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ntrepreneur dreaming of a factory of unlimited organs

공장에서 생산되는 인공 장기

생명공학 회사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United Therapeutics)의 CEO 마틴 로스블랫은 환자의 생명 연장을 위해 이식할 수 있는 신체 장기와 3D 프린팅 장기를 쉽게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인공장기는 그녀의 딸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2023년 10대 미래 기술

본 기사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2023년 10대 미래 기술로 선정된 ‘주문형 장기이식’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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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업가 마틴 로스블랫(Martine Rothblatt)과 처음 만난 것은 2015년 미국 웨스트포인트에서 열린 한 회의였다. 이 회의는 장기이식 수술에 사용되는 장기의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기술을 찾기 위해 열린 것이었다. 장기이식 대기자 명단에는 미국에서만 약 10만 명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2021년 미국에서는 41,356건의 장기이식 수술이 진행되어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지만 6,897명은 기다림 끝에 사망했다. 장기 이식이 필요한 수천 명이 더 있었지만, 그들은 대기자 명단에 오르지도 못했다.

회의가 열렸던 날 로스블랫은 헬리콥터를 타고 허드슨강을 넘어 웨스트포인트에 도착했다. 마치 대통령의 등장에 어울릴 법한 모습이었다. 또한 헬리콥터의 도착은 드라이아이스에 담긴 장기가 시간에 맞추어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긴급히 운송되는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로스블랫은 그녀의 비행 기록이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큼 열정적인 파일럿으로 그날도 직접 헬리콥터를 조종했다.

로스블랫의 극적인 개인사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성공적인 위성 사업가였던 로스블랫은 그녀의 딸 제네시스(Jenesis)가 치명적인 폐 질환 진단을 받자 생명공학 회사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United Therapeutics)를 창립했다. 유나이티드가 개발한 약물 덕분에 오늘날 제네시스를 비롯한 많은 환자들이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제네시스는 결국 폐 이식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로스블랫은 “이식할 수 있는 인체 장기를 무제한으로 공급”하기 위해 혁신적 기술을 활용한 해결책 모색에 착수했다.

로스블랫은 건축 렌더링 그래픽을 보여주며 장기 공장에 대한 계획을 설명했다. 푸른 잔디밭을 배경으로 한 그 공장은 튜브처럼 생긴 구역들이 눈송이 패턴으로 묘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지붕은 태양광 패널로 덮여 있었고 전기 드론의 착륙장이 있었다. 이 공장은 완전 무균상태에서 1,000마리의 유전자 변형 돼지 무리를 수용할 예정이다. 그리고 돼지에게서 심장과 신장, 폐를 추출하기 위한 수술실과 돼지를 수면 마취할 수 있는 수의사들이 고용될 예정이다. 인체에 적합하도록 변형된 돼지 장기들은 전기 헬리콥터에 실려 장기이식 센터로 빠르게 배송될 것이다.

변호사이자 사업가인 마틴 로스블랫의 2014년 사진
PETER HAPAK/TRUNK ARCHIVE;

“장기가 부족한 탓에 많은 사람들이 장기이식자 대기 명단에도 오르지 못한다. 가장 이상적인 환자들만 그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로버트 몽고메리(Robert Montgomery)

과거에 로스블랫의 비전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녀가 말한 대로 ‘환상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그녀의 비전은 현실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2021년 9월 미국 뉴욕의 한 외과 전문의가 로스블랫의 회사에서 개발한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을 뇌사 상태에 빠진 환자에게 이식하여 제대로 기능하는지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이후 미국의 의사들은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6번 시도했다.

