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restaurant duo want a zero-carbon food system. Can it happen?

탄소 중립을 위한 어느 셰프 부부의 담대한 도전

앤서니 마이언트와 캐런 리보위츠에게는 자기 레스토랑의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식량 체계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것이다.

캐런 리보위츠와 앤서니 마이언트 부부는 요식업계에서의 자신들의 경력을 걸고 야심적이고 값비싼 레스토랑 ‘더 페레니얼(The Perennial, 다년생 식물이라는 뜻)’을 오픈했다. 이 부부는 과거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션 차이니즈(Mission Chinese)’라는 레스토랑을 열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큰 성공에도 불구하고 뭔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이언트는 “셰프 중 누구도 기후 변화 문제에 관심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현존 식량 체계는 지구의 심각한 오염원 중 하나로, 자동차와 비행기, 선박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이 문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시들했다.

그래서 지역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새 입지를 소개받았을 때, 그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바로 모험을 시작했다. 완전히 탄소 중립적인 레스토랑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2016년 1월, 그들은 ‘요식 업계의 환경주의 연구실’이라 할 식당을 시내 식당가 한쪽에 열었다.

번뜩이는 재치를 지닌 마이언트와 기민한 마케팅 전문가인 리보위츠는 처음 설계할 때부터 레스토랑 전체를 친환경적으로 디자인했다. 재활용 타일로 바닥을 깔았고, 얼음을 아끼기 위해 칵테일은 생맥주처럼 꼭지에서 나오게 했다. 레이저 센서로 작동하는 환기 장치도 달았다. 허브가 붙어 자라는 벽을 세워서 이를 ‘살아있는 펜트리’로 삼았다. 손님들은 컨자(Kernza)로 만든 식전 빵을 대접받는다. 컨자는 캔자스 토지연구소(Land Intitute)가 개발한 다년생 곡물의 상표다. 종이 메뉴판은 퇴비로 만들어 벌레에게 먹였고, 벌레는 건조시켜 물고기에게 먹였다. 물고기를 키우다 생긴 암모니아 가득한 폐수는 양상추, 구아바, 카레 잎, 식용 꽃 등 식자재를 기르는 거름으로 썼다.

이 레스토랑의 백미는 아주 적은 탄소 발자국만을 남기는 고기다. 기존 축산 시스템에서는 고기 1파운드(약 450그램)를 생산할 때마다 평균 22파운드(약 10킬로그램)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더 페레니얼’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회사는 1파운드의 소고기를 생산할 때마다 45파운드(약 20킬로그램)의 탄소를 땅에 묻는 기술을 보유했다. 이 정도면 스테이크의 탄소 발자국을 지울 뿐 아니라 근처 다른 음식점의 소고기 타코 하나 정도의 탄소 발자국까지 지우기에 충분하다.

비결은 ‘탄소 농업(carbon farming)’이었다. 캘리포니아주는 탄소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방법을 찾기 위해 시범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마이언트와 리보위츠는 여기에 참여하는 마린 카운티(Marin County) 인근의 한 목장과 연계했다.

사실 현대 농업은 기계와 비료, 동물 배설물이 얽힌 지독한 탄소 배출원이다. 반면 이른바 ‘탄소 농장’은 방목 관리, 퇴비 적용, 표토에 탄소를 끌어들이는 식물 등의 기술을 활용한다. 이 기법의 목적은 대기 중 탄소를 제거할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것이다. 건강하고 맛도 더 좋은 식품을 만들 수 있다면 더 좋다. 이러한 농법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탄소 배출을 줄이는 재배 기법을 통해 농경을 기후 변화의 주범에서 해결책으로 바꿀 가능성에 대해 많은 과학자가 주목하고 있다.

