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happens when you donate your body to science

시신을 기증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교육과 연구 목적으로 시신기증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시체농장과 해부학 실험실에 방문해서 시신기증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보았다.

레베카 조지(Rebecca George)는 독수리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 7월 초 어느 날 아침 조지가 웨스턴캐롤라이나 대학교 시체농장(body farm)의 문을 열었을 때 독수리들은 아장아장 걷는 아기들처럼 깃털을 바스락거리며 시체들 옆을 서성였다. 조지의 도착은 독수리들의 아침 식사를 방해했다. 조지는 인간 사체의 부패에 관해 연구한다. 부패 과정에서 사체는 다른 동물들과 곤충들의 먹이가 된다. 독수리처럼 동물 사체를 먹는 스캐빈저(scavenger)들은 여기서 환영받는 존재다.

법의인류학자인 조지가 하루의 주 업무를 시작하자 시체농장을 둘러싼 나무 위에서 독수리들이 불평을 한다. 조지의 주 업무는 ‘FOREST(Forensic Osteology Research Station, 법의해부학 연구소)’에 기증자의 시신을 안치하는 일이다(이제부터 이 기증자를 ‘기증자X’라고 지칭하겠다). 연구소 부지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온대강우림의 가파른 경사지에 위치해 있으며 이곳은 두 겹의 보호용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다. 기증자의 사체가 땅 위에서 자연적으로 분해되고 있는 이곳의 명칭은 ‘인클로저1(Enclosure One)’이며 반대편에는 연구원들이 땅속에 묻힌 시체를 연구하는 ‘인클로저2(Enclosure Two)’가 있다. 조지는 이 시설의 큐레이터다. 이곳에서 큐레이터는 기증자들을 때로는 몇 년 동안 시신의 뼈만 남을 때까지 모니터링하는 법의인류학자들과 대학교 학생들로 이루어진 소규모 팀의 일원이다.

조지는 기증자X를 시체농장의 문 바로 안쪽에 똑바로 눕히고 양손을 몸통 옆에 놓았다. 기증자들은 의복을 필요로 하는 특정 연구 대상이 아니라면 모두 벌거벗은 채로 배치된다. 의복은 부패 속도를 늦춘다. 조지는 시체 옆에 ID 번호와 날짜가 적힌 작은 노란 깃발을 꽂았다. 근처에 놓인 또 다른 기증자는 뼈만 남은 손이 작은 바위 위에 살며시 올려져 있고 머리는 오른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어서 마치 잠을 자는 것처럼 보였다.

기증자X의 가장 가까운 친척은 그가 사망하자 그를 이곳 FOREST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2만 명의 사람들이나 가족들이 과학적 연구와 교육을 위해 시신을 기증한다. 시신을 기증하는 이유는 자신의 죽음을 의미 있게 만들고 싶어서 또는 기존의 장례 산업에 환멸을 느껴서다. 미국에서는 운전면허증에 있는 상자에 표시를 하면 사망 시 살아있는 사람에게 이식하기 적합한 장기를 제공하는 장기기증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시신을 통째로 기증하는 것은 그다지 널리 논의되지 않는 일이다.

a view into a cardboard box containing complete human remains
기증자의 시신이 외부에서 분해되고 나면 뼈를 깨끗하게 정리해서 웨스턴캐롤라이나 대학교 보관소에 보관한다.
MIKE BELLEME

