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좋고 나쁜 기후 기록을 경신한 2023년

올해에는 기후 변화와 관련해 나쁜 소식만큼 좋은 소식도 많이 나왔다.

올해는 기상 재해, 기술 혁신, 정책 변화 등 기후 관련 뉴스가 전 세계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한 해였다. 나쁜 소식도 많았지만, 희미하게나마 희망의 빛도 등장했다.

탄소 배출량 신기록 경신

아직 2023년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화석 연료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과 관련하여 또 한 번 기록적인 해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달 초에 발표된 글로벌 탄소수지 보고서(Global Carbon Budget)에 따르면 올해 화석 연료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68억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작년 수준에 비해서 1% 이상 늘어난 사상 최대치에 해당한다.

배출량이 이처럼 또다시 최대치를 기록하는 것은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이상적으로 봤을 때 배출량이 빠르게 감소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

<화석 연료, 플레어링, 시멘트 생산으로 인한 전 세계 배출량>

출처: 글로벌 탄소수지 보고서 (2023년 데이터는 추정치)

다만 모든 곳의 상황이 똑같지는 않다. 예를 들어, 미국과 유럽은 실제로 탄소 오염이 약간 줄어들고 있다(두 대륙이 역사적으로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지역이었지만). 중국과 인도는 각각 약 4%와 8%씩 배출량이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세는 곧 둔화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 안에 탄소 배출량이 정점(배출량이 감소세로 돌아서기 시작하는 순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필자는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이들의 전망을 믿겠다.

점점 더 더워지는 지구

탄소 배출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23년은 기록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올해 11월까지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C(또는 약 2.6°F) 정도 더 높았다.

지난 수십 년과 비교해도 온난화 현상은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11월은 1990년대의 평균 11월보다 0.85°C 더 따뜻했다.

<전 세계 지표면 기온 이상 현상: 11월>
기준 기간: 1991-2000

2023년에 우리가 직접 목격한 것처럼 대기부터 바다까지 어디를 봐도 지구는 점점 더워지고 있다. 이러한 기온 상승과 기타 기상 패턴의 변화는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캐나다에서 발생한 역사상 유례가 없을 만큼 심각한 산불이 미국 동부 해안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엄청난 연기가 발생했다. 리비아에서는 홍수로 수천 명이 사망했으며, 아프리카의뿔(Horn of Africa·이디오피아·소말리아·지부티가 자리잡고 있는 아프리카 북동부)에서는 수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수백만 명이 물과 식량 부족에 직면해 있다. 2023년에 전 세계 어딘가에서 일어난 기후 재난들을 머릿속에 떠올려 보면, 그 중 하나는 기록을 경신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올해 필자는 지난 몇 년간 지속되어 온 추세, 즉 기후 변화로 인해 직접적이고 극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후 변화가 이론적인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돈, 돈, 돈

올해에는 기후 변화와 관련해 이처럼 나쁜 소식이 많이 들려왔지만 긍정적인 소식도 분명히 등장했다.

우선, 올해 전 세계 청정에너지 투자가 무려 1조 7,000억 달러(약 2,200조 원)에 달할 만큼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다.

<석유 생산과 태양광 투자>

출처: 국제에너지기구(IEA)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한동안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를 앞질러 왔지만,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 저장과 같은 기술에 대한 지출이 증가하면서 그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태양광 발전 분야는 처음으로 화석 연료보다 더 많은 투자를 유치했다.

기후의 현재 상황은 매우 암울하다. 이를 인식하고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과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도 기후 뉴스의 밝은 부분도 있다는 사실은 위안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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