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sked an AI to tell me how beautiful I am

AI에게 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물어보았다

컴퓨터가 사람들의 외모를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 평가는 우리가 하는 일들, 보는 게시물들, 그리고 우리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는 코브스 스튜디오(Qoves Studio)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처음 접했다. 그 채널은 ‘헤어스타일이 아름다운 얼굴을 만들까?’, ‘티모테 샬라메트(Timothée Chalamet)의 매력은 어디서 나올까?’, ‘턱의 정렬 상태가 어떻게 사회적 인식에 영향을 주는가’ 등의 완성도 높은 영상들을 수백만 명의 시청자들에게 제공하는 인기 채널이었다.

코브스는 처음에는 이미지 보정 작업을 해 모델 에이전시에 납품하는 회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무엇이 얼굴의 매력을 결정하는가라는 오랜 질문’의 해답을 약속하는 ‘안면 미학 컨설팅 기업’이다. 립스틱을 바르고 다채로운 모자를 쓴 파리지엔느 스타일 여성들의 스케치가 올라와 있는 이 회사 웹사이트는 미용 제품에 대한 조언과 컴퓨터를 사용해 이미지를 보정하는 방법 등 성형수술 컨설팅과 관련된 여러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기능은 바로 AI를 사용해 얼굴 사진을 분석하고 얼마나 아름다운지 평가한 후 개선 방법을 알려주는 ‘얼굴 평가 도구'(facial assessment tool)였다.

필자도 지난 주에 직접 사용해 보았다. 사이트에서 안내하는 대로 메이크업을 지운 후 작은 창으로 채광이 되는 무채색 벽 앞에 섰다. 그 후 남자친구에게 내 눈높이에서 근접 사진을 몇 장 찍어 달라고 했다. 웃음을 참으려고 노력 했다. 글래머러스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 중에서 가장 봐 줄만한 사진을 업로드했다. 1초도 되지 않아서 내 얼굴의 ‘예상 결점’ 10개가 적힌 성적표가 나왔다. 코입술주름이 0.7의 확률로 가장 상단에 있었고, 이어 눈 밑 윤곽선 내려앉음이 0.69, 눈 주위 변색이 0.66 확률로 기술되어 있었다. AI는 내 눈 밑과 팔자주름 주변에 다크서클이 생겼다고 (정확히) 추측했고, 이를 문제로 인식한 것이다.

기자의 코브스 얼굴 평가 결과

리포트는 내 문제점들의 해결방안 또한 추천해 주었다. 먼저 팔자주름에 대한 추천 기사는 ‘수술 또는 주사가 필요할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원한다면 의사들이 직접 작성한 더 자세한 수술 관련 추천 리포트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는데, 이를 위해서는 각 단계마다 75달러, 150달러, 250달러의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또한 내게 다섯 가지 각기 다른 스킨케어 성분을 포함한 혈청들을 추천했는데,  각각 레티놀(retinol), 뉴로펩타이드(neuropeptide),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 EGF, 그리고 TNS였다. 그 중 내가 들어본 것은 레티놀밖에 없었다. 그날 밤, 잠에 들기 전 안면 보습제의 성분표를 한번 읽어보았다.

나는 흥미가 생겼다. 이 얼굴 평가 도구는 내 외모를 분석하고, 문제점들을 하나의 리스트로 정리해주었다. 마치 나의 생김새의 문제를 찾아내는 것을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것처럼 말이다.

코브스는 20명의 직원을 가진 작은 스타트업으로, 수많은 얼굴 분석 회사들 중 하나일 뿐이다. AI를 기반으로 얼굴을 분석해 감정, 나이, 매력도 등의 특징을 판별하는 서비스는 최근 성장하는 산업 분야 중 하나다. 이런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들은 벤처캐피탈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런 알고리즘들은 온라인 화장품 판매에서부터 데이트 앱까지 다방면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아름다움 평가 도구들은 온라인으로 구매 가능하고, 얼굴 분석과 컴퓨터 비전과 같은 기술을 활용해 대칭도, 눈 크기, 코 모양 등을 평가한 후 수백만명의 사람들과 비교해 등수를 매긴 뒤 가장 아름다운 사람을 추려낸다.

