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the software that will become the next battle front in US-China chip war

미·중 반도체 전쟁 새로운 국면 진입…EDA 수출 금지의 파장은?

미국이 반도체 설계에 사용되는 EDA 소프트웨어 수출을 제한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EDA 소프트웨어란 무엇이며, 미국의 수출 제한이 중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알아봤다.

컴퓨터 칩을 수작업으로 설계하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 1970년대에만 해도 칩에는 수천 개의 트랜지스터가 탑재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1,000억 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탑재되어 있어 수작업으로 칩을 설계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EDA 소프트웨어’라고 불리는 ‘전자설계자동화(electronic design automation) 소프트웨어’다. EDA 소프트웨어는 전기 공학자들이 이전보다 더 복잡해진 칩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툴의 총칭이다.

EDA 소프트웨어는 이제 중국과 미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기술 무역 전쟁’의 최신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8월 12일 미국 상무부는 특정 EDA 툴에 대한 다자간 수출 규제를 발표하며 중국을 비롯해 특히 전통적으로 미국의 동맹국이 아닌 150여 개 국가가 특별한 허가를 받지 않는 경우 EDA 툴에 접근할 수 없게 차단했다.

EDA 소프트웨어는 반도체 공급망에서 작지만 필수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데, 서양 3개 사가 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7월 반도체 생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또 하나의 도구인 리소그래피(lithography) 장비의 수출 제한을 요청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EDA 소프트웨어와 관련해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다면 EDA 산업은 어떻게 해서 미국 중심의 산업이 되었을까? 그리고 중국이 자체적인 대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DA란 무엇인가?

ECAD(electronic computer-aided design, 전자컴퓨터활용설계)) 소프트웨어라고도 불리는 EDA 소프트웨어는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전문 소프트웨어다. 이것은 건축가가 사용하는 CAD와 비슷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정교하다. 집적회로에 들어가는 수십억 개의 매우 작은 트랜지스터를 취급하기 때문이다.

screenshot of KiCad software for circuit board design and prototyping
무료 EDA 소프트웨어인 ‘KiCad’의 스크린샷.
JON NEAL / WIKIMEDIA COMMONS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지배적인 소프트웨어는 없다. 그 대신에 일련의 소프트웨어 모듈이 논리 설계(logic design), 디버깅(debugging), 부품 배치, 와이어 라우팅(wire routing), 시간과 전력 소비 최적화, 검증 등 전체 설계 흐름 전반에 걸쳐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현대의 반도체 칩이 매우 복잡하고 각 제작 단계마다 다른 소프트웨어 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칩 제조에서 EDA가 얼마나 중요한가?

지난해 전 세계 EDA 시장 규모는 100억 달러 정도로 5,950억 달러에 달하는 반도체 시장에서는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전체 반도체 공급망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40년 이상 칩 설계와 EDA 산업에 종사해 온 컨설턴트 마이크 뎀러(Mike Demler)는 오늘날 반도체 생태계를 삼각형으로 도식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쪽 모서리에는 파운드리(foundry), 즉 TSMC 같은 반도체 칩 제조업체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재사용할 수 있는 설계 유닛이나 레이아웃을 만들고 판매하는 ARM 같은 지식재산권 회사, 마지막 모서리에는 EDA 툴이 있다. 이 세 가지가 함께 작용하며 반도체 공급망이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EDA 툴은 그 이름만 들어서는 반도체 칩 설계 회사에만 중요한 것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생산 전에 해당 설계가 실현 가능한지 검증하기 위해 EDA 툴을 사용한다. 제조업체가 칩 하나를 시제품으로 제작할 방법은 없다. 반도체 칩을 생산하려면 수개월에 걸쳐 생산에 투자를 해야 하며 매번 동일한 반도체 기반에서 수백 개의 칩을 제조해야 한다. 따라서 설계에 결함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 엄청난 낭비가 될 수밖에 없으므로 제조업체들은 자체 검증을 수행하기 위해 특수한 유형의 EDA 툴을 사용한다.

EDA 업계를 이끌고 있는 회사는 어디인가?

반도체 칩 제조 과정의 단계마다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회사는 소수에 불과하며 이들이 수십 년 동안 EDA 업계를 장악해왔다. 상위 세 개 업체는 미국의 케이던스(Cadence), 미국의 시놉시스(Synopsys), 미국 회사였지만 2017년 독일 업체 지멘스(Siemens)가 인수한 멘토그래픽스(Mentor Graphics)이다. 이 세 개 업체가 전 세계 EDA 시장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이들의 시장지배력이 너무 강해서 대부분의 EDA 스타트업들은 한 가지 틈새를 공략해 그 분야를 전문으로 한 후에 회사를 이들 세 개 업체 중 한 곳에 매각한다. 이를 통해 이들의 과점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중국에 대한 EDA 수출을 제한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EDA 산업에서 미국 회사들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중국의 접근을 쉽게 제한할 수 있다. 최근 발표에서 미국 정부는 특정 EDA 툴들을 수출 금지 기술 목록에 추가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은 독일을 비롯한 41개국과 협력하여 이러한 제한을 시행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가 제한한 도구는 오늘날 가장 진보한 회로 구조인 GAAFET(gate-all-around field-effect transistor) 공정에 사용할 수 있는 도구다. GAAFET 공정은 최신 반도체 칩뿐만 아니라 미래에 더 진보된 반도체 칩을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하다. 미 상무부는 이 공정에 가장 도움이 되며 목록에 추가되어야 하는 EDA 소프트웨어를 파악하기 위해 공개 의견을 구하고 있다.

