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my dad was sick, I started Googling grief. Then I couldn’t escape it.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에서 벗어나는 방법

상실에 관한 콘텐츠를 제공하던 알고리즘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데 몇 달이 걸렸다.

나는 언제나 구글 검색을 즐겼고,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불확실한 상황을 최대한 많이 아는 방식으로 대처하곤 했다. 아버지가 인후암에 걸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순수하게 의학적인 정보 검색에 집중했다. 분자생물학적 표지, 경구강 로봇 수술, 후두개의 기능해부학 등 가능한 한 많은 내용을 알아내려고 노력했다.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것이 포함되기 시작했을 때도 나는 같은 대처법을 사용했다. 내 인생의 한 축인 아버지가 무너질 것 같아서 나는 상황을 이해하고 대비하는 데 점점 더 집착했다.

나는 대체로 시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다. 내 생각들은 마음이라는 극장에서 어떤 장면들처럼 나타난다. 늘 힘이 되는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이 나의 안부를 물을 때면, 안개가 자욱한 낭떠러지에 서서 두려움으로 얼어붙어 있는 내 모습을 떠올리곤 했다. 그 장면에서 나는 부모님, 자매와 함께 그 벼랑 끝에 서서 내려갈 길을 찾고 있었다. 소리도 절박함도 없이 그저 그 안에 삼켜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길을 헤쳐 나갈 단서를 찾아봤지만, 그곳은 너무 거대하고 음울하고 끝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 안개를 걷어내 현미경 아래 두고 관찰하고 싶었다. 그래서 커피를 기다리거나 넷플릭스를 보는 동안 아이폰 앱으로 구글에서 애도의 단계, 상실에 관한 책과 논문을 검색하면서 내게 찾아올 수 있는 불행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그 상황을 내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나는 의도적으로, 어떤 면에서는 별생각 없이, 인스타그램 영상과 다양한 뉴스피드,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애도와 비극의 경험을 소비하기 시작했다. 마치 인터넷이 비밀리에 나의 충동과 손잡고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최악의 상상들을 탐닉하는 것 같았다. 알고리즘(algorithm)은 나를 안내하는 일종의 사제 역할을 담당했다.

나는 검색하고 클릭할 때마다 의도치 않게 디지털 애도에 대한 끈적끈적한 거미줄을 만들고 있었다. 혼란스러운 마음을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슬픔에 잠겨 온라인에 남긴 흔적들은 개인화 알고리즘에 의해 그대로 보존됐고, 치명적인 개인화 알고리즘은 내 마음을 사로잡고 있던 생각들을 능숙하게 관찰한 뒤 암과 상실에 관한 정보를 더 많이 제공했다.

결국 나는 알고리즘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지 않는 콘텐츠, 심지어 우리에게 해가 되는 콘텐츠에서 벗어나는 일은 왜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나는 알고리즘의 힘을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 인스타그램 필터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빅테크 기업들의 과대 경쟁으로 인해 나타난 양극화 효과, 광고주들이 특정 대상을 타깃으로 삼은 새로운 방식에 관한 기사를 작성했다. 그러나 극심한 두려움 속에서 검색에 몰두하던 나는 처음에 내 알고리즘이 어떤 선한 힘처럼 느껴졌다. (여기서 ‘내’ 알고리즘이라고 말한 이유는,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결과물이 각 개인에게 너무나 잘 맞춰져 있어서 마치 ‘내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은 비극을 극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나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켰다.

극심한 두려움 속에서 검색에 몰두하던 나는 처음에 내 알고리즘이 어떤 선한 힘인 것처럼 느껴졌다. 알고리즘은 비극을 극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나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사실 당시에 내가 경험한 것은 ‘광고 중심 인터넷’의 효과였다. 이 개념은 매사추세츠 대학교(University of Massachusetts) 애머스트 캠퍼스의 공공정책, 정보 및 통신 전공 교수이며 저명한 인터넷 윤리학자인 이선 주커먼(Ethan Zuckerman)이 2014년에 <애틀랜틱(Atlantic)>에 작성한 기사에서 ‘인터넷의 원죄(the Internet’s Original Sin)’라고 부른 것으로 유명하다. 해당 기사에서 그는 적절한 시기에 규모에 맞게 적절한 대상을 목표로, 가장 적합한 콘텐츠 사이트에 수익을 가져다주는 광고 모델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 당연히 “감시의 세계로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고 적었다. 이러한 유인 구조는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로 알려져 있다.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플랫폼에서 각각 사용자 참여를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현재 인터넷 경제 모델의 기반이다.