시신기증은 기존 방식대로 시체를 화장하거나 매장하는 것보다 저렴할 수 있다. 일부 기증 프로그램은 일정 거리 이내까지 기증자를 수송하는 비용을 지불하며 나중에 가족들에게 유해를 돌려주기로 되어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화장 비용까지도 제공한다. FOREST에서는 기증자의 유해가 웨스턴캐롤라이나 대학교의 법의인류학 기록보관소에 영구 보관된다.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어쨌든 시신기증은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 의학이 발달하려면 시신이 필요하다. 죽은 사람의 시신은 오랫동안 살아있는 사람들을 가르치고 훈련해왔다. 많은 기증자의 시신들은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이 해부학을 배우고 수술을 실습하는 데 사용된다. 우리가 앞에서 살펴보고 있던 기증자X 같은 다른 시체들은 대학 연구기관으로 가거나 시신기증을 받는 미국의 몇몇 민간 기업으로 보내진다. 2003년에 설립된 FOREST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시체농장이다. 녹스빌에 있는 테네시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더 큰 시체농장은 1981년에 문을 연 가장 오래된 시설이다. 이러한 시설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은 죽은 자와 산 자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죽은 자를 대하는 방식은 산 자를 대하는 방식을 반영한다.

나는 FOREST와 메릴랜드 의과대학의 해부학연구실을 방문했다. 시신기증이 원래 의도한 대로 이루어지면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고 싶었다.


애덤 푸체(Adam Puche) 교수는 나를 메릴랜드 의과대학 해부학 연구실로 안내했다. 학교에서 그는 해부학 및 신경생물학부 부학과장을 역임하고 있다. 내가 도착했을 때 수업이 막 끝나가고 있었다. 학생 두 명이 기증자 시신을 담은 가방 지퍼를 잠그고 조용히 작업대를 정리했다. 그러고 나서 작업대에 파란색 천을 씌웠다.

메릴랜드주에는 강한 규제를 바탕으로 하는 시신기증 절차가 있다. 절차는 주 보건부 중앙 해부학위원회가 관리한다. 푸체는 해부학위원회의 의장이다. 이곳 메릴랜드 의과대학 해부학 연구실에서는 연간 약 4,000구의 시체를 다룬다. 여기서 기증자들은 훈련 중인 의사들의 환자가 된다. 시신이 해부학위원회에 도착하면 시신에는 추적번호가 부여된다. 그러고 나서 RFID 칩이 시신의 한쪽 어깨에 이식된다. 칩을 이식하는 과정은 메릴랜드주 프로그램에만 포함되어 있다.

연구실은 신분증과 푸체가 정한 엄격한 기준에 따라 관리된다. 내가 방문한 시기도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세심한 계획을 토대로 정해졌다. 내가 특정 질병을 가진 기증자들의 간, 쓸개 같은 장기를 보여주는 표본 사진을 참고용으로 찍어도 되는지 물어보자 푸체는 정중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기증자의 존엄성을 보호하는 일은 박물관에 전시된 100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에게까지 적용된다. 푸체가 미래의 의사들에게 환자의 존엄성 보호를 가르치고자 한다. 따라서 그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살아있는 환자를 대하듯이 시신 기증자들을 다루어야 한다. 기증 신청 서류에 적힌 것 외에도 메릴랜드 대학교 학생들은 기증자들에 대한 의료 기록을 작성해야 한다. 환자에게서 물혹, 과거에 부러졌던 뼈, 수술 흔적 등 새로운 상태를 발견하면 기록한다. 학생들은 연구소 밖에서 기증자에 관해 논의할 때 HIPAA 규칙(환자의 의료정보와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미국 연방법)을 준수해야 한다.

푸체는 “학생들은 첫날부터 의사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학생들이 적절한 언어 선택과 적절한 행동을 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 옳다고 굳게 믿고 있다. 우리 교수진도 지속적이고 일관적인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올바른 태도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푸체의 연구실은 미래 의사들의 업무 환경을 반영한 공간 구현을 위해 곧 개조될 예정이다. 현재 연구소에 있는 1970년대 분위기의 형광등은 수술실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LED 조명 시스템과 데이터 패널들로 보완될 것이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이 수술실을 비롯한 의료 절차에 점차적으로 통합됨에 따라 그는 학생들이 곧 필요한 모든 다이어그램과 설명 같은 것들을 기증자 시신 위에 겹쳐볼 수 있게 될 날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