이런 알고리즘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고 평가하는 법을 훈련 받아, 신용등급과 비슷한 점수를 부여한다. 높은 평가를 받은 사람들은 ‘좋아요’나 조회 수, 데이트 매칭 등에서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술이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뷰티 평가 알고리즘은 부정확성, 연령 차별, 인종 차별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들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얼마나 쓰이는지, 사용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정보를 얻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코브스가 얼굴 평가 후 제공하는 추천 결과

“거울아, 거울아…”

코브스의 것과 같은 테스트들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계 최대 공개 안면 인식 플랫폼인 ‘페이스++(Face++)’에서도 이런 테스트를 제공한다. 이 회사의 미모 평가 시스템은 중국 기업 메그비(Megvii)가 개발했고, 코브스와 동일하게 AI를 사용해 얼굴을 인식한다. 이 회사는 의학적 언어로 문제를 설명하는 대신 매력도를 점수로 환산한다. 특히, 결과를 남자와 여자가 보는 매력으로 각각 나눠서 반환한다. 이 서비스에 내 글래머러스하지 못한 사진을 제출하자, 이번에도 결과를 빠르게 받을 수 있었다. 나는 “남성들은 이 사람을 전체 사람의 69.62%보다 더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와 “여성들은 이 사람을 전체 사람의 73.877%보다 더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라는 결과를 얻었다.

조금 김빠지는 결말이었지만, 생각보다는 잘 나왔다. 코로나19 시대 1년차인 지금, 스트레스와 과체중, 미용실 폐업의 결과가 내 외모에 나타나고 있었다. 코로나19 전에 찍었던 사진들 중 마음에 들었던 것 2장을 다시 넣어봤다. 이번에는 상위 25%에 드는 더 나은 결과를 얻었다.

아름다움은 보통 주관적이고 개인적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은 건강하고 행복할 때는 물론 슬퍼할 때도 우리에게 아름다워 보인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집단적 판단의 결과이기도 하다. 미인 대회나 잡지에 종종 등장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리스트 같은 것들은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움을 마치 상(prize)처럼 취급하는지 알 수 있다. 이런 평가는 때론 추악하고 불편할 수도 있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 같은 학교의 남자들이 복도를 지나가는 여학생들에게 1점부터 10점 사이로 점수를 매겨 큰 소리로 외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기계가 사람의 얼굴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평가한다고 생각하면 뭔가 으스스한 느낌이 있다. 점수를 매기던 학교의 남자애들보다 특별히 더 불쾌할 것이야 없지만, 기계가 미모를 계산하는 과정은 불편할 정도로 비인간적으로 느껴진다.

기자의 페이스++ 얼굴 평가 결과

기계의 내부에서

사람들의 매력을 평가하는 것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지만, 이런 시스템들의 작동방식은 비교적 새로운 현상이다. 페이스++의 매력 평가 시스템이 출시된 것은 불과 2017년이다.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에 대한 질문에 메그비 홍보 담당자는 “이 시스템은 3년 전 현지 시장의 엔터테인먼트 관련 앱들에 대한 관심에 부응해 개발되었다”라고만 답변했다. 이 회사 웹사이트에 따르면 페이스++는 중국인과 동남아시아 사람들의 얼굴을 이용해 훈련되었다. 런칭 후 30만명의 개발자들이 이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 몰렸지만, 그 외에 다른 정보는 찾기 어려웠다.

메그비 홍보 담당자에 의하면 페이스++는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개발자들이 이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법을 통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회사의 웹사이트에는 활용 가능 분야로 ‘화장품 판매’와 ‘데이트 매칭’이 있다고 적혀있다.

메그비의 잘 알려진 고객으로는 전국을 CCTV 카메라로 뒤덮은 중국 정부의 감시 시스템과 알리바바, 레노보가 있다. 메그비는 최근 IPO를 신청했고, 현재 40억 달러의 가치로 평가된다. 뉴욕타임스 기사에 의하면, 메그비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 시민들을 감시하는데 협조한 세 회사 중 하나이다.

반면 코브스는 자사 얼굴 분석 시스템에 대해 보다 많은 정보를 공개한다. 코브스는 호주에 위치한 회사로, 2019년 사진 보정 회사로 설립되었지만 2020년 AI 기반 분석과 성형수술 서비스로 전환했다. 코브스의 시스템은 합성곱신경망(CNN, Convolution Neural Network)이라는 널리 알려진 딥러닝 기술을 사용한다. 매력 평가에 쓰이는 CNN은 보통 사람들에 의해 매력 평가가 완료된 사진 수십만 장을 데이터셋으로 이용해 트레이닝된다. 시스템은 각 사진들과 평가를 보고 사람들이 어떤 점들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지 유추하고, 새로운 사진이 주어졌을 이에 기반해 예측한다.