원칙적으로 대부분의 ‘광고 타겟팅(ad targeting)’은 여전히 세분화(segmentation) 같은 기본적인 방법을 활용한다. 세분화는 성별, 나이, 지역 같은 특성에 따라 사람들을 그룹으로 나눈 후, 같은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참여했거나 좋아한 것과 유사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커먼이 글을 쓰고 8년 반이 지나는 동안,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과 전례없는 수준의 데이터 수집 덕분에 타겟팅(targeting)은 훨씬 개인화되고 만성화되었다.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 부상하면서 인구통계학적 속성보다 디지털 행동 데이터 기반의 콘텐츠 제공이 더 쉬워졌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University of Oxford)에서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막스 반 클리크(Max Van Kleek)에 따르면, 디지털 행동 데이터는 ‘기존의 세분화 작업보다 더 강력한 예측변수’가 될 수 있다. 디지털 행동 데이터는 접근과 축적도 매우 용이하다. 시스템은 각각의 클릭, 스크롤, 뷰를 문서화하고 측정한 후 분류하여 개개인의 데이터를 포착하는 데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이다.

간단히 말하면 인스타그램과 아마존을 포함해 내가 자주 방문한 다양한 플랫폼은, 나를 더 오랜 시간 절망의 거미줄에 뒤엉키게 할수록 더 많은 콘텐츠와 광고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을 인지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아마도 다른 종류의 디지털 패턴에 사로잡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패턴은 빠른 속도로 유해하게 변할 수 있다. 나는 지난 몇 달 동안 전문가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하면 악성 알고리즘을 잘 통제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애도의 역사

이 이야기는 내가 마라톤의 끝이라고 착각했던 지점에서 시작된다. 아버지가 치통으로 치과에 갔다가 몇 시간 후 암이라는 음성 메시지를 받고 16개월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그날은 내가 정말 용감하다고 느낀 유일한 날이었다.

그 마라톤은 42.195km짜리 포복이었다. 5km쯤 지나면 모든 팔꿈치 피부는 바닥에 갈려서 사라지고 길에는 분홍색 조직과 자갈이 남는다. 16km쯤 되면 뼈만 남는다. 화학요법으로 33번에 걸친 방사선 치료를 받고 나서 우리는 결승선에 도달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지난여름이 되었고, 아버지의 암은 매우 낮은 가능성을 뚫고 재발하고 말았다. 게다가 이번에는 치료가 가능한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

정말 그 소리들은 너무 끔찍했다. 콜록, 콜록, 컥컥. 아버지가 숨을 쉬고 있나요? 숨을 쉬지 않아요, 숨을 쉬지 않아요. 다시 숨 막히는 컥컥 소리, 웩웩대는 소리, 콜록콜록하는 기침 소리. 숨 쉬는 소리.

내가 남몰래, 너무 일찍부터 애도하기 시작했을 때 배경음악이 바로 그런 소리들이었다.

나는 아침이면 침대에서 부고를 읽기 시작했다.

노터데임(Notre Dame) 대학교 동창의 남편이 조깅을 하다가 사망했다. 나는 상황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그녀의 인스타그램을 매일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widowjourney(과부의 여정)과 #youngwidow(젊은 과부)라는 해시태그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곧 인스타그램은 남편을 잃은 다른 여자들의 계정을 추천하기 시작했다.

친구 한 명이 내게 안개 탐색을 그만둘 수 있을 거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시선을 돌리려고는 해봤어?”