나는 푸체에게 기술의 발전으로 시신기증이 더는 필요 없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기술에 치료법을 개선할 잠재력이 있다고 믿고 있으며 의과대학 학생들을 위해 가상현실(VR) 훈련을 제공하는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살아있는 사람들이 ‘진짜 신체’를 가지고 있는 한 이러한 도구 중 어떤 것으로도 기증자 시신을 이용하는 경험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시신기증 과정은 연구조사, 서류작업, 때로는 가족 구성원과의 어려운 대화로 시작된다. 장례식은 애도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역이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시체나 화장한 유골 없이 슬퍼하는 것이 항상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시신기증을 결정한 다른 사람들을 통해 시신기증에 관해 알게 된다. 매장을 대체할 수 있는 더 저렴한 대안을 찾기 위해 구글 검색을 하다가 시신기증에 관한 정보를 보게 되는 사람들도 있다.

뉴욕 비컨에 사는 61세의 제프 배터스비(Jeff Battersby)는 2017년 텍사스에 있는 시설을 소개하는 팟캐스트를 듣다가 시체농장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이제 그는 시신기증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시체를 관에 넣고 땅속 어딘가에 묻어서 몇백만 년 동안 보존하는 것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연기 속에서 시신을 태우는 것에도 크게 흥미가 없다. 나는 그냥 더 유용하고 누군가에게 베풀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배터스비는 녹스빌에 있는 테네시 대학교 연구 시설에 시체를 기증하기 위해 서류를 다운받았다. 그러나 시신기증은 상당히 큰 결정이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눴을 때까지도 그는 아직 서류도 발송하지 않았고 가족에게 시체 기증에 관해 이야기하지도 않았다.

Clockwise from bottom, Kiley Hansen, Britney Long, Imani Patterson, Emma Taylor and Samantha Robinson scrape tissue from bones
학생들이 웨스턴캐롤라이나 대학교 레베카 조지의 연구실에 자원해서 시체의 뼈에서 조직을 긁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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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oom of shelved boxes housing the collections of donor remains is seen at the Forensic Anthropology department of Western Carolina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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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head view of bones on a metal t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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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은 수백 년 동안 의학과 연구에 꼭 필요했다. 하지만 FOREST와 메릴랜드의 시신기증 프로그램 같은 ‘당사자 합의에 따른 시신기증’은 비교적 새로운 일이다. 미국에서는 19세기 중반에 시신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의과대학들이 학생들 앞에서 대표로 한 사람이 해부를 시연하는 방식에서 모든 학생들이 직접 해부 실습을 하는 방식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시체 수요 증가로 시체 도둑들이 무덤에서 시체를 훔쳐서 대학교에 파는 일이 늘어났다. 가난하거나 정신병이 있는 사람의 시신이나 유색인종의 시신은 특히 이러한 피해에 취약했다.

지금은 상황이 매우 달라졌다. 새로운 규정이 마련되고 동의에 대한 이해가 개선된 덕분이다. 그러나 이렇게 암울한 역사는 여전히 현대 제도에 반영되어 있다. 2020년까지 필라델피아에 있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펜 박물관(Penn Museum)에는 노예였던 사람들의 두개골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시체 기증에 합의한 이후에도 많은 것들이 잘못될 수 있다. 2022년 8월 펜실베이니아에 사는 어떤 남자가 페이스북 메신저로 사체 일부를 구매하고 판매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었다. 해당 유해는 처음에 아칸소 의과학대학교에 기증됐다가 대학에서 사용된 후에 대학 소속이 아닌 어떤 장례식장에 화장되기 위해 보내졌다. 그곳에서 대학교 측은 영안실 직원이 유해를 훔쳤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는 연구를 위해 기증된 시체와 시체 일부에 적용되는 연방 규정이나 등록 시스템 또는 추적 프로그램이 없다. 미국조직은행연합회(American Association of Tissue Banks)에서 시신기증 프로그램 허가를 받을 수 있지만, 법적인 의무는 아니다. 그래서 이러한 시신기증 프로그램들은 주로 각 주의 ‘통일시신기증법(Uniform Anatomical Gift Act)’에 따라 관리된다. 이 법에는 장기와 조직 기증을 촉진하기 위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으며 장기나 전신을 과학에 기증할 때 동의하는 방법이 개략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전신을 기증하려는 사람은 기증할 기관을 결정할 때 이러한 시스템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일부 프로그램은 다른 프로그램보다 기증자에게 더 나은 대우를 제공한다. 그리고 진전이 있기는 했지만 시신기증 프로그램은 여전히 기존의 시체 화장이나 매장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먹잇감으로 삼을 수 있다.

