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te Dehler
Adventures in the genetic time machine
유전자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는 모험
고대 DNA는 먼 과거에 살았던 인간과 당시의 환경에 대해 점점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러한 정보가 우리의 미래를 구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덴마크의 진화유전학자인 에스케 빌레르슬레우(Eske Willerslev) 교수는 캐나다 몬트리올의 레드패스 박물관(Redpath Museum)에서 큐레이터의 전시 해설을 들으며 전시품을 둘러보고 있었다. 레드패스 박물관은 70만 점에 달하는 빅토리아 시대의 자연사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며, 대부분의 전시품은 나무와 유리로 된 진열장에 전시되어 있었다. 큐레이터가 “매우 광범위하다”고 강조한 이 박물관의 컬렉션은 19세기 여행객과 지질학 애호가들의 기념품 취향을 드러냈다. 방문객은 이미 멸종한 거대 포유류인 스텔러바다소의 다리뼈와 사무라이 갑옷, 퓨마 박제, 인간 미라 2구를 볼 수 있었다.
오래된 뼈와 유물에서 DNA를 추출하는 전문가로 잘 알려진 빌레르슬레우 교수는 다양한 것들이 섞여 뒤죽박죽인 이 전시품들 사이에서도 생물학적 샘플을 발견할 가능성을 찾아냈다. 그는 이집트의 요리용 소형 냄비를 흘끗 보고서 큐레이터에게 “이 안에서 곡물을 발견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공룡 뼈를 살펴보다가 그 뼈가 실제 뼈가 아니라 모형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실제 뼈였다면 치아에서 단백질을 찾을 수도 있었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빌레르슬레우 교수는 “나는 항상 DNA를 추출할 만한 흥미로운 대상이 있는지 찾고 있다”고 말한 뒤 큐레이터들을 흘끗 쳐다보며, “하지만 저 사람들은 그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까지도 소형 전기톱을 들고 다녔다면서 손으로 톱질을 하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