히, 그리고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벌어진다. 만약 우리가 신체의 모든 움직임과 소리를 실감할 수 있다면 체외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에도 신경을 쓸 수 없을 것이다.

끝으로, 세 번째는 과거의 경험이다. 과거의 경험이 없으면 체내외의 감지 데이터는 무의미한 잡음에 불과해진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말 소리를 잔뜩 듣다가 어떤 단어가 어디에서 시작하고 어디에서 끝나는지를 모르는 꼴이 된다.  뇌는 과거에 보거나 실행하거나 배운 것을 통해서 현재 감지하는 데이터를 설명하고, 다음에 할 행동을 계획하고, 다가올 일을 예측한다. 이런 모든 일들이 손가락을 까딱하는 것보다도 빠른 속도로, 자동적이고, 눈에 안 보이게 일어난다.

이 세 가지 요소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할 수도 있다. 가령 미래의 기계 안에 있는 마음처럼 다른 종류의 마음을 만들어내는 다른 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매 순간 뇌가 몸과 외계( 外界)와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형성된다.


뇌는 어떤 기억을 떠올릴 때 과거의 단편적 일들을 재현하면서 그들을 완벽하게 결합한다. 이런 작업을 ‘상기(想起)’라고 하지만, 사실은 ‘조합(組合)’이라고 하는 게 더 맞다. 실제로 뇌는 같은 기억, 더 정확하게는 ‘같은 기억이라고 여기는 것’을 매번 다르게 구성할지 모른다. 여기서 나는 가장 친한 친구의 얼굴이나 어제 먹은 저녁식사 기억을 떠올리듯 의식적으로 뭔가를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게 아니다. 물건이나 단어를 보는 즉시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인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모든 인식적 행위는 뇌가 하는 ‘구성 작업’이다. 우리는 눈으로 보지 않고 뇌로 본다. 다른 모든 감각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뇌는 새로운 감지 데이터를 받으면 이전에 유사한 목표를 세웠던 유사한 상황에서 느낀 것과 비교한다. 이처럼 비교하면 모든 감각이 한 번에 통합된다.  뇌는 모든 감각을 일시에 구성한 뒤 그들을 주변 세계를 경험하고 이해하게 해주는 웅장한 신경 활동 패턴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뇌는 또한 과거의 조각들을 혁신적인 방법으로 결합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 단순히 오래된 콘텐츠를 부활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날개가 달린 천마’ 그림처럼 과거에 접해본 적이 없는 것도 인식할 수 있다. 실제로는 이런 페가수스를 본 적이 없어도 고대 그리스인처럼 페가수스 그림을 처음 보고도 곧바로 그것이 무엇인지 인식할 수 있다. 뇌에는 말과 새와 비행처럼 친숙한 개념을 조합하여 일관된 정신적 이미지로 만들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뇌는 심지어 낯익은 물체에 그것의 물리적 특성과 무관한 새로운 기능을 부여할 수도 있다. 그림 1에 나온 사진을 보자. 오늘날 컴퓨터는 기계 학습을 통해 이 물체를 깃털로 쉽게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통상 그런 식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숲속 땅 위에서 이 물체를 발견하면, 그것을 분명 깃털로 인식한다. 하지만 18세기의 작가의 눈에 그것은 펜으로 보인다. 북미 원주민 부족 전사에게는 명예의 상징이다. 비밀 요원 흉내를 내는 아이에게 유용한 가짜 콧수염이다. 뇌는 이처럼 물리적 특성은 물론이고 기능, 즉 용도에 따라서 물체를 분류한다. 뇌는 죽은 지도자의 얼굴이 그려진 종이를 보거나 재화와 교환이 가능한 화폐를 볼 때마다 이런 과정을 거친다.

