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gene-edited microbiomes could improve our health

유전자 조작 마이크로바이옴으로 건강 지킨다

미생물의 유전자를 변형해 우리 몸 안의 미생물이 몸에 좋은 화학물질을 내뿜도록 만드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유전자 조작 미생물을 질병 치료뿐 아니라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미생물’이라는 작은 유기체는 어디에나 존재하며, 특히 우리 몸에 서식하는 미생물은 우리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생물은 인류가 지구 역사에 등장하기 수백만 년 전부터 진화해 온 오래된 생명체다. 따라서 미생물이 오랜 세월에 걸쳐 다른 생명체와 복잡한 관계를 맺어 온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미생물은 주변 화학물질을 소화한 다음 또 다른 화학물질을 만들어 내는데, 때로는 이 화학물질이 근처 다른 유기체에 이롭게 작용한다.

문제는 미생물 유전자를 조작해서 특정 화학물질을 분해하거나 생성하도록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냐는 것이다. 여러 활용 방안을 생각해 보자. 만약 이 기술로 환경오염을 줄여주는 미생물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혹은 장 속에서 치료 약물이나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물질을 만들어 내는 미생물을 개발한다면 어떨까?

2023년 초 필자는 유전자 조작 미생물이 쥐의 암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사를 썼다. 이제 이 기술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과정에 있다. (앞서 MIT테크놀로지 리뷰는 유전자 편집 기술과 관련하여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한 치료법이 어떻게 벌써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지, 또 왜 일각에서는 이 기술이 궁극적으로 대다수의 사람을 치료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은 인간에게 유익한 미생물 활용 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새로운 기술의 출현으로 이 전망은 점차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MIT테크놀로지 리뷰에서는 우리 건강과 환경에 도움이 되는 미생물 공학 활용 방안 몇 가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 있는 유전체 혁신 연구소(Innovative Genomics Institute)의 브래드 링게이센(Brad Ringeisen) 연구소장과 그의 동료들이 수행하고 있는 연구를 예로 들어보자. 최근 이 연구팀은 사람과 지구, 특히 저소득 및 중간소득국가 시민의 건강을 위한 새로운 미생물 공학 기술 모색을 목적으로 방대한 연구 자금을 지원받았다.

링게이센은 “우리는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총)을 대상으로 한 정밀 유전자 편집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7,000만 달러(약 901억 원)를 지원받았다”라고 말한다. 연구팀은 크리스퍼를 이용해 세균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연구가 미흡한 곰팡이, 고세균을 포함한 공생미생물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치료법은 사람이나 동물이 미생물을 복용하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더 건강해질 것이라는 발상에서 비롯되었다.

유전자 조작 미생물을 이용한 치료법의 첫 번째 수혜자는 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소 사육은 여러 가지 면에서 환경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친다. 그중에서 중요한 한 가지가 소가 배출하는 메탄인데, 이는 메탄이 강력한 온실효과를 일으켜 기후변화에 일조하는 성분이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 메탄은 소가 만들지 않는다. 메탄은 소의 장내 고세균에 의해 생성된다. 링게이센과 동료들은 소의 4개의 위 중 첫 번째이자 가장 큰 위인 되새김위(반추위)에 서식하는 미생물을 바꾸어 메탄 가스가 훨씬 적게 생성되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

링게이센은 완전히 새로운 미생물을 도입하는 것보다 기존 미생물을 변형할 때 충격이 더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러한 접근 방식을 오케스트라에서 악기의 음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지휘자의 역할에 비유한다. 그는 “지휘자가 바이올린의 소리를 키우고 베이스드럼 소리를 낮추며 오케스트라를 조율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기술은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정한다”라고 말한다.

연구팀은 또한 크리스퍼를 이용한 유전자 조작 마이크로바이옴 치료법이 유아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모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기의 첫 마이크로바이옴은 출생 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후 2년은 특히 가변적이다. 따라서 미생물학자들은 유아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건강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현재로서는 건강하고 이상적인 마이크로바이옴이란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이론상 유해한 염증을 일으키거나 장 내벽을 손상시키는 화학물질을 내뿜는 미생물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장 건강에 이로운 화학물질을 만드는 미생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일부 미생물이 섬유질을 발효할 때 생성되는 물질인 뷰티르산(butyrate)은 자연적인 장 내벽을 강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이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경구용 치료제를 통해 아기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작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특정 연령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지만, 출생 직후도 가능할 것이다.

링게이센은 유전자 조작 미생물이 해로운 물질을 내지 않는 한, 당국으로부터 치료법 허가를 받기는 비교적 쉬울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 실험들은 비교적 쉽게 수행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스탠포드 대학교(Stanford University)의 저스틴 소넨버그(Justin Sonnenburg) 미생물학 및 면역학 교수는 장내 미생물을 개량해 건강을 개선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의 주요 표적은 염증이다. 관절염부터 심혈관 질환에 이르기까지 모든 질병에 공통적인 요소가 염증이기 때문이다.

소넨버그는 장에 서식하는 미생물들이 염증을 감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만일 이 미생물의 ‘유전자 회로를 바꿀’ 수 있다면, 미생물이 몸에 염증이 생겼을 때 소염 물질을 분비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는 사이에 모든 과정이 조용히 진행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제 문제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사람마다 다름에도 같은 치료를 했을 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게 만드는 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여러 실마리가 엿보인다. 몇 년 전 소넨버그와 그의 동료들은 유전자 조작 미생물을 쥐의 장에 주입하는 실험을 했다. 그리고 형광현미경으로 이 미생물에 있는 형광물질을 관찰하여 쥐의 장에 미생물이 생착한 정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어떤 쥐는 다른 쥐보다 더 많은 미생물을 보유하는 등 불균일한 양상이 나타났다.

이 실험에서 사용한 미생물의 먹이 중에는 해조류에서 추출되는 탄수화물인 포르피란(porphyran)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쥐에게 해조류를 먹임으로써 장내 미생물 수치에 영향을 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테면 해조류를 많이 먹은 쥐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미생물 수치가 높았다. 소넨버그는 “이제 기존의 미생물 조성이 어떻든 미생물의 생착 및 수치를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한다.

소넨버그와 함께 이 연구를 수행했던 일부 과학자들은 이후 노봄(Novome)라는 회사를 세워 사람에게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밝혀냈다. 노봄은 신장 결석을 만드는 화합물인 옥살산염을 분해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특수 미생물 균주를 연구하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염증성 장질환 치료를 위한 미생물도 연구하고 있다.이전부터 과학자들은 ‘맞춤 미생물(designer microbes)’을 연구해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치료법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 링게이센은 4~6년 후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치료법이 완성될 것이며, 소를 위한 치료법은 그보다 훨씬 빨리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과연 어떻게 될 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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