중국의 하드웨어 대기업 화웨이(Huawei)도 2019년에 비슷한 제한을 받으며 미국의 모든 EDA 툴에 접근할 수 없게 되었고 바이든 행정부는 수출 제한을 무역 전쟁의 무기로 활용하기를 선호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자문회사 유라시아그룹(Eurasia Group)의 분석가 샤오멍루(Xiaomeng Lu)는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계속해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은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가?

단기적으로는 중국이 그렇게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GAAFET 공정을 필요로 하는 최신 반도체 칩을 만들 만큼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제한으로 인해 중국 반도체 설계 회사들은 가장 진보한 툴을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므로 시간이 지나면 결국 뒤처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수출을 금지하는 것은 리소그래피 장비처럼 부피가 큰 하드웨어 수출 제한과는 매우 다르다. 규모가 큰 장비는 추적이 쉬워서 중국으로 밀수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EDA 소프트웨어 툴은 온라인으로 배포되므로 불법 복제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회사들은 자신들이 이미 구입한 EDA 소프트웨어를 계속 가지고 있거나 불법 라이선스에 의존하거나 유령회사 설립 같은 다른 방식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구매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번 제한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예측하기가 어렵다.

EDA와 관련하여 중국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중국은 자체적인 대안을 개발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서서히 깨닫고 있다. 중국의 경제 청사진을 보여주는 최근 5개년 계획에서 EDA는 중국이 돌파구를 찾을 필요가 있는 반도체 산업 내에서 첫 번째 첨단 기술로 이름이 올라가 있다. 이는 EDA 분야의 연구개발(R&D)에 중국 정부가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정부 자원에는 2018년 중국의 EDA 회사 화다엠피리언(Huada Empyrean)에 투입된 중국 정부 지원 반도체 투자 펀드 등이 포함된다.

화다엠피리언은 1980년대부터 EDA 설계 분야에 몸담아 온 창업자가 설립한 업체로서 현재 중국 내 EDA 소프트웨어의 선두주자이다. 그러나 선두주자라고 해도 화다엠피리언은 중국 국내 EDA 시장의 6%만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반도체 설계 흐름을 개발하는 것과도 거리가 멀다. 다시 말하면 화다엠피리언의 제품은 미국 업체들이 제공하는 것 중에서 작은 부분만을 대체할 수 있을 뿐이다.

업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다른 스타트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스타트업 대부분은 케이던스나 시놉시스 출신 중국 직원들이 만든 업체이며 여기에는 난징에 본사를 둔 엑스에픽(X-Epic)과 상하이의 허젠인더스트리얼소프트웨어(Hejian Industrial Software) 등이 포함된다. 코펜하겐 경영대학(Copenhagen Business School)의 부교수 더글러스 풀러(Douglas Fuller)는 국제 경험이 많고 역사적 부담이 적은 이들 스타트업이 현 상황에 도전하기에 더 나은 위치에 있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이들이 협력한다면 화다엠피리언보다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자체적인 국내 EDA 대안을 개발하는 것이 어려운가?

중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활성화되어 있으며 텐센트(Tencent)의 위챗(WeChat)이나 알리바바(Alibaba)의 알리페이(Alipay)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비자 기술 앱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루는 “중국의 문제는 산업용, 기업용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며 “오랫동안 중국의 산업 정책입안자들은 EDA 소프트웨어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DA 소프트웨어는 상당한 연구 발전을 이루려면 수십 년에 걸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중국 회사들이 당장 따라잡고 싶다고 해도 큰 진전을 이루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한 가지 큰 문제는 인재 확보다. EDA 툴 개발은 상당한 가능성이 있는 틈새 분야이므로 중국 업체들은 EDA 툴 개발에 훈련된 소수의 엔지니어 중에서 상당수를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칩 회사들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이번 EDA 수출 제한은 반도체 산업에서 매우 전문적이고 발전된 분야(GAAFET 공정)를 대상으로 한다. 루는 “중국 회사들이 아직 이러한 고급 소프트웨어를 널리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번 제한으로 인해 미국 공급업체가 즉각적으로 받게 될 상업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반도체 칩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수출 제한을 환영하지 않는다. 제한 정책이 미국 제품에 대한 수요를 줄이면서 수입까지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EDA 회사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칩 제조업체, IP 업체, 장비 제조업체 등 반도체 공급망에 포함되는 모두에게 해당된다. 풀러는 “많은 업체가 분노할 것”이라며 “미국에 있는 회사들이나 EDA 회사들 외에도 분노하는 곳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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