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the experimental world of animal infrastructure

두꺼비는 왜 도로를 건너지 않았나?

생태통로가 야생동물이 사고로 죽는 로드킬을 막아주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이것이 야생동물 보호에 진정 효과가 있는지는 제대로 따져봐야 할 것이다.

2000년대 중반 네덜란드 중심의 녹음이 우거진 오래된 도시인 에더(Ede)에 사는 주민들은 끔찍하게 죽어가고 있던 두꺼비들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이곳에서는 매년 봄이 오면 몇 주 동안 1킬로미터 길이의 도로를 따라 임시 울타리를 세웠는데, 이 도로는 두꺼비들이 겨울 동안 머물렀던 남쪽의 서식지에서 번식을 위해 북쪽 연못 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한 통로였다. 펜스 때문에 도로를 건널 수 없게 되자 두꺼비들은 도로 옆길을 통해 몇 미터를 점프하다 양동이에 빠지곤 했다. 이 양동이는 펜스를 따라서 설치된 36개의 낙하트랩 중 하나였다. 자원봉사자들은 양동이 속 두꺼비가 본래 가야 할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그들을 양동이에서 빼내 도로 반대편으로 부지런히 옮겼다. 이 방법은 인간이 만든 세상에서 양서류가 겪는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으나, 그와 동시에 에더 주민들이 두꺼비 이웃들에게 내밀어준 호의였다. 전 세계 다른 많은 동물들처럼 두꺼비 역시 기존의 서식지가 인간이 만든 시설로 인해 단절되어 먹이 활동과 번식, 이동에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뒤이어 일어난 일은 생태학자와 생태 디자이너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알려줬다. 몇 년 뒤 에더는 임시 울타리를 영구 장벽으로 교체하고, 설치했던 36개의 양동이 대신 도로 밑을 지나는 생태터널 한 쌍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후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있던 에드가 판 데르 그리프트(Edgar van der Grift)와 동료 과학자들 눈에는 두꺼비들 사이에서 이 지하 통로가 인기가 끈 게 분명했다. 2019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많은 두꺼비들이 ‘행복하게’ 번식지로 이동하였고, 심지어 이동 도중에 짝짓기를 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새로 건설한 지하 통로가 두꺼비 개체군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 보고 깜짝 놀랐다. 생태통로의 세계적인 전문가인 판 데르 그리프트는 개체군의 급감을 확인했다., 불과 5~6년 사이에 1만 마리가 넘던 두꺼비 개체수가 1,000마리 미만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후 판 데르 그리프트는 몇 년 동안 도로를 따라 이동이 가장 빈번하게 이루어진 장소에 세 번째 터널을 설치하자고 에더 주민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에더의 줄어든 개체군 회복 방법에 대해서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ANDREW MERRITT

생태통로 설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실패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러 나라들이 생태 다리와 터널에 많은 돈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통과한 인프라 법안을 통해 미국 내 생태통로 사업에 3억 5,000만 달러라는 엄청난 투자금을 할당했다. 미국에서는 매일 100만여 마리의 동물이 이동 중 목숨을 잃는다. 국립야생동물연맹(National Wildlife Federation)은 4월 선구적인 도시 다리 건설을 시작했다. 이 맞춤 설계된 9,000만 달러 규모의 다리는 약 4,000평방미터 크기로 미국 101번 국도의 10차선 위를 가로질러 로스앤젤레스 북쪽에 있는 퓨마 서식지인 두 섬을 연결한다. 생태통로를 초기에 채택한 캐나다와 네덜란드는 이미 수십년의 역사를 지닌 도로 확장 프로그램 네트워크의 본거지이며, 이 곳의 무성한 숲은 고속도로까지 뻗어있다. 호주, 브라질,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자연 서식지가 병들고 단절되는 운명을 피하기를 바라며 이들의 뒤를 따르고 있다. 

전 세계 도시들이 도시화와 도로 건설이 야생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이러한 시설의 종류에는 옥상 녹화, 나무가 심어진 고층건물, 살아 있는 방파제, 인공 습지 및 모든 종류의 쉼터와 동면 장소가 포함된다. 멜버른의 멸종 위기에 처한 올빼미를 위해 3D프린터로 만든 헴크리트 새집이나 텍사스 언덕의 흙으로 만든 이글루 같은 거대한 박쥐 동굴 또한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법이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한 데이터는 여전히 엉성하며 불분명하다. 야생동물 시설 중 가장 잘 연구되었으며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된 생태통로조차 그러하다. 도로 생태학자들은 이러한 통로가 로드킬(야생동물 사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야생동물 보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 중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더욱 시급해지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orld Wildlife Fund)에 따르면 2040년까지 유엔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로, 철도, 파이프라인, 송전선 구축에 97조 달러를 쏟아부어야 한다. 즉, 인간을 위한 기반 시설이 2012년보다 두 배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전 세계의 생물 다양성은 더 큰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인간을 위한 시설을 개발하면서 멸종 위기종 중 6분의 1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