추수감사절 즈음에는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죽음에 관한 정보를 탐색하다가 흐느끼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그달에 내 아마존 계정은 애도에 관한 책들을 추천하기 시작했다. 나는 로션을 사려고 하다가 《상실》(원제: The Year of Magical Thinking), 《H마트에서 울다》(원제: Crying in H Mart: A Memoir), 《죽음: 애도, 동정 따위 없이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는 솔직한 안내서(F*ck Death: An Honest Guide to Getting Through Grief Without the Condolences, Sympathy, and Other BS)》 같은 책을 추천받았다.

아마존 웹사이트에 따르면 추천 콘텐츠는 ‘이용자의 관심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사이트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는 이용자가 구입한 제품, 소유하고 있다고 밝힌 제품, 평가한 제품을 조사한다. 우리 사이트에서 특정 고객의 활동을 다른 고객들의 활동과 비교하고, 이러한 비교 결과를 활용하여 해당 고객이 관심을 가질만한 다른 제품을 추천한다.’ (아마존 대변인도 내게 비슷한 설명을 하면서 내가 내 검색 기록을 편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느 순간 나는 상실에 관한 책을 찾아다녔다.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은 광고 타겟팅과 유사한 방법으로 작동하지만, 주요 콘텐츠 플랫폼마다 이용자 참여도를 측정하고 이용자에 따라 어떤 게시물에 우선순위를 부여할지 결정하는 자체 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런 알고리즘은 계속해서 변한다. 이는 한편으로 AI 덕분에 알고리즘이 점점 발전하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 이용자들이 알고리즘 시스템을 악용할 수 없도록 플랫폼이 노력하기 때문이다.

기술 거버넌스에 집중하는 비영리 연구 기관인 데이터&소사이어티(Data & Society)의 데이터 및 정책 연구원 란지트 싱(Ranjit Singh)은 “추천 알고리즘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조차 명확하지 않을 때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실제로 머신러닝 모델을 만들 때 해당 모델을 코딩한 사람들조차도 모델이 추천 내용을 제안하는 방식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 어려운 점”이라고 설명한다.

이것이 내가 알고리즘의 악순환을 인식하고도 거기에서 빠르게 빠져나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던 이유 중 하나이다. 자동화로 인해 개인 이용자든 기술 기업이든 알고리즘을 제어하고 조정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애초에 알고리즘이 특정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으면 알고리즘의 방향 수정은 훨씬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개인화’가 해로운 결과를 가져올 때

어느 날 밤, 저녁 식사 후 소중한 친구가 나를 집까지 태워다 주는 길에 내 낭떠러지 환영에 대해 털어놓았다. 친구는 아버지를 잃는 비극을 겪은 적이 있었다. 그녀는 내게 안개 탐색을 그만둘 수 있을 거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그러면서 “시선을 돌리려고는 해봤어?”라고 물었다.

그녀는 내게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아직은 낭떠러지 끝으로 걸어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는 내 치료 전문가가 열렬히 동의할 정도로 매우 현명한 조언이었다.

나는 다음에 일어날 일에 집착하며 혼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가족들과 현재에 더 많은 추억을 만드는 일에 전념했다. 아버지와 대화를 시작했고, 전에는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전했다.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때는 피드에서 나를 자극하는 이야기들을 피하고 집중력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내가 애착을 갖기 시작했던, 사랑하는 배우자를 상실한 사람들의 업데이트 정보를 확인하는 행위도 중단했다. 그들뿐만 아니라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다른 콘텐츠도 팔로우를 끊었다.

그러나 내가 피하려고 노력할수록 그런 콘텐츠들은 내게 점점 더 다가왔다. 내 알고리즘은 이제 더는 사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구걸하는 개에 가까워졌다.

구글 모바일 앱이 아마도 가장 집요했을 것이다. 구글 앱은 암 병리학에 관한 내 모든 검색을 개인적인 상실에 관한 이야기로 통찰력 있게 연결하는 것 같았다. 구글이 ‘디스커버(Discover)’라고 부르는 검색 앱의 홈 화면에는 내게 ‘삶이 힘들어도 하나님을 믿으라’고 애원하는 유튜브 영상 다음에 방광암 증상을 자세히 설명하는 건강 정보 사이트 기사가 이어졌다.

