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경이로운 우주의 모습을 찍어 보내오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1∼12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쳐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촬영해 지구로 보내온 우주 사진을 공개했다.
작년 12월 25일 발사된 JWST는 지구와 달 거리의 4배 이상 멀리 떨어진 우주에서 200일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먼저 공개한 JWST가 찍은 놀라운 첫 번째 사진에는 ‘SMACS 0723’으로 알려진 은하단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 사진은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들여 개발된 이 망원경의 성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가늠케 해줬다.
NASA는 다음날인 12일 JWST가 찍은 사진들을 추가로 공개했는데, 이 중 한 사진에는 지구로부터 1,000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인 ‘WASP-96b’의 모습이 자세히 담겨있다. JWST는 WASP-96b가 모항성(host star) 앞을 지나가면서 빛이 약해질 때 관찰해서 행성의 대기를 조사할 수 있었다. NASA는 앞으로도 이 기술을 이용해서 더 많은 행성들을 연구할 계획이다.
NASA 고더드 우주비행센터(Goddard Space Flight Center)의 천체 물리학자인 니콜 콜론(Knicole Colón) 박사는 “외계 행성의 대기에 수증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꿈틀거림이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워릭 대학교(Warwick University)의 천문학자인 돈 폴라코(Don Pollacco)는 “이것이 JWST가 앞으로 하게 될 가장 어려운 관찰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JWST는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행성 대기에서 메탄과 다른 생명체의 신호를 찾는 데 특출한 능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12일에는 또 지구로부터 약 2,5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남쪽 고리 성운(Southern Ring Nebula)’으로 알려진 행성상 성운을 찍은 사진도 공개됐다. ‘남쪽 고리 성운’은 죽어가고 있는 별이다. 사진에 담긴 모습은 1998년 허블 우주 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이 촬영한 사진보다 훨씬 더 자세할 뿐만 아니라 성운의 중심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두 별을 처음으로 보여주고 있다.
공개된 또 다른 사진에는 지구로부터 약 3억 광년 떨어진 5개 은하의 집합체인 ’스테판 5중주(Stephan’s Quintet)’의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광경이 담겨있다. 이 은하들 중 네 개는 서로 가스와 먼지를 옮기면서 상호작용하고 있다. JWST는 스테판 5중주에 대한 적외선 관측을 통해서 이러한 상호작용이 어떻게 은하 내부에서 별이 형성되게 해주는지를 그 어느 때보다도 잘 보여주고 있다. JWST의 광학이 가진 힘이 워낙 강력하다 보니 은하 안에서도 개개의 별을 관찰할 수 있을 정도다. 마크 맥코그리언(Mark McCaughrean) 유럽우주기구(European Space Agency) 과학 및 탐사 선임 고문은 이에 대해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공개된 마지막 사진에는 ‘카리나 성운(Carina Nebula)’의 모습이 담겨 있다. 카리나 성운은 지구로부터 8,000광년 가까이 떨어진, 별이 활발하게 형성되고 있는 지역이다. JWST에 찍힌 경이로운 사진에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수백 개의 새로운 별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NASA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의 천체 물리학자인 앰버 스트론(Amber Straughn)에 따르면 JWST가 찍은 사진에는 아직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성운의 먼지와 가스 구조도 들어있다.
스트론은 “JWST 덕분에 정말로 아주 자세한 부분까지 볼 수 있게 됐다”면서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진정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이미지들은 JWST가 앞으로 보내올 사진들의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JWST는 예정된 과학 관찰 일정의 첫 해를 시작했을 뿐이다. 따라서 인류는 앞으로 수많은 놀라운 사진과 소중한 데이터를 추가로 대량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우주의 역사에 새로운 창이 열렸다”면서 “우리는 저 창으로 비치는 첫 번째 빛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