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V is on the rise but preventative drugs are in short supply

새로 개발된 영유아용 RSV 치료제 공급 대란

니르세비맙은 치명적인 RSV로부터 유아를 보호하기 위해 최근 개발된 예방 주사다. 하지만 수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아 매우 제한적으로만 공급되고 있다.

가을이 성큼 찾아왔다. 알록달록 물든 나뭇잎과 산뜻한 공기가 가을을 알리는 가운데 질병통제센터(CDC)는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올해 우리는 RSV(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수단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이 중에는 최악의 경우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RSV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 영아 및 취약한 유아에게 제공되는 니르세비맙(nirsevimab)이라는 새로운 주사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현재 RSV 발병률의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니르세비맙의 공급 물량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다. CDC는 10월 말 소아과 의사들에게 약물 투여를 제한하고 6개월 미만 또는 중증 RSV에 걸릴 위험이 매우 높은 기저 질환이 있는 영아를 위해 니르세비맙 물량을 비축해 두라는 주의 경보를 내렸다.

이러한 상황은 부모와 소아과 의사 모두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미국 소아과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이하 AAP)의 전염병 위원회 의장인 션 T. 올리리(Sean T. O’Leary)는 AAP 웹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에서 “우리는 예상대로 니르세비맙을 사용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소아과 의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주사의 공급 자체에는 어떤 문제도 없을 것이라는 제조업체의 약속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니르세비맙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사노피(Sanofi)의 대변인 에반 벌랜드(Evan Berland)는 수요가 예상보다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수요가 과거에 가장 큰 규모로 출시되었던 소아 예방접종 유사 사례에 근거한 예상 수요를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수급 불일치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얼핏 보기에 이러한 예방 접종에 대한 수요를 예측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간단해 보인다. 우리는 언제 몇 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는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병원약사회(American Society of Health-System Pharmacists)의 약국 실무 및 품질 담당 수석 이사인 마이클 개니오(Michael Ganio)는 현재 상황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니르세비맙은 RSV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최초의 약물이기 때문에 비교 기준으로 활용할 만한 자료가 없다. 또한 산모가 출산 후 14일 이내에 예방접종을 받은 아기에게는 니르세비맙을 투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계산 과정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이 발생한다.

하지만 약간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더라도 수요가 강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RSV라는 명칭은 들어본 적이 없더라도 우리는 대부분 이 질환을 앓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RSV는 가을과 겨울에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계절성 바이러스 중 하나다. 성인에게 이 바이러스는 대부분 콧물, 목 쓰림, 기침, 두통처럼 성가신 증상을 동반하는 가벼운 질환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기와 노인의 경우에는 이 바이러스가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매년 5세 미만 어린이 8만 명이 RSV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며 약 100~300명의 어린이가 RSV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지난해 가을 RSV 발병이 급증하면서 병원이 마비되었고 미국 일부 주에서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따라서 소아과 의사들은 특히 올가을에 니르세비맙을 사용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지난 8월 CDC는 출생 후 처음으로 가을을 맞는 8개월 미만의 모든 영유아에게 니르세비맙을 접종할 것을 권했다. 또한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RSV로 인해 심각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 19개월 이하의 영유아에게도 접종을 권했다.

니르세비맙은 주사이지만 백신은 아니다. 이것은 RSV가 주로 발병하는 약 5개월 동안 예방 기능을 제공하도록 실험실에서 만든 항체이다. 이 항체는 바이러스에 결합해 세포 감염을 막고 심각한 질병이 발생하는 것을 억제한다. 임상 시험에서 이 약은 위약 대비 RSV 관련 일반실 입원의 80%, 중환자실(ICU) 입원의 90%를 예방하는 효과를 보였다.

에미 이든(Emi Ithen)도 이러한 효능을 믿고 3월에 태어난 딸에게 니르세비맙을 반드시 접종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녀는 9월 말 딸을 데리고 병원에 갔을 때 소아과 의사에게 이러한 의사를 밝혔다. 당시 이든의 딸 엘리자는 태어난 지 6개월이 되어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었다. 이든은 딸이 어린이집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엘리자와 같은 유아는 기도가 작기 때문에 RSV에 특히 취약하다. 약간의 염증만 생겨도 호흡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월 중순에 이든의 주치의는 니르세비맙을 주문하려고 어떤 곳에서도 약을 찾을 수 없었다. 이든은 “주치의가 남편에게 ‘남아있는 약이 전혀 없다. 다 품절 상태라 주문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사노피는 이미 납품된 물량, 부족한 물량, 약품 재입고 일정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다. 현재 사노피는 몸무게가 11파운드(약 5킬로그램) 이상인 아기에게 접종하는 100밀리그램 용량의 주사에 대한 추가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벌랜드는 50밀리그램 용량은 여유분이 있지만 매우 어린 영아들을 위해 비축해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노피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공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일클론 항체는 살아있는 세포로 가득 찬 생물반응기를 이용하는 복잡한 과정을 통해 제조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물량을 늘리기가 어렵다. 개니오는 “임상의와 간병인들은 이번 겨울에는 공급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니르세비맙 외에도 RSV로부터 영아를 보호하는 다른 방법이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산모는 임신 32~36주 사이에 아브리스보(Abrysvo)라는 새로운 백신을 접종해 직접 면역력을 키울 수 있다. 산모의 몸에서 만들어진 항체는 신생아에게도 전달되지만 이 치료법은 아직 출산을 하지 않은 경우에만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부모는 영유아에게 20년 넘게 사용되어 온 팔리비주맙(palivizumab)이라는 단일클론 항체를 투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주사는 조산아나 심각한 RSV 감염에 취약한 다른 위험 요인이 있는 아이에게만 제공되기 때문에 엘리자의 경우에는 이 주사를 맞을 수 없다. 팔리비주맙에는 또 다른 문제점도 있다. 이 주사는 5개월에 걸쳐 5회 접종해야 하며 미국에선 1회 접종비가 1,000달러(약 132만 원)가 넘어 가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에 반해 니르세비맙의 가격은 약 500달러(약 66만원)이며 단 1회 접종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든은 RSV로부터 딸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싶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엘리자의 소아과 의사는 아직도 니르세비맙을 확보하지 못했으며 인근의 대규모 병원에서도 니르세비맙을 접종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따라서 많은 부모처럼 이든도 공급망이 안정화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다. 엘리자가 RSV로 인해 심각한 질병에 걸릴 위험은 낮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든은 자신의 딸이 불운한 사람 중 한 명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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