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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아파트용 고효율 히트펌프 실증 착수…가스보일러 대체 ‘전기 난방’ 앞당긴다

하나의 실외기로 냉방과 바닥 난방, 온수까지 모두 제공하는 전기 냉난방 시스템이 실제 아파트와 같은 환경에서 가스보일러를 대체할 수 있는지 검증에 들어갔다.

전기로 냉방과 난방, 온수를 함께 제공하는 고효율 히트펌프 시스템이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 환경에서 본격적인 성능 검증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경기도 용인시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에 냉난방 시스템 ‘EHS 올인원’을 설치하고, 실제 아파트와 동일하게 조성된 환경에서 냉난방·급탕 성능과 에너지 효율, 사용 편의성을 종합 검증하는 실증에 나섰다고 27일 밝혔다.

히트펌프는 적은 전기로 공기 중의 열을 끌어모아 냉난방에 활용하는 기술로, 화석연료를 태우는 가스보일러를 대체할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실증은 단순한 제품 성능 확인을 넘어, 히트펌프가 실제 공동주택에서 가스보일러를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으로, 건물 부문의 탄소중립과 전기 난방화 전환을 위한 기초 데이터 확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 아파트 환경에서 가스보일러 대체 가능성 검증

이번 실증의 목표는 명확하다. 히트펌프가 실제 공동주택 환경에서 기존 가스보일러를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히트펌프(heat pump)는 연료를 태워 열을 만드는 대신, 적은 전기를 이용해 공기 중에 있는 열을 끌어모아 냉난방과 온수에 활용하는 장치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에 ‘EHS 올인원’을 설치하고, 실제 아파트와 동일하게 조성된 환경에서 검증을 진행한다. 실험실 수치가 아니라, 사람이 사는 것과 같은 조건에서 성능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검증 항목은 폭넓다. 삼성전자는 기존 가스보일러 대비 난방 성능과 에너지 절감 효과를 비롯해, 냉방·급탕 성능과 전력 소비량, 소음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급탕(給湯)은 온수를 공급하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는 향후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한 히트펌프 보급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즉 이번 실증은 제품 판매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앞으로의 보급 확대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성격이 강하다.

냉방·난방·온수를 하나로… ‘올인원’의 구조

실증에 쓰이는 것은 삼성전자가 현재 유럽 시장에서 판매 중인 ‘EHS 올인원’ 제품이다. 이 제품의 특징은 하나의 실외기로 서로 다른 두 방식을 동시에 구현한다는 점이다.

두 방식은 각각 A2A와 A2W로 불린다. A2A(Air to Air)는 공기를 직접 시원하게 만드는 공기 냉방 방식이고, A2W(Air to Water)는 물을 데워 바닥 난방과 온수에 쓰는 방식이다. ‘EHS 올인원’은 이 둘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공기 냉방과 바닥 난방, 급탕을 모두 구현한다.

이 통합이 왜 중요한지는 기존 방식과 비교하면 드러난다. 기존 국내 주거용 히트펌프는 주로 A2W 방식으로 바닥 난방과 급탕을 제공하는데, 냉방을 하려면 별도의 에어컨을 따로 설치해야 했다. 난방 장치와 냉방 장치가 분리돼 있었던 셈이다.

반면 ‘EHS 올인원’은 냉방과 난방, 온수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별도의 에어컨 없이도 세 기능을 모두 제공한다. 여러 장치를 따로 두지 않아 공간과 설비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폐열 재활용·저GWP 냉매로 에너지·환경 부담 낮춰

효율을 끌어올리는 핵심 기술 중 하나는 ‘열 회수(Heat Recovery)’다. 이 기술은 냉방 과정에서 버려지는 열(폐열)을 온수 생산에 재활용한다. 여름철 에어컨을 틀면 실외로 열이 방출되는데, 이 열을 온수를 데우는 데 활용해 전력 소비를 줄이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통해 기존 방식 대비 2배 이상의 열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수치는 특정 모델(EHS R32 All In One)의 열 회수 조건에서 측정한 것으로, 난방 출수 온도와 실내외 공기 온도 등 정해진 시험 조건에서 나온 값이며 실제 사용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환경 측면의 개선도 있다. 이 제품은 냉매로 R32를 적용했다. 냉매는 냉난방 과정에서 열을 실어 나르는 물질인데, R32는 기존 냉방 기기에 보편적으로 쓰이는 R410A 냉매보다 지구온난화지수(GWP, 특정 물질이 이산화탄소에 비해 지구온난화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나타내는 값)가 약 68% 더 낮다.

임성택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이번 실증은 제품 성능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공동주택 환경에서 히트펌프가 기존 가스보일러를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프로젝트”라며 “실증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동주택의 전기 기반 냉난방 전환과 건물 부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히트펌프 기술 개발과 보급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건물 부문의 탄소중립이 글로벌 과제로 떠오르면서, 국내에서도 정부가 단독주택에 이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히트펌프 보급 확대를 검토하며 전기 난방화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