그림1: 인간의 뇌는 용도에 따라 물체를 분류할 수 있다. 기계 학습을 하는 컴퓨터는 깃털만 볼 것이다. (GETTY)

이런 놀라운 능력을 ‘범주 구성(category construction)’이라고 한다. 뇌는 순식간에 과거의 경험을 소환해서 깃털을 포함시킨 ‘명예의 상징’과 같은 범주를 구성한다. 범주 구성의 기준은 물리적 유사성이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물체의 사용법, 즉 기능적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다. 그러한 범주는 추상적이다. 컴퓨터는 깃털을 ‘용기에 대한 보상’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깃털 안에 그러한 정보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깃털은 그것을 지각하는 사람의 뇌에서 구성된 추상적인 범주에 속한다

컴퓨터는 아직 지금 말한 식으로 인식할 수가 없다. 컴퓨터는 인식 대상을 이전 사례를 기반으로 만든 기존 범주로 분류(지도형 기계학습(supervised machine learning) 과정)하거나 물리적 특징처럼 사전 정의한 특징에 따라 대상을 새로운 범주로 묶을 수만 있다(비지도형 기계학습(unsupervised machine learning)). 하지만 컴퓨터는 상황에 따라 ‘간첩 행세를 하기 위한 얼굴 털’ 같은 추상적인 범주를 구성하지 못한다. 그리고 분명 무척이나 복잡한 사회적 세계에서 이해하고 행동하기 위해서 초당 여러 번 그렇게 하지도 않는다.  


기억과 마찬가지로 감각도 ‘구성물’이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느끼는 모든 것은 머리 안팎에 있는 것들을 조합해서 만든 결과다. 가령 민들레를 봤을 때 민들레는 긴 줄기, 노란 꽃잎, 부드럽고 물컹한 질감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들은 당신 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감지 데이터에 반영된다. 민들레가 꽃다발 안에 넣어야 하는 꽃인지, 아니면 땅에서 뜯어내야 하는 잡초인지와 같은 다른 특징들은 더 추상적이다.

뇌는 또한 감지 데이터의 적절성과 부적절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즉, 신호와 잡음을 구분해야 한다. 경제학자와 과학자들은 이러한 판단을 ‘가치 판단’이라고 말한다.

가치 자체는 또 다른 추상적으로 구성된 개념이다. 그것은 세상에서 나오는 감각 데이터 본연의 특성이 아니므로 세상에서 감지가 불가능하다. 가치는 그것을 감지하는 유기체, 즉 당신의 상태에 따라 변한다. 가치의 중요성은 생태학적 맥락을 통해 가장 잘 드러난다. 즉, 당신이 숲을 배회하는 동물인데 멀리서 흐릿한 모양의 뭔가를 봤다고 가정해보자. 그것이 당신에게 음식으로써 가치가 있을까? 아니면 그것을 무시할 수 있을까? 그것을 쫓느라 에너지를 쓸 가치가 있을까?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은 당신 몸의 상태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만약 당신이 배가 고프지 않다면, 그 흐릿한 모양의 뭔가의 가치는 크지 않다. 또 당신의 뇌가 그 모양이 당신을 잡아먹으려 한다고 예측하는지에 따라서도 그것의 가치가 달라진다.

요즈음 사람들은 통상 먹을 걸 사러 시장에 가지 정기적으로 사냥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이 인생에서 하는 모든 일에서 가치를 추정하는 과정은 동일하다. 당신에게 다가오고 있는 사람이 친구인가 적인가? 그 새 영화가 볼만한가? 한 시간 더 일해야 할까, 아니면 친구들과 함께 술집에 가야 할까? 아니면 잠을 좀 자야 할까? 각각의 선택은 행동의 계획이며, 각각의 계획은 그 자체로 가치의 추정치이다.

