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isks and rewards of paying off student debt on the blockchain

학자금 대출을 블록체인으로 갚았을 때의 장단점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대출을 받으면 기존 은행 대출과 달리 고금리 부담을 피할 수 있고 상환 기간도 더 여유롭게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위험 요소도 뒤따른다.

로빈 킴(Robin Kim)은 2015년 뉴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재학 중 정부로부터 10만 달러 넘는 학자금 대출을 받았는데, 졸업 후 곧바로 금리가 오르면서 난감해졌다. 이후 그는 학자금 대출 상황에 매진했다.

그러다 견디다 못한 킴은 결국 금리를 낮추기 위해 일반 은행 대출로 갈아탔지만 다른 해결 방법은 없는지 궁금해졌다. 그는 “나는 대출금을 갚으려고 매달 1,500달러씩 상환했다”면서 “그 돈을 다른 곳에 쓸 수 있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킴은 대출금을 갚기 위해 갖고 있던 암호화폐를 팔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암호화폐를 팔면 파는 액수와 상관없이 무조건 소득세를 내야 했다.

그래서 그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구축된 대출 플랫폼 ‘에이브(Aave)’에서 대출을 받기로 결정했다. 그는 그렇게 돈을 빌려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았고 이제는 새 대출금을 갚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킴은 코인베이스(Coinbase)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소장한 NFT(대체불가토큰)를 선보이고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갤러리(Gallery)’를 공동 창업한 사람이다.

‘디파이 대출’은 어떤 방식으로 운용될까?

‘탈중앙화 금융(decentralized finance)’, 줄여서 ‘디파이(DeFi)’는 복잡한 금융 상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지칭하는 광범위한 용어다. ‘디파이 대출’은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금리가 은행권보다 낮을 수 있고, 차주의 신용등급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더불어 이론적으로는 상환 기간에도 제약이 없다.

디파이 대출은 모든 디지털 화폐로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화폐 중에는 미국 달러 같은 외부 자산에 묶여 가치가 고정되어 있는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stablecoin)’도 포함된다. 디파이 대출을 받으려면 반드시 자신이 대출하고자 하는 금액 이상의 가치를 가진 암호화폐 형태의 담보를 먼저 제공해야 한다. 대출금보다 얼마나 더 많이 제공해야 할지는 돈을 빌려주는 플랫폼이나 사람이 설정한 비율을 바탕으로 한다. 한쪽 통화로 100달러의 보증금을 주고 다른 통화로 75달러를 빌리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차주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출을 받고 나서 미국 달러로 환전할 수도 있다. 이 돈은 빚을 갚는 데 사용하고 나중에는 담보를 회수하기 위해 디파이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디파이 대출에 이점이 있는 만큼 위험도 있다. 차주가 제공한 담보는 담보의 가치가 대출금 가치보다 떨어질 경우 매각될 수 있다. 다른 암호화폐보다 시장 유동성이 더 좋은 비트코인조차도 하루에 평균 3% 정도 가치가 등락할 정도로 암호화폐들은 여전히 변동성이 크다. 따라서 담보 가격이 너무 많이 내려가면 담보를 잃게 될 수도 있다. (물론 담보 가격이 상승하면 매각 위험은 줄어든다.)

규제를 받지 않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세계 경제에 미칠 위험성을 고려하여 스테이블코인 또한 정부의 철저한 검토 대상이 되어왔다. 규제기관들은 가치가 변동하면 스테이블코인 보유자들의 광범위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러면 전체 금융 시장도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2021년 11월 미국 정부 실무 그룹은 의회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인들이 은행과 같은 규제를 받게 할 것을 권고했다. 2월에 뉴저지주 민주당 소속 조시 고트하이머(Josh Gottheimer) 하원의원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정부가 보증하는 보험을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혁신 및 보호법(Stablecoin Innovation and Protection Act)’을 발표했다. 이러한 조치는 스테이블코인의 변동성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정부가 보증하는 코인에서 더는 ‘탈중앙화’라는 개념을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디파이 대출에 수반될 수 있는 또 다른 위험 요소는 블록체인에서 대출금을 지급하기 위한 자동화된 합의인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 계약은 사전에 결정해서 코드에 기록한 조건을 바탕으로 체결된다. 그러나 코드는 인간이 작성하는 것이므로 실수가 있을 수도 있고 버그나 해킹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신뢰의 문제

따라서 차주는 반드시 대출금을 지급해 줄 플랫폼을 신뢰해야 한다. 더 유명한 플랫폼들은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보안 조치들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컴파운드 트레저리(Compound Treasury)라는 플랫폼의 커뮤니티는 플랫폼의 코드가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 대출 프로토콜을 평가할 보안 회사를 고용하기도 했다.

레이드 쿠밍(Reid Cuming) 컴파운드 트레저리의 부사장 겸 총괄 매니저는 “그렇다고 해도 스마트 계약의 안정성과 위험성을 실제로 평가하는 것은 최종 사용자와 개발자, 그리고 차주나 대주에게 달려있다”며 “내 생각에 우리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신의 지갑 주소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당신이 얼마를 대출했는지 볼 수 있다.

디파이 플랫폼들은 또한 차주의 사생활 보호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누구든 대출자의 지갑 주소를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이 언제 얼마를 대출했는지 볼 수 있다.

암호화폐 회의론자인 몰리 화이트(Molly White)는 이것으로 인해 사용자가 세 종류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주요 암호화폐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고 사생활을 보호하는 사람, 주요 암호화폐 플랫폼을 사용하고 사생활 보호를 일부 포기하는 사람, 자신의 신원과 암호화폐 지갑을 공개적으로 연결해 놓은 사람이 바로 그 세 종류이다.

플랫폼 선택의 기준을 ‘유동성’ 대 ‘사생활 보호’로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는 것처럼, 사생활 보호, 익명성, 기업으로부터의 독립성 등 탈중앙화의 이점이라고 주장했던 많은 것들이 이제 더는 암호화폐 플랫폼에 전부 적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위험 요소들을 관리하려면 대부분의 차주들이 갖추고 있기 어려운 기술적인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화이트는 한편으로는 이러한 플랫폼이 한때는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금융 거래를 모두가 이용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릴 지식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위험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빠지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킴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그는 이 상황을 인터넷 초창기와 비교하며 위험 요소가 있다고 해도 디파이는 주류가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을 보였다. 그는 “나는 디파이가 투명성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결국에는 중앙화 금융과 동등해질 거라고 믿는다”면서 “디파이의 생태계는 아직 성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지만 그건 신기술이라면 모두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By Tisya Mavuramarchive)

미리보기 2회1회

MIT Technology Review 구독을 시작하시면 모든 기사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