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the experimental world of animal infrastructure
두꺼비는 왜 도로를 건너지 않았나?
생태통로가 야생동물이 사고로 죽는 로드킬을 막아주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이것이 야생동물 보호에 진정 효과가 있는지는 제대로 따져봐야 할 것이다.
2000년대 중반 네덜란드 중심의 녹음이 우거진 오래된 도시인 에더(Ede)에 사는 주민들은 끔찍하게 죽어가고 있던 두꺼비들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이곳에서는 매년 봄이 오면 몇 주 동안 1킬로미터 길이의 도로를 따라 임시 울타리를 세웠는데, 이 도로는 두꺼비들이 겨울 동안 머물렀던 남쪽의 서식지에서 번식을 위해 북쪽 연못 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한 통로였다. 펜스 때문에 도로를 건널 수 없게 되자 두꺼비들은 도로 옆길을 통해 몇 미터를 점프하다 양동이에 빠지곤 했다. 이 양동이는 펜스를 따라서 설치된 36개의 낙하트랩 중 하나였다. 자원봉사자들은 양동이 속 두꺼비가 본래 가야 할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그들을 양동이에서 빼내 도로 반대편으로 부지런히 옮겼다. 이 방법은 인간이 만든 세상에서 양서류가 겪는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으나, 그와 동시에 에더 주민들이 두꺼비 이웃들에게 내밀어준 호의였다. 전 세계 다른 많은 동물들처럼 두꺼비 역시 기존의 서식지가 인간이 만든 시설로 인해 단절되어 먹이 활동과 번식, 이동에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