가치 추정 작업에 관여하는 뇌 회로는 당신은 ‘기분’이라고 말하고, 과학자들은 ‘정서적 반응(affect)’이라고 말하는, 가장 기본적인 느낌을 감지할 수 있게 해준다. 쾌적함, 불쾌함, 흥분함, 차분함 같은 정서적 느낌은 단순하다. 정서적 느낌이 감정은 아니다. 감정은 더 복잡한 범주를 구성한다. 정서적 반응은 일종의 바로미터 수치처럼 신체의 신진대사 상태에 대한 두뇌의 믿음을 간단히 드러내 준 것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정서적 반응을 믿고, 어떤 것이 자신과 관련이 있고 없는지, 즉 그것에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이 글이 정말 훌륭하다고 느끼거나, 아니면 이 글의 저자가 미쳤다고 느낀다면 당신이 여기까지 이 글을 읽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했다고 해도 이 글은 당신에게 가치가 있다.


뇌는 몸을 통제하도록 진화했다. 많은 동물들은 진화하면서 조정과 통제가 필요한 복잡한 내부 시스템을 가진 더 큰 몸집을 갖게 됐다. 뇌는 이러한 시스템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일종의 ‘명령 센터’와 같다. 뇌는 물, 소금, 포도당, 산소처럼 필요한 자원들을 필요한 곳과 시간에 실어 나른다. 이처럼 몸의 욕구를 예측하고 그것이 커지기 전에 그것을 충족시키려고 시도하는 것을 ‘신항상성(allostatis)’이라고 한다. 당신의 뇌가 제 역할을 잘 한다면, 이러한 신항상성을 통해 몸의 시스템은 늘 필요로 하는 것을 얻는다.

이처럼 중요한 신진대사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뇌는 세상에서 몸의 모델을 유지한다. 이 모델에는 당신이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과 같은 의식적인 것, 걷기처럼 의식하지 않고 하는 행동, 그리고 의식 밖의 무의식적인 것이 전부 포함된다. 가령 뇌는 당신의 체온 모델을 만든다. 이 모델은 따뜻하거나 춥다는 인식, 그늘 속으로 들어가려는 것과 같은 자동적인 행동, 그리고 혈액의 흐름을 바꿔서 모공을 여는 것과 같은 무의식적인 과정을 모두 통제한다. 매 순간마다 당신의 뇌는 과거 겪었던 경험과 감각 데이터를 토대로 몸 안팎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추측하고, 자원을 이동시키고, 행동을 유발하고, 감각을 창조하고, 몸의 모델을 갱신한다.

이 모델이 당신의 마음이고, 그것의 핵심이 신항상성이다. 당신의 뇌는 생각하고, 느끼고, 보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당신의 몸을 통제하도록 진화했다. 생각, 느낌, 감각, 지능은 그러한 통제의 결과다.

신항상성이 당신이 하고 감지하는 모든 것의 근본이라는 점에서 당신에게 몸이 없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 보라. 대형 통에서 태어난 뇌는 통제할 신체 시스템이 없을 것이다. 이해할 만한 신체 감각이 없을 것이다. 가치나 정서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육신을 떠난 뇌는 마음을 갖지 못할 것이다. 나는 마음에 실제 몸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효율적으로 조정할 시스템들로 가득 찬 몸과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몸은 마음의 일부이다. 거침없고 은유적인 방식이 아니라, 매우 실제로 두뇌와 연결되는 방식으로 그렇게 일부가 된다.

생각과 꿈, 감정, 이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경험까지도 특별한 범주를 만들어서 몸을 통제해서 당신을 살려 둬야 한다는 중대 임무가 빚어낸 결과다. 아마도 당신은 이런 식으로 마음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필시 속(두개골 안쪽)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리사 펠드먼 배럿(Lisa Feldman Barret)은 노스이스턴 대학 심리학과 교수이며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Seven and a Half Lessons About the Brain)>과 <감정이 만들어지는 법: 두뇌의 비밀스러운 삶(How Emotions Are Made: The Secret Life of the Brain)>의 저자이다. 홈페이지: LisaFeldmanBarret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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