가장 극적인 결과는 2022년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57세의 심부전 환자가 로스블랫의 회사에서 제공한 돼지 심장을 이식받아 2개월 동안 생존한 사례였다. 외과 전문의 바틀리 그리피스(Bartley Griffith)는 돼지 심장을 가진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다”라고 말했다. 환자는 결국 사망했지만, 이 실험은 사람이 돼지 장기를 이식받아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준 사례였다. 유나이티드는 2024년에 돼지 장기에 대한 공식적인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는 의료 윤리학 박사이자 변호사인 로스블랫이 있다. 뉴욕 매거진은 로스블랫에게 ‘모든 것을 전환하는 CEO(Trans-Everything CEO)’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이 별명은 그녀가 자신의 책 《트랜스젠더에서 트랜스휴먼으로(From Transgender to Transhuman)》에 쓴 것처럼 중년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전환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로스블랫은 미래 윤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전문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녀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옹호하고, 전통적인 성별 구분을 인종차별에 비유하며, “죽음은 선택 사항이고 신은 기술을 사용한다”라고 주장하는 트랜스 휴머니스트 종교 테라셈(Terasem)의 창시자다. 로스블랫은 인간의 불멸성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 그녀는 살아있는 사람의 소프트웨어 버전을 만들거나 노화된 장기를 대체하는 방법으로 불멸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돼지의 장기이식 수술이 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이후 로스블랫은 의학 연구 콘퍼런스들을 순회하며 연단에 올라 기술을 설명했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은 거절했는데, “내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달성할 때까지 더 이상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스스로와 약속했다”라며 이메일로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메일에는 로스블랫이 목표로 하는 미래의 성공 목록이 첨부되어 있었다. 그 목록에는 환자에게 이식한 돼지 심장이 3개월 동안 뛰게 만들기, 돼지 신장으로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3D 프린팅 폐를 이식받은 동물의 생존, 유나이티드가 개발 중인 또 다른 기술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제 다음 단계로 이 기술이 지속해서 생명을 구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한 조직적인 임상시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이식 가능한 돼지 장기 개발 기술을 자체 보유한 이제네시스(eGenesis), 마카나 테라퓨틱스(Makana Therapeutics)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임상시험을 어떻게 진행할지 협의 중이다. 첫 시작은 신장 이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나이티드 등 관련 회사들과 의사들에 따르면 FDA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 전에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가지 실험을 더 수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FDA는 시험 대상 동물들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해서’ 생존하는 것과 실험용 돼지는 특별한 무균시설에서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마이애미 대학교(University of Miami)의 외과 전문의이자 마카나의 설립자인 요셉 텍터(Joseph Tector)는 “FDA의 두 가지 요구를 충족할 수 없다면 임상시험은 중단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느 회사 또는 어느 병원에서 먼저 임상시험이 시작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텍터는 실패의 위험 때문에 경쟁 분위기가 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식이 두세 번만 실패해도 전체 실험이 종료될 수 있다. “누구나 첫 실험을 진행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를 경기처럼 다루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임상시험은 아메리카 컵 같은 요트경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텍터의 말과 달리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이식 수술 센터들은 실험에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돼지 신장의 첫 이식 수술을 집도한 뉴욕 대학교(New York University)의 외과 전문의 로버트 몽고메리(Robert Montgomery)는 “누가 우주 비행사가 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이다”라며, “우리는 동물의 장기를 이식하는 수술이 효과가 있으며 앞으로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돼지 장기이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것이 사람 간의 장기이식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람과 사람 간의 신장 이식은 98%의 높은 성공률을 보이며 최소 10년부터 20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돼지 장기는 사람의 장기에 비하면 확실히 기능이 뒤떨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만약 ‘무제한 장기’가 공급될 수 있다면, 엄격한 장기이식 규정 및 절차에 숨겨져 있었던 수요에 마개가 열리면서 장기이식 자격을 갖춘 사람들의 수가 대폭 증가할 것이다.

몽고메리는 “장기가 부족한 탓에 많은 사람들이 이식 명단에 오르지 못한다. 가장 이상적인 환자들 즉, 수술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만 이름을 올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식 수술의 선정 절차가 있다. 보통 논의되는 주제는 아니지만, 만약 무제한으로 공급되는 장기가 있다면 투석할 필요도, 심장 보조 장치를 사용할 필요도, 심지어 잘 듣지 않는 약물을 사용할 필요도 없다. 100만 명의 심부전 환자가 있는데 그중 몇 명이 이식 수술을 받는지 아는가? 고작 3,500명에 불과하다”라고 덧붙였다.