2017년 로이터(Reuters)는 ‘시신 브로커(body broker)’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진행했다. 시신 브로커란 시체를 기증받은 후에 시신의 일부나 전체 시신을 연구기관에 판매하는 영리 기업들을 지칭한다. 잠재적인 기증자와 그들의 가족을 설득하면서 이러한 기업들은 기증된 시신을 목적에 따라 이용한 후에 무료 화장 비용을 제공하겠다며 비용 절감을 강조했다. 로이터는 보도의 일환으로 이러한 업체 중 한 곳에서 시체 일부를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해당 시신 기증자가 저소득층이었으며 비용 문제로 시신기증을 결정하게 되었음을 알아냈다. 해당 기증자의 가족은 사체의 일부가 판매될 것임을 전혀 알지 못했다.

로이터의 조사 내용이 발표되면서 미국에서는 시신기증 업계를 감독하기 위한 연방 규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는 시도가 있었다. 해당 개정안에는 시신기증을 받는 기관들이 미국 보건복지부에 등록하고 통일된 지침을 따르도록 하는 개정 법안이 포함되어 있었다. 개정 법안은 지난해 미 하원에 소개됐지만 아직도 통과되지 않았다.


기증 프로그램이 모든 시신을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기증 센터는 HIV 또는 에이즈나 B형 또는 C형 간염 같은 특정한 전염성 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시신 기증을 거절한다. 2020년부터는 많은 센터들이 사망 후에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기증자도 거절했다. 그리고 일부 프로그램은 이미 부검된 사람의 장기기증이나 시신기증을 허용하지 않는다.

웨스턴캐롤라이나 대학교의 시설을 포함한 많은 시설에는 기증자의 체중 제한도 있다. 시설에 기증되는 시체들은 종종 가파르고 때로는 미끄러운 길을 따라 손으로 또는 들것에 실려 시설로 운반된다. 대학 안전 기준에 따라 직원들은 약 113kg 이하의 시체만 운반할 수 있다. 무게가 더 많이 나가는 기증자를 안전하게 배치하는 데 필요한 장비를 마련할 수 있는 자금 지원이 없는 이상 FOREST는 체중 제한을 유지할 예정이다.

조지는 “무게 제한이 없었다면 훨씬 더 많은 시신을 기증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부 해부 기반 프로그램들은 지방이 너무 많은 시체를 해부하는 것이 어렵고 학생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거운 시신 기증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웨스턴캐롤라이나 대학교 시설에서 감당할 수 있는 20여 구보다 매년 수천 구는 더 많은 시신기증을 수용하는 메릴랜드 의과대학 해부학연구실은 체중을 이유로 시신을 거절한 적이 없다. 푸체는 메릴랜드 의과대학에서도 처음 해부를 진행하는 학생들에게는 너무 큰 시신을 주지 않지만 “외과의사들은 130~200kg 정도 체중이 나가는 환자도 다뤄야 할 것이므로 시체를 환자처럼 생각하며 훈련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푸체 역시 메릴랜드 의과대학이 시신기증에 체중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을 이례적이라고 생각한다.