생태통로는 확실히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매일 원격 감지 카메라가 동물들이 생태통로를 이용하는 모습을 비춘다. 노루나 여우와 같은 동물들은 개척자처럼 공사가 끝나기도 전에 통로를 건너 버리고, 회색 늑대나 회색곰과 같은 동물들은 부끄럼쟁이처럼 몇 세대가 지나서야 통로를 이용한다. 싱가포르의 만다이 생태 다리는 지금까지 천산갑, 물사슴, 긴 꼬리 원숭이, 큰박쥐, 일반 닭과 가까운 친척인 적색 야계 등 총 70종의 동물이 이용했다. 《도로 위의 구름무늬 표범(A Clouded Leopard in the Middle of the Road)》의 저자 대릴 존스(Darryl Jones)은  “생태통로가 열리고 10초 후면 동물들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존스는 책에서 호주 브리즈번에서 캐나다 앨버타까지 죽음의 고속도로와 생명을 살리는 통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이제 새로우면서도 타당한 의문점은 그래서 정말로 차이가 있는지, 바로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호이(Gooi)는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있다. 이 지역은 역사적인 마을들과 중세시대의 요새화된 정착지가 모여 있는 네덜란드 TV 산업의 본거지다. 그러나 이 짧은 여정을 통해 지구상에서 가장 고도로 설계된 풍경을 볼 수 있다. 철도 형교를 넘어 선박용 운하를 건너 풍차를 지나며 고대의 석조 구조물과 현대의 강철 튜뷸러 터빈, 네덜란드의 자연 습지를 경작 농지로 바꾼 해안 간척지의 제방 시스템이 만들어낸 광활한 들판까지 만나게 된다. 

생태통로가 가진 한계를 연구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호이는 좋은 시작점이다. 이 지역은 다리 4개, 주요 지하 통로 2개, 오소리와 양서류, 파충류를 위한 터널망 등을 비롯해 생태통로가 가장 많이 모여 있고, 이 모든 시설은 고풍스러운 수도 힐베르섬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다. 

판 데르 그리프트는 이 다리 중 한 곳을 따라 걸으면서 여우의 배설물과 왜가리, 노루가 한 줄로 이동하는 길에 주목하며 동물들의 발자국을 매일 추적한다. 다리 꼭대기 지점에서 아래 있는 6차선 고속도로는 보이지 않고 양쪽의 둑이나 ‘턱’에 의해 가려진다. 너도밤나무와 가문비나무 잎으로 인해 소리의 크기는 줄어들지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통로 주변에는 연못들이 있으며, 두꺼비들이 편안히 이동할 수 있을 만큼 가깝다.  

네덜란드는 사슴의 로드킬을 막기 위해 최초로 다리를 만들었다. 하지만 1990년대에 보다 전체적인 생태학적 사고방식을 갖기 시작했고, 파편화된 보호 구역을 다리로 연결하였다. 2005년 네덜란드 의회는 이러한 탈파편화를 장기적인 국가 정책으로 만들었으며, 이는 네덜란드어로 MJPO라 알려졌다. 이 정책은 인간이 변화시킨 자연에서 이동해야 하는 파충류, 박쥐, 나비 등 다양한 종을 돕는 것을 우선하는 전략적 보존으로의 중심 전환을 의미했다. 네덜란드 교통부를 위한 모델링에서 판 데르 그리프트는 동물들이 지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병목 지역 215곳을 확인해 생태통로가 가장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장소로 표시했다. 오늘날 네덜란드에는 70개의 생태 다리와 오소리 터널, 나무 사이의 밧줄 다리, 수중 지하도 등 2,000개 이상의 다양한 구조물이 있다. 

판 데르 그리프트는 생태 다리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려면,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타맥 차로로 인한 피해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온화한 성격을 지닌 커다란 몸집의 학자로 자동차에 몸을 던지는 동물들의 끝없는 욕망을 방해하면서 20년의 세월을 보내며 상반된 결과를 얻었으며 건조한 유머 감각을 갖게 되었다. 도로는 동물들이 가로지를 수 없거나 그러고 싶지 않게 만드는 장벽이 된다. 그는 “도로는 동물들이 지역을 이동하여 서로 접촉하는 것을 막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은 로드킬 이상의 문제를 일으킨다. 장벽이 충분히 거대할 경우, 전체 동물 개체군의 독자 생존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근친교배와 개체군 감소를 일으키는 경향이 있다. 