병든 아이: 제네시스의 이야기

생명공학 사업가가 되기 전 로스블랫은 위성 회사를 설립했다. 로스블랫은 일찍이 지구 상공에 정지 궤도의 충분히 강력한 위성이 있으면 수신기가 트럼프 카드 크기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아이디어는 시리우스XM 라디오(SiriusXM Radio)로 이어졌다. 그러나 로스블랫의 계획은 1990년대 초 어린 딸이 폐동맥 고혈압을 진단받으면서 완전히 전환됐다. 폐동맥 고혈압은 폐와 심장 사이의 동맥의 압력이 정상치를 웃도는 희소병이다. 이 병은 발병한 지 불과 몇 년 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현재 유나이티드에서 프로젝트 리더로 일하고 있는 제네시스는 2017년 연설을 통해 “우리 가족은 문제에 직면했다. 내가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로스블랫은 딸 제네시스(액자 속 사진)가 치명적인 폐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생명공학 기업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를 설립했다.
JACQUELYN MARTIN/AP

로스블랫과 그녀의 아내는 의사들이 치료법이 없다고 말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로스블랫은 당시 그 감정을 무력한 고통 속에서 어둠을 응시하거나 바닥을 뒹구는 것에 비교했다. 그러나 모든 것을 포기하는 대신 로스블랫은 문제에 맞서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제네시스가 있는 중환자실을 나와 병원 도서관을 찾아갔고, 그곳에서 딸의 병과 관련된 모든 책을 읽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마침내 로스블랫은 동맥의 압력을 낮출 수 있는 약물을 찾아냈다. 그러나 그 약물은 거대 제약사 글락소(Glaxo)의 소유였고 연구개발이 보류된 상태였다. 로스블랫은 글락소가 25,000달러와 로열티 10%의 조건으로 약물을 팔 때까지 끈질기게 그들을 괴롭혔다고 회상한다. 결국에 로스블랫이 얻어낸 것은 한 봉지의 화학물질과 그 약물의 특허권, 그리고 약물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글락소의 신고서였다.

일러스트: 마이클 바이어스(Michael Byers)

그렇지만 로스블랫이 구한 약물, 트레프로스티닐 소디엄(treprostinil sodium)은 실제로 효과가 있었고 200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정식 승인을 받았다. 제네시스가 앓고 있는 질환은 전체 환자의 수가 몇천 명에 지나지 않는 희귀병이다. 그러므로 희귀질환에 대한 치료제로는 큰돈은 벌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약물을 통해서 생존할 수 있게 된 환자들은 계속해서 구매를 이어 나갔다. 유나이티드는 이 약물의 판매로 매년 15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비록 이 약물이 증상 완화에는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결국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폐가 필요할 것이다. 로스블랫은 이 약물이 폐 이식 전까지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진작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장기이식에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의 폐가 턱없이 모자란다는 사실이 발목을 잡았다. 진정한 문제에 부딪힌 것이다.

인공장기를 많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출처는 동물이다. 그러나 당시 다른 종(種)의 동물의 장기를 이식하는 ‘이종이식술(xenotransplantation)’은 전망이 좋지 못했다. 몇 가지 실험들은 돼지의 장기가 인체의 면역 시스템에 의해 무자비하게 파괴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일명 ‘초급성(hyper-acute)’ 거부반응은 단지 몇 분에서 몇 시간 내 빠르게 진행된다. 미국의 일부 과학자들은 돼지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해 유행병을 발생시킨다는 대중의 공포를 이유로 실험의 일시적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2011년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는 760만 달러를 투자해 운영에 문제를 겪고 있던 리비비코어(Revivicor)를 인수했다. 리비비코어는 과거에 ‘PPL 테라퓨틱스’(PPL Therapeutics)라는 이름으로 1996년 스코틀랜드 과학자 이안 윌머트(Ian Wilmut)의 복제 양 돌리(Dolly) 실험에 자금을 투자한 회사였다. 리비비코어는 복제 기술로 특정 당 분자, 알파 갤(alpha-gal)이 없는 돼지를 만들어냈다. 알파 갤은 돼지의 모든 장기에 존재하며 그 장기가 인체에 이식될 경우 몇 분 내에 면역 시스템의 거부 반응을 끌어낸다. 리비비코어 인수 이후 로스블랫은 연구진들을 소집해 8가지부터 12가지까지 유전자 변형 우선순위를 정했다. 그리고 ‘인체가 견딜 수 있는 장기를 제공할 수 있는 동물이 생길 때까지 추가로 유전자를 편집하기 위한 혁신적인 계획’에 착수했다. 그녀는 제네시스와 같은 환자들에게 남은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머리에 새기면서 10년을 투자하기로 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2021년까지 유나이티드는 10가지 유전자 변형을 달성했다. 이 중 세 가지는 일명 ‘녹아웃(knockouts)’이라 불리는 돼지 유전자였다. 연구진들은 특정 분자가 인체 면역 시스템에 경고를 보내는 상황을 막기 위해 유전체(genome)에서 이 유전자들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또 다른 6가지 유전자에는 사람의 유전자를 추가했다. 이것은 돼지 장기에 일종의 스텔스 코팅을 입히는 것이다. 이 코팅은 8천만 년에서 1억 년 전 공통된 조상에서 유인원과 돼지가 분기한 이후에 발달한 면역 시스템의 차이를 가려주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은 성장 호르몬을 감지하는 수용체를 비활성화하는 것이다. 돼지의 장기는 사람의 것보다 크기 때문에 이 작업은 장기가 더 크게 자라는 상황을 방지할 것이다.