탄소 농법의 발견은 이들 부부에게 훨씬 더 큰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음식을 통해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는 가장 쉽고도 실용적인 지름길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도 생겼다. 리보위츠는 “우리는, ‘잠깐, 농사에서 고작 몇 가지만 바꾸면 온실가스를 건강한 토양으로 바꿀 수 있다는 말이야? 어째서 지금까지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았던 거지?’라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곧 ‘전국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레스토랑’이라고 불린 이 식당 하나만으로는 망가진 식량 체계 자체를 고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깨달았다.

그래서 2019년 초, 그들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을 저질렀다. ‘더 페레니얼’의 문을 닫은 것이다.

‘음식에 관한 가장 낙관적인 이야기’

레스토랑 운영에서 해방된 마이언트와 리보위츠는 전업으로 ‘탄소 네거티브(carbon-negative) 식량 체계를 전파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지난 여름 처음 얘기를 나누었을 때 그는 “이것은 음식에 관한 가장 크고, 가장 낙관적인 이야기다”라고 선언했다. 그들은 ‘더 페레니얼’에 쏟던 에너지를 일명 ‘제로 푸드프린트(ZFP, Zero Foodprint)’ 프로젝트에 투입했다.

※ Foodprint: 개인 또는 단체가 발생하는 온실가스 총량을 뜻하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에 빗대어, 식량으로 인한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의미로 만든 신조어

이 프로젝트는 탄소 농업 프로젝트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더 페레니얼’이 개척한 탄소 저감 기법을 다른 음식점과 공유한다. 파트너 레스토랑은 실태 조사를 통해 탄소 배출 현황을 파악하고, 저감 목표에 미치지 못한 분량만큼 이를 상쇄할 배출권을 사게 된다. 2019년 2월 ‘더 페레니얼’이 문을 닫을 무렵에는, 코펜하겐의 ‘노마(Noma)’나 버클리의 전설적 레스토랑 ‘셰이 패니스(Chez Panisse)’와 같은 파인 다이닝 식당들이 동참했다.

이후 리보위츠가 국장을, 마이언트가 제휴 책임자로 일하며 단체는 성장을 이어갔다. 초창기 소수에 불과했던 파인 다이닝 파트너들은 100곳 이상으로 늘었다. 그리고 상쇄 비용에 대해서는 비슷한 패턴이 관찰되었다. 마이언트는 “대체로 “수익의 1% 정도면 레스토랑을 탄소 중립적으로 운영하는 데 충분했다”고 말한다.

큰 부담이라 할 수는 없는 수준이었지만, 요식업계는 상황이 가장 좋을 때조차 현금 압박이 큰 편이다. 그래서 제로 푸드프린트는 식당에 1% 추가 요금을 자발적으로 추가해줄 것을 제안했다. 한끼에 몇 센트 정도의 비용으로 농부가 건강한 토양 프로젝트를 운영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세상은 그들을 곧 알아보았다. 마이언트는 2019년 여름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바스크 요리상(Basque Culinary World Prize)을 받았다. 한 해 동안 음식을 통해 최고의 사회적 영향력을 끼친 셰프에게 10만 유로의 상금과 함께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2020년 3월, 제로 푸드프린트는 제임스 비어드 재단(James Beard Foundatio)이 수여하는 인도주의 상을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그들은 ‘더 페레니얼’을 운영할 때처럼 충분치 않다고 느꼈다. 성공적 활동에도 불구하고, 리보위츠와 마이언트는 지상 최고의 음식점들을 모두 끌어들인다 해도 연간 400억톤에 달하는 세계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거의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이언트는 “전체 레스토랑의 1%가 전체의 1%에 해당하는 농장에서 구매하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그치지 않으면 어떨까? ‘노마’나 ‘셰이 패니스’ 같은 고급 식당이 내는 1%의 추가 비용이 1년에 100톤의 탄소를 감소시킨다면, 연간 3조달러 규모의 요식업계의 1%가 참여한다면 어떻게 될까? 굳이 레스토랑에 한정할 필요는 무엇인가? 사내 식당을 운영하는 기업이 참여한다면? 식품 기업, 케이터링 업체, 호텔, 식료품 체인점, 거대 농업 기업들이 참여한다면?