다른 대기업들 또한 최근 몇년동안 뷰티 AI 분야에 투자했다. 여기에는 피부 분석 도구를 개발한 180억달러 가치의 미국 화장품 회사 울타 뷰티(Ulta Beauty)도 포함된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2016년 로봇 미인 대회를 후원한 적 있다. 이 대회는 매력도를 평가하는 AI를 개발하는 대회였다.

LDV캐피탈의 에반 니셀슨(Evan Nisselson) 파트너에 의하면 컴퓨터 비전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로 “상당한 투자 기회와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LDV는 내년이면 세계적으로 카메라 수가, 제조나 물류에 사용되는 카메라를 제외하고도, 450억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또 시각 데이터가 가까운 미래에 AI 시스템에 사용될 핵심 입력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니셀슨은 “얼굴 분석은 거대한 시장”이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의 눈에 근접하거나 뛰어넘을 정도로 기술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브스 창립자 샤피 하산(Shafee Hassan)은 매력 평가는 더욱 널리 전파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소셜 미디어 앱과 플랫폼들은 사람의 얼굴을 스캔하고 매력도를 평가한 뒤, 더 높은 점수를 받는 사람들을 더 많이 노출하는 시스템을 대부분 사용한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우리가 하는 것은 스냅챗, 인스타그램, 틱톡과 비슷하지만, 더욱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와 같은 인공신경망과 동일한 기술들을 사용하지만, 당신이 가진 옅은 주홍색 주름 등의 단점들 때문에 당신을 덜 매력적이라고 평가했고, 그래서 불이익을 주었다는 사실은  알려주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나는 여러 데이팅 서비스와 소셜 미디어 플랫폼 기업에 추천 알고리즘에 매력 평가가 반영되는지 문의해 보았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그런 알고리즘을 사용한다는 것을 부정했다. 틱톡과 스냅챗은 공식 답변을 사절했다.

거대한 블랙박스

최근 딥러닝의 발전은 매력 평가 AI의 정확도를 크게 바꿨다. 딥러닝 이전 얼굴 인식은 특징 기반 엔지니어링에 의존했다. 이 시기 AI는 얼굴의 특징들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동작했다. 좌우로 긴 눈과 뾰족한 턱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식으로 매력을 측정하는 공식을 만드는 방식이다. 코넬대학교에서 컴퓨터 비전을 가르치는 서지 벨론지(Serge Belongie) 교수는 “사람의 얼굴을 볼 때 비율과 눈 사이 길이 등을 레오나드로 다빈치식으로 묘사한다고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그는 “딥러닝의 발전과 함께 대용량의 데이터를 인공신경망에 집어넣는 일이 중요해졌다. 레이블을 단 데이터를 엄청나게 집어 넣어 신경망의 블랙박스 속에서 연산하는 것”이라며 “이 방법이 우리가 수십년 간 애써 만든 방법보다 훨신 좋은 결과를 낸다”고 말한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벨론지는 “우리는 아직 작동 방법을 완벽히 알지 못 한다”라며 “업계는 만족하지만, 학계는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아름다움은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에, 딥러닝 매력평가 AI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학습에 쓰인 데이터의 선호점을 정확히 재구성하는 것이다. 몇몇 AI 시스템들은 매력을 사람만큼 정확하게 평가하지만, 이는 그만큼의 편향 또한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런 시스템들은 검증이 불가능하다. 편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 장치를 알고리즘에 도입하는 것은 어렵고 컴퓨터 연산에 드는 비용을 크게 높인다.

벨론지는 이런 기술의 사용처 중에서는 얼굴 평가보다 더 온건하고 문제가 적은 것도 있다고 한다. 예를 들자면, 휴대폰 사진 앨범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 사진을 추천하는 도구 등이 있다. 하지만 매력 평가는 다르다. 그는 “내게 있어서 그것은 매우 무서운 시도다”라고 말한다.

