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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앤파트너스, 궤도서 AI 연산하는 美 우주 데이터센터 ‘스타클라우드’에 투자

지상 데이터센터가 전력·부지·냉각 병목에 막힌 가운데, 우주의 24시간 태양광과 복사 냉각을 활용해 궤도에서 AI를 돌리는 우주 데이터센터 기업 스타클라우드에 국내 투자자로는 유일하게 참여했다.

AI 수요는 폭발하는데 데이터센터는 늘릴 자리가 없다. 전기도, 땅도, 식힐 물도 동시에 모자란다. 그렇다면 아예 우주로 올리면 어떨까. 이 질문에 돈이 몰리기 시작했다.

궤도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우주 데이터센터 기업에 국내 투자사가 베팅했다. 두나무의 투자 전문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저궤도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미국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Starcloud)에 투자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라운드는 총 2억5000만 달러(약 3311억 원) 규모로, 맨해튼웨스트벤처스가 주도하고 엔비디아, 시스코 인베스트먼트, 벤치마크, EQT 등이 참여했다. 투자 후 기업가치는 23억 달러(약 3조461억 원)로 평가받았으며, 이번 라운드에 참여한 한국 투자자는 두나무앤파트너스가 유일하다. 스타클라우드는 지상 데이터센터가 전력·부지·냉각의 벽에 부딪힌 상황에서, 우주를 대안으로 내세운 기업이다.

왜 ‘우주’인가…지상 데이터센터의 세 가지 병목

출발점은 지상의 한계다. AI 연산 수요는 폭증하는데, 지상의 데이터센터 증설은 세 곳에서 동시에 막혀 있다. 전력망에 접속하기 어렵고, 지을 부지가 부족하며, 열을 식힐 냉각수 확보도 쉽지 않다. 수요는 치솟는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다.

스타클라우드는 이 제약에서 벗어나는 길로 우주를 지목했다. 회사는 우주 데이터센터가 향후 10년 안에 가장 비용 효율적이고 확장 가능한 연산 공급 방식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땅 위에서 풀리지 않는 병목을 궤도 위에서 우회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주가 가진 두 가지 이점이 근거다. 궤도에서는 태양광을 24시간 끊김 없이 확보할 수 있고, 연산에서 나오는 폐열은 냉각수 없이 심우주로 복사 방출할 수 있다. 지상에서 가장 큰 부담인 ‘전기’와 ‘냉각’을 우주 환경이 자연스럽게 해결해 주는 셈이다.

물론 우주에는 우주의 과제가 있다. 강한 방사선과 가혹한 온도 변화가 그것이다. 스타클라우드는 이에 대응해 태양광 패널과 방사선 차폐, 우주 환경용 열제어 시스템을 갖춘 데이터센터 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지상 서버를 그대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우주에서 버티도록 설계한 위성을 만드는 것이다.

스타클라우드

이미 궤도에서 돌아간 GPU…실증은 끝났다

이 구상은 그림에 그치지 않았다. 스타클라우드는 지난해 11월 60kg급 첫 위성 ‘스타클라우드-1(Starcloud-1)’을 발사했다. 이 위성은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반도체 H100 GPU를 저궤도에서 구동한 첫 사례로, 보도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궤도에서 H100을 가동 중인 기업은 스타클라우드가 유일하다.

연산도 실제로 수행됐다. 스타클라우드-1은 구글의 공개 AI 모델 젬마(Gemma)를 탑재해 추론(학습을 마친 AI가 실제로 답을 내놓는 과정)까지 돌렸다. 단순히 하드웨어를 켜 본 것을 넘어, 궤도 위에서 AI 모델을 작동시킨 것이다.

쓰임새도 확인됐다. 스타클라우드-1은 위성 레이더 기업 카펠라 스페이스의 관측 데이터를 궤도에서 직접 분석해 조난 선박과 산불을 탐지하고 있다. 지상으로 데이터를 내려보내 분석하는 대신, 궤도에서 바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스타클라우드는 2024년 스페이스X 스타링크와 에어버스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했다. 위성 통신과 항공우주 양쪽의 경험을 가진 인력이, 우주에서 데이터를 연산하는 사업에 뛰어든 셈이다.

8만8000기·20GW 청사진…한국과의 연결 모색

스타클라우드가 그리는 그림은 크다. 회사는 총 8만8000기의 위성군과 20기가와트(GW) 규모의 궤도 연산 용량 구축을 목표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운용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위성 한두 기의 실증을 넘어, 궤도에 거대한 연산 인프라를 띄우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투자금은 그 다음 단계로 향한다. 확보한 자금은 제조 역량 확충과 차세대 궤도 데이터센터 위성 ‘스타클라우드-3’의 생산 라인 개발 등에 투입된다. 실증을 마친 기술을 양산 체제로 끌어올리는 데 쓰이는 것이다.

한국은 이 그림에서 수요처이자 파트너로 거론됐다. 필립 존스턴 스타클라우드 CEO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유료 ChatGPT 가입자가 두 번째로 많은 나라일 만큼 AI 서비스를 가장 빠르게 도입하는 국가 중 하나”라며 “한국이 우주 궤도를 포함해 AI 연산 역량을 확장하는 새로운 방식을 시험하는 데 있어 세계적인 선도국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투자자인 두나무앤파트너스가 유망한 현지 파트너들과 가교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두나무앤파트너스가 주목한 것은 실행력이다. 이강준 두나무앤파트너스 대표는 “스타클라우드는 기술력뿐 아니라 인재와 자본을 끌어모으는 실행력으로 빅테크에 앞서 우주 데이터센터를 현실화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했다”며 “이번 투자를 계기로 글로벌 최전선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국내 기업들과 협업 파트너 또는 기술 공급자로 만날 수 있는 통로가 열려, 국내 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