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bird flu infections: Here’s what you need to know

신종 조류독감과 관련해 알아두면 요긴한 정보

미국 텍사스에서 낙농업 종사자와 젖소가 조류독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번 감염 사례를 계기로 동물과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감시 체계와 전략을 점검해 보자.

최근 텍사스주의 한 낙농업 종사자가 조류 인플루엔자(AI)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번 감염 사례는 미국에서 역대 두 번째 보고된 것으로 지나친 공포심을 느낄 필요는 없다. 감염자는 경미한 안구 감염 증상을 보였으며 이미 회복 중이다. 조류독감이 사람 간에 전염된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이번 텍사스 감염 사례는 감염자가 근무하고 있는 농장에서 조류독감에 감염된 젖소나 가금류로부터 바이러스를 옮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최근 가축들 사이에 조류독감이 가파른 확산세를 보여 불안이 야기되고 있다. 2024년 3월에는 미네소타주의 한 염소 농가에서 새끼 염소가 조류 인플루엔자 양성으로 판정됐다. 그리고 그 이후로 텍사스, 미시간, 캔자스, 뉴멕시코, 아이다호의 젖소들에서도 조류 인플루엔자가 확인되었다. 이 중에는 소들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퍼진 것으로 보이는 사례도 있다. 이번 기사에는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 발병과 관련해 알려진 사실에 더하여 추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대비책으로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젖소를 감염시키는 독감 변종인 H5N1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다. 과학자들은 1990년대부터 이 바이러스가 팬데믹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면밀히 감시해 왔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인간 감염 사례는 1997년 처음 보고되었다. 당시 홍콩에서 18명이 감염되었으며 6명이 사망했다.

특히 최근 몇 년은 이러한 바이러스가 포유류로 전파되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밍크, 스컹크, 라쿤, 코요테, 물개, 바다사자, 곰 등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보고되었다. 하지만 인간과의 접촉이 잦은 포유류 가축에서 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세인트주드 아동연구병원(St. 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에서 조류 인플루엔자를 연구하는 리처드 웨비(Richard Webby)는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 개체에서 바이러스가 복제되어 또 다른 소로 전염된다고 할 때, 이 과정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웨비는 이번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젖소들과 한 낙농업 종사자를 감염시켰음에도 “아직 조류 바이러스에 가까운 형태라는 점”이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미국 농무부(USDA)와 질병통제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최근 발발한 감염의 병원체가 야생 조류 사이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거의 동일한 변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연구진은 새로운 바이러스에서 기존 바이러스에 대비하여 포유류에 대한 감염력을 높일 수 있는 몇 가지 유전적 변이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했다.

젖소 사이에서의 조류독감 확산은 우려스럽지만, 이것은 흔히 독감 바이러스의 온상이라고 불리는 돼지에서 조류독감이 발발하는 것만큼 위험하지는 않다. 돼지는 돼지독감, 조류 인플루엔자, 인간 인플루엔자에 취약하다. 2009년 유행했던 돼지독감이 발생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돼지를 감염시키는 여러 바이러스가 돼지 안에서 유전자를 교환하고 재조합해 결과적으로 인간에게 전염력이 있는 바이러스가 탄생했다.

웨비는 포유류가 조류독감에 감염될 경우 대부분 단발성에 그쳤다고 말한다. 포유류는 죽은 새를 먹거나 새 배설물을 섭취하여 조류독감에 감염되지만, 다른 포유류에 바이러스를 전염시키지 않는다. 그러나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예외 사례도 있다. 2022년 스페인의 한 밍크 농장에서 H5N1이 발생했을 당시에는 바이러스가 축사에서 축사로 빠르게 전파되었다. 또한 과학자들은 2006년 인도네시아 사례처럼 드물긴 하나 가족 사이에 인간 간 바이러스 전염이 있었을 수 있다고 의심한다.

젖소 간 전염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감염된 젖소 무리를 들인 후 일부 젖소가 새롭게 감염되었다는 점에서 소 사이의 전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전염은 독감의 전통적인 전염 경로인 기침과 재채기를 통한 것이 아닐 수 있다. 보다 간접적일 수도 있다. 웨비는 “감염된 젖소가 물통에서 물을 마시고 나서 다른 젖소가 같은 물통에서 물을 마시다가 감염되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동물 간의 확산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이것이 현재 논쟁 중인 문제다. 최소한 가금류에 있어서 백신 접종은 한 가지 방책이 될 수 있다. 이는 중국, 멕시코를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예방접종을 통한 면역은 감염을 차단하지는 못하지만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가금류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는 있지만, 백신 접종을 받은 가금류가 감염 여부를 모르는 채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백신 접종은 무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교역국들은 감염 가능성이 있는 조류의 수입을 원치 않는다. 2023년 프랑스가 오리 백신 접종을 개시하기로 하자 미 농무부는 즉시 프랑스와 그 교역국으로부터의 가금류 수입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현재 감염된 가금류를 살처분하는 것이 관행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백신 접종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징후도 보인다. 2023년 미 농무부는 전 세계 가금류에 영향을 미쳤으며 현재 유행하는 H5N1 특정 변종에 대한 4가지 백신 후보를 시험하기 시작했다.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연구자들은 조류독감에 내성이 있는 유전자 조작 동물을 만드는 연구 역시 진행하고 있다. 2023년에는 크리스퍼(CRISPR)를 사용해 한 유전자를 바꿔 조류독감에 내성이 있는 닭을 만든 연구가 발표됐다.

소의 경우 현재로서는 전염을 억제할 방법이 제한적이다. 소는 닭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소를 살처분하기는 훨씬 더 어렵다.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소 백신은 비교적 쉽게 생산할 수 있으나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조류독감은 20년 이상 공중보건 당국의 감시망에 있었지만 아직 인간에게 전염되지는 않았다. 웨비는 “이 특정 바이러스가 사람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가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벽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웨비는 “가능성이 낮아 조금은 안도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만일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인간에 대한 감염력을 돌연 획득하더라도 해당 백신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만들 수 있다. H5N1에 대한 백신은 이미 존재한다. 이 백신은 국가 비축용으로 마련되어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고 백신 규제 책임자인 폴 막스(Paul Marks)는 최근 세계백신회의(World Vaccine Congress)에서 “이번 사례는 우리가 알고 있는 병원균이기 때문에 다소 운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균의 정체를 알고 있고 어느 정도의 대비책도 준비돼 있다. 최소한 시작점으로서 조금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언론에 밝혔다.

이러한 백신이 현재 유행하는 H5N1 변종에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이미 많은 회사에서 더욱 발전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모더나는 현재 유행하는 H5N1 변종에 대한 mRNA 백신을 시험할 계획이다. mRNA 기술은 달걀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기존의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 방식에 비해 이점이 크다. 예를 들어 조류 독감이 대유행으로 번졌을 때는 달걀 공급에 차질이 생길 위험이 있다. 또한 달걀이 충분히 확보되더라도 백신 개발에만 반년 정도가 소요될 수 있다. 하지만 mRNA 기술을 사용하면 그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렇듯 희망적인 면도 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조류 인플루엔자가 급증하면서 바이러스가 인간 감염력을 지닌 유전자를 조합할 기회가 그 어느 때보다 많아지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