human remains on a copy stand to be photograp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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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들은 기증자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웨스턴캐롤라이나 대학교의 시신기증 신청서에는 생물학적 성과 문화적으로 표현된 젠더까지 기입해야 한다. 메릴랜드 의과대학의 신청서에는 성별을 적는 곳밖에 없지만, 푸체는 해부학위원회가 기증자의 젠더 정체성을 인식하며, 살아있는 기증자는 신청서의 ‘성별’ 란에 자신의 정체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어떠한 표현이든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학생들은 기증자의 정체성과 그들이 사용하는 대명사를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모든 환자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하지 못한 의료 시스템으로 인해 사람들이 시신기증의 가치에 의문을 갖게 될 수도 있다. 뉴욕 알바니에 거주하는 30세 청년 리암 하틀(Liam Hartle)은 시신 기증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는 자가면역 질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시신을 기증하면 해당 질환에 대한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시신기증은 정말 좋은 생각인 것 같지만, 남편과 아이를 갖고 싶어서 아직 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로서 나는 의학이 내 시신을 섬세하게 다룰 거라는 믿음이 없다”고 불신을 표했다.


푸체의 부검실에서 시간을 보낸 후 나는 기증자X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보기 위해 메릴랜드에서 노스캐롤라이나까지 10시간 동안 차를 몰았다. 웨스턴캐롤라이나 대학교의 법의인류학 프로그램 책임자 니콜라스 파살라쿠아(Nicholas Passalacqua)가 내 방문을 승인했다. FOREST는 대중에게 개방되어 있지 않아서 방문 승인이 필요하다. 굳게 문이 닫힌 시설에 도착하자 그는 내게 시설에 다른 연구자나 학생, 나 같은 기자 등 방문객을 데려오면 시설 내부가 역겹거나 끔찍할 거라고 예상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파살라쿠아와 나는 시설 내부로 들어갔다. 시설에서는 조지가 학생 자원봉사자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학생들은 2020년부터 오랫동안 시설 안에 있었던 기증자의 뼈를 내려다보며 쭈그린 채 앉아있었다. 기증자들 사이에는 잡초가 무성했지만 시체 근처에는 없었다.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분해되고 있는 시체는 단기적으로 특별히 좋은 비료가 아니다. 시체가 방출하는 액체는 식물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그곳에서는 달콤하면서도 썩어가는 과일 향기 같은 냄새가 내 목구멍 뒤쪽으로 살금살금 타고 올라와서 내가 시설을 떠난 뒤에도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 나는 그 냄새에 적응하려고 하면서 파살라쿠아에게 법의인류학자처럼 시체 관찰하는 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그가 첫 번째로 가르쳐 준 것은 기증자들이 부패하면서 시체가 생명으로 가득 찬다는 것이었다.

시설 안으로 더 깊이 걸어 들어가자 스프링클 크기의 구더기로 뒤덮인 기증자 시신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검정파리 유충들은 시신의 눈과 사타구니와 입에 가득 들어 있었다. 가장 먼저 액화되는 이러한 부위들은 파리 유충에게는 이유식과 같다. 구더기들이 열심히 몸을 먹고 있을 때 바쁜 벌레들과 내장 박테리아들은 몸통 피부를 그냥 내버려 둔다. 그러면 갈비뼈 위에서 피부는 더 단단해지고 날씨와 햇빛을 가리는 작은 텐트 역할을 하게 된다.

Dr. Nicholas Passalacq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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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head view of a pouch with the words "Right Foot 2017-16" handwritten on the fabric in ma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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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파살라쿠아는 웨스턴캐롤라이나 대학교의 법의인류학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다. 이곳은 매년 20여 구의 시신들을 기증받는다.