생태통로는 이러한 장벽의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심지어 다양한 동물의 도로 이동을 더욱 촉진할 수도 있다. 그러나 판 데르 그리프트는 이런 현상이 정말 일어나고 있는지 결정적으로 알려줄 연구는 거의 없다고 생각이다. 

toad crossing concept
ANDREW MERRITT

문제는 세부사항 속에 숨어 있다. 에더 지역의 경우, 많은 양서류들이 두꺼비 터널을 이동했다. 그러나 시설은 충분치 않았다. 과학자들은 터널을 10개 이상 만들 것을 권고하였으나, 처음에는 수백 미터 간격으로 두 개의 터널만이 건설되었다. 판 데르 그리프트의 오랜 친구이자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도로 생태학자인 마르셀 휘저(Marcel huijser)는 “많은 두꺼비가 장벽을 따라 도로를 건너 번식지로 이동하고자 하였으나 통로 시설을 일찍 접하지 못해 포기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예상하지 못한 영향과 부작용이 거의 모든 통로에서 발견되었다. 지하도는 저렴한 대안으로 생각됐으나, 많은 동물들에게 인기가 별로 없고 나비는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많은 수생 포유류는 반대편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으로 헤엄쳐 들어가지 않지만, 수면 위로 좁은 바위 턱을 만든다면 동일한 터널을 지나가도록 납득시킬 수 있다. 호이에 있는 한 다리는 예기치 않게 커다란 수사슴이 차지하여 발정기 외에도 자신의 영역으로서 지켰다. 수사슴은 문지기 역할을 하며 암컷은 통과시키고 수컷 대부분의 이동을 막았다.

판 데르 그리프트는 우리가 서있는 다리에서 서투른 뱀처럼 앞으로 뒤뚱거리며 나아가는 팔과 다리가 없는 파충류를 추적하고 있다. 도로와 철도로 인해 단절된 지 수십 년이 지난 뒤, 고속도로 동쪽과 서쪽의 개체군의 유전적 특성이 뚜렷이 달라졌다. 2016년 다리가 개통되었을 당시, 그는 두 개체군이 섞이기를 바랐다. 그리고 실제로 실시한 DNA 검사에 따르면, 기대했던 효과가 일어났다. 그는 “개체군들의 유전적 패턴이 서로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교차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자급자족하며, 건강하고, 독자 생존이 가능한 동물 개체군을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탈파편화 노력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판 데르 그리프트는 동료들과 함께 10여년 전 MJPO 프로그램의 전국적인 경험적 평가를 하기 위해 계획을 작성하였으나, 자금을 지원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MJPO는 그 이후 종료되었으며 다른 탈파편화 계획으로 대체되었다. 이러한 연구는 종종 매우 비싸다고 간주된. 케임브리지 대학의 동물학자 실비우 페트로반(silviu petrovan) 박사는 소음에서 신호를 분류하기 위해 개체군 크기를 추적하는 데 수십 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양서류 같은 일부 동물들의 개체군은 자연적으로 해마다 크게 달라지며, 이는 인간의 중재와는 관계없이 변동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란 것이다.

네덜란드의 탈파편화 정책으로 오소리가 혜택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오소리는 1980년대 전국적으로 1,200마리도 채 되지 않았으나, 네덜란드가 지하에 ‘오소리 터널’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그 수가 세 배로 증가했다. 판 데르 그리프트 팀의 모델은 터널이 개체군의 생존 능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강력하게 보여주지만, 이를 증명할 탄탄한 과학적 연구가 수행되지 않았다고 판 데르 그리프트는 이야기한다. 여기에는 수십년 동안의 개체군 모니터링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생태통로의 영향을 제한적으로 평가하는 곳은 네덜란드만이 아니다. 페트로반은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을 때에도 실제로 목표를 달성했다고 결론지을 수 있도록 통제 설정과 ‘이전’ 설정을 포함해 충분한 시간과 자금을 들여 연구를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많은 생태통로 프로젝트는 달성하기로 설정한 목표를 명확히 정의하는 지점까지도 도달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와 대조적으로 존스는 더 낙관적인 어조를 취한다. 그는 “이제 데이터가 들어오는 단계에 도달했고, 데이터가 실제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는 능력에 크게 고무되었다. 존스는 “데이터 평가를 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손에 넣었다”고 덧붙였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보호는 생태통로의 시점을 취하지 않았다. 생태 다리는 지금까지 거의 전적으로 교통 안전을 위한 도구로서 여겨졌다. 고속도로의 다양한 피해자 목록에 위험에 처한 작은 동물들이 간신히 포함되었다. 판 데르 그리프트는 이러한 우려가 얼마나 전형적으로 웃어 넘겨져 왔는지 보여주듯 “양서류, 파충류라니…”라고 말을 줄였다.