난감한 부담

마이언트와 리보위츠 부부는 먼 길을 왔다. 2008년, 마이언트는 바 타르틴(Bar Tartine) 레스토랑의요리사였다. 부부는 재미 삼아 빌린 타코 수레에서 5달러짜리 “PB&Js”(돼지고기와 히카마 플랫 빵)을 팔기 시작했다. 곧 단골 고객들이 몰려들면서 그들은 초라한 중국식 테이크아웃 음식점으로 이전했고, 이는 팝업 레스토랑의 확산에 한 계기가 되었다. 2012년 이들이 쓴 책 ‘미션 스트리트의 음식(Mission Street Food)’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들의 두 번째 레스토랑 ‘미션 차이니즈’의 뉴욕 지점은 매일 밤 사람들이 3시간씩 줄을 설 정도로 붐볐다.

딸 아비바(Aviva)가 태어난 해, 보다 급진적인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해 기존 레스토랑 사업 방식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우리는 아비바에게 어떤 세계를 물려주려는 걸까?”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듬해, 마이언트는 음식 저널리스트 크리스 잉(Chris Ying)과 포춘 500의 지속가능성 컨설턴트 피터 프리드(Peter Freed)와 함께 제로 푸드프린트를 설립했다. 마이언트와 리보위츠는 ‘더 페러니얼’을 운영하며 탄소 저감을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농업의 가능성에 매료되었다. 특히 탄소 농업의 비공식 창시자이자 마린 탄소 프로젝트(Marin Carbon Project)의 공동 창립자인 존 윅(John Wick)의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이들과의 만남에서 윅은 식당 온실가스 배출을 상쇄하겠다는 제로 푸드프린트의 생각이 “충분히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산화탄소 수치가 300만년 전 플리오세기 이후 최고치인 417ppm에 달하고, 계속 높아지는 상황에서 단지 대기를 오염시키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윅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적극적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윅은 자신이 우연히 찾아낸 생산적인 탄소 저감 농법을 설명했다. 먼저 생물학적으로 안정적인 형태를 취한 탄소, 즉 퇴비를 뿌려 과정을 시작한다. 이와 함께 소의 방목 방식을 관리하고, 다년생 식물을 키운다. 다년생 식물은 1년생 작물과 달리 깊게 뿌리를 내리며, 매년 땅을 갈 필요가 없어 산소에 탄소를 덜 노출시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방식의 효과는 토양학자들 사이에서 뜨겁게 논쟁 중이지만, 마이언트와 리보위츠는 즉시 전향했다. 그들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새 레스토랑 이름을 ‘더 페레니얼’이라고 지었다. 윅은 이 부부를 지역 재생 농장 중 하나인 스템플 크릭(Stemple Creek) 목장에 소개했고 (이 목장에서 나온 쇠고기는 후에 ‘더 페러니얼’의 식재료로 쓰였다), 다년생 식물 농업 계획(Perennial Farming Initiative)의 이사회에도 참가시켰다.

팬데믹 이전인 지난 2월, 나는 마이언트가 강력히 권한 탓에 윅을 만나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었다. 우리는 금문교 바로 북쪽에 있는 작은 마을 마린 카운티의 밀 밸리(Mill Valley)에 있었다. 그의 아내인 아동 작가 페기 라트만(Peggy Rathmann)이 마을에서 볼일을 보는 사이 그는 1990년대 말 그들이 니카시오(Nicasio) 인근의 540에이커(66만 평) 크기의 ‘황무지’를 산 이야기를 했다. 2003년 그들이 고용한 생태학자 제프 크렉(Jeff Creque)은 그들에게 가축을 다시 들여보라고 설득했다. 5주가 채 되지 않아 산야초가 다시 번성했고, 소 250마리의 전체 체중은 22톤 넘게 증가했다. 이 일을 계기로 윅은 흙 밑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립 버클리대에서 토양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생물지질학자 웬디 실버(Whendee Silver)에게 마린 지역 목장 십여 곳에 대한 토양 분석을 의뢰했다. 가축 분뇨를 거름으로 쓰는 목장은 토양 내 탄소 함유량이 훨씬 높았다. 농사 방식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였다. 비록 이것이 모두가 따를 만한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말이다. (분뇨 거름은 탄소 배출량이 크다.) 추가 연구 끝에, 그들은 분뇨가 아닌 짚이나 풀로 만든 퇴비를 뿌리는 등 다른 재생 기술을 사용하면 오히려 부작용 없이 탄소를 가둘 수 있음을 발견했다.

