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company makes wood products without trees

나무 없이 목재제품 제작에 도전장 낸 회사

포레이 바이오사이언스(Foray Bioscience)는 임업 분야에서 바이오 제조의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소재한 코워킹스페이스 더 엔진(The Engine) 3층에 있는 포레이의 연구실을 가로질러 걸어가던 애슐리 벡위드(Ashley Beckwith, 32세)의 눈이 밝아진다. 그녀는 곧바로 인큐베이터에서 자신과 연구팀이 검은 미루나무에서 배양한 나무 모양의 세포가 담긴 배양 접시를 꺼낸다. 그들은 이 세포를 나무를 원료로 한 향수, 화장품, 오일뿐 아니라 언젠가는 숲을 개간하지 않고도 만들 수 있는 보(beam·윗부분의 무게를 지탱하는 수평 구조재)와 판자로 만드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더 엔진은 스타트업과 기술 기업가들이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발명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실험실이기도 하다. 벡위드가 창업한 포레이는 최근에서야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포레이는 많은 나무를 벌채해서 만드는 식의 전통적인 목재제품 제조 방식을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콜로라도의 광활하고 아름다운 숲 근처에서 자란 벡위드는 숲에서 많은 시간을 뛰어놀며 보냈다. 그녀는 새로운 주택 개발로 숲이 피해를 입는 과정을 목격하면서 식물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딴 뒤인 2022년에 포레이를 세웠다.

11월 부슬비가 내리는 어느 날 오후 포레이의 연구실에서는 원심분리기가 윙윙거리고, 대형 비커가 벤치에 부딪히면서 밝은 노란색 내용물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실험복을 입은 벡위드는 필자를 만나 목재제품 수요 증가로 인해 지난 25년간 전 세계에서 약 50만 평방마일 규모의 자연림이 사라졌다며 포레이를 통해 세포 배양과 조직 공학을 결합한 기술 플랫폼을 사용하여 이러한 상황에 변화를 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포레이는 섬유 제품을 만드는 데 널리 사용되는 검은 미루나무 같은 식물의 잎에서 살아있는 세포를 추출한다. 이어 배양한 세포를 두 가지 식물 호르몬인 옥신(auxin)과 사이토키닌(cytokinin)이 포함된 젤로 옮겨 연구자들이 세포가 나무와 같은 구조로 자라도록 유도할 수 있게 한다. 이 단계에서는 세포 배양을 조정해 향수를 만들기 위한 방향제나 씨앗을 만들기 위한 배아와 같은 2차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포레이는 실험실에서 향기가 나는 제품의 견본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금은 생산량을 개선하고 확장하기 위해 공정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성공적인 세포주(cell line·세포 배양을 통해 계속 분열, 증식하여 대를 이을 수 있는 배양 세포의 클론)를 생성하는 것, 즉 세포에서 목표하는 제품을 생산하게 해주는 올바른 방법을 찾아내기란 특히 어려운 과제다. 또한 향기가 나는 제품은 대부분 두 가지 이상의 화합물에서 추출되기 때문에 정확한 비율의 화합물을 얻기도 쉽지 않다..

벡위드는 “우리는 임업에 바이오 제조 기술을 도입하고, 이 기술을 활용하여 산림을 보호하고 복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술은 식품과 의료 제품부터 화장품과 바이오 플라스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무는 의학적 가치가 큰 유용한 화학물질이 풍부하며, 나무에서 추출한 화합물은 화학요법제, 백신 보조제, 항염증제 등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숀 맨스필드(Shawn Mansfield)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의 임업 및 나무 생명공학 교수는 이 기술이 큰 틀에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미루나무와 식물 조직 기술을 연구해온 그는 “특수 화학 물질을 생산 가능하더라도 이것이 나무 수확을 상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벡위드는 자신과 동료들이 통제된 환경에서 나무 세포를 재배할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적은 땅에서 최대 100배 더 빠르게 제품을 재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즉, 나무를 베지 않고도 나무가 만드는 것을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벡위드와 그녀의 팀은 포레이의 바이오 제조 기술을 상용화하여 개발 중인 제품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로 외부 검증을 위해 샘플을 보내지 않았고, 기술을 확장하려면 상당한 재정적 및 연구적 투자가 요구된다. 포레이는 이 과정을 통해 얻은 지식이 가까운 미래에 산림 복원을 지원하는 종자 생산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포레이의 비전은 거대하지만, 벡위드는 미래를 믿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녀는 ”실패를 나쁜 것으로 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도구로 여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