(구글 대변인은 내게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디스커버는 이용자가 관심을 보이는 주제에 관한 고품질 출처의 정보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 시스템은 건강 상태처럼 민감한 특성을 추론하도록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때로는 그러한 주제에 관한 콘텐츠가 디스커버에 나타날 수 있다.” 나는 이 설명을 듣고 내가 봤던 콘텐츠들을 애초에 보지 말았어야 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대변인은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피드백을 쉽게 제공하고 피드에 보이는 것들을 더 많이 조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싱은 “업계에서는 개인화(personalization)를 긍정적인 것으로 여긴다”며, “기업들이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는 이유는 서비스를 개인화해서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는 이 분야 종사자들 사이에서 흔한 두 가지 착각이 이러한 전략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지적한다. 첫 번째 착각은 플랫폼이 개인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즉, 어떤 사람이 극단적인 콘텐츠를 보고 싶어 하면, 플랫폼이 극단적인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점은 그런 콘텐츠가 개인의 건강이나 더 넓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지 않다.

“업계에서는 개인화를 긍정적인 것으로 여긴다.”

두 번째 착각은 이용자들이 실제로 보고 싶어 하는 콘텐츠를 가장 잘 판단하는 주체가 알고리즘이라는 것이다.

나에게는 이 두 생각이 모두 틀렸을 뿐만 아니라 해롭기까지 했다. 나와 관련된 여러 알고리즘이 더는 신뢰할 수 있는 중재자가 아니었다. 게다가 나의 모든 관념이 유해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쯤에는 콘텐츠들이 만든 거미줄이 이미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나는 상실과 관련된 글을 클릭하고 싶은 충동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동시에 추천 콘텐츠가 점점 더 비극적인 내용으로 변해간다고 느꼈다. 예를 들어, 중간선거에 관한 기사 옆에 결혼한 지 몇 시간 만에 갑자기 세상을 떠난 배우자 기사와 30대 여성에게 유방암이 늘고 있다는 기사의 광고를 보았다.

스탠퍼드 대학교(University of Stanford)의 정신건강 연구소 브레인스톰(Brainstorm)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니나 바산(Nina Vasan)은 “이러한 알고리즘이 정신건강에 해로운 콘텐츠로 이용자들을 안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암과 애도에 관한 정보가 몰려드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그런 콘텐츠가 감정적인 측면에서 점점 더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것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나는 휴대폰에서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앱을 모두 삭제했다. 그리고 구글이 추천하는 기사를 보는 것도 그만두었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더 가벼워졌고 이제야 현재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었다. 안개가 멀어진 것 같았다.

인터넷은 잊지 않는다

아버지는 초겨울에 안정되기 시작했고, 나 역시 위기 상태에서 잠정적인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여전히 대체로 앱은 사용하지 않았다). 나는 일터로 복귀했고, 온라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인터넷은 사람보다 무언가를 잘 잊지 않는다. 그 점이 인터넷의 주요 장점 중 하나이다. 그러나 디지털 영구성이 가져올 해로운 영향에 대해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 남아 있는 청소년 시절의 흔적이 사람의 정체성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이 그중 하나이다. 특히 기억에 남은 한 에세이가 있다. 와이어드(Wired)의 로렌 구드(Lauren Goode)는 “다양한 앱이 계속해서 옛날 사진들을 보여준다. 과거에 파혼한 결혼사진까지 계속 보여주는 바람에 좋지 않은 기억을 계속 떠올려야 했다”고 적었다.

내가 다시 접속했을 때 애도에 집착하던 내 알고리즘은 예상보다 더 강력하고 끈기 있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알고리즘이 나를 그냥 혼자 내버려 두기를 바랐다.