시에라(Sierra) 언덕 방목장을 10년 간 분석해 얻은 새로운 데이터에 따르면, 이 부지는 10년 동안 별다른 초지 없이도 매년 1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윅은 “토양 시스템은 탄소를 흡수하고 그 에너지를 통합해 더 많은 물을 머금어 더 많은 식물이 잘 자라도록 촉진했다. 그 결과 더 많은 탄소가 제거되고 흙이 더 많은 수분을 잡아 두고 결국 식물이 더욱 잘 자라는 일종의 자급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를 확장하면 우리는 실제로 지구의 온도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윅과 실버, 크렉은 ‘마린 탄소 프로젝트’를 결성했고, 이후 이 프로젝트는 세계 토양 탄소 및 재생 농업의 중심이 되었다.

탄소 저감을 위한 토양의 잠재력에 관한 실버의 최근 논문은 농업 포집 방식이 2100년 이전까지 지구 온도를 0.26℃ 낮출 수 있다고 예측한다. (참고로 파리 기후 협정은 1.5℃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업 분야 싱크탱크 로데일 연구소(Rodale Institute)는 한발 더 나아간다. 이같은 저렴하면서도 널리 이용 가능한 농업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현재 지구의 연간 탄소 배출량의 100% 이상을 포집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탄소 농업에 낙관적인 이들이라면 이 농법이 제시하는 숫자에 매혹될 것이다. 예를 들어, 스템플 크릭은 관련 기술을 목장 전체에 적용, 소고기 생산에 따른 탄소 배출량을 상쇄한다. 마이언트의 계산에 따르면, 퇴비 응용법 하나로 5년 동안 얻은 이익은 휘발유 100만 갤런(약 380만 리터) 이상을 태우지 않은 것과 맞먹는다. 이 측정치에 회의적인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열정을 가질 만한 이유는 명백하다. 월마트, 맥도널드, 타이슨에 육류를 공급하는 거대하고 밀집된 동물 공급 사업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비판론자들은 매연이 태양을 가리는 온난화된 세계에서, 신속히 실천해야 한다는 압박이 과학이 따라가는 속도보다 너무 앞서 있다고 우려한다. 세계 자원 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 소속 학자 팀 서칭어(Tim Searchinger)는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버클리대에서 웬디 실버의 바로 옆 오피스를 쓰는 생물지리화학자 로날드 아먼슨(Ronald Amundson)도 이 제안이 “과도하게 낙관적”이며 방법론 자체에 변수가 너무 많다고 지적한다.

관건은 실행에 달렸다. 농부들이 기후 친화적 방식을 채택하려면, 그 선택에 대한 보상을 제공할 식당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팬데믹이 요식 업계를 황폐하게 하기 전에도, 이미 셰프들은 이윤이 거의 없는 상태로 경영을 이어왔다. 일주일 치 여유 자금만 간신히 들고 있는 경우도 흔하다. 제로 푸드프린트의 프로그램 디렉터 티파니 너렌번(Nurrenbern)은 “농민들도 비슷한 처지”라며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부담이 결국 문제 해결에 가장 준비되지 못한 두 집단에 지워져 있다”고 말했다.

