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 trillion infrastructure bill is a baby step toward the US grid we need

미, ESG 시대 위한 청정전력 전력망 건설 첫 걸음 떼다

청정전력을 위해 필요한 통합 전력망 구축에는 수천억 달러의 예산과 신속한 승인 절차가 요구된다.

효과적인 기후변화 문제 대응 계획은 결국 하나의 기초 기술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 거대한 철탑으로 연결된 긴 송전 선로가 그것이다.

미국의 전력망은 현재 지역 별로 분리되어 있다. 이 같은 전력 계통을 연계하여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용하는 하나의 통합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몇십 년 동안 수십만 킬로미터의 송전 선로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단거리 선로와 장거리 고압 선로로 구성된 국가전력망이 구축되면 풍력, 태양광, 수력 등에서 생산된 전기가 남을 때 공급이 부족한 먼 지역으로 보낼 수 있다. 특정 지역에서 폭염이나 눈보라로 인해 발생한 정전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예비전력을 제공하고, 가정과 회사의 자동차, 냉난방 등 전력 수요가 급증해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원대한 계획이다. 단, 몇 가지 심각한 흠이 있다. 우선 비용이 천문학적이다. 프린스턴 대학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 필요한 송전 용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앞으로 9년 동안 3,500억 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 이는 금세기 중반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 위해 풍력 및 태양광 발전 비율을 2030년까지 50%로 끌어 올리는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다.

설령 정부와 기업의 노력으로 자금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아직 더 큰 문제가 남아있다. 과연 각 주와 카운티, 시 등이 송전 선로 건설 계획을 신속하게 통과시킬 것이냐 하는 문제다. 그런데 지금까지 여러 주가 관여하는 사업의 통과 실적이 어땠는지를 살펴보면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과거 캐나다에서 값싸고 깨끗한 수력 에너지를 수입하고 대평원에서는 풍력 에너지를, 미 남서부 지역에서는 다양한 재생에너지를 수송하려던 일련의 시도가 있었다. 이 같은 시도는 몇 년에 걸친 법정 싸움에 휘말리거나 결국 좌절되었다. 대부분 어느 한 지역이 선로가 자기 지역을 지나가는 데 불만을 품고 반대한 것이 이유였다. 대규모 전력망 사업 계획이 수립되더라도 승인을 받기까지 10년은 족히 걸릴 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 변화가 나타날 조짐이 보인다.  상원 표결을 앞두고 초당적 지지를 모은 1조 달러 규모 사회기반시설 패키지 예산안에 송전 선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항목이 포함된 것이다. 예산안에는 연방정부의 사업 승인 권한을 명확히 밝히고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되는데, 어쩌면 이 부분이 돈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이번 예산안은 투자 그리고 반드시 필요한 계획들을 승인하기 위한 소액의 착수금에 지나지 않는다.

늦은 미국

미국에는 단일 전력망이 없다. 서로 분리된 낡은 전력망 세 개가 있을 뿐이다. 이들 망은 대부분 지난 세기 중반에 건설된 낡은 시설이어서 대단위 지역 간 전력 교환에 일정한 제한이 있다.

전력망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은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출력이 일정하지 않은 에너지를 망 밖으로 수송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는 바람과 일조량이 특히 많은 시기에 지역 내 수요를 초과한 잉여 전력이 버려지고 전기료도 내려간다는 의미이다. 전력 공급에서 재생에너지원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이런 일이 점점 자주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주는 일조량이 풍부한 여름에도 태양광으로 생산한 남는 전기를 중서부 도시로 보낼 방법이 없다. 또, 서부 해안의 일조량이 감소할 때 오클라호마 주 등에서 안정적으로 생산되는 풍력 에너지를 가져올 수도 없다.

그렇지만 통합 전력망이 건설되면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가장 저렴하게 생산된 전기를 전력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수송할 수 있다고 더그 아렌트(Doug Arent) 미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 소장은 말한다.

장거리 고압 선로가 설치되면 기후, 지형, 수로 등 천혜의 조건을 갖춘 지역에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발전소를 더 지을 수 있다. 사업자가 발전소와 다른 시간 대에 있는 대도시 소비자층을 겨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awrence Berkeley)는 최근 미국 5개 지역에서 송전망 연계를 기대하며, 통과를 기다리는 제안서의 발전 용량을 모두 합하면 750기가와트가 넘는다고 밝혔다. 이들 중 절대 다수가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사업이다. 참고로 미국 내 대규모 발전소의 전체 발전 용량은 1,100기가와트를 약간 넘는다.

다른 나라들은 이미 질주하기 시작했다. 고압 송전 분야의 압도적 강자로 떠오른 중국은 방대한 국토에 흩어진 발전소와 도시를 연결하기 위해 자그마치 수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송전 선로를 설치했다. 아이오와 주립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이 송전 용량을 260기가와트 증대할 동안 북미 전체는 겨우 7기가와트를 늘리는 데 그쳤다.

“미국이 한 발 늦었지만 앞으로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제임스 맥캘리(James McCalley) 아이오와 주립대 전력계통공학과 (power systems engineering) 교수는 말했다. 맥켈리 교수는 지난 해 말 발표된 국가전력망 연구의 공동 저자이다.