미국의 생태통로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교통사고와 보험 청구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해왔으며, 아주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토론토 라이어슨대학교의 생태 설계 연구실을 이끄는 니나-마리 리스터(Nina-Marie Lister) 교수는 “적절한 울타리를 목표 동물에 정확히 배치했을 때, 생태통로가 90% 정도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생태통로는 또 야생동물 교통 사고의 90~95%를 막을 수 있는데, 이것은 과학적으로 놀라운 수치”라고 말했다. 

또한 재산 피해와 인명 피해가 크게 감소할 수 있다. 일례로, 2010년대 중반 콜로라도주 그랜드 카운티 9번 국도에 천만 달러를 사용하여 생태 다리 2개와 거대한 아치 지하도 5개, 그리고 약 16킬로미터 길이의 생태 울타리를 설치했다. 그 결과, 로드킬이 89% 감소했다. 생태 연결성을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자연경관 보존센터(Center for Large Landscape Conservation)는 생태통로가 약 22년 안에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였으며, 이는 시설의 예상 수명인 75년의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단순히 동물들의 로드킬을 막는 것이 목표라면 생태 다리는 필요하지 않다. 페트로반은 단순히 울타리를 치고 이동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면 사망률은 0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호 활동에 관한 과학적 발견을 수집하는 데이터베이스인 컨저베이션 에비던스(Conservation Evidence)를 위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죽는 개체군이 감소하면 기분이 더 나아지겠지만 전체 개체군으로 봤을 때 실제로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휘저의 말에 따르면 그의 조국인 네덜란드나 일했던 그 어떤 곳보다도 미국은 생태통로의 건설 목적과 동물 보호를 연결시키는 경향이 강하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은 변화하고 있다. 11월 통과된 인프라 재건 및 일자리법은 향후 5년 동안 생태통로에 3억 5,000만 달러를 할당했으며, 야생동물과 운송 수단의 충돌을 줄이고 단절된 서식지를 연결하기 위한 연구와 프로젝트에 새로운 연방 기금을 제공한다. 비록 이 금액은 해당 법안이 할당한 도로 예산 1,100억 달러의 0.3%에 불과하지만, 도로 생태학자들은 획기적인 투자라고 묘사했다. 자연경관 보존센터의 선임 환경 보호 활동가 롭 아멘트(Rob Ament)는 사고 방지가 주된 목적이지만, 보호 목적의 생태통로 건설을 위한 공적 자금을 지원받는 방식도 있다고 말한다. 이 말은 즉 생태통로가 더는 부족한 세금을 놓고 파인 도로와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멘트는 “해당 법안이 사람들과 상품의 이동이라는 필요성과 야생동물의 이동을 모두 염두에 두고 우리가 시설을 설계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마침내 우리는 이것을 해내고 있으며, 데이터가 유입되는 단계에 도달했다. 실제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을 지을 것인가? 북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생태통로의 사례가 캐나다의 로키산맥에 있다.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다양한 대형 포유류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은 캐나다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로 양분된다. 밴프국립공원은 단절된 틈을 연결하기 위해 다리 6개와 지하도 38개 등 44개의 생태통로를 건설했으며, 붉은여우, 회색곰, 늑대, 울버린, 뱀, 비버, 스라소니와 같은 희귀 동물뿐 아니라 엘크, 퓨마, 코요테 등 다양한 동물이 사용하는 연결된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생태통로와 같이 밴프국립공원의 생태통로도 기존의 시설에 의해 디자인이 제한되는 일종의 ‘말없는 마차 증후군’ 같은 것에 시달리고 있다. 생태 터널은 그다지 개조되지 않은 지하 배수로와 비슷하며, 보통 콘크리트를 사용해 도로 밑에 만들어져 그 속엔 물이 흐르고 있다. 또한, 생태 육교는 도로에 있는 육교의 구조를 전부 베껴왔다. 리스터 교수는 마치 덤프트럭의 무게를 짊어질 것처럼 육교를 만든 후 나뭇잎을 깔아 놓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nest infrastructure concept
ANDREW MERRITT