훈련에 쓰인 데이터와 상업적 사용 방식이 최대한 편향되지 않고 안전하다고 해도, 사람의 피부색을 처리함에 있어 컴퓨터 비전이 가진 기술적 한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 카메라의 이미지 반도체는 다양한 피부색 중 특정 범위만 처리하게끔 조정되어 있다. 벨론지에 의하면 “일부 피부색들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이는 사진 기술 자체가 특정 피부색들을 염두에 두지 않고 개발되었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인간의 아름다움을 모두 담아낸다는 좋은 취지조차 밝기값이 정확히 표현되지 않기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기술적 편향은 상업적 활용처에서 인종차별로 나타난다. 메릴랜드대학 정보시스템과 조교수이자 경제학자인 로렌 류(Lauren Rhue)는 2018년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연구를 도울 얼굴 인식 도구를 찾던 중, 특이한 제품을 발견했다.

그는 “매력을 평가하는 알고리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며 “나는 그것이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다.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에 달린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알고리즘을 훈련해 어떤 사람이 아름다운지 아닌지 평가할 수 있는가?”라고 말한다. 이런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것이 그녀의 연구의 새로운 초점이 되었다.

그녀는 페이스++가 어떻게 매력을 평가하는지 보던 중,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흰 피부를 가진 여성보다 어두운 피부색을 가진 여성을 덜 매력적이라고 평가하는 것과, 피부 색에 상관없이 밝은 색의 머리카락과 작은 코 등 유럽풍 특징들에 다른 특징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을 발견했다. AI의 유럽중심적 편향은 AI 훈련에 쓰인 사진들을 평가한 사람들의 편향이 반영되고 증폭된 결과이다. 이미지를 보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와는 상관없이 말인다. 예를 들어, 중국의 미(美)에 대한 기준은 더 밝은 피부와 넓은 눈, 그리고 작은 코를 우선시한다.

로렌 류의 연구에 쓰인 가수 비욘세 노울즈의 사진들. 페이스++는 피부색이 어둡게 나온 왼쪽 사진보다 오른쪽 사진에 대해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매력 점수는 건강하지 않은 우리의 뷰티 문화와 매일 온라인에서 접하는 추천 알고리즘 간의 불쾌한 상호작용의 일부라고 말한다. 소셜 미디어에서 누구의 게시물이 많이 노출될지 결정하는데 매력 점수가 쓰인다면, 이는 매력에 대한 기존의 정의가 더욱 강화되고, 인공지능의 기준에 맞지 않는 외모를 가진 사람들은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만든다. 류는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보는 사진들의 종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악순환이라는 것이다. 매력적인 사람들이 나온 컨텐츠를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고, 더 높은 참여도를 유발하기 때문에 이런 사진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진다. 결국 매력 점수가 높다는 것이 어떤 게시물이 당신에게 노출된 직접적인 원인은 아닐지라도, 간접적 요인은 된다.

2019년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류는 매력 점수 알고리즘과 나이 예측 알고리즘이 각각 사람들의 의견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보았다. 참가자들은 사람들의 사진을 보고 매력과 나이를 평가하도록 요청받았다. 참가자들 중 일부에게는 응답하기 전 AI의 점수를 보여주었고, 나머지는 이를 보지 않고 대답했다. 그녀는 AI의 점수를 보지 않은 사람들은 추가적인 편향을 보이지 않았지만, AI의 매력 점수를 본 사람들은 알고리즘의 결과와 더 가깝게 대답한 것을 발견했다. 류는 이것을 ‘앵커링(anchoring) 효과’라고 한다.

※앵커링 효과: 행동경제학에서는 협상 테이블에서 처음 언급된 조건에 얽매여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효과를 의미한다. 최초 습득한 정보에 몰입하여, 새로운 정보를 수용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만 수정하는 행통 특성을 말한다.

그는 “추천 알고리즘은 우리의 선호를 바꾸고 있다.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이 선호의 범위를 너무 좁히지 않는 것이 과제”라며 “하지만 아름다움에 관해서는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이 범위가 좁혀지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하산은 코브스에서는 인종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려 했다고 한다. 고객을 위한 상세 얼굴 인식 리포트를 작성할 때, 그의 스튜디오는 데이터를 사용해 얼굴을 인종별로 분류해 사람들이 유럽적 이상형에 의해 평가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는 “이런 유럽중심적 편향은 스스로의 가장 멋진 모습, 각자의 민족에서 가장 멋진 모습, 각자의 인종에서 가장 멋진 모습이 됨으로서 벗어날 수 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류는 이런 민족적 분류가 우리의 기술 인프라에 더 깊게 내재되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 그는 “문제는 사람들이 어찌 됐든 계속해서 (민족 분류를) 하고 있고, 이에 대한 규제나 감시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어떤 종류든 문제가 일어난다면, 사람들은 각 분류에 누가 포함되는지 알아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문화적으로 민감한 매력 평가 AI를 본 적이 없다”라고 말한다.