조족지혈

그렇다면 미국은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필요한 것은 투자 확대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예산안에 들어간 ‘청정에너지 송전’ 부문 730억 달러를 내세우지만, 사실 그 안에는 R&D는 물론 탄소포집, 청정수소 실증사업까지 모두 들어있다.

송전탑과 선로 설치에 실제로 배정된 예산은 100-120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전력 컨설팅 기업 그리드스트레터지스(Grid Strategies) 사장 롭 그램리치(Rob Gramlich)는 말한다.

이는 프린스턴 연구가 추정한 금액(9년 동안 3,500억 달러)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연방정부의 지출은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이를 감안해도 앞으로 9년 안에 송전망을 필요한 규모로 확대하려면 수백억 달러는 더 필요하다고 프린스턴 연구의 공동저자로 참여한 제스 젠킨스(Jesse Jenkins) 부교수는 말한다.

이번 예산안에는 미 에너지부가 신규 송전망의 실질적 첫 고객이 되는 사업에 25억 달러 규모의 리볼빙론을 제공하는 방안도 포함되었다. 이 같은 정책자금 대출은 사업자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반드시 필요한 송전 선로 건설을 고객 모집에 앞서 먼저 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발전량 증대와 송전 선로 건설 중 무엇이 먼저냐 같은, 결론이 없는 문제도 피해갈 수 있다.

최종적으로 연방정부는 그 같은 선로를 필요로 하는 청정전력 발전소까지 송전망에 연결되면 선로 사용권을 발전소에 판매할 것이다.

성공 가능성이 높지만 “예산액 숫자 뒤에 0이 하나 더 있어야 한다”고 젠킨스는 말한다.

사업을 허가하라

이번 인프라 예산안은 투자 측면에서는 부족하지만, 오랫동안 정체된 허가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 여러 지역은 오래전부터 발전 용량과 에너지 수요가 송전 용량보다 빨리 증가하는 문제로 씨름했다. 개인과 기업은 값싸고 안정적인 전기를 원하지만 여기에 필요한 송전탑과 선로는 거부한다. 송전탑과 선로가 수송하는 전기와 수반되는 경제적 혜택을 멀리 떨어진 지역이 누릴 것 같으면 더 거세게 반발한다 . 미관 및 환경보호 문제, 사회적 정의, 기업 간 경쟁을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도 종종 나온다.

“기후변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송전망 사업을 통과시킬 방법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이 지점에서 별 성과가 없었다”고 워싱턴 DC 소재 중도진보 성향 씽크탱크 제3의길(Third Way) 기후에너지프로그램 부국장 린지 월터(Lindsey Walter)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2005년 에너지 법은 이 같은 문제의 해소를 시도했다. 전미송전회랑(National Electric Transmission Corridor) 지정 지역에서 송전 제약을 완화할 수 있는 사업이라면 이를 승인할 권한을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deral Energy Regulatory Commission, FERC)에 부여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에너지부가 지정한 지역은 중부 대서양 연안 및 캘리포니아 남부의 두 곳에 불과하다.

게다가 연방항소법원이 회랑에 지정된 지역의 주정부나 다른 관할 행정기관이 사업 허가 신청을 1년 넘게 지체할 경우에만 FERC에 승인 권한이 있다고 판결함으로써 결국 FERC의 권한을 제한했다. 또, 에너지 법에 따라 주 정부가 거절한 신청을 뒤집을 권한이 없다고도 판결했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부가 회랑 선택 및 지정 시 활용할 기준을 확대하는 조항이 이번 예산안에 포함되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용량 부족 및 과잉” 문제를 현재 겪는 지역만 아니라 앞으로 겪을 가능성이 있는 지역도 지정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워싱턴 DC 소재 씽크탱크 니스카넨 연구소(Niskanen Center) 송전 부문 매니저 리자 리드(Liza Reed)는 말한다.

전기차를 비롯하여 전기를 쓰는 청정 기기가 급증하면서 향후 몇 년 간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몇 가지 다른 변화까지 더해지면서 에너지부가 회랑 지정에 다시 나서게 될 것이라고 리드는 말한다.

더 나아가 이번 예산안은 회랑에 포함된 지역에서 주 정부가 송전 선로에 관해 결정하지 않을 때뿐만 아니라 이미 결정한 사업에 대해서도 결정을 뒤집을 권한을 FERC에 부여한다. 절차의 명확성과 허가 가능성을 높이면 시장에 진입하려는 투자자와 사업자가 분명 늘어날 것이다.

“기어를 높여 시스템 전체가 힘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다”고 리드는 설명한다.

턱없이 부족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프라 예산안은 미국이 필요로 하는 현대적 국가전력망을 향한 작은 첫 걸음에 불과하다.

일부에서는 주 정부 결정을 뒤집을 권한뿐만 아니라 송전 선로가 여러 주를 관통할 경우, 현재 천연가스 분야와 마찬가지로, FERC가 전체 승인 과정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방정부의 고속도로 주변 통행권을 송전 사업에 적용하고 연방 환경영향평가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연방정부가 세액공제 확대, 매칭펀드 도입 등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예산을 현재 100억 달러 수준에서 훨씬 확대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거의 없다.

그렇지만 최종안에서 그 정도 금액이라도 배정될지조차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원 민주당은 증액을 위해 예산안 처리를 지연시킨다는 계획이고, 당연한 말이지만, 일부 공화당 의원은 예산안에 포함된 지출과 연방정부 권한을 축소하고자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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