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ried lab-grown chicken at a Michelin-starred restaurant

미슐랭 식당에서 배양육으로 만든 요리를 맛보다

실험실에서 배양한 고기로 만든 최초의 시제품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웨이터가 화려한 손짓으로 뚜껑을 열자 금빛 도자기 그릇 안에 깔린 꽃잎과 그 위에 가지런히 놓인 작은 검은색 접시가 모습을 드러냈다. 접시 위에는 닭고기 두 점이 놓여 있었다. 레카도 네그로 튀김(recado negro tempura)이라고 하는 이 요리는 어두운색의 딱딱한 껍질로 덮여 있고 요리 위에는 식용 꽃과 잎사귀도 얹혀 있었다.

기후 및 에너지와 관련된 기사를 쓰는 필자가 취재를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에 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최근 필자는 이례적으로 미슐랭 가이드에 실린 레스토랑이자 현재 미국에서 실험실 배양육으로 만든 요리를 판매하는 레스토랑 두 곳 중 하나인 바 크렌(Bar Crenn)을 방문했다. 필자 앞에 놓인 접시 위의 고기 두 조각은 스타트업 업사이드 푸드(Upside Foods)가 실험실에서 배양한 닭고기로 만든 28그램짜리 시식 요리로 바로 필자의 취재 대상이었다.

접시에서는 연기처럼 보이는 소량의 김이 신비롭게 피어올랐다. 필자는 눈 앞에 펼쳐진 놀라운 광경이 필자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환상인지 의심했다. 알고 보니 고기가 담긴 원통 안에는 드라이아이스를 넣을 수 있는 조그마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원통 접시를 보며 많은 생각들을 하던 중 문득 이 배양육이 앞으로 필자의 주식이 될지, 아니면 모든 것이 현실성 없는 사업으로 판명될지 궁금해졌다.

실험실에서 식탁까지

실험실 배양육이라고도 불리는 배양육은 동물 세포를 사용하여 만든 육류이지만 동물에서 직접 얻은 고기는 아니다. 업사이드 푸드는 올해 초 미국에 본사를 둔 또 다른 기업인 굿 미트(Good Meat)와 더불어 규제당국으로부터 배양 닭고기 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두 기업은 모두 고급 레스토랑에서 제품을 최초로 선보이기로 했다. 잇 저스트(Eat Just)의 자회사인 굿 미트는 셰프 호세 안드레스(José Andrés)가 이끄는 워싱턴 DC의 차이나 칠카노(China Chilcano)에서 배양 닭고기를 판매 중이다. 업사이드 푸드의 배양육 제품은 바 크렌(Bar Crenn)에서 맛볼 수 있다.

두 레스토랑 모두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배양육 제품을 상업용 메뉴에 포함했다는 사실 자체가 배양육의 경제성을 입증하는 의미 있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2013년 출시된 세계 최초의 배양육 햄버거는 제조하는 데 수십만 달러가 들었다. 업사이드는 필자가 맛본 요리에 쓰인 배양 닭고기의 배양 및 유통 비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바 크렌은 이 요리를 단품 메뉴로 45달러(약 5만 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필자는 금박을 입힌 호박씨로 보이는 재료를 얹은 호박 타르트와 굴의 내장낭(믿기 어렵지만 굴도 육류처럼 부위별 해체가 가능하다) 두 개에 훈제 크림과 타피오카 절임을 곁들인 구운 굴 요리 등 몇 가지 메뉴를 추가로 주문했다.

바 크렌은 2018년에 메뉴에서 대부분의 육류 메뉴를 없앴는데, 레스토랑 웹사이트에서는 이에 대해 “공장식 축산업이 동물과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해산물(굴 내장낭)은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어쨌든 업사이드가 만든 닭고기 배양육은 바 크렌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 중 유일한 육류 요리다. 하지만 이 메뉴는 한 달에 한 번 업사이드 푸드의 저녁 메뉴가 제공되는 날에만 예약을 통해 한정적으로 맛볼 수 있으며, 금방 매진된다.

a hand holding the cultivated chicken piece up for the camera to see the texture
CASEY CROWNHART

본격적인 시식

사진 몇 장을 찍은 후 필자는 본격적으로 요리를 맛보기 시작했다. 은으로 된 식기가 제공되었지만, 레스토랑 직원은 닭고기 조각을 손으로 집어 먹을 것을 권했다. 음식은 전반적으로 맛이 좋았고 불에 그을린 칠리 아이올리 소스에서는 약간의 불맛도 느껴졌다. 양념과 소스, 채소가 많이 곁들여져 확실히 구분하기는 어려웠지만 닭고기 특유의 풍미도 살짝 느낄 수 있었다.

맛보다 흥미로운 것은 식감이었다. 식감은 대안육의 한계로 자주 언급되는 부분이다.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에서 선보인 버거와 같은 식물성 버거를 먹어본 적이 있다면 전통적인 고기로 만든 제품보다 약간 부드러운 식감을 느껴봤을 것이다. 필자도 올해 초 식물성 재료와 배양육을 섞어 만든 버거를 먹었을 때와 비슷한 식감을 경험했다.

업사이드 푸드는 치킨 너겟, 버거 또는 기타 혼합육 형태의 제품이 아닌 통살 치킨 필렛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식감과 관련된 까다로운 작업에 도전했다.

닭가슴살이나 스테이크와 같은 통살 제품은 근육의 성장 및 활용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과 지방으로 된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구조는 재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이 대안육 회사들은 햄버거나 치킨 너겟과 같은 혼합육 형태의 제품을 출시한다.

하지만 업사이드는 배양 닭고기로 만든 필레를 첫 제품으로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개인적으로 이 목표는 절반 이상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바 크렌의 요리를 잘라보니 섬유질처럼 보이는 구조가 보였다. 고기를 천천히 음미하며 생각해 보니 닭가슴살보다는 부드러웠지만, 필자가 지금까지 먹어본 다른 대안육들과 비교하면 식감이 분명 진짜 닭고기와 더 비슷했다.

설거지

문제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고기가 몇 가지 요리에 사용되었다고 해도 대중이 단기간에 이 고기를 맛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배양육 업계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생산 규모를 늘리는 것이다. 다시 말해 대규모 반응기에서 많은 양의 제품을 배양할 수 있어야 한다. 업사이드는 양산 작업에 착수했으며 캘리포니아에 시험 생산시설을 설립하여 연간 5만 파운드(약 2만 3,000kg)의 고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필자가 맛본 제품은 현재 훨씬 더 작은 규모로 생산되고 있다. 업사이드 푸드에 따르면 바 크렌에서 제공되는 제품은 2리터짜리 작은 용기에서 재배된다. 최근 위어드(Wired)에 기고된 배양육 제조에 관한 심층 취재 기사에 따르면 배양육은 노동력이 대거 투입되는 과정을 통해 거의 수작업으로 생산된다.

가장 큰 난관은 통살 제품을 만들기로 한 회사의 방침이다. 9월에 공개한 블로그 게시글에서 업사이드 CEO 우마 발레티(Uma Valeti)는 “통살 필레가 대중을 위한 첫 번째 제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업사이드 푸드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더욱 쉬운 생산 방법을 확대 적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따라서 필자가 먹어본 치킨을 언제쯤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