이러한 변형을 거친 장기들을 새로운 종류의 면역 억제 약물과 결합해 원숭이들에게 이식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의 신장 이식 책임자 레오나르도 리엘라(Leonardo Riella)는 “유전자 변형으로 장기이식을 성공한 것은 대단히 놀랍다. 돼지 신장을 이식받아 좋은 상태로 1년을 생존해 있는 영장류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2021년까지 몇몇 장기이식 전문의들은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할 준비를 마쳤고 로스블랫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장애물이 발생했다. FDA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공식적인 실험을 승인하기 전 그해 가을에 열린 회의에서 모든 계획된 절차, 약물, 실험을 고정화하고 표준화할 수 있는 한 차례의 추가적인 원숭이 실험을 요청한 것이다. 또한 FDA는 이식된 장기가 원숭이의 몸에서 최소 반년 이상 기능할 수 있는 일관된 증거를 확인하고 싶어했다고 관계자들은 증언했다.

메릴랜드 대학교(University of Maryland)의 장기이식 전문의 그리피스에 따르면 실험 한 번에 75만 달러가 소요되고 일부 의사들은 원숭이 실험을 통해 더 이상 얻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리피스는 FDA와의 회의를 마쳤을 때 “앞으로 2년이나 더 원숭이 실험을 진행해야 하는가?”라고 한탄했다. FDA는 이식된 장기가 인간의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 필요가 있으며, 원숭이 실험만으로는 그 답을 낼 수 없다. “우리는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다”라고 그리피스는 덧붙였다.

뉴욕 대학교의 외과 전문의 몽고메리는 산소 호흡기로 생명을 유지하는 뇌사 환자의 신장 이식 수술을 유나이티드와 동의한 후 로스블랫과 나눈 한 시간의 대화를 회상했다. 뇌사 환자는 법적으로 사망한 상태이기 때문에 FDA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 몽고메리는 “이종이식(xenograft)은 약물의 사용보다 훨씬 복잡하고 그 결과가 치명적일 수 있다. 그 이유로 동물들에 한정해 진행되고 있다”라며, “이번 신장 이식 수술은 이종이식의 대상이 되는 종을 사람으로 확장하기 위한 중간적 시도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2021년 9월 수술이 진행되었고 장기는 환자에게 54시간 동안 연결되었다.

한편 메릴랜드 대학교의 심장외과 전문의 그리피스는 색다른 전략을 생각해냈다. FDA에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동정적 사용(compassionate use)*’을 위해 연구를 승인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편집자 주: 치료법이 없어 생명이 위독하거나 심각한 질병이거나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없는 환자를 위하여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사용하는 제도이다.] 이는 치료법이 없어 생명이 위독하거나 심각한 질병이라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없는 환자를 위하여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사용하는 제도이다.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였다. 놀랍게도 그 연구 요청은 FDA의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2022년 초 이식 자격요건을 벗어난 단계까지 심부전이 진행된 데이비드 버넷 시니어(David Bennett Sr.)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로스블랫에 따르면 버넷은 수술 전 4명의 심리학자와 상담을 진행했다고 한다.