싱이 지적하는 것처럼, 그 소원을 이루려면 기술적인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그는 “알고리즘의 추천이 특정 순간에는 좋지만, 지금은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알고리즘이나 추천 시스템에서 구별되는 확연한 차이를 실제로 가져올 수 있을까? 그것은 아직 답이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옥스퍼드의 반 클리크도 싱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는 “사람을 속상하게 하는 콘텐츠를 관리하는 것이 대단히 주관적이고 기술적으로 다루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한다. 또 “한 가지 정보에 노출되는 것도 이용자의 경험에 따라 완전히 무해할 수 있고 심각하게 해로울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인터넷에 잠재적으로 사람을 자극할 수 있는 정보가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보면, 이러한 주관성을 다루는 것이 꽤나 어려운 일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온라인에서 보는 것들을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설을 세우고 그에 따라 온라인에서의 행동을 바꾼다. (‘알고리즘 포크(algorithmic folk)’라고 불리는 행동에 관한 연구 분야가 있다. 이 분야는 우리의 디지털 생활을 분류하는 알고리즘을 해독할 때,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추측에 관해 탐구한다.)

나는 트라우마와 암에 관한 콘텐츠를 클릭하지 않거나 보지 않으면 결국에 성공을 거둘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인스타그램 추천 페이지에서 뇌종양 게시물을 발견했을 때, 마치 길에서 피하던 오랜 지인을 스쳐 가듯이 빠르게 스크롤 했다.

그러나 그 방법은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데이터&소사이어티의 소셜미디어 연구원 로빈 캐플런(Robyn Caplan)은 “이러한 기업들은 대부분 참여도를 정의하는 법을 계속해서 바꾼다. 그들의 결정에 따라서 참여도의 정의는 매달 상당히 다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많은 플랫폼이 ‘추천’과 관련해 이용자에게 더 효과적인 통제권을 주기 위한 기능을 포함하기 시작했다. 캐플런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메커니즘이 있지만, 그런 도구 사용은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기업들이 포함해 놓은 방법이 있다. 하지만 그런 방법이 효과가 있는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우리가 항상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서 이용자는 추천 게시물에 ‘관심 없음’을 선택할 수 있다(사실 나는 이 방법을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다). 인스타그램 대변인은 피드에 제시되는 추천 콘텐츠를 잘 관리하기 위해 내 계정 설정에서 관심 분야를 조정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이쯤 되자 나는 문제를 극복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데 너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에 좌절감을 느꼈다. 암은 환자 가족들 삶의 너무나 많은 시간과 감정, 에너지를 빨아들인다. 그리고 나는 디지털 공간에서 균형을 찾기가 어려웠다. 일을 하면서 기술 법률 발전에 관해 찾으려고 트위터를 검색하는 동안에도 희귀암으로 죽어가는 아이에 관한 기사와 계속 마주쳤다.

나는 내 디지털 세상을 다시 만드는 데 더 적극적으로 임하기로 했다.

디지털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법

자극적인 콘텐츠를 스크롤 할 때 처음에는 머뭇거렸지만, 나중에는 단호하게 인스타그램 계정을 숨기거나 팔로우를 끊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대변인은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도움이 되는 기능 목록을 보내왔다. 여기에는 추천 게시물을 뒤로 미루는 기능이나 앱에서 설정한 특정 시간이 지나면 ‘휴식을 취하라’는 휴식 알림 설정 등이 포함된다.

나는 구글에서 검색 기록을 삭제하고 직업적인 관심사와 관련된 트위터 계정들을 찾았다. 그리고 아마존 추천 목록을 조정하고(계정>추천>추천 목록 개선) 검색 기록을 삭제했다.


알고리즘 관리 팁

보고 싶지 않은 콘텐츠에 관여하지 않는다.

보고 싶은 콘텐츠에는 좋아요, 댓글 달기, 클릭, 친구에게 게시물 보내기 등의 기능을 사용한다.

신뢰할 수 있는 친구에게 계정 접근 권한을 주고 원하는 콘텐츠를 보라고 요청해서 알고리즘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쿠키와 검색 기록을 삭제한다.

추천받고 싶지 않은 콘텐츠를 검색할 때는 익명 또는 개인정보 보호 모드를 사용한다.

특정 관심사에 맞춰서 여러 개의 계정을 만든다.

추천 알고리즘이 작동하지 않는 대체 플랫폼을 찾는다.

자신에게 해로운 플랫폼 사용을 일정 기간 또는 완전히 중단한다.

피드백을 제공하고 추천 목록을 조정할 수 있는 플랫폼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한다.