여기가 바로 제로 푸드프린트가 개입하는 지점이다. 레스토랑의 탄소 배출량을 조사하고, 손님들이 친환경 목장 지원금에 몇 푼이라도 지불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어 제로 푸드프린트는 재생 농업 방식을 채택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한 농부들에게 돈을 지원, 시스템이 하나씩 개선되도록 돕는다.

비즈니스의 새로운 법칙

2019년 여름 마이언트가 바스크 상을 받았을 때, 그는 스스로 혁명을 이끌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외식 업계 거물들 수십 명이 포함된 청중 앞에서 “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피하려고 주방 일을 작했다”라며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후 재앙에 대한 우려는 내성적 셰프의 내면에서 세일즈맨 기질을 끌어냈다. 이제 그와 리보위츠는 매일같이 다국적 식품 브랜드와 토양 유기물 수준에 관해 논의하고,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을 탄소 제로 의제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설득한다. 이번 팬데믹 전에는 스퀘어, 세일즈포스, 스트라이프, 구글에 푸드트럭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프 더 그리드(Off the Grid)도 동참을 약속했다. 그리고 이제 이들 기업은 사내 식당을 이미 탄소 제로 수준으로 전환했거나,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

목표는 견고한 현행 글로벌 식량 공급망을 와해할 도미노 효과를 일으키는 것이다. 기후 변화를 막으려면 산업 시대의 시작 이후 최초로 지구의 온실가스 농도가 감소하기 시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탄소 배출량을 10억 톤 이상 감축시켜야 한다. ‘드로우다운(Drawdown, 감쇄) 프로젝트’는 이를 실현하는 방법에 대한 가장 널리 알려진 보고서로, 총 27조 달러(약 3경 원)의 비용을 들여 함께 채택할 경우 2050년까지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게 하는 100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이 중 40 퍼센트가 식량이나 농업, 토지 사용과 관련되어 있다.

2019년 미국인들은 식음료에 1조 7,000억달러(약 1,900조원)를 지출했다. 마이언트는 여기서 1%를 추가 지불하는 것이 사람들에게는 “사실상 무시할 만한 수준”인 반면, 필요한 비용에는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한다. 기업 파트너의 경우, 기업 수익의 100분의 1을 기부하는 것도 손해 보는 자선 전략이 아니다. 아웃도어 제품 기업 파타고니아(Patagonia)의 창업자 이본 슈이나르(Yvon Chouinard)의 ‘지구를 위해 기부하는 1%’,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의 ‘1% 기부 서약’ 모두 수십억 달러를 약정한 수천 개의 기업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드로우다운의 27조달러라는 수치는 공교롭게도 세계 총생산의 약 1%와 비슷하다. 마이언트는 “단 1%가 탄소 문제 해결을 위해 쓰이는 것이 비즈니스의 새로운 표준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투자자들은 여기서 사업 기회를 발견했다. 2019년 1월, 스타벅스는 재생 농업에 대한 투자를 다짐하며 ‘자원 긍정적’(resource positive)이 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버거킹은 최근 저메탄(low-methane) 소고기 패티를 선보였다. 제네럴 밀즈(General Mills)는 탄소 감축 프로그램 추진을 위해 컨자를 사용한다. 2019년 여름, 보스턴에서 시작한 인디고 어그리컬처(Indigo Agriculture)라는 스타트업은 재생 농업으로 대기 중 1조톤의 탄소를 제거한다는 목표로 ‘테라톤 이니셔티브’(Terraton Initiative)를 시작했다. 여기에는 지금까지 1,800만에이커(약 7만 2,800㎢) 면적의 토지가 참여했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은 2020년 초 있었던 회의에서 탄소 농업이 “기후 위기에 대한 가장 유망하고 중요한 해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400에이커(49만 평)에 달하는 자신의 테네시 농장에서도 탄소 농업을 시작했다. 인디고 어그리걸처도 참여하는 대규모 컨소시엄은 토양-탄소 배출권 거래소 구축을 위해 이미 2,000만달러(약 224억 원) 이상을 조달했다.