뉴욕 대학교의 생명윤리학자 아서 캐플란(Arthur Caplan)을 비롯해 이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은 정보를 얻기 위한 일회성 이식 수술은 윤리적 문제를 야기한다고 언급했다. 캐플란은 “여러분은 ‘그 환자들은 어차피 죽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환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환자들은 ‘인간의 심장이 도착할 때까지 살아남을 시간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캐플란은 “음지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는 실험이 있을 것 같다”라고 추측했다.

버넷은 새 심장이 기능을 멈추기 전 2개월 동안이나 생존하여 유전자 변형 돼지로부터 이식 수술을 받은 세계 최초의 사람이 되었다. 이것은 로스블랫에게도 커다란 성공이었다. 버넷의 부검 결과에서는 이식받은 돼지 심장에 대해 인체가 거부반응을 보였다는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정확히 로스블랫이 원하던 결과였다. 그녀는 지난 4월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우리가 제한된 시간 내 더 나은 심장을 만들 수 있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10가지 유전자를 변형한 심장은 제대로 기능했다”라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한 그리피스는 버넷의 심장이 마치 ‘록스타’처럼 강렬한 박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버넷은 사망했다. 그녀는 일부 의사들이 버넷의 사망원인으로 추정하는 심각한 실수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버넷이 아직 살아있을 때 연구진들은 혈액 검사를 통해 이식된 심장이 돼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발견했다. 거대세포바이러스(cytomegalovirus)로 알려진 이 바이러스는 이식 수술의 실패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메릴랜드 병원이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버넷의 약물을 바꾸고 혈장을 투여했기 때문에 그가 생존할 기회가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면 이식받은 버넷의 심장은 계속 뛰고 있었을까? 로스블랫이 공식 석상에서 이를 인정했던 사례가 있다. 그녀는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National Academy of Sciences)의 법률 자문위원회에 출석하여 이식된 돼지의 심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로스블랫은 “비전문적인 표현을 사용하자면 그 심장은 결코 환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러스 감염보다 더 큰 문제는 로스블랫이 그 문제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이다. 유나이티드가 개발한 돼지들은 장기이식 수술 이전에 검사를 받아야 했고 무균상태에 있어야만 했다. 이 사실에 대해 유나이티드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바이러스가 이식용 동물 장기와 함께 이동될 수 있다면 더 해로운 다른 세균들은 말할 것도 없다. 로스블랫은 바이러스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2022년 7월 뉴욕 대학교(NYU)에서 이식 수술을 위해 유전자 변형 돼지 심장이 준비되고 있다.
JOE CARROTTA FOR NYU LANGONE HEALTH

“3D 프린팅이 불가능한 인체 부위는 사실상 없다.”

마틴 로스블랫(Martine Rothblatt)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인공 폐

유나이티드는 돼지를 육성할 새로운 무균상태의 설비를 건설하고 있다. 이 설비는 2023년 준비될 예정이며 그 이듬해 시작되는 임상실험을 지원할 것이다. 로스블랫이 건축 렌더링에서 보여준 것처럼 환상적인 상업용 돼지 공장은 아니지만 미래를 향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로스블랫은 미래에는 전기 구급 수송기를 사용해 시설 한 곳에서 전국의 환자들에게 장기를 전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녀는 지난여름 자신이 투자한 항공 회사인 베타 테크놀로지(Beta Technologies)가 수직이착륙 전기 비행기로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알래스카주까지 1,000해리(1,852km) 이상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돼지의 장기는 로스블랫의 딸에게 필요한 폐의 공급처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폐는 예민하고 면역 시스템의 공격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2018년까지의 실험 결과를 통해 입증되었다. 유나이티드가 돼지에게 새로운 유전자 편집을 추가할 때마다 원숭이에게 이식된 돼지의 심장과 신장은 아마도 몇 주 혹은 몇 달까지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폐는 그 기능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다. 원숭이에게 이식한 돼지의 폐는 2주 동안 문제없이 기능하다가 갑자기 그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