나는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이 거의 없는 직업의 특권을 활용했고, 연구원들로부터 악성 알고리즘을 잘 관리하는 법에 대해 몇 가지 조언을 얻었다. 일부는 내가 알고 있던 것이었고 다른 것들은 모르고 있던 내용이었다.

내가 이야기를 나눈 모든 사람이 나의 가정(보고 싶지 않은 콘텐츠에 관여하지 않는 방법이 효과가 있을 거라는 것)이 옳다고 했지만, 그런 작업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강조했다. 내 경우에는 해당 작업에 몇 달이 걸렸다. 또한 이 방법을 활용하려면 계속해서 해로운 콘텐츠에 노출되어야 하고 자극적인 콘텐츠도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 이는 비슷한 상황에 놓인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할 현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전문가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콘텐츠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캐플런은 디지털 공간이 점점 감당할 수 없는 곳이 되어갈 때 친구들에게 재미있고 행복한 콘텐츠에 자신을 태그하거나 DM을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그것이 사회생활에서 경험하는 것들을 온라인 공간에서 재현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하며, “우울하고 슬픈 이야기를 끊임없이 읽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으면 어떻게 하는가? 아마도 친구들에게 ‘요즘 볼만한 재미있는 방송이 뭐야?’라고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이 언급한 또 다른 전략은 난독화(obfuscation)이다. 쉽게 말해서 알고리즘에 혼란을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전략에는 평소에 보지 않던 콘텐츠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참여하는 방법이 포함된다. 그러한 대체 콘텐츠 주제는 강아지, 정원 가꾸기, 정치 뉴스처럼 플랫폼에 방대한 콘텐츠가 존재하는 주제와 관련된 것일수록 좋다. (나는 ‘아재개그(#DadHumor)’와 관련된 계정에 참여하는 것을 택했고, 이는 좋은 선택이었다.) 싱은 친구에게 며칠 동안 계정을 빌려주고 평소에 하던 대로 자유롭게 사용하게 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이 방법은 해로운 콘텐츠를 피하고 알고리즘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익명 모드나 개인정보 보호 브라우저 기능을 사용하거나, 주기적으로 검색 기록과 쿠키를 삭제하는 방법을 통해 알고리즘으로부터 벗어날 수도 있다. 나는 구글 아이폰 앱에서 개인 맞춤형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기능을 꺼놓았고, 이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가장 마음에 든 조언은 ‘가짜 인스타그램 계정’을 의미하는 ‘핀스타(Finsta)’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인스타그램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디지털 생활에 걸쳐 다양한 관심사용 멀티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 나는 구글 계정을 여러 개 만들었다. 하나는 내 개인적인 삶, 다른 하나는 일과 관련된 콘텐츠, 또 다른 하나는 의학적 정보 검색을 위한 것이었다. 나는 이제 분류에 따른 계정별 정보를 검색하고, 반응하고, 저장하며, 전반적으로 더 체계적이고 편안한 온라인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모든 방법을 실행하려면 최종 사용자의 디지털 지식, 시간, 노력이 상당히 많이 필요하다. 또 이 작업은 그 자체로 해로울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도구를 사용한다고 해도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에 대해 늘 유념하고 있어야 한다. 관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서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보내면 우울증과 불안을 경험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다.

스탠퍼드의 바산은 “연구에서는 소셜미디어에서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소비하면 정신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반적으로 소셜미디어에서 보내는 시간의 증가와 정신건강 악화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초기화를 위해 휴식을 취하거나,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에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주기적으로 평가하기를 추천한다.

깨끗한 검사 결과

암은 즉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벗어나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내 삶의 개인적, 사회적, 직업적 영역을 가로지르고 찐득거리는 상황을 헤쳐 나가고 있다. 우선 치료를 마친다. 처음으로 깨끗한 검사 결과를 받는다. 상처는 아물기 시작하지만, 피로는 몇 년 동안 이어진다. 이어서 두 번째 검사 결과도 깨끗하기를 바라게 되고, 다음 검사 결과도 깨끗하기를 계속해서 바라게 된다.