시장에 이미 거품이 끼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드로우다운 프로젝트의 공동 창립자 조나단 폴리(Jonathan Foley)는 최근 마더존스(Mother Jones)와의 인터뷰에서 이 흐름이 ‘실리콘밸리 하이프 사이클’에 접어들기 시작했다고 걱정했다. 이 단계에서는 기술이 기존 산업을 침범하고 이를 와해할 계획을 발표하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일련의 일이 벌어진다. 하지만 멀지 않아 모두 깨닫게 된다. ‘맙소사, 이건 너무 과장됐지. 아마 안 될 거야’라고 말이다.

이 같은 거품에 윅은 좌절감을 느낀다. 마린 탄소 프로젝트는 철저히 데이터 중심적이다. 그는 “측정하고, 지도로 나타내고, 모델링하고 모니터링 해야 관리할 수 있다”라는 표어를 좋아한다.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시스템 안팎에서 모든 형태의 탄소를 측정”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조차 알 수 없다는 사실은 무시된다고 그는 말했다. 윅은 “그리고 하지만 아무도 그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제로 푸드프린트는 보다 정교한 수단을 제공한다. 그들은 농부가 스스로 기술을 익히고, 방법론을 가르쳐 줄 전문가를 찾을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원한다. 윅은 “앤서니는 천재”라며 “그는 과학에 기반을 두고,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지금 당장 벌어지고 있는 멋진 일에 레스토랑과 기업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매력적인 방법 두 가지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제로 푸드프린트에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몇몇 대형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및 기술 기업들과 논의가 있었고, 세일즈포스나 스퀘어 같은 성공 사례도 있다. 반면 시원찮은 반응도 접했다. 명확한 반응을 얻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여기에 팬데믹이 터져 확장은 더욱 지연되었다. 2019년 제로 푸드프린트의 대표적 회원 농장인 ‘목초 먹여 키우는 마케가드 목장’(Markegard Family Grass-Fed)이 샌프란시스코 시내 구글 사옥에 탄소 네거티브 쇠고기를 공급하는 시범 사업에 참여했다. 이 식당은 하루 7,000 명의 끼니를 책임졌다. 이 목장의 공동 소유주 도니가 마르케가드(Doniga Markegard)는 “사람들은 음식에 뒷이야기가 있다는 점을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안타깝게도 이 프로젝트는 4주 밖에 이어지지 못했다. 구글은 최소 2021년까지 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를 요청하지 않을 계획이다.

기업 급식 프로그램을 다음 도미노로 삼으려던 마이언트는 이를 계기로 계획을 재고했다. 이제 그가 가장 기대하는 협업 파트너는 10억달러 규모의 기업 정도가 아니다. 국가이다.

초대형 크라우드펀딩

제로 푸드프린트는 – 이론적으로는 – 수요가 있는 모든 탄소 농업에 필요한 지원 자금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 계획은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되었다. 코로나 19 봉쇄 조치가 발효되기 직전, 내가 샌프란시스코 미션 디스트릭트(Mission District)에 있는 유명한 칼 가게인 버널 커틀러리(Bernal Cutlery)의 북적이는 쇼룸에 오게 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요식업자들과 주(州) 환경 정책 입안자들은 굴 껍데기 까기 대회에서 남은 굴을 후루룩거리며 먹고 있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무료 맥주 교환권을 얻기 위해 기후 상식 퀴즈를 풀고 있었다. 이 자리는 2045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기 위해 개빈 뉴섬(Gavin Newsom) 주지사가 주도하는 새로운 건강한 토양 정책, ‘캘리포니아 복원 프로그램(Restore California)’의 론칭 파티였다. 주 전역에 걸쳐 파트너들이 거둬들인 1%의 추가 비용을 모아 캘리포니아 농장에 재생 농업 자금으로 지원한다.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미국 모든 주 중에서 캘리포니아가 처음이다.