로스블랫은 3D 프린터로 인공 폐를 만들어내는 ‘인공장기 제작’ 회사를 설립하며 다른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 위치한, 과거 방직공장이었던 로스블랫의 연구소에서는 연구진들이 바이오폴리머(biopolymers) 재료를 사용해 정교한 폐 모델을 3D 프린터로 찍어내고 있다. 이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특정 환자의 인체 조직에서 자란 세포를 포함한 인간의 세포로 폐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면 면역 시스템의 거부반응 없이 완벽하게 이식에 적합한 장기를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봄 로스블랫은 그녀가 “역사상 가장 복합한 구조의 3D 프린팅 물체”라고 부르는 ‘인공 폐’ 세트를 공개했다. 유나이티드에 따르면 축구공 크기의 스펀지 모양의 이 구조체는 4,000km의 모세혈관을 가지고 있고, 폐의 기낭을 모방한 세부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44조 개의 ‘복셀(voxels)’ 즉, 개별적으로 프린트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장기의 3D 프린팅은 디지털 광원 처리 기술(digital light processing)을 사용한다. 폴리머가 담긴 통에 프로젝터를 조준하는데 광원이 닿는 곳마다 폴리머가 고체화된다. 이 과정에 총 3주가량의 기간이 소요되지만, 어떤 모양이든 인체의 일부를 만들 수 있고 일부는 단일 세포보다 작은 크기로 만들 수도 있다. 로스블랫은 3D 프린팅 공정의 정밀도를 자동차로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것과 비교하여 설명했다. 3D 프린팅 공정의 정밀도는 기준선에서 사람의 머리카락 두께 이상을 벗어나지 않는 낮은 오차를 기록했다.

로스블랫은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3D 프린팅 폐 스캐폴드(scaffold)를 선보였다. 스캐폴드는 인체 장기를 모방한 3차원 지지체로서 세포가 부착되어 자랄 수 있다. 그녀는 “장과 뇌 조직을 포함해 3D 프린팅이 불가능한 인체 부위는 사실상 없다”라고 말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바이오 프린팅 기술이 연구 프로젝트로 남아 있어야 하고 생명이 없는 폴리머가 아무리 정교해도 실제 장기와 비교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버드 대학(Harvard University)에서 바이오 프린팅을 연구하는 제니퍼 루이스(Jennifer Lewis)는 “3D 프린팅 폐가 실제 폐와 비슷해지려면 한참 멀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다. 상당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고 일부 현명한 사람들이 미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 기술은 상당히 과장되어 있다. 즉, 이것은 폐의 모양을 한 스캐폴드에 불과하며, 아름다운 모양을 하고 있지만 진짜 폐는 아니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루이스와 몇몇 연구자들은 3D 프린팅 구조체에 실제로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인체 세포를 스캐폴드 내부로 넣어 폐의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들을 구성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로스블랫은 인공 장기를 만드는 기술의 개발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많은 사람이 이 기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사실이 그녀를 막을 수는 없다. 오히려 로스블랫은 다른 이들이 도전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기회로 보고 있다. 로스블랫은 올해 외과의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하면서 미래 도전 과제를 발표했다. 그 가운데는 앞으로 필요하게 될 수조 개의 세포를 성장시키는 과정도 포함되어 있다. 로스블랫은 “이것은 물리학의 어떤 법칙도 위배하지 않는다”라며 향후 10년 이내에 최초로 만들어진 인공 폐가 사람에게 이식될 것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로스블랫은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yssey)>(1968)의 한 장면과 함께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한 유인원이 하늘로 던진 뼈가 지구 궤도를 순환하는 우주 정거장으로 변하는 부분이다. 그녀는 영화 속 장면을 살짝 바꾸어 무탄소 전기 비행기를 조종하는 자신의 사진을 그 자리에 넣었다. 로스블랫은 언젠가 미국 전역에 인공 장기를 무제한으로 공급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 안토니오 레갈라도(Antonio Regalado)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생물의학 분야 에디터이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매거진

2023년 10대 미래 기술(Volume 6)편

본 기사는 <MIT 테크놀로지 매거진> 2023년 1·2월호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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