매일 마주했던 의사와 간호사의 얼굴이 기억에서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12월 어느 때인가부터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암보다 일이나 결혼 같은 주제가 더 많은 시간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질병과 애도, 불안에 관한 정보를 볼 때 상황을 통제하는 것이다.

아버지는 몇 주 전에 암세포가 사라졌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 나는 집중력과 창의력이 대부분 돌아왔고, 전처럼 많은 휴식을 취할 필요가 없어졌다. 불안이 내 척추에서 천천히 만족스러운 물방울이 되어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온라인 환경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완벽하지는 않다. 나는 더는 비극적인 콘텐츠에 몰두하지 않는다. 내가 사용한 앱 중 일부는 정리되었지만, 어떤 것들은 여전히 정리 안 된 콘텐츠를 보여준다.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광고들은 여전히 암이나 돌연사에 관한 것일 때가 많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내가 디지털 공간을 관리하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한 덕분에 온라인에서의 경험과 정신건강은 전반적으로 크게 개선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온라인에서 고군분투하는 동안 내 알고리즘이 얼마나 해롭고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이 되었는지 놀라고 있다. 디지털 생활은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에서 뗄 수 없는 부분이지만, 추천 알고리즘 같은 잠재의식적 행동 또는 강박을 강화하는 메커니즘은 디지털 경험을 매우 파괴적으로 만들 수 있다. 특히 자해나 섭식 장애 같은 문제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으며, 그들이 어릴수록 더 그렇다.

이 모든 것을 염두에 둔 나는 요즘 내가 무엇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매우 신중해졌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질병, 애도, 불안에 관한 정보를 볼 때 상황을 통제하는 것이다. 나는 실제로 적절한 시기에 암에 관한 정보를 읽기를 원하며,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면 이해하고 싶다. 아버지가 선택한 치료법은 꽤 새롭고 실험적인 것이었다. 아버지가 5년 전에 같은 진단을 받았다면 그때는 분명 사형선고였을 것이다. 이 분야는 발전하고 있고, 나는 계속 새로운 소식을 듣고 싶다. 그리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온라인에서 도움을 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활동을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은 온라인에서 살아가는 대안적인 방법들을 상대적으로 무시했다. 검색, 쇼핑, 친구 팔로잉 같은 일상적인 일에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 귀찮았다. 기술의 거대한 힘은 대체로 그들이 보장하는 편안함에서 나온다.

실제로 주커먼은 이제 이용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실용적인 대체 디지털 모델을 찾는 것이 과제라고 말한다. 여기에는 실행 가능한 선택지가 있다. 데이터와 플랫폼에 대한 이용자의 통제는 웹3(Web3, 웹 이용자들의 데이터, 개인정보 등이 플랫폼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소유함) 같은 과장된 개념 뒤에 있는 정신의 일부이다. 밴 클리크는 최근 몇 년 동안 오픈소스(open-source) 운동이 되살아난 것에서 희망을 느낀다고 말한다. 투명성이 증가하고, 급성장하고 있는 트위터의 대안 소셜미디어인 마스토돈(Mastodon) 같은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이 늘어나면, 알고리즘의 힘이 줄어들고 이용자에게 더 많은 힘이 부여될지도 모른다.

주커먼은 최근에 이메일에서 “이런 것들이 사람들의 우려만큼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9년 전에는 광고 기반 웹에 불평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주류의 불만이다. 우리는 그러한 불만이 실제 대안과 변화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적었다.

요즘 나의 가장 큰 디지털 관심사는 아버지와 전화 연결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탐색하는 것이다. 아버지 집으로부터 약 1,900km 떨어진 내 아파트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암은 아버지의 혀 절반을 가져가면서 아버지가 늘 하던 “좋은 아침이야, 우리 야구소녀” 인사의 발음 몇 개를 훔쳐 갔다.

나는 여전히 ‘음식물 튜브 청소하는 법’ 같은 것들을 구글에서 검색한다. 최근에는 하임리히법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려고 유튜브 영상도 시청했다. 하지만 이제는 익명 네트워크 도구인 ‘토르(Tor)’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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