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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배터리 용매 재활용 97% 달성…친환경 공정·투명경영 강화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용매 재활용률을 80%에서 97%로 높이고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한 ESG 성과를 연례 리포트에 담아 공개했다.

기업이 지난 한 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에서 거둔 성과를 정리한 연례 보고서가 공개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필수 소재의 재활용률 향상과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 실질적 ESG 성과를 담은 ‘LG에너지솔루션 ESG Report 2025’를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올해로 여섯 번째인 이번 리포트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양극재 제조에 쓰이는 용매(NMP)의 재활용 신기술을 글로벌 사업장으로 확대했고, 사외이사를 처음으로 이사회 의장에 선임했으며, ESG 정보의 관리·공개 규정을 새로 제정했다.

보고서는 제조 공정의 친환경화와 지배구조 투명성이라는 두 축에서 구체적 수치와 제도 변화를 함께 제시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배터리 산업의 적용 범위가 전기차를 넘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로봇, 항공 등으로 넓어지고 글로벌 생산 거점이 늘어나면서, 환경 규제 대응과 글로벌 운영 리스크 관리가 곧 사업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흐름이 이번 리포트에 반영됐다.

배터리 용매를 97% 다시 쓴다…제조 공정의 친환경화

이번 리포트에서 가장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된 성과는 환경 분야의 NMP 용매 재활용 기술이다. NMP(N-Methyl-2-Pyrrolidone)는 배터리의 양극재를 만드는 공정에서 소재들을 서로 밀착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필수 용액이다. 여기서 양극재는 배터리 안에서 에너지를 담아 두는 핵심 소재로, 배터리 성능과 직결되는 부품이다. NMP는 공정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대로 버려지면 위험폐기물이 되기 때문에, 얼마나 회수해 다시 쓰느냐가 친환경 공정의 관건이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80% 수준이던 NMP 재활용률을 97%까지 끌어올린 신기술을 공개했다. 이 기술은 중국 남경 법인에서 개발해 검증을 마친 것으로, 회수율을 높일수록 새로 투입해야 하는 용매와 버려지는 폐기물의 양이 함께 줄어든다. 즉 같은 양의 배터리를 만들면서도 환경에 미치는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회사는 이 기술을 한 곳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글로벌 생산망으로 넓혔다. 중국 남경 공장을 비롯해 국내 오창 에너지플랜트, 폴란드 공장 등 글로벌 사업장으로 확대 도입하며 위험폐기물 저감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 사업장에서 검증한 친환경 공정 기술을 여러 거점으로 이전하는 방식은, 생산 규모가 커질수록 환경 성과도 함께 확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공정 혁신은 회사가 제시한 더 큰 비전과 맞닿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리포트에 배터리·ESS·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으며, 고성능 배터리 양산 능력에 데이터와 IT, AX(AI 전환) 기술을 연결해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배터리 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했다. 여기서 ESS(에너지저장장치)는 전기를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시스템을 말한다.

LG에너지솔루션, ESG 리포트 2025 발간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지배구조·공시 대응 강화

두 번째 축은 지배구조와 투명 경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이사회 의결을 거쳐 박진규 사외이사를 처음으로 이사회 의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는 회사 경영진과 독립적인 위치에서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로, 이런 사외이사가 이사회를 대표·주재하는 의장 자리를 맡으면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이 한층 강해진다. 회사는 이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실질적인 감시 체계를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구성에서도 독립성을 높였다. 현재 전체 이사 7명 중 과반인 4명(박진규·여미숙·한승수·이명규)이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의 과반을 외부 인사가 차지하면 특정 경영진의 판단에 회사 의사결정이 좌우될 가능성이 줄어들어, 거버넌스(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는 장치로 작동한다.

공시 제도에 대한 선제 대응도 이번 리포트에 담겼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 시행되는 EU의 CSRD(유럽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와 한국의 KSSB(한국 지속가능성공시기준) 등 글로벌 ESG 공시 의무화 규제에 대비해 ‘ESG 정보관리 및 공개 규정’을 새로 제정했다. ESG 공시란 기업이 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으로, 앞으로 주요국에서 의무화가 예고돼 있다. 회사는 이 규정을 통해 ESG 공시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정보의 정합성을 강화해 이해관계자의 신뢰도를 지속적으로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글로벌 사업 확대 과정의 운영 리스크를 통제하기 위한 컴플라이언스(준법 감시) 체계도 강화했다. 특히 해외 합작법인을 포함한 글로벌 건설 현장의 협력사 관리 프로세스를 전면 재정비하고, 인력 및 준법 리스크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상시 대응 체계를 가동해 글로벌 사업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같은 친환경 공정 기술 혁신과 투명한 거버넌스 구축 성과를 바탕으로, 기존 배터리 제조 중심에서 데이터·서비스 기반의 비즈니스 구조로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사장)는 발간사에서 “지난 30여 년간 도전과 집념으로 배터리 산업의 역사를 만들어왔다”며 “배터리 적용 영역이 전기차를 넘어 에너지, 로봇, 항공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되는 만큼 ESG를 기반으로 사업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