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can use stem cells to make embryos. How far should we go?

이제 줄기세포로 배아를 만든다. 과학은 어디까지 진보해야 할까?

난자와 정자 없이 만들어진 ‘합성 배아’가 점차 현실이 되면서 복잡한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배아는 특별하다. 이 작은 세포는 생명체를 창조할 수 있다. 배아를 다루는 과학자들의 연구에 제약이 따르는 것도 그러한 이유다. 일반적으로 인간 배아를 14일 이상 배양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줄기세포로 만들어진 배아라면 어떨까? 이러한 ‘합성 배아(synthetic embryos)’는 난자 또는 정자 세포 없이도 만들 수 있다. 일부에서는 합성 배아는 진짜가 아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제약이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과학자들은 점점 진짜에 가까운 배아 구조체를 만들어 내고 있다. 최근 중국의 과학자들은 연구소에서 17일 동안 ‘배반포 유사체(blastoids, 착상 직전의 수정란인 배반포와 유사한 구조체)’를 배양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그들은 그중 일부를 원숭이의 자궁에 이식했고 임신의 초기 징후를 관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배반포 유사체는 원숭이의 몸속에서 오래 생존하지 못했다. 아마 이 연구팀이 일반적인 배아의 성장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제대로 모방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것이 시간문제에 불과하다고 믿는다. 언젠가 줄기세포로 생존할 수 있는 배아, 기능을 제대로 갖춘 태아, 심지어 아기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때는 배반포 유사체를 배아처럼 다뤄야 할까? 

일단 인간 배아는 수정 후 14일 이후에는 연구실에서 배양할 수 없다는 규칙이 있다. 1984년 영국 정부 위원회의 권고사항에서 시작된 이 규칙은 현재 미국을 포함한 최소 12개국에서 법안으로 정착됐다. 

하필 왜 14일일까? 그 이유는 14일이 배아에서 장기와 조직을 형성하는 3개의 세포층이 만들어지기 바로 직전이기 때문이다. 14일경에는 더 이상 배아가 분열해 쌍둥이가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도 있다. 즉, 배아가 하나의 생명체로 거듭나는 시기인 셈이다. 

오늘날 많은 과학자들은 이 구분이 상당히 임의적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교의 발생 생물학자인 수사나 추바 드 소자 로페스(Susana Chuva de Sousa Lopes)에게 입장을 묻자, 그는 화상 너머로 어깨를 으쓱거리며 “나도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그는 “15일에 초기 단계의 뇌가 만들어진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1주일, 2주일이 지나도 그것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실제 뇌라고 말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약 2년 전 국제줄기세포연구학회(the International Society for Stem Cell Research, ISSCR)를 대표하는 과학자들은 14일 규칙을 약간 완화할 것을 권고했다. 이들은 14일 이상의 인간 배아에 대한 연구를 무조건 금지하는 것보다 윤리적이고 규정을 준수하는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배반포 유사체는 어떨까? 캐나다 토론토 어린이 병원의 발생 생물학자이자 국제줄기세포연구학회 운영위원인 재닛 로산트(Janet Rossant)는 배반포 유사체에 14일 규칙을 똑같이 적용하긴 힘들다고 말한다. 인간 배아의 경우 정자와 난자의 수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시점부터 일자 수를 계산한다. 그러나 줄기세포로 배반포 유사체를 만든다면 언제부터 계산해야 할까? 줄기세포를 용기에 담았을 때? 세포가 처음 분열할 때? 그것도 아니면 두 번째 분열할 때일까?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구조체가 얼마나 인간 배아와 닮았는지를 따진다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 과학자들에게 이 상황은 진퇴양난에 가깝다. 만약 배반포 유사체가 인간 배아와 너무 비슷하다면 대중들은 인간 배아 연구를 제한하는 방식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배반포 유사체가 인간 배아와 비슷하지 않다면 연구할 의미가 없다고 추바 드 소자 로페스는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현재로서는 이것이 인간 배아와 얼마나 비슷하거나 또는 다른지조차 파악하기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배반포 유사체가 실제 배아와 얼마나 비슷한지 보기 위해 크기와 모양, 그리고 그 세포에서 발현되는 유전자를 살펴보곤 한다. 그러나 이 밖에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측면들이 있다. 

영국 런던 크릭 연구소의 발생 생물학자 나오미 모리스(Naomi Moris)는 “먼저 배아가 무엇인지를 모두가 합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배아는 정자와 난자의 융합에서만 생기는 것일까? 아니면 배아가 가진 세포의 유형 또는 구조의 형태와 연관이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아마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구조체가 가진 잠재력일 것이다. 인간 배아는 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배반포 유사체에는 아직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줄기세포로 만들어진 배아가 살아있는 생명체로 성장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로산트는 “이론적으로 배반포 유사체가 모든 세포의 유형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면 성장할 수 있다.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배반포 유사체 및 배아를 닮은 구조체를 어떻게 정의하든, 이제 이러한 것들을 배양하고 연구하는 방식에 대한 규제를 시작할 때다. 로산트는 이 구조체들이 배아와 무척 닮았기 때문에 배아와 같은 규칙 및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학자 중 하나다. 

모리스는 “만약 인간 세포로 빠르게 실험해 대중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불량한 과학자가 있다면 큰 위험이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미시간 대학교의 생명공학자인 지안핑 푸(Jianping Fu)도 비슷한 우려를 하고 있다. 푸는 “지난 몇 년간 이 분야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가 생존 가능한 배아나 태아가 될 수 있는 완벽한 인간 배아 모델을 만들어 낼 상황이 걱정스럽다. 결코 먼 미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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