이 모델을 재고해보기 위한 몇 가지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월리스 아넨버그 야생동물 건널목으로 로스앤젤레스 북쪽에 건설 중인 9,000만 달러 규모의 생태 다리다. 건축가 로버트 락(Robert Rock)이 설계한 이 건널목은 넓고 광대한 지역을 위해 오래된 다리의 혹 모양 아치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곳에는 매년 약 30만 대의 차가 가로지르는 고속도로와 산 사이에서 건널목을 지지하기 위해 하나의 기둥만이 필요하다. 더 나은 생태 다리 건설법을 연구하는 아크솔루션스(Arc Solutions)의 이사, 러네이 캘러핸(Renee Callahan)은 “이곳이 바로 혁신의 전형이며 퓨마에서 물사슴, 흰발생쥐까지 동물을 위해 설계되었다”면서 “토양의 측면에서 말 그대로 균근층까지 모든 것을 설계하고 있으며, 이는 토양 자체가 고유 식생이 살 수 있도록 진균망을 보유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이 시작되었지만 모르는 것이 많다. 특히 많은 차량이 지하를 지나다니는 것에 대해 다양한 종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국립공원관리청은 고속도로 양쪽에 있는 동물들의 DNA 프로필뿐 아니라 다리 위의 활동도 관찰할 예정이다. 많은 사람은 이 지역의 퓨마 개체군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근친 교배로 인해 꼬리 뒤틀림 같은 유전적 기형이 일어났다. 관리청은 생태통로가 없다면 퓨마가 수십년 안에 멸종할 것이라 예측했다. 

미국의 인프라 법안이 제공하는 3억 5,000만 달러는 약 6,437 킬로미터 길이의 공공 도로로 인해 생긴 파편화 해결에 필요한 금액보다 훨씬 적다. 그러나 더 적은 비용이나 전에는 가능하지 않던 장소에 생태통로를 짓는 것을 허가하면서 비용 편익 분석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일부 존재한다. 

현재 생태 다리는 도로 양쪽이 보호 구역인 곳에서만 건설된다. 몇 년 후 개발의 가능성이 있는 부지에서는 콘크리트 다리 건설에 필요한 일반적인 비용이 타당하다는 점을 증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휘저의 설명에 따르면, 더 가볍고 저렴한 모듈식 시스템은 미래가 불안정한 부지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인근 지역이 야생동물에 적합하지 않게 되면 분해하여 옮길 수 있다.  

이러한 모듈식 시스템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재료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이다. 또한 섬유 보강 폴리머(FRP)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는데, 이 물질은 레진을 바탕으로 한 구조 섬유로 만들어진 콘크리트에 비해 밀도가 낮다. FRP는 유럽의 도보와 자전거 다리 및 네덜란드 호이 지역의 남쪽에 있는 레넨의 건축이 쉽고 간단한 생태 다리를 만드는 데 사용되어 왔다. 현재 연방고속도로관리국은 미국내 교통 시설에 대한 FRP사용을 허가하고 있지 않지만,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중이다. 리스터 교수는 ”과학과 기술이 아닌 정책과 거버넌스가 주된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리스터 교수와 같은 설계자들과 캘러핸과 같은 혁신가들은 전국적인 생태 다리 건설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반면 도로 생태학자들과 야생동물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존스는 “이들이 매우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엄청난 홍보와 함께 지어진 거대 시설이 효과가 없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며 효과가 없다면, 모두 밖으로 나와 생태 다리 건설이 시간 낭비이며 완전한 쓰레기라고 말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 신중한 태도를 보인 사람들도 시설이 더 많이 건설되기를 바란다. 모든 해답을 얻을 만큼의 연구를 수행하지는 못하였으나, 이를 중단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휘저는 말한다. 이러한 신중함을 가설이 틀렸음에도 수용해버리는 ‘제2종 과오’라 부른다. 대량 멸종의 때에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마치 집이 불타고 있는데 물총으로 몇 번 쏴서 해결하려고 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물이 해결책이 아니라고 결론짓는다면 그것 또한 실수이다. 

toad

판 데르 그리프트는 “에더 등 여러 지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생태통로를 만드는 도중에 정답을 찾게 될 것”이라면서 “또한 꼬리표 부착, 추적 카메라 설치, DNA 검사 실시, 장기 개체군 모니터링 등 실질적인 작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 더 많은 생태통로를 건설해야 하며, 지금까지 얻은 증거들은 크고 대담한 시설을 지어야 한다”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너무 많은 일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바를 행하고, 연구하면 10번에 9번은 더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그걸 깨달을 때까지 기다리는 건 의미가 없다.”

  • 이 글을 쓴 매튜 폰스포드(Matthew Ponsford)는 런던에 거주하는 프리랜스 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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