파티 중반 즈음, 리보위츠가 의자 위로 올라섰다. 위에는 매우 큰 칼들이 벽에 걸려 전시되어 있었다. 그는 업계 초심자로서 “매우 냉정한” 사실을 곧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온실가스 배출의 절반 정도가 식량 시스템과 관련 있다는 것이다. 그는 “놀라운 소식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식량을 재배할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농부들이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기후 대책에 자금을 투입하는 초대형 크라우드 펀딩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옆 의자에서 불쑥 등장한 마이언트는 이 아이디어를 신재생 에너지 추가 요금에 빗대었다. 전력 공급 회사는 전력망 개선을 위해 고객들에게 매달 5달러씩 청구한다. 그는 “몇 년 안에 100% 신재생 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게 될 것인데, 신재생 에너지 요금제 없이는 이런 급속한 변화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캘리포니아 복원 프로그램도 같은 방식이다. 다만 파트너들이 1%의 추가 비용을 청구하여 식량 및 농업 기반을 개선하는 데 사용하는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미션 차이니즈’ 레스토랑의 추가 요금만으로도 이미 5만달러가 넘는 금액이 모였다. 그날 밤 마이언트는 청중들에게 2만 5,000달러의 지원금을 받은 한 지역 목장의 이야기를 했다. 이 보조금은 매년 대기 중 탄소 100톤 절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전력 회사의 청구 시스템과 달리 캘리포니아 식당들은 ‘캘리포니아 복원’ 프로그램에 자동 등록되어 있지 않다. 제로 푸드프린트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주 전역의 지방자치체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와의 협의는 2019년 12월 시작되어 현재 두 지역의 보존 지구에는 이미 18개의 탄소 농장 계획이 마련되어 있다. 마이언트는 “펀드를 지금 즉시 집행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소노마 및 다른 카운티와 진행하던 협상이 팬데믹으로 잠시 중단된 사이, 콜로라도 볼더 카운티(Boulder Country)는 캘리포니아 복원 프로그램을 모델로 제로 푸드프린트와 제휴해 ‘콜로라도 복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표어는 “식탁에서 농장으로”이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농무부의 새로운 퇴비 및 보존 지원금을 타기도 했다.

어찌 되었든 마이언트와 리보위츠의 재생 농업에 대한 관심은 시대를 앞선 것이었다. 제로 푸드프린트의 공동 창업자 피터 프리드는 마이언트가 ‘미션 차이니스’ 레스토랑의 기후 발자국을 평가한 복잡한 자료를 소화한 후 자세가 사뭇 달라진 것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프리드는 “그는 식량 분야에서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열정을 키워갔다”며 “제로 푸드프린트 출범 때부터 가진 의문은 ‘환경 산업이 재생 농업을 퍼즐의 중요한 조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였다. 앤서니는 첫날부터 그것을 꿈꿨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외식업계를 황폐화한 코로나19 팬데믹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미국 요식협회(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음식점의 6분의 1이 이미 문을 닫았다. 40%는 정부 지원 없이는 6개월을 버틸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나머지 레스토랑도 회복에 이르기까지 험난한 여정이 기다린다. 미션 차이니즈 체인의 뉴욕 지점도 팬데믹의 희생자이다. 마이언트와 리보위츠와 함께 뉴욕 지점을 공동 창업하고 셰프로 일했던 대니 보윈(Danny Bowien)은 9월 말 뉴욕 미션 차이니즈를 폐업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19는 어쩌면 변화를 위한 완벽한 촉매제였을지도 모른다. 캘리포니아에서 봉쇄가 시작된 후, 나는 마이언트에게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물었다. 그는 이 상황이 외식업자들에게 미지의 영역이지만, 이렇게 두려운 상황도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제로 푸드프린트는 8월 이후 5곳의 파트너를 추가했으며, 덴버에 있는 레스토랑 그룹이 새로 참여할 예정이다. 마이언트는 “요식 업계는 초기화 상태에서 다시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며 “사람들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이 해결책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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