추천 시스템들은 매력을 평가하도록 설계되지 않더라도 결국 매력을 평가하게끔 되어있다. 최근 독일 방송 BR은 입사 지원자들을 평가하기 위해 만든 AI가 외모에 따른 편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2020년 3월,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컨텐츠 관리자들에게 ‘못생긴 얼굴’과 ‘뚱뚱한’ 사람들, ‘형태가 어긋난 얼굴’, ‘앞니가 없는 사람들’, ‘주름이 너무 많은 노인들’ 등의 사람이 등장하는 영상 노출을 줄이라고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받았다. 트위터는 최근 백인들을 우선시하는 듯한 자동 사진 자르기 도구 (auto-cropping tool)를 출시했다. 버락 오바마와 미치 맥코넬(Mitch McConnel)의 사진에 이를 적용했을 때, AI는 지속적으로 오바마를 누락시켰다.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

지난 1월 내가 코브스 창업자 하산과 영상통화로 처음 얘기했을 때, 그는 내게 “나는 항상 매력적인 사람들은 또 다른 인종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그가 2019년 사업을 시작했을 때, 그의 친구들과 가족들은 매우 부정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하산은 자신이 사람들이 자신의 가장 멋진 모습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믿는다. 그는 유전공학적 방법을 통해 사람들이 태어나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1997년 영화 가타카(Gattaca)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영화 속 세계는 유전자로 인한 차별이 보편적이다. 에단 호크(Ethan Hawke)가 연기한 주인공 캐릭터는 자연적 방식으로 태어났지만, 살아남기 위해 유전적으로 완벽한 사람의 신분을 도용해야만 했다.

이 영화는 보통 굉장히 디스토피아적 영화로 여겨진다. 하지만 하산에게 뜻밖의 방법으로 흔적을 남겼다.

그는 “영화의 주제가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였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사람들이 남들에게 보여지고 싶은 모습 또한 그들의 운명의 일부이다”라며 “현대 의학이 얼마나 진보했는지 생각해 보면, 자신의 결점을 평가해 보지 않을 이유는 없다. 그 결점들을 고칠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고객들 또한 이에 동의하는 것 같다. 그는 자신의 고객 대다수가 배우이며, 매일 50~100개의 상세 보고서 주문이 들어온다고 밝혔다. 수요를 따라잡기 버거울 정도라고 한다. 하산의 목표는 사회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들 사이의 곧 다가올 계층차별주의와 싸우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보통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보통 사람을 돕기 위한 다른 방법들도 많다. 내가 대화했던 전문가들 모두가 매력 평가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정보를 공개하고 투명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벨론지는 기업들이 추천 알고리즘 원리를 공개하도록 압박하는 것이 사용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믿는다. 그는 “기업들이 매력 평가 시스템을 사용함을 인정하고, 어떤 모델을 사용하는지 공개해야 한다. 이 모델에서 사용자의 검색 이력에 기반해 사용자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얼굴들은 무엇인지도 공개해야 한다. 사용자들 또한 이를 인지하고 이와 상호작용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페이스북의 광고 투명성 도구와 같은 기능은 좋은 시작점”이라며 “기업들이 이렇게 하지 않고 페이스++처럼 우리가 모두 특정한 매력의 기준에 동의한다고 가정해 버린다면… 아름다움의 기준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권한을 다른 누군가에게 주어 버리는 셈”이라고 말한다.

물론 업계는 먼저 이런 평가 모델들을 사용한다고 인정해야 하고, 대중은 이런 문제를 인지해야 한다. 지난 한 해 동안 얼굴 인식 기술에 많은 관심과 비판이 쏠렸지만, 나와 대화한 몇몇 연구자들은 이 기술이 이런 식으로 사용된다는 점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데 놀랐다고 한다. 류는 매력 평가에 대해 가장 놀라운 점은 이를 연구 주제로 삼는 사람들이 매우 적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이 기술이 개발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산은 나와 함께 내 결점들을 보며, 체중을 줄이고 좋은 보습제를 바르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비록 내 얼굴의 매력도가 내 커리어의 궤도를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테스트 결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아름다움은 화폐(currency)와도 같다”는 점을 상기해 주었다.

미리보기 3회1회

MIT Technology Review 구독을 시작하시면 모든 기사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