파살라쿠아는 “완전히 작은 생태계나 다름없지 않느냐”며 “시체가 부패하고 있으면 그걸 먹으려는 곤충들, 그 곤충들을 잡아먹으려는 다른 것들, 조직을 먹으려고 오는 동물들, 그 동물들을 잡아먹으려고 오는 다른 동물들까지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FOREST에 오랫동안 있는 기증자 시신들은 이제 살보다는 백골에 가까웠다. 파살라쿠아는 “누군가의 백골을 통해 그 사람의 인생사를 배울 수 있다”며 “그들이 살아 있는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것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갈비뼈를 예로 들어 보자. 조지 옆에 있던 거의 백골화된 기증자 시신의 갈비뼈에는 금이 가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부러진 갈비뼈가 이 사람의 사인을 보여주는 단서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지는 시체농장 내에서 독수리가 갈비뼈 위에 앉았을 때 뼈가 부러졌다고 말했다. 이 모든 장면이 카메라에 담기지 않았다면 조지도 이를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 조지는 울타리 저쪽 끝에 있는 고원 위의 시체를 가리켰다. 그녀는 그 시신이 죽을 때 갈비뼈가 부러진 기증자의 시신이라고 말했다. 갈비뼈가 부러진 모양은 완전히 달랐다. 후자의 골절이 더 들쭉날쭉해 보였다. 조지는 물질이 조금 더 부러지기 쉬운 사후에 뼈가 부러진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뼈에 골절이 일어났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시체에서 파살라쿠아는 갈비뼈 위의 작은 가시 모양을 가리켰다. 그는 그것 역시 갈비뼈 골절이지만 기증자가 살아있을 때 회복된 흔적이라고 말했다.

만성질환과 다른 질병들은 뼈에서 나타날 수 있다. 결핵은 뼈에서 퍼지면서 병변을 일으킬 수 있다. 법의인류학자들은 백골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해함으로써 사망한 젊은 사람의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 나이 든 성인도 이를테면 뼈 손실 같은 노화의 확실한 지표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작업은 어렵고 아직 과학자들이 모르는 부분이 많다. 이러한 기증자들은 과학자들의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준다.

조지와 파살라쿠아의 일은 학생들과, 그곳에서 가끔 훈련받는 법 집행관들에게 시체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가르치는 것이다. 그 첫 단계는 주로 뼈가 사람 뼈인지 알아내는 것이다. 파살라쿠아는 지역 경찰들로부터 그들이 발견한 뼈에 관해 묻는 문자메시지를 자주 받는다. 예를 들어 곰 발바닥뼈 일부는 사람 손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법의인류학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가장 필수적인 일이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사후에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추정하는 것이다. 파살라쿠아는 “설명하기 정말 어려운 변수가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유명한 법의인류학자도 예를 들어 ‘시신이 죽은 지 정확히 3주 지났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가장 가까운 추정도 이를테면 1주에서 두 달 정도의 범위를 말하는 것에 그칠 것이다. 이는 범죄를 해결하려는 경찰관들에게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

A donor body under a tarp at the decomp facility
MIKE BELLEME

내가 도착했을 때 기증자X는 이미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하지만 이 시신은 매일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것이다. 뼈에 남은 것이 거의 없어지면 학생들이 조심스럽게 시신을 FOREST에서 꺼내서 실험실로 옮길 것이다. 그러고 나서 백골을 손으로 깨끗하게 씻기고 아마도 마지막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부드럽게 끓일 것이다. 그다음에는 백골을 펼쳐놓고 검토할 것이다. 그러고 나면 조심스럽게 무명 가방에 백골을 포장해서 라벨이 붙여진 똑같은 골판지 상자에 담아 대학교 보관실에 보관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기증자X가 천천히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하면서 제자리에 놓여 있다. 울창한 나무들은 햇빛을 가린다. 그날 아침에 독수리들은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시설을 걷고 학생들이 조용히 기증자의 뼈를 조사할 때 우리 귀에 들려오던 유일한 다른 소